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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다시 위대하게!-208화 (208/221)

〈 208화 〉 (95) 서유시찰단의 유주 동방 시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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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칠란트권에서의 일을 끝내고 서봉, 스웨덴에서 본디 아라사, 러시아에서 일하던 무기상인 집안의 자제를 도와준 일 이후로 조선의 서유시찰단이 아라사에 당도해서 시찰 등을 열심히 하는 중에 좀 복잡한 일이 터졌다. 조선과 아라사, 그리고 왜국 및 영길리 모두를 당혹하게 할 일이 발생했다.

“우리가 알부래도 노발이라는 사내에게 반도필도 형제의 동의 등으로 투자며 선의를 했는데 하늘이 무심하게도 우리를 돕지 않는군요.”

“한산공 대감, 아라사 내의 일부 독단으로 나온 것 같습니다.”

“외교를 전담하는 아라사의 관아는 당혹하고 있더군요.”

서봉의 알부래도 노발, 스웨덴의 앨프레드 노벨이라는 사내가 말한 폭약에 대한 사업 구상을 듣고 투자하기로 했었다. 원래 노벨 가문은 서봉과 아라사, 스웨덴과 러시아를 오가면서 무기 등을 만들고 납품하던 쪽이었다. 그렇지만 알부래도의 아버지 대에 공장이 망해버렸다. 그래서 모국으로 귀국한 알부래도와 형제들은 집안을 다시 일으킬 사업을 구상하고 있었다.

특히나 알부래도, 앨프레드는 광산 채굴용으로 더 센 폭약을 개발하려고 연구 중에 있었다. 하지만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프로이센 등 도이칠란트 북부를 돌아다니고 뱃길로 아라사로 향하던 조선의 서유시찰단이 덴마크를 거쳐서 스웨덴에 잠깐 방문한 것이었다.

그래서 운이 좋게 알현을 신청한 것이 통과하였다. 이후에 앨프레드의 설명에 조선인들은 자국의 튼튼한 암석이 감싸고 있는 광산의 개발에도 아주 필요한 폭약이라고 생각해서 밴더빌트 형제와 상의해서 시찰단의 예산 일부와 밴더빌트 형제의 유동자산을 당장 일부를 투자하기로 했었다.

또 어음을 써서 밴더빌트 형제의 이름으로 투자할 수가 있었다. 밴더빌트의 이름으로 현금을 보증하는 어음으로 함부르크, 스웨덴 등지에서 쓸 수가 있는 훌륭한 어음이었다. 어음의 금액이야 한정이 되어 있지만 그래도 앨프레드 노벨에겐 다시 얻기 힘든 천금 같은 기회였다.

“그런 어려운 이를 도운 이후에 아라사와 아국, 왜국, 영길리 등 각국이 휘말릴 일이 터졌지요.”

“아라사의 고위층이 우리 눈치를 볼 정도니까요.”

“아라사의 수군, 아니 해군에 속한 무관과 군병들이 이렇게 호전으로 나설 줄은 몰랐습니다.”

키슬료프 백작의 조카들인 밀류틴 삼형제와도 연관을 맺은 조선의 서유시찰단 측은 밀류틴 형제들에게서 그런 미안함이랄지 유감의 말을 전한다. 또 키슬료프 백작의 추천장을 통해서 만나게 된 보로선의 외관하고도 이 일로 접촉하였다.

“러시아의 해군 세력이 조선과 일본 사이에 있던 분쟁 상태에서 무언가 이익을 얻으려고 그런 것으로 보이오.”

보로선, 프로이센의 외교관으로 조선으로 치면 견외통사라고 할 수가 있는 공사 급의 외교관인 오토 폰 비스마르크는 무려 아라사, 러시아의 여전한 권신인 키슬료프 백작의 친필 추천서를 받은 조선의 서유시찰단에 관심을 가졌다. 비스마르크는 1차 서유시찰단에서도 조선인들에게 아주 관심이 많았다.

