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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다시 위대하게!-206화 (206/221)

〈 206화 〉 (94) 정왜 이후의 동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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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수호방벌대 외에도 살마에 임시 주둔하는 조영연합군 중 어영청 소속의 1개 보군대대가 해상보군 등이며 영길리 해병대, 조선의 민선 수부들을 규합해서 유구의 친살마파 잔당 처리를 도우라고 보내진 이들도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소임을 열심히 수행 중이었다. 기존의 남은 병력이 경비 등이 주목적이라면 이들은 적극으로 유구 내의 지방 친살마파 저항세력을 일소하기 위해서 움직였다. 사실 이전에도 일부가 겁 없이 들이닥쳤다가 압도가 되는 것 그 이상으로 무력 격차에 패퇴한 이래로 지방의 친살마파는 살 자리를 보전하려고 안달이었다.

그래서 나오는 상황이야 다음과 같았다. 조영연합군의 유구를 지원하기 위한 혼성부대인 유구분견대 중에서 중대 규모의 부대로 일부 2개가 항복하지 않은 곳에 가면 바로 자진납세하고 유구의 도성으로 중산왕에게 다시 충성 맹세를 하러 가는 상황이 되었다. 이런 일이 매우 대부분이었다.

“물론, 재수가 없게도 그 살마 주민 이상의 친살마 세력이 있는 곳은 어이가 없다고요.”

“그래, 대가리가 깨져도 친살마라는 놈들이 있더군.”

“좋은 친살마 유구인은 대세를 알고 항복한 놈들이거나 뒈진 놈들입니다.”

이런 말을 할 정도로 소수지만 친살마, 사쓰마 우호를 보이는 이들이 있기는 했었다. 하지만 이 유구국의 중산왕이 있는 섬을 중심으로 퍼져있는 유구인들도 소식이 퍼져나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리고 약삭빠른 자들은 본섬에서의 친살마 세력처럼 대세를 알고 항복했다.

“우리는 유구 중산국의 평화를 가져오고 해방을 위해서 왔다. 필요 이상의 살생은 자제한다. 친살마파벌인 지방 토호들 아래의 저들은 다른 누구도 아닌 유구 중산왕의 신민들이다. 우리가 과하게 죽이면 이 유구에서 아국의 평판이 위험해진다.”

친살마파 토호들의 사병들로 인해서 독이 조금 오른 조선군과 영길리 군대를 당연히 상급자들이 잘 달래고 있었다. 물론 더 정확히는 휘하 병력들을 제일 열심히 달래는 것은 조선군의 무관들이었다.

영길리 군대의 장교들은 말려도 도덕성, 주로 우월한 백인의 도덕성을 보여야 한다는 말을 한다. 차라리 군략에 의거해서 이를 행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말하는 영길리 군대 장교들이 더 나을 지경이었다. 조선인 무관들은 그런 이들의 말에 좀 복잡한 심정을 가지면서도 평정을 가장하였다.

“우리가 더는 구르지 않았으면 합니다.”

“정왜가 생각보다 짧고 유구의 토착왜구들을 토벌하는 것이 더 오래 걸릴 수가 있는 것이 놀랍습니다.”

“어떤 일이든지 뒤처리가 제일 힘든 법이다.”

불평을 하는 장졸들을 달래면서 친살마 파벌의 저항하는 유구 현지 토호들을 제압하는데 꽤 노력이었다. 그리고 이 노력은 꽤 끝을 잘 볼 것이라고 봤다. 조선군과 영길리 군대의 연합군인 조영연합군이 살마에게서 항복을 받고 가고시마 조약을 체결하고 돌아오면서 더 증원이 된 어영청 병력 등이며 살마의 명백한 패배를 알게 되자 저항하던 일말의 세력들도 완벽하게 굴복했다.

