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전투기 버리고 기간트 탑니다-108화 (108/169)

108화 엘가드 왕국(4)

#1

‘투쟁의 홀’에서 알현을 마친 후 자리를 옮긴 드워프 왕의 집무실은 의외로 소박한 모습이었다.

드워프 5천여 명은 능히 수용할 수 있을 듯한 거대한 규모의 내부를, 온갖 금은보화로 치장해 화려함의 극을 보여주었던 투쟁의 홀과는 전혀 달랐다.

그 대비로 인해 황량하게 느껴질 정도인 왕의 집무실로 동행한 인물은 드워프 국왕 파이톤 그레이엄과 궁정 마법사 그리고 재무대신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파이톤 그레이엄의 입을 통해 직접 그간의 사정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라드난의 요람.

무려 신의 이름을 딴 이 거대한 용광로는 이 세계에 존재하는 그 어떤 금속이라도 제련해 낼 수 있는 기물이었다.

드워프들은 이 용광로에 그들의 유일신 라드난의 힘이 서려 있다 믿고 있었는데.

일반적으로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의 온도까지 불꽃을 피워올리며, 그 불꽃의 힘을 버텨낼 수 있다는 사실로 봤을 때 영 허무맹랑한 소리는 아닌 듯했다.

‘뭐, 실제로 신의 힘을 빌려 이적을 발휘한다는 성직자들도 존재하는 곳이니까.’

드워프 왕국의 문제는 이 라드난의 요람에서부터 시작된다.

정확하게는 라드난의 요람이라는 이름을 지닌 거대한 용광로, 그곳에 불꽃을 피울 수 있는 유일한 금속인 ‘라플론’의 수급 문제가 그들이 처한 위기의 시작점이었다.

라드난의 요람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초고온의 ‘백염(白焰)’을 필요로 했는데, 이 백염을 생성해 낼 수 있는 유일한 물질이 바로 ‘라플론’이었다.

현재까지 밝혀진 오르비스 대륙 유일의 라플론 매장지가 바로 북부 다르다넬 산맥이었고.

드워프 왕국이 이곳에 터를 잡은 이유 역시, 바로 이 라플론이 북부 다르다넬 산맥의 깊숙한 곳에서만 채굴되기 탓이라고 했다.

그런데 대략 8개월 전.

7일 간격으로 도착해야 할 라플론의 수송이 뚝 끊겨 버리는 이상 상황이 발생했다.

기본적으로 6개월 분량의 라플론을 비축해 놓기에 당장의 작업에 차질을 빚지는 않았으나, 드워프족에게 목숨만큼이나 중요한 라드난의 요람에 관련된 일이었기에 그 즉시 조사대가 파견되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조사대 역시 연락 두절.

이후 2차, 3차 조사대가 보름 간격으로 파견되었으나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가 연락이 끊겨 버리고 말았다.

그리하여 조직된 4차 조사대.

무려 오너 30인이 포함된 300여 명의 조사대가 북부 다르다넬 산맥으로 떠났고.

보름 뒤.

돌아온 것은 고작 두 명의 오너뿐이었다.

그마저 부상이 심각했던 한 명은 엘가드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을 거두었고, 비교적 멀쩡했던(팔 한쪽이 날아가 버리기는 했지만) ‘트랙스(1900rp)’의 오너에 의해 대강의 진실이 밝혀졌다.

사실 이 일이 몬스터와 관련되어 있으리라는 걸 모르는 이는 없었다.

북부 다르다넬 산맥의 심처에서 드워프들을 위협할만한 존재가, 몬스터 이외에 달리 무엇이 있을 수 있겠는가.

최후의 생존자가 밝힌 정보에 따르면.

그간 3차례에 걸친 조사대가 어떠한 연락도 취할 수 없었던 이유는, 라플론 광산을 중심으로 수km에 걸쳐 통신 마법을 방해하는 특수한 파장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는 조사대에 포함되었던 왕국의 6서클 마법사가 밝혀낸 것이었고, 왕국에 존재하는 단 7인의 6서클 마법사 중 하나였던 그는 안타깝게도 몬스터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오너 다수와 6서클 마법사가 포함된 300인의 드워프 군대를 몰살시킬 수 있는 몬스터라니.

하지만 생존자의 입에서 나온 두 개의 이름을 듣는 순간, 그 자리에 있던 드워프들은 그들에게 닥친 불행의 원인을 납득할 수 있었다.

프리가모스

다르타노스

오르비스 대륙에 존재하는 몬스터 중 ‘최상급’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22종의 몬스터 중 둘.

대수림에서 만난 오우거나 사막 최상위 포식자였던 그레이트 샌드웜 같은 ‘상급’ 몬스터가 지구 기준 A급 중상위권 정도였다는 걸 감안하면.

그것들의 수십 배에 달하는 힘을 지녔다는 최상급은 최소 A+급 이상의 몬스터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그 두 최상급 몬스터가 아니었다.

조사대장의 명령에 의해 최후방에서 만약의 경우를 대비(살아남아 정보 전달)하고 있던 10인의 드워프 중 하나였던 생존자의 말에 따르면...

‘정확하진 않지만 그만한 존재감을 지닌 몬스터가 최소 두 마리는 더 있는 것 같다고 하더군. 그리고 그놈들은... 마치 라플론 광산을 수호하듯 동서남북 4방향에서 어슬렁거리고 있었다고 했어. 조사대는 그중 남쪽을 지키던 프리가모스에게 발각되어 전투를 벌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한 다르타노스까지 합류하자 전멸을 면할 수 없었던 거지.’

한 장소를 중심으로 마치 경계를 서는 듯한 다수의 최상급 몬스터.

오르비스 대륙에는 이러한 행태를 보이는 몬스터를 일컫는 단어가 존재했다.

가디언.

만약 그들의 정체가 정말로 가디언화 되어버린 마수들이라면...

이는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은 최악의 상황이 도래했음을 의미했다.

그것은 바로 ‘재앙’급 몬스터의 출현.

현재 오르비스 대륙에는 5대 마경의 주인을 비롯해 모두 7마리의 재앙급 몬스터(한 마리는 대륙 서부 해양에 위치한 주인 없는 섬 ‘푸라킨’에 자리를 잡았지만)가 존재했다.

북부 다르다넬 산맥의 라플론 광산에 자리 잡은 것이 정말로 가디언의 주인이라면.

대륙에 8번째 재앙급 몬스터가 등장한 셈이었고.

이는 드워프 왕국에 있어 문자 그대도 ‘재앙’일 수밖에 없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라플론 광산 근방에는 최상급 몬스터들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 이하 등급의 몬스