조선을 통해서 자신의 나라인 보로선, 프로이센이 얻을 이익을 더 생각해보고 있었다. 조선이 아라사, 러시아에 대한 강한 경계감을 그도 알아챘다. 그렇기에 백성을 과하게 희생시키지 않으면서 부를 짜서 나라를 강하게 하고 군대를 강하게 할 생각이 보였다.

그리고 서역의 학문들도 최대한 받아들여서 조선인들이 중시하는 정학, 성리학을 중심으로 경쟁하고 발전시킬 모습을 포착한다. 또 비스마르크는 이런 조선인들의 경장에 자신의 나라인 보로선, 프로이센의 개혁도 참조한다는 것은 흥미로웠다.

‘우리 프로이센 같이 군대가 군주에 충성하는 것은 같아도 독립성은 없다. 이는 보통 군대에 복무하는 일을 당연하게 여기는 융커들이라면 아쉬운 일이지.

하지만 이를 바꾸라고 강요할 생각 따위는 없다. 오히려 군이 지나치게 나서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나는 보통의 융커와도 다르지. 독립은 보장되어도 필요 이상 정치에 개입하는 일은 줄여야 마땅하다. 조선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보고 조선을 우리 프로이센의 우방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 더 관찰한다.’

무엇보다 조선이 자신의 나라에서 수입한 책들은 관방학 위주라는 것은 좋은 선택이라고도 여기었다. 물론 그 외에도 공학, 과학 같은 분야도 다른 나라들에게서 수입한 책 못지않다는 것으로 겉만 수입할 생각이 없다고 깨달은 적이 있다.

오토 폰 비스마르크는 보로선, 프로이센의 관방학 말고도 다양한 자국의 문물이 조선에 영향을 주어서 이를 바탕으로 조선이 자국에 가까운 나라가 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물론 이미 조선이 그의 모국보다 다른 두 나라에게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도 자국에 우호감을 가진 나라로 만들면 장차 얻을 이익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계산하고 있었다. 또 이 주아라사 보로선 공사는 자신이 생각하는 외교 정책상으로 조선과 아라사, 러시아의 사이가 좋을 필요가 있었다.

‘그들을 당장 마냥 대놓고 적대한다는 생각이 없지. 그들도 자신들의 한계를 꽤 냉철하게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조선의 고위층이 지나친 반아라사 정서가 넘치지 않게 아라사를 객관으로 지켜보게 도와줄 생각이었다. 아마도 키슬료프 백작이 그의 자식 같이 애지중지 여기는 밀류틴 삼형제와 자신을 조선의 서유시찰단 인사들에게 소개장을 써준 것도 이해가 되었다.

‘언젠가 러시아와 조선은 충돌할 여지가 높다. 다만 둘 다 당장 충돌할 생각이 없다고 짐작이 든다. 그래서 쓸데없는 충돌이 생기지 않게 저들을 잘 달래야겠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주아라사 보로선 공사관에 조선의 서유시찰단 중 고위층 일행을 초대한 것이었다. 그리고 아라사에 머무는 동안에 조선인들도 그 추운 아라사의 겨울에 그들의 모피옷을 사서 돌아다녔다. 다만 아라사의 일부 복식 등은 아직도 달자, 몽골과 같은 구석도 있기에 당황하게 된다.

‘아라사는 달자의 지배를 받았고 표토로(표트르 1세)라는 군주로 이를 많이 탈피했다지만 민중은 아닌 것 같군.’

‘아라사는 추운 것을 생각하면 다른 서역하고는 다르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비슷한 추위를 가진 달자의 의복을 유지하는가?’

이런 저런 다양한 생각을 아라사에게 가지게 되는 조선 측이었다. 사실 조선의 서유시찰단도 ‘그 일’에 대해서는 당연하게도 당혹한 모습이었다. 아라사의 여력이 더 없어서 군대를 통한 충돌은 없을 것이라고 봤다.

