소설리스트

조선을 다시 위대하게!-203화 (203/221)

〈 203화 〉 (93) 그 사이의 서유시찰단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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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조선이 보복을 준비하고 일본과의 국지전을 벌이기 직전인 동안에 서유시찰단은 서역에서 조선의 이익을 위한 일을 했었다. 사진 모델의 제의를 받은 한산공 부부는 약속한 장소에 나왔다.

“흠, 너무 긴장하지 맙시다. 부인.”

“네, 서방님.”

그들과 같이 사진 화보를 찍는 사람은 이전에 위스가 말한 백작 부인이 있었다. 또 백작부인을 모델로 하는 사진기사가 따로 고용한 남성 모델도 있다.

백작부인은 카스틸로이네 백작부인이고 이번에 그들을 찍을 사진기사는 피에르 루이 피에르송이었다. 마지막으로 남성 모델은 부르주아 출신인 아르센 되팽이었다. 역관과 수행원 등이 동행한 한산공 부부에게는 그들은 매우 친절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한산공 부부가 이들 중 가장 신분이 높았다. 그렇기에 아주 과한 존대를 하는 것이 있다. 물론 백작부인은 과하지 않으나 결례가 아닌 우아한 자태로 유럽의 예법에 맞게 이 부부에게 대응한다.

한산공 이성 부부는 단벌을 생각해서 그 추천을 한 복장들을 입고 왔다. 피에르 루이 피에르송은 이 부부가 아주 잘 어울리는 한 쌍이고 그림과 같다고 여긴다. 시누아브리즈 등의 유행으로 법국, 프랑스도 동양인들에게는 익숙하다고 자신했었다.

‘저 두 분은 혹자가 생각하는 동양인에 대한 편견어린 시선을 타파할 정도 멋진 이들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피에르 루이 피에르송이었다. 다른 모델 둘은 주역이 아니라도 같이 찍을 수가 있다는 것이 기쁘면서도 자신들도 돋보여야 했다. 특히나 이런 생각은 피에르송의 뮤즈인 카스틸로이네 백작부인이 강하다.

‘물론 그런 것은 우리가 잘 해낼 수가 있지. 아직 처음인 저 조선의 왕족 부부를 도우면서 해야지.’

사진화보를 시작했다. 총 네 사람의 화보는 우선 단독사진부터 시작한다. 가장 먼저는 숙련이 된 카스틸로이네 백작부인이었다. 아주 능숙하게 기사인 피에르송의 지시에 따라서 포즈며 표정까지 완벽하게 수행해서 사진을 찍는다. 물론 아직 1860년대의 경우에서도 사진이 이전보다는 시간이 빨라졌어도 그 찍히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카스틸로이네 백작부인은 타이밍을 최대한 계산해서 피에르송의 요구에 맞게 포즈와 표정을 사진에 담아내는 재능이 있는 모델이었다. 카스틸로이네 백작부인의 그런 모습에 한산공의 부인인 류희지는 눈이 동그랗게 될 정도로 백작부인을 주시하였다.

‘멋있네요. 나도 저렇게 사진이란 기물을 찍을 수가 있을까요? 저 기물이 사람의 혼을 뺀다고 하지만 그런 것은 낭설이라고 시아버님인 태왕 폐하께서 이야기를 하셨으니...’

그런 카스틸로이네 백작부인의 독사진 몇 개가 찍힌 이후에 찍힌 이후에 그 다음은 아르센 되팽의 차례였다. 그도 피에르송의 부탁으로 사진을 찍어본 경험이 있었다. 그리고 세밀한 피에르송의 요구도 더해져서 훌륭한 사진이 찍힌다.

그 사이에 카스틸로이네 백작부인은 한산공 부부에게 통역으로 자신의 비법 아닌 비법 등의 것을 일부 알려주었다. 자신이 처음인 그들에게 긴장을 풀게 하려고 그러는 의도도 있다. 통역을 통해서 한산공 이성과 류희지 부부는 어느 정도 요령을 알 수가 있었다.

아르센 되팽의 차례가 끝나고 이제 한산공 이성의 차례가 되었다. 조선인 역관에게 피에르송이 잘 통역해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래서 피에르송은 최대한 말을 풀어서 지시를 한다. 또 이를 역관이 쉽게 통역한다. 중역에 가까울 지시에서도 한산공 이성은 피에르송의 지시, 아니 요청을 잘 받아들여서 자세를 취한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한산공 이성은 지금 자신이 걸친 서역의 복장을 비롯한 여러 옷을 잘 소화하고 그 표정과 자세도 위엄이 가득하게 더해져서 젊은 동양인 왕족의 고결함을 보였다. 그런 모습에서 한산공의 부인인 류희지도 순간 설렐 정도였다.