아마미 군도까지 탈환하게 되자 당연하게도 조영연합군과 그들의 등에 업혔던 유구의 중산왕 상태와 오오기미 닌 등도 덩달아 칭송을 받았다. 유구 현지에서는 살마, 사쓰마보다는 조선과 영길리의 간섭의 받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그래도 더는 시달리기가 싫죠.”

“맞습니다. 그냥 조용하게 독립해서 살고 싶어요.”

“외세가 우리에게 손을 넣지 않기를 바랍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말이었다. 유구의 중산왕인 상태, 쇼타이는 청과의 사대교린도 끊고 조선과의 교린을 기반으로 자주 독립국이 되려고 했다. 사실 이래도 실질은 과연 자주독립국일까 싶었다.

상당한 위업을 쌓고 명망이 높아진 오오기미 우둔의 전대 가주인 오오기미 닌을 위시한 이른바 친조선파는 자신들의 임금을 설득하였다. 여기에서 대조선국의 주유구 조선관 견외통사인 흥선백 이하응이 공식상으로는 개입한 일은 없었다.

“조선은 유구의 선택에 대놓고 간섭을 할 생각이 없다. 그들의 선택을 최대한 존중할 따름이라오.”

물론 이런 말과 달리 이미 오오기미 닌의 진심을 체찰사인 우참찬 김병학을 통해서 확인하고 아랫사람으로 친조선 파벌의 결집을 도운 이가 흥선백 이하응이었다. 상태, 쇼타이는 친조선 파벌과 전향한 파벌 인사들의 의견을 종합하자 어린 자신이 무모했는가 생각하였다. 그렇다고 상태, 쇼타이가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너무 앞서고 미래를 너무 긍정으로 생각해서 그런 감이었다. 또 쇼타이도 무모함으로 제가 다스리는 나라와 왕조를 닫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면서도 보호를 받고 실권을 행사함이 옳기는 했다.

이에 대해서 오오기미 닌이 만국공법과 전에도 말한 이 동방 근방의 조공 책봉 체계를 잘 이용하면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중산왕을 지키는데 기여한 채대정 등이 가세했다. 그들도 친조선파에 들어가는 편이고 현실을 직시했다.

“우리는 조선에게 명목상 책봉을 받아서 조선의 보호를 받으면서 명목상의 외교상 통제를 제외하고 우리의 자치, 혹은 통치를 이어가면 그만입니다. 조선이 그런 자비가 없는 나라는 아니옵니다.”

“맞습니다. 저 사쓰마 무리들을 토벌한다고 쓴 전비와 인명의 피해를 우리에게 당연히 전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들은 우리에게 최대한 좋은 모습을 심어주려고 합니다.”

“대조선국의 관직 혹은 작위를 받아서 야마투(일본)와 청에게서 우리를 지킬 뭔가가 필요합니다. 조선과 영길리가 함께 우리를 보호한다면 고개를 죽이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다만 우려하는 이들도 당연하게 있었다. 물론 친조선 파벌에서도 우려했었지만 검토하니까 위험이 적다고 생각을 한 부분이다. 과하게 조선이 간섭하면 저항할 의지도 있는 그들이었다.

오히려 그렇게 뒤늦게 생각도 안하고 있었다고 비웃고 있었다. 자주를 하기엔 유구가 쥔 것들이 저 조선보다 많았는지에 등을 생각했었다.

인구도 그렇게 많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 등을 고려해서 냉정하게 판단한 이들이 많았다. 그래도 반대하는 이들의 무턱대고 자주 운운에서 우려의 이야기도 경청하고 있다.

“저들이 본색을 숨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대식하는 조선인들은 우리에게서 식량 등을 가져가겠지요. 저들도 단 것을 사족을 못 쓸 것인데 우리에게 사탕의 생산을 더 강제할 수가 있습니다. 아무도 믿지 마시옵소서.”

“우리에게 착한 척을 하고 있을 수가 있습니다. 차라리 그러면 청에게 여전히 사대함을 유지하시지요. 청은 아둔하여 우리를 지키지 못했어도 잃은 체면을 고려해서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자강해야 합니다. 조선에게 함부로 조공 책봉을 청해서는 안 됩니다. 자강하려면 저조선과 영길리 보다는 미리견에 의지합시다.”