물론 그 일은 조선에 대한 직접 도발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조선이 민감하게 반응을 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명목상 아직도 조선에게는 일종의 ‘봉신’에 가까운 왜국, 일본의 한 지역이라서 그렇다.

“하필이면 왜국의 대마도, 아국에게는 아직 명목상으로는 봉신인 지역이 아라사 해군에게 점령당했지요.”

“이는 아라사 해군이 우리와 왜국 사이에 분쟁이 일어나서 그 틈에 어부지리를 하려고 하지 않았는가 싶지요. 헌데 이를 아라사 본국과 아라사의 외교를 관장하는 외부 혹은 외무부도 반대했던 것 같습니다.”

“참 재미있게도 영길리도, 법국도 해군과 외교 관아의 관원들이 충돌한다고 하지요.”

이미 비스마르크, 또 서역에서 더 알게 된 여러 사례들을 생각한다면 서역에서 이런 군인의 독단이 꽤 잦은 일이었다. 당장 조선이 아라사와 첫 군대를 통한 무력분쟁에서 가살극, 카자크 기병대를 이끄는 지휘관의 독단이라는 것도 기억하였다.

그래도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대마도를 아라사 해군이 강제로 점령한 상황이었다. 왜국, 일본이 이를 제대로 탈환하리라는 기대는 전혀 하지 않았다.

“아국과 영길리의 연합 선단, 연합 함대가 출격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아국의 수군은 해군으로 재편한다고 하지만, 아니 이미 되었을 겁니다. 그래도 서역 나라의 해군 중 약체라도 아라사를 쉽게 이길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들을 수로 압박해 밀어나게 할 수도 있겠지요. 국지전 중에 이는 우리를 향한 것이 더 크지 않을까 합니다.”

정보 전달의 한계로 이미 국지전이 끝난 이후에 일어난 대마도 사태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아라사, 러시아 제국 당국도 이를 알고 있었다. 정확한 정보를 제일 빠르게 입수한 것은 영길리, 영국이었다.

다만 그들은 아라사, 러시아의 착각을 굳이 정정해줄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이참에 조선에서 더욱 반러감정이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우리와 저들이 무력으로 충돌한지 몇 년이 되었다고 하겠습니까?”

“도발은 할 수가 있지요. 또 아라사 백성들이 개척이랍시고 내려간 땅이 청나라의 땅 말고도 우리 조선의 강역이 된 요동의 동북일대도 있습니다.”

주아라사 보로선 공사관에서 음식을 대접받고 응접실에서 조심스럽게 대화를 하고 있었다. 물론 조선의 고위층이야 자국의 말인 조선어로 논하고 있었다. 보로선에서도 조선의 말을 배운 이들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큰 상관은 없었다.

그리고 이런 골머리를 하는 상황에서도 아라사에 대한 경계와 우려, 그러면서도 당장은 충돌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또 이는 공교롭게도 아라사, 러시아 제국의 고위층도 당장은 그렇다.

현재 아라사, 러시아의 차르가 주도하는 개혁 등에 서역 유주의 정세에 더욱 집중해야만 했다. 또 동방에 관심을 보여도 조선 방면은 최대한 관심을 덜 가지려고 했다. 아라사에 지금 있는 조선의 2차 서유시찰단은 일이 잘 해결되기를 여전히 원하고 있다.

***

조선의 2차 서유시찰단이 아라사에서 이런 소식을 들을 때에 조선 측은 아주 당연하게도 발칵 뒤집어졌다. 음력으로는 광명 4년이 아직 되기도 전인 1861년 1월 중에 아라사 해군이 2~3척이 대마도의 아소만에 정박해서 그 만과 근방을 측량하고 지도를 만드는 등 행위를 하고 이를 넘어서 수병을 상륙시켜서 이 지역의 조차를 요구하면서 강점하였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러시아의 이반 자식들 제정신이 아니야!”