“대감, 멋지세요.”

그리고 이는 화보를 찍는 장소에서도 감탄이 더 나왔다. 사실 한산공 이성 부부가 이 장소에 들어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 젊은 왕족 부부에게 감탄했다. 아직도 조금은 어색한 것 같아 보이지만 유럽의 옷이 잘 어울리는 훤칠한 선남선녀를 봤으니 그렇다.

그 다음은 독사진으로는 류희지가 마지막이다. 물론 아직 둘이 한 쌍이 되어서 찍는 사진과 단체 사진 등이 많이 남아 있었다. 류희지는 그래도 마지막 순서라서 긴장하다가 정신을 차린다. 통역을 통해서 들은, 카스틸로이네 백작부인이 알려준 요령을 써먹으려고 한다.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자세를 취하세요. 가장 자신이 있는 자세로! 그리고 얼굴은 왕족의 위엄을 보이게요!”

“몸의 힘을 좀 빼서 자연스럽게 가장 마음에 들고 좋아하는 자세를 취하라고 하며 표정은 종친 부인의 위엄을 보여 달라고 합니다.”

류희지는 그런 통역의 도움을 받아서 피에르송이 요구한 자세와 표정을 일종의 연기로 나타낸다. 그래도 엄밀히는 연기가 아니다. 그녀가 직접 배운 예법으로 이를 나타내야만 한다.

긴장을 했지만 속으로 이를 감추고 태연자약하려고 노력한다. 류희지는 의외로 시간이 지나자 더욱 꾸민 티가 나지 않는 자유로운 자세와 표정이 나오게 되었다. 이런 분야에서 한성공의 부인인 그녀는 꽤 재능과 능력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름답네요.”

“사진 등이 기대가 되요.”

“그 다음의 사진들이 말이지요? 백작부인!”

“그렇습니다. 되팽!”

두 명의 유럽인 사진 모델들이 한산공 이성 부부가 생각보다 잘 해내자 기뻐하고 안도한다. 큰 걱정이 없이 두 사람도 화보에 더 전념할 수가 있을 것이었다. 4명의 독사진 화보가 끝나서 잠깐 쉬었다.

그리고 아직 화보는 끝나지 않았다. 꼬박 반나절 이상은 남은 화보 일정을 소화한 것이 백작부인과 피에르송 일행, 한산공 이성 부부 일행이었다. 한산공 이성 부부는 백작부인 일행에게 감사의 인사를 받았다.

아울러서 기념으로 현상한 사진의 일부를 받을 예정이었다, 그림을 넘어서 실사를 투영해서 상을 보여주는 사진은 이들 부부에게는 그리 낯선 것은 아니었다. 한산공 이성의 부왕인 태왕 이영이 조선 국내에서 법궁인 창덕궁 등에서 사진을 찍은 사람이었다.

“어떨지 기대가 되오. 부인!”

“못나게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아주 아름다웠소.”

“대감은 늠름하셨습니다.”

한산공 이성 부부는 그렇게 수행원들과 함께 임시로 그들이 머무는 거처로 돌아간다. 마차를 불러서 돌아가는데 부부는 이 사진 화보와 이후 보도가 어떤 여파를 줄지를 잘 몰랐다.

그리고 이를 알자 복잡한 심경이 들었고 도움이 되었지만 피곤했다고 소회를 동료들에게 밝히었다는 아주 멀지 않은 미래였다. 또 타국에서도 이는 비슷했다.

이런 사진 화보에 대한 것이 기사로 실리면서 기자들은 피에르송과 되팽 등의 증언을 곡해하지 않고 최대한 있는 그대로 썼다. 아울러서 일체의 조작이 가해지지 않은 사진에서 두 동양인 왕족 부부의 고귀한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그래서 두 가지의 큰 효과가 생겼다. 영길리, 영국에서 왔던 부정이 섞인 시선이 법국, 프랑스에도 들어와서 생긴 부정이 가득한 인식이 꽤 좋아졌다. 또 조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되었다. 사실 원래 조선은 아는 사람만 아는 이들이 많았다.

“의외로 유럽에서도 조선은 알았지만 자세히 몰랐다고 하지요. 하멜의 표류기가 잊혀져가던 시기라서 알 사람만 알았고 수교 이후로는 그 폭이 넓어졌지요.”