그야 말로 반대를 위한 반대들도 많았다. 다만 1번째의 말은 확실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다. 이는 친조선 파벌도 그렇게 우려할 수가 있었다.

지난 사쓰마의 통치에서 사탕수수 때문에 생긴 멍에는 매우 강렬하기에 그렇다. 그렇지만 오오기미 닌은 이미 알고 있다. 조선과 영길리의 속내를 더 알기에 조선에게 명목상 신속하자고 말하는 것도 있다.

‘조선은 유구의 사탕수수를 원해도 우리가 지속이 되기를 원한다. 우리의 백성들이 충분히 살찌면서도 자신들에게 사탕수수를 팔기를 원한다. 조선은 지난 중원의 대국처럼 많은 것을 돌려주지 않을 수가 있다.

그렇지만! 우리를 더 보호하고 우리에게 조공이 아닌 상행을 허락해서 서로에게 이익이 되자고 말했다. 우리 유구는 조선이 더 먼 바다 밖으로 가는 거점이며 이전의 여러 무역에서 거점으로 있으면서 사탕 등 조선에 필요한 것을 팔고 보호받으면 된다.’

그리고 쇼타이는 자신이 무모했다고 생각이 굳혀진다. 미리견도 자신들에게 호의를 가졌어도 조선과 영길리만큼이나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미리견과 우호를 가져서 뭔가를 얻을 수가 있어야 한다. 이 일에 공적이 큰 오오기미 닌은 조선에 명목으로 신속해야 한다고 말할 때에 복잡한 심정이 들었다.

다만 유구의 왕인 쇼타이는 이제 완연한 유구의 지배자기에 그가 판단을 그르치면 문제가 생길 수가 있었다. 따라서 왕은 혼자서 결정하지만 그 결정을 위해서 많은 의견들을 들어봐야 했다. 이를 고려해도 일부의 말은 허망하다고 느낀다.

이제 18살, 동양식으로는 19살이 되는 어린, 아니 젊은 왕은 친조선파라고 할 수가 있는 이들의 의견이 일리가 있다고 여기었다. 아둔하지 않기에 냉정하게 다시 생각했다. 야마투, 일본을 조선과 영길리의 힘으로 몰아낸 상황에서 당장 유구의 주권이 유지가 되려면 독립국은 허울만 좋을 수가 있었다.

“조선은 제가 조선의 우참찬이라는 고관에게 그 고견을 듣기로는 조선의 태왕께오선 유구의 안전을 위해서 조선은 울타리가 되어줄 수가 있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설령 전례가 깊은 조공과 책봉도 더욱 형식으로 이를 유지할 수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또! 조선은 민생을 더욱 중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조선이 사쓰마처럼 굴 것 같습니까?

도리어 풀어준 이들을 제외하고 억류 중인 사쓰마인들의 처결은 우리에게 맡겼습니다. 아울러서 사쓰마한테서 아마미 군도들까지 돌려주는데 도움을 준 조선의 은혜는 지난 중원의 전조인 명이 조선에게 해준 재조지은에 버금가는 일입니다.”

“아니, 우리는....”

“또 귀공들 중 불온한 발언이 있었습니다. 사쓰마와 다르더라도 도움을 준 조선군이 불쾌하게 할 말을 했지요. 우리가 조선, 영길리의 보호 밖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는 알고 하는 소리입니까?”

오오기미 닌은 한성회담의 이야기를 담으면서도 지금 정세에서 조선의 보호를 받으면서 서역과 교류함이 최선이라고 여기었다. 또 조선은 기존 유구가 서역의 국가들과 맺은 조약을 준수하고 유구의 외교권은 기존 조공과 책봉에 의거해서 조선에 해가 가지 않으면 이를 당연히 최대한 존중한다고 여긴다고 답변까지 해주었다.