이런 반응을 보일 정도로 현재 유구의 나화에 주둔 중인 영길리 해군 함대의 제독인 호프 중장도 당혹스러울 돌발행동이었다. 당연하게도 조선에 입조 준비를 하던 유구와 유구에 남은 조선군 어영청 병력 일부와 조선 해군 해상보군, 조선 해군 경기수영 일부 전력에 조선 민선 선단도 굳어버릴 정도였다.

군함 2~3척이 뭉쳐서 내려온 전대미문의 일이었다. 아라사 해군, 이 근방의 가장 거대한 아라사 해군의 지휘부는 아라사 해군의 태평양 함대뿐이었다. 그렇지만 푸챠틴, 그리고 그 후임이 이렇게 과감한 행동을 한 것은 예상 밖이었다.

“체찰사께서는 아직 복귀하지 않고 있지요. 살마방벌군이 완전히 해산이 된 상황은 아닙니다. 아마도 장주방벌군의 도순찰사인 매산 대감도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라고 여깁니다.”

“이거 얼마나 대치를 할지 모르겠습니다.”

“영길리 본국에는 당연히 보고가 가겠는데 어떻게 행동할 것이요? 호부 수사제독?”

“흠, 우선 조선에 있는 아국의 두 공사 각하한테 연락을 보내고 본국에도 보고를 올려야할 겁니다. 그 전에 아국의 지배 아래인 인도도 거쳐야할 것입니다. 현장 인력의 조치 등을 생각하면 아국의 주조선공사가 결단하면 움직일 수도 있다오.

물론 그냥 현장 지휘관인 내 판단으로 러시아 해군과 대치하는 것은 가능하오. 대마도라는 지역의 일부에 조차 등을 해서 해군 기지를 손에 쥐겠다는 소리는 귀측도 잘 알겠지만 조선과 일본 사이의 해역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다는 소리일 것이요.

아울러서 부동항을 얻을 수가 있으니 좋겠지요. 다만 이게 나는 러시아 정부의 의향이 아닐 여지를 열어두고 있습니다. 아마도 높은 확률로 현지의 러시아 태평양 함대가 조선과 일본 사이의 국지전 등이 터지니까 그 사이에 이익을 보려고 한 것 같군요.”

이런 추측에 대해서 대체로 유구에 같이 임시로 같이 있던 조선의 살마방벌군 병력도 판단은 비슷했다. 삼도해군통제영도 이미 보고가 가서 경기수영의 원래 전력이던 경상우수영 전력이 투입될 것으로 봤다.

“이래서 아국이 유구의 사절단을 제대로 접견할지가 모르겠습니다. 또 주유구 조선관 견외통사의 교체도 말이지요.”

“대치하는 중에 그냥 유구의 사절단을 접견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체찰사.”

“그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작년도 그렇고 올해는 좀 조용하지 못하군요. 이거...”

광명 4년이 되어가는 해도 조용하지 못했다. 그리고 한편, 예상대로 이미 조선의 삼도해군통제영은 나름 최신 양선 전력들을 파견한다.

며칠이 지나고 호프 제독이 결단해서 조영연합함대로 일부 전력이 출격해서 양면에서 대마도에 해당 만에 상륙하고 점거한 아라사 해군을 압박할 예정으로 보였다. 그러는 사이에서도 동방의 정세는 흘러가고 있었다.

한성에도 도착한 소식에 따라서 이미 소식을 접한 인천 제물포 개방장의 주조선 영길리 공사관이 조선 조정에게 긴급 회담을 요청했다. 영길리의 이런 반응을 보면서 조선 조정도 사태를 더 심각하게 봐야 할 수도 있다고 여긴다.

“이번 일에 대해서 우리 영국과 귀국, 조선의 공조가 확실하게 필요해 보입니다.”