“그래도 더 인지도가 올랐던 것은 10년은 넘은 이전의 일, 서유시찰단 관련이었지요. 그 일로 관심이 훨씬 많아졌습니다. 조선의 개방과 1차 서유시찰단이 있기 전까지 이 유럽에서는 조선은 진짜 알 사람만 아는 그런 미지와 환상의 나라로 시암(태국)보다 아는 이들이 적었습니다.”

조선의 서유시찰단이 머무는 처소에서 언론의 더 커진 관심에 곤혹스러워서 사람을 부른, 부사들의 요청에 따라서 온 법국의 외교관 등이 통역을 통해서 이렇게 설명하고 있었다. 조선의 서유시찰단은 그 화보의 모달을 한산공 이성 부부에게 해도 상관없다고 한 것이 실수일까 생각할 정도였다.

조선은 확실히 지난 1차 서유시찰단의 방문 등으로 인지도가 훨씬 높아졌었다. 다만 그래도 여전히 청과 왜국이 조선보다 더 인지도가 높았었다. 근데 이번 여러 언론의 대서특필 등으로 신문에도 많이 기재가 되고 심지어 홍보용으로 찍은 사진에 기재가 된 것으로 법국 민간의 조선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진 셈이었다.

다만 이게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었다. 법국의 도성인 파리에서는 조선의 2차 서유시찰단 행보를 파리에 사는 주민들이 더 지켜본다. 그리고 그들의 행보는 파리의 신문으로 더 자세하게 보도가 될 정도로 관심을 사고 있었다.

“너무 시선이 쏠리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한산공 대감 내외가 더 심하겠지요.”

“심지어 한산공 대감을 알아본다고 난리지요. 일거수일투족 대부분이 법국의 파리 지역 신보(신문)에 올라가는 상황이라니...”

이런 열렬한 관심에 아주 피곤해지는 조선 2차 서유시찰단의 부사들이었다. 한산공 이성 부부의 선남선녀 같은 자태 등으로 인지 한산공 이성 부부에게 불순하게 접근하는 이들도 늘려고 했다. 다행히도 마틸드 공주가 나서서 이를 제지했다.

지금 그들은 마틸드 공주의 안내를 받아서 서역의 유화 등 화서를 파는 곳을 둘러봤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선물하기로 한다. 어떤 작품들이 조선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쥘 브레통? 음차하면 질 부래통인가?”

“그렇다고 합니다.”

“이 그림...”

바로 쥘 브레통이라는 사실주의 사조를 가진 화가가 그린 유주의 농민들에 대해서 관심이 높은 조선의 서유시찰단이었다. 조선은 본디 농자천하지대본을 중시하는 중농주의 국가이다. 그래서 농업에 여전히 관심이 많아서 서역의 농서들을 적극 수입하고 있다.

또 그 카보우르의 정보에 화학도 농업에 더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얼핏 이해하던 것을 더 알게 되자 화학을 비롯한 온갖 격물학 서적들 수집하고 있었다. 여기에 서역 조정들의 허락을 받아서 종자도 가져간다.

다만 서역 농민들의 정확한 사정을 몰랐다. 물론 그래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다. 철도 등을 거치고 1차와 2차의 과정 중 얼핏 본다면 조선의 지주보다 더 부유할 미리견과 일부 서역 나라들의 자영농이라고는 알았다.

“역시 힘들게 사는 이들은 힘들게 사는 가 봅니다.”

“그렇습니다. 부래통이라는 화공의 그림이 아주 사실을 잘 담은 것 같습니다.”

“거울과 같이 반영했겠지요.”

쥘 브레통의 작품 중 이삭 줍는 여인들에게서 농사에서 남자와 여자는 성별을 가리지 않고 농업에 동참함을 보여주었다. 대체로 큰 힘을 쓰지 않는 일들은 여인들과 아이들의 몫이기는 했다.

한산공 이성과 그 부인, 서유시찰단의 부사들 중 하나가 이 그림을 골랐다. 태왕에게 진상할 그림을 골랐는데 이를 마틸드 보나파르트가 아까 말하기를 법국의 황제인 누이 나파륜, 루이 나폴레옹이 생색 등을 내기 위해서지만 양국의 우호를 위해서 사비로 그림을 사주겠다고 했었다.

많은 그림들 중에서 브레통의 이 작품을 고른 것이었다. 그리고 브레통의 작품들을 더 찾아서 감상하고 서유시찰단의 예산으로 이를 구매하기로 한다. 이런 브레통의 작품을 구입하는 조선의 서유시찰단으로 엉뚱한 나비효과가 일어난다.

“브레통의 그림을 확인하자. 왜 조선인들이 그의 그림을 마음에 들어 하는지?!”