그렇게 조선에게 명목이라도 신속함을 반대하는 이들은 궁색한 말도 꺼낼 수가 없게 되었다. 물론 그런 우려를 알기에 우려로 그랬다고 인정한다. 다만 확실한 대안도 아닌 말을 꺼낸 이들에 대해서는 오오기미 닌이 기민하게 꾸짖고 정국을 이어간다.

‘상씨, 이 왕조의 선조들이시여... 제가 유구의 사직과 종묘를 이어갈 수가 있게 도와주소서. 조선에 명목이라도 신속함이 완전히 옳은지는 몰라도 필요하다면 하겠습니다.

조선을 깔보는 이들도 있지만 이 근방을 요동치게 하던 조선의 힘을 제대로 목격한 이들을 알기에 조선에게 붙어서 조선을 통하여 국체를 유지하고 나라가 존속하는 길이 옳았음을 제가 보게 해주소서.’

상태의 이런 고뇌에 결국 오오기미 닌 등 친조선 파벌은 승리했다. 내년인 광명 4년, 1861년에 유구는 만국공법에 의거한 속국, 본디 이 동방 일대의 조공과 책봉에 의한 외번이 되는 일을 조선에게 행할 생각이었다.

유구의 중산왕, 쇼타이가 한 결정에 반발이 없었을 리가 없지만 조영연합군이 깔린 나화와 수리에 함부로 그런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수리성의 유구 조정이면 모를까 밖은 위험했다.

또 대세를 안 이들은 그저 침묵했다. 그리고 저 오오기미 닌이란 늙은이의 말대로 조선이 유구에 자비를 베풀기를 바라고 있었다. 다행히도 태왕인 이영은 유구를 병합한다니 같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유구를 조선에 우호 어린 태도를 가진 근린, 아니면 명목상 외번으로 두는 것으로도 충분히 성과가 있다. 태왕께서는 신지인 요동의 흡수, 그리고 아국의 경장과 통치로 바쁜데 이 작은 유구를 억지로 무력으로 먹어치워서 무슨 득이 있는가?’

이를 나중에 보고를 들은 주유구 조선관 견외통사인 흥선백 이하응의 독백이 위와 같았다. 조선관의 흥선백 이하응은 이번 정왜에서 자신이 딱히 공신이 되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이 외관 일을 마무리하고 본국인 조선에서 태왕의 곁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다만 유구의 입조와 흥선백 이하응의 귀국은 양력 기준으로 광명 4년 연초에 생긴 ‘일’로 그르치게 되었다. 음력으로 기준하면 광명 3년 연말이었다. 그 일은 조선과 그 근방에게는 꽤 충격이 가득한 일이었기에 그렇다.

***

한편, 아마미 군도 등을 유구에게 반환해야 하는 사쓰마는 자신들의 죄인이며 자신들에게 충성할 이들을 분류하였다. 물론 허튼 수작은 부릴 수가 없다. 이들을 감시하기 위해서 이미 아마미 군도에 조선군 어영청 소속의 1개 보군중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그 어영청 소속의 1개 중대를 만난 이들 중에서는 사쓰마를 이끌어갈 사무라이 중 하나라고 평가를 받을 이도 있었다. 그 남자는 아마미 섬에 유배가 되어 있었다. 이 남자를 조선군은 경계하면서도 그 풍채며 기개와 기품에 놀란다.

여기에 그도 조선군에게 경계를 보이면서도 본디 품성이 호방한 사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그렇기에 조선군 일행은 경계하면서도 그를 꽤 좋게 대한다.

“사이고 다가나가(사이고 다카나가:사이고 다카모리의 원래 이름 중 하나로 지금 시기에 쓰고 있는 진짜 이름이다.)라고 했소?”

“그렇소. 내 고향 영주의 반대파와 막부에게 밉보여서 여기로 왔소.”

“흠, 무슨 일 이길래?”