“나도 이를 합당하게 보고 있습니다. 주조선 영길리 공사 각하.”

회담을 승인하고 그 다음날에 반나절 만에 달려온 주조선 영길리 공사인 헨리 로크 남작이 대조선국 외부상서인 김병국과 대화를 하고 있다. 또 동석한 사람은 본래 지금 업무로는 참여하기 애매하지만 대외 외교에 대해서는 김병국 이상의 외교통인 군국기무처의 제조이자 금성백인 환재 박규수 대감이었다.

“아라사 공사관을 불러서 따로 따질 예정입니다. 이미 서신으로 항의를 전달했지만 그 걸로도 모자를 것 같습니다.”

“귀국도 이미 생각을 하고 있지만 러시아 전체의 총의는 아닐 겁니다. 아마 이 동방에서 러시아 현지의 군부대인 태평양 함대의 독단에 가까울 것입니다.”

역관들은 열심히 이 세 명의 양국 고위층들이 하는 대화를 통역한다고 바빴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유구의 조영연합군은 물론이고 이 자리의 조선과 영길리 양국도 동의하는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아라사 해군 태평양 함대의 저의를 더 추측할 뿐이었다.

“아라사 공사관을 통해서 우리와 왜국 사이의 분쟁을 알았을 것입니다. 아마 아라사 공사관도 이를 최대한 만류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유감스럽게도 서역은 군인들이 독단을 벌이는 경우가 잦은 편이지요. 이를 감안한다면 우리를 도발할 겸 방위태세 등을 확인하려는 것도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저들이 어떻게 행동할까가 알 수가 없습니다. 여기에 대마도를 봉신으로 삼고 아국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지는 왜국이 어찌 반응할까 생각하니까 감이 잘 잡히지 않지요.”

그런 모습에 김병국도 입을 열었다. 외부상서로서 왜국을 그가 보기에는 그들도 교차한 정보와 장계를 고려하면 쉽게 조차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왜국은 우리 이상으로 아라사를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경계라면 저들은 매우 두려워하고 있지요. 아마도 아라사 해군의 제의를 거절할 여지가 높습니다. 문제는 대마도의 거절에도 아라사 해군은 관철했지요. 이를 고려하면 왜국의 대군부가 나서도 저들은 시일을 차일피일 끌 수가 있을 겁니다.”

결국은 가장 우려한 장기전, 길고 긴 대치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양력으로는 1월 초, 음력으로는 12월 즈음인 지금에서 영길리와 조선은 이 길고 긴 대치가 예상이 되자 골치가 아팠다. 그럼에도 가만히 두고 본다면 아라사 해군은 쓰시마에 아라사의 조차지 등을 세운 일이 관철할 수가 있었다.

“그렇다면 유구의 조영연합군 해군을 투입하지요. 또 우리 조선은 삼도해군통제영의 신식 전선도 투입할 것입니다. 아마 체찰사와 도순찰사의 지시로 이를 먼저 시행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상황을 봐서 그 대치 전력들을 교대하거나 증원하도록 하지요.”

“우리 태왕께는 이리 상신할 것입니다. 태왕 폐하께서는 외부상서에게 이번 교섭에 대해서 재량권을 어느 정도 보장했다오.”

이 말들을 들은 주조선 영길리 공사인 헨리 로크 남작은 안도한다. 물론 그도 알다시피 아라사, 러시아는 내부 경장 문제로 총의가 동방 등 대외 진출과 팽창에 한동안 적극일 수가 없었다. 이는 당연하게도 그들 일부의 독단이라도 군함 2~3척이란 말은 꽤나 준비를 한 것이라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

‘조선에 반러 감정을 더 일으키지 못하는 것 같지만 그들 상층부의 경계심은 여전하다.’

“우리 영국은 이런 공조에서 조선의 도움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만약에 필요하다면 조선의 영토 중 섬에서 한 항구에 한해서지만 조차지는 아닌 조건으로 우리 영국 해군이 주둔할 기지를 세우고 싶습니다.