“그 그림이 비싸지고 있다. 더 비싸지기 전에 사서 더욱 비싸지면 팔자!”

“새로운 그림! 브레통에게 연락해야겠어!”

브레통의 그림이 조선의 고위층이 마음에 들어서 사들인다는 소식이 신문에 크게 보도가 되자 그의 그림은 관심이 쏠렸다, 조선의 서유시찰단이 사지 않은 그림은 부르주아, 법국의 자산가나 법국의 귀족이 이를 꽤 높은 값에 사들였다.

그리고 일부는 그에게 새로운 작품을 받으려고 그의 주소를 알아내서 후원자 혹은 그림의 의뢰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쥘 브레통은 이런 사실에 어안이 벙벙하면서도 조선의 인사들에게 감사를 하고 싶어 했다. 그러는 그 사이에도 조선인들의 행보는 바쁘면서도 파리에 익숙해진다.

물론 익숙하지 않은 일도 일어났다. 바로 조선의 서유시찰단은 법국 황실의 종친인 제놈 보나파루토, 제롬 보나파르트의 서거에 놀라고 그의 장례식에 참여해서 고인의 안식을 기렸다. 한나라의 종친인 사람의 영면을 위해서 진심으로 안식을 기리고 움직이자 이 또한도 법국의 많은 이들에게 환심을 샀다.

“조선은 동방의 거만한 나라들보다 다르다. 예의바르고 고결한 문명국가이다. 우리보다 떨어지지 않는다.”

“청나라와 일본보다 더 신의가 있는 이들은 저들이 분명하다.”

이런 평가를 받지만 백인우월주의에 입각한 한계를 보이고도 있었다. 그래도 다른 동양의 국가들보다는 평가가 좋다는 사실은 장차 조선이 좀 더 앞서갈 여지를 더 제공할 것이 분명하다.

이런 평가들의 일면에 있는 우월주의에는 기정진 등 조선 서유시찰단의 부사들은 쓴 웃음이 났다. 하지만 백성을 필요이상으로 착취해서 국력을 키우고 오만해지는 것보다 저들의 도움 등으로 점점 달라지고 서역 문물과 중화 문물을 모두 조화로이 나아가는, 국제 표준을 달성하며 조선만의 중화를 만듦이 낫다고 여긴다.

***

며칠 뒤에 조선의 서유시찰단은 어딘가로 향한다. 파리 내부의 장소로 그 곳은 꽤 의외인 장소이다. 바로 주법국 아라사공사, 주프랑스 러시아 공사인 키슬료프 백작의 초청을 이전에 받아서 오늘 파리에 있는 주법국 아라사공사관에 공사관 직원들의 정중한 마중을 받으면서 파리의 아라사공사관에 입성했다.

키슬료프 백작은 아라사의 황제에게 선대와 지금에게도 신뢰을 받고 있으며 은퇴 직전이라고 외국에 나와 있어도 아라사 정국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력한 권신이다. 그런 백작이 조선의 서유시찰단을 초청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나는 러시아와 귀국 사이에 우호선린이 훨씬 확고하게 서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동쪽 변방에서 우리의 선량한 이주민들로 인해 생기는 문제로 귀국에게는 북쪽 변방이 시끄러워지지 않기를 바라지요.

또 귀국, 조선은 이번에 시찰단이 러시아에도 간다고 들었습니다. 지난 시찰단은 러시아를 방문하지 않아서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근데 내가 이 파리에서 그대들을 먼저 만났는데 그대들에게 더 도움이 되게 제안을 하나 하고자 합니다.”

키슬료프 백작은 조선인 서유시찰단을 이끄는 부사 삼인방은 설명을 들었을 때에 안록산 혹은 이임보, 장거정을 떠올렸다. 그렇지만 막상 만난 이 아라사의 유력한 권력자는 위징 혹은 그에 버금가는 옛 중화의 명신 같은 고고한 풍모를 가졌다고 평가를 수정한다.

“어떤 제안입니까? 무모한 반대급부가 아니라면 들어줄 수가 있는 선에서 할 수가 있을 겁니다.”

“모두에게 득이 되는 제안이면 상관이 없지요.”

“....”

강위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지만 ‘한 번 이야기를 해주시오.’ 같은 표정으로 그렇게 탐탁지 않다는 모습은 아니었다. 한산공 부부도 호기심으로 들어볼 생각이었다. 그런 모습들에 키슬료프 백작은 자신이 생각한 제안을 꺼냈다.