담대하고 넉살이 좋은 이 왜국 살마 번의 무사라도 그 호방함에 이 감시를 위해서 파견된 중대의 장인 중대장이 놀랄 정도였다. 그 아래의 조선군 병졸들은 뻔뻔하다고 여기면서도 그의 붙임성에 스며들었다.

반대로 유배가 된 무사의 그런 호방함에 이 현지의 유구인 가로들이 도리어 놀랄 정도였다. 사쓰마에서 보낸 이들은 사쓰마에 충성하면 사쓰마로의 이주를 허락한다는 등 인구를 빼내려고 역시나 노력한다.

아마미 군도 일대는 사쓰마의 다른 별개 지배 등이며 본디 이 군도 북부를 중심으로 한 반독립성 때문인지 자신들을 유구와 별개라고 여기었다. 그렇지만 이들은 대부분 농민이었다. 또 어떤 면에서 유구의 강역들 중에서 제일 가혹한 수탈을 당한 지역은 대표적으로 여기였다.

‘우리를 차별하던 놈들에게 왜 따라가느냐?’

‘유구에게 붙어서 자치라도 얻어내는 것이 더 낫지!’

‘너희들을 믿고 나갔다가 사쓰마 현지에서 노예 등으로나 안 부려지면 다행이겠다.’

이런 생각이 아주 강했다. 물론 사쓰마로 가겠다는 자들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이런 그들은 꽤 적었다. 며칠이 지나고 사이고 다카모리를 비롯한 유배자들과 사쓰마로 이주하는 아마미 군도인들은 사쓰마로 떠났다. 조선군 1개 중대는 남은 이들에게 군림하지 않고 유구의 본 섬에서 오는 이들을 기다린다.

아마미 군도와 유구가 제대로 섞일지는 그들의 자결에 맡기지만 조선과 영길리 등이 이를 열심히 도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며칠이 더 지나서 사이고 다카모리는 가고시마 성을 확인했다.

“허어... 가고시마가!”

상상 이상으로 가고시마는 초토화가 되어 있었다. 가고시마의 포구 쪽에 있던 증기선들은 모조리 나포를 당했고 포구도 초토화가 되었다. 포구에 있던 전대 가주이자 영주인 시미즈 나리아키라가 심혈을 기울였던 공장들도 날아갔다.

가고시마 성은 멀리서 봤음에도 그 형상이 오니 등이 쳐들어와서 깽판을 쳤다고 해도 이보다는 더 깔끔할 것이라고 여길 정도이다. 그 사람이 좋아 보이던 아마미 섬에서 만났던 조선군이 포함된 조영연합군이 이렇게 강하고 흉포할 줄은 상상을 못했다.

그렇지만 조선인들에 대한 적대감이 샘솟는 것은 아니었다. 의외로 사이고 다카모리란 이 비대한 풍채의 남자는 냉정했다. 그렇지만 그런 그도 가족의 죽음에는 쉬이 냉정을 찾지 못했다.

“나의 큰 동생이 죽었다고요?”

“네, 도노....”

“계림 혹은 고쿠리라고도 불리는 조선과 이기리스 양이들을 상대하려고 가문을 섬기는 이들을 이끌고 용감하게 싸우다가 전사하셨습니다.”

“그 녀석....”

그 비대한 풍채도 형제의 전사에서는 힘이 빠지는지 풀썩 쓰러진다. 허탈함 심정은 별개로 조선에 대한 공포와 그들을 더 알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교차했다. 간신히 살았다는 친우, 오쿠보 도시미치를 만나볼 생각이 더 커진 사이고 다카모리였다.

조선에 대한 증오는 없다는 거짓말일 것이다. 그럼에도 지피지기 백전불태라는 손자병법을 따올린다. 여기에 적을 친구보다 더 가까이 두어야 한다면 능히 더 그래야 할 사람이 바로 저 사이고 다카모리라는 남자이다.