물론 우리 영국이야 청과 조선, 홍콩에 이 동방에 파견한 해군의 전력들이 자유 입항하거나 주둔하지만 홍콩 너머에서는 기지가 없어서 조금 불편하더군요. 그렇기에 우리와 우호를 다지고 선의가 가득한 조선이 이를 도와줄 수가 있는지에 전에 말했던 제의를 받아들일까 합니다.

하지만 이는 주조선 영국 공사관의 관점이고 본국이 승인한다면 그에 대한 세부협상은 다음에 하고 싶더군요.”

조선은 자국의 해군력과 군사력으로는 극동에 영향력이 적은 아라사를 당장은 어느 정도 견제해도 한계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라사 공사관 등으로 의향을 알기 전까지는 영길리 해군을 자국의 섬 중 하나에 주둔시키려고 했었다.

이를 지금에서 영길리 공사관 측에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의견을 들은 상황이었다. 헨리 로크 남작은 자국의 해군 제독인 호프 중장의 보고서 중 제주도의 서부 해역 중 군항을 세우기 좋은 곳을 발견했다고 봤고 이를 염두하고 말하고 있다.

대마도에 아라사, 러시아 해군의 기지 등이 생기지 않겠지만 조선과 일본 사이의 이 해협을 돌파하고 위협할 수가 있다고 판단해서 이를 견제할 입지 좋은 곳을 물색하고 선점할 생각이었다. 물론 환재 박규수와 김병학은 영길리, 영국 측이 노리는 곳이 제주도 등 섬이라고 짐작을 하고 있었다.

“그 또한도 우리 태왕께 잘 상신하겠습니다. 이 동방의 화평을 위해서 우리 조선은 영길리에 최대한 협조할 생각입니다. 지금의 화평은 아 조선에게는 이익이니 말입니다.”

헨리 로크도 동아시아의 균형이 유지가 되기를 바라기는 했다. 물론 가정일지도 모르지만 조선에게 기울어도 자국에게 조선이 그렇게 도전하는 일이 없다면 큰 상관은 없다는 주의였다.

내전으로 바꾸고 자신들을 신뢰하지 않는 청나라와 저 적대감이 가득하고 통합되지 않은 일본보다는 조선이 좀 더 신뢰가 가는 주조선 영길리 공사였다. 나중에 일본을 지원해도 아마도 대륙에 붙어서 아라사, 러시아의 극동 영토를 견제하는 조선을 메인으로 해서 그들을 보조하게 만들 수가 있다.

어차피 해군력은 한동안 자신들이 지원하면서 조선이 해군을 적당히 키우게 도와줄 것이라고 본국의 결정을 생각하고 있었다. 일본에게도 보조하라고 해군을 키우게 지원할 수가 있지만 이는 일본이 상당히 안정이 되어야만 가능할 부분으로 봤다.

“조선의 의향이 참으로 다행입니다. 우리의 공조가 언젠가 동맹이 된다면 기쁘지만 당장은 알 수가 없군요. 그래도 아라사 등이며 우리의 이익을 모두 건드리는 이들에게 공조를 잘 보이면 좋을 것입니다. 외무성 대신 ‘김’ 각하와 개혁성 대신 ‘박’ 백작 각하께 감사를 합니다. 귀국의 군주께서 만수무강하기를!”

“귀국의 군주께서도 만수무강하기를!”

“양국의 임금께서 하늘이 만수무강을 내려주시길!”

이런 대화를 끝으로 헨리 로크 남작은 대조선국의 현 정궁인 창덕궁을 나선다. 주조선 영길리 공사의 수행원들도 조심히 나선다.

그리고 이제 두 사람은 조선의 태왕인 이영에게 보고를 하러 들어간다. 대마도에서의 조선-영길리 측 해상전력과 아라사의 해상전력 사이 긴 대치가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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