물론 이들의 대화는 지금 법어를 중간 고리로 쓰고 있었다. 조선어에서 법어, 법어에서 아라사어를 통해서 통역이 되고 있었다. 그렇기에 중간의 오류가 나지 않게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나는 나의 아들 같은 조카들과 내가 아는 러시아 내의 외국 외교관, 또 러시아 내의 고관들이며 차르께 쓸 추천장을 여러분이 보는 앞에서 작성하겠습니다. 대신에 요구할 것은 이 파리에서 러시아와 그레이트 게임 중인 영국, 그리고 영국에게 붙은 프랑스에게 조선은 러시아와는 어떤 이유로 깨질지 모르지만 잠깐의 평화를 원하는 것을 보여주시오,”

키슬료프 백작은 휘하의 외교관에게 말해서 이를 그 외교관이 법어로 말하고 조선 측의 서역훈도가 그 법어를 조선어로 통역해서 전달하는 과정이다. 번거롭지만 이게 외교의 절차기는 하였다. 조선 측은 백작의 제안을 다 듣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영원한 화평이 아니라 잠깐의 평화 말이요? 이 유주는 평화와 전쟁의 간격이 짧다는 것은 알고 있소.”

“어, 이게 다입니까? 흠... 영길리와 우리를 이간하려고 함은 아니겠지만 그들의 투자를 망설이게 할 수가 있지요.”

“아라사도 시간을 벌어야 할 것이니까 그럴 수도 있지요. 지금 아라사도 내부의 경장 등으로 바쁘다고 하니까요.”

게다가 조선 조정도 아라사, 러시아와 당장의 충돌은 원하지 않았다. 영길리, 미리견, 법국은 아라사 견제 외에도 조선에게 투자하는 이유는 조선이 신흥시장으로 꽤 매력이 있다고 판단해서 끼어들었다. 또 아라사, 러시아를 여전히 경계하는 모습만으로도 그들은 당장의 평화를 생각함도 딱히 나쁘지 않게 볼 수가 있다.

키슬료프 백작도 조선과 그들 사이를 이간질할 생각이 없었다. 조선이 자국에 대해서 여전히 경계하는 구석을 가지고 있다고 파악해서 그렇다. 그래서 큰 대가가 없이 자국과의 우호를 다지기 위한 초석을 만들어야 한다고 여겼다.

‘이 정도여도 조선은 우리 러시아의 일면을 더 명확하게 알고 움직일 것이다. 우리 러시아는 정작 동방에서는 지금 가진 이권을 유지할 수가 있으면 상관이 없다.

문제는 시베리아 총독부는 중앙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 일부러 문제를 일으킬 것은 뻔하다. 아무르스키 백작이 된 무라비요프를 소환하고 다른 사람을 후임자로 앉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런 냉정한 생각에 입각해서 제안을 넣었다. 이를 완전히 알지는 못해도 키슬료프 백작의 의도를 짐작한 조선의 서유시찰단 부사들은 서로가 좀 더 득이 될 만한 제안이라고 판단했다.

그들이 잠깐 생각할 시간을 가지고 이내에 승낙하였다. 어차피 사정만 잘 설명하면 될 것이라고 여긴다. 그리고 주법국 아라사 공사관에서는 조선 서유시찰단이라는 손님들을 잘 예우했다. 아라사의 요리를 대접한다.

법국, 프랑스에서도 퍼진 코스 요리 방식의 원조를 보여주듯이 한다. 키슬료프 백작과 아라사 공사관 직원들에게 꽤 성대한 환영을 비롯해서 만찬에 아라사의 술인 보드카 등도 마시게 되었다.

물론 그렇다고 조선인들이 아라사에 대한 호감이 엄청나게 생기지는 않았다. 대신에 키슬료프 백작 같은 명신들이 있고 그런 명신의 명석함으로 그런 자들이 많다면 아라사를 더 경계해야 한다가 부사 3인방의 생각이었다.

한산공 이성 부부는 아라사에 대한 경계와 호감을 다 가지면서도 너무 정치에 관련된 일에서는 개입하지 않았다. 그들은 유력한 왕위계승권을 가진 자들이 아닌 중간에 애매한 이들로 공무를 행할 뿐이니까 그렇다.

‘우리의 간언이 통할까? 아바마마와 형님에게 그게 필요할까?’

‘기회가 된다면 왕후 마마에게 간언해보고 싶습니다. 조선에 필요한 것을 제 부족할지 모를 식견으로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그래도 그들은 왕실에 필요한 많은 개혁을 종친임에도 장계며 비공식의 절차인 대면을 통한 이야기로도 더 전할 수가 있는 위치였다. 내심 이들 부부의 아버지이자 시아버지인 태왕 이영과 형이자 시아주버니인 태자 이환 등도 이를 바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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