“고키치(다카모리의 아명)....”

“도시미치....”

두 친우는 말을 아낀다. 오랜만에 서로를 보는 둘은 그저 조금 달라진 시간이 어색할 뿐이었다.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오쿠보 도시미치가 입을 열었다.

“돌아왔군. 역시나! 너는 연금이 좀 있다가 풀릴 거야. 내가 히사미츠 도노에게 말을 해놨어. 네가 흔들리는 이 사쓰마를! 정충조를 다시 잡아주는 인재라고 알고 있으니까.”

“도시미치, 내 친구... 자네는 나를 너무 과대평가하는군.”

오쿠보 도시미치의 말은 딱히 아첨은 아니었다. 지금 그만큼 인재가 부족한 상황에서 사이고라는 남자는 걸물이 놀고 있을 상황이 아니라고 그가 냉정하게 판단해서 그렇다. 또 친우의 이어지는 말을 경청하는 사이고 다카모리였다.

“많은 이들이 죽고 다쳤어. 우리의 군대도 복구하고 재정은 더 박살이 날 상황에서 우리의 고향을 재건을 해야 해. 조선에 대한 복수는 뒤는 제쳐놓고 말이야.

나는 이번의 일로 양이는 말도 안 되는 짓이라고만 깨달았어. 너의 동생을 비롯한 많은 무사들이 죽고 가고시마가 반파 이상을 당한 상황에서 말이지.”

“....”

그런 친우, 오쿠보 도시미치의 말에 사이고 다카모리는 벌컥 화를 내지 않았다. 영민한 제 친우의 결단은 많은 고심이 담기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또 그 자신도 비슷했다.

다만 정말로 비슷한가는 사이고 다카모리, 그 자신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기에 더 들어볼 따름이었다. 오쿠보 도시미치는 살아남은 젊은 무사, 구로다 기요타카 등을 규합해서 조선을 더 배우고 영길리 등 서역에게 비위를 맞추며 운신의 폭을 더 넓혀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다가 사이고는 다물던 입을 열었다. 그 말에 오쿠보 도시미치는 고심을 할 정도이다. 그 답으로 자칫하면 친우와 벌써 갈라설 수도 있음을 우려하기에 그렇다. 그는 조선과 영길리를 싫어하지만 그 강대함을 훔쳐서 모방하려면 가식을 꾸며야 하다고 생각한다.

“조선에게 언젠가 복수를 할 수가 있다면 그대는 어떻게 하겠는가?”

“...”

물론 오쿠보 도시미치라는 이 무사도 조선과 영길리 등에 대한 싫어한다. 그렇지만 그 가정이 사실이 되어도 경계를 하면서 면종복배를 유지하고 배신을 할 최선의 기회를 노릴 셈이다.

“상황을 지켜보고 당연히 복수를 해야 좋지 않겠나? 그렇게 되기를 바라지만 그런 달콤한 복수는 당장 생각할 수가 없는 독이지.”

“그래...”

사이고 다카모리는 제 친우의 그 대답에서 소문과 달리 변절하지 않았다! 이 사실에 안도한다. 그리고 사실 자신이 오히려 조선에 대한 복수에 생겨도 망설이지 않을까 했다.

그 이유는 아마미에서 며칠 만난 조선군 일부를 봐서 그들이 너무나도 사람 냄새가 나서, 사람과 사람의 싸움이었다고 느껴서 그렇다. 그런 이들과의 싸움에서 짐승이 될 수 있을까 고뇌한다. 물론 사쓰마를 위해서 그는 결단하면 야차란 악명도 불사할 각오의 남자였다.

“우선은 적인 조선, 영길리를 친우보다 더 가까이에서 지켜보도록 하지.”

“그렇지!”

두 사내의 재회가 살마, 사쓰마에게 어떤 일을 가져다줄지는 아무도 몰랐다. 확실한 사실은 기반이 많이 사라진 고향의 두 기둥으로 남아줄 여지가 아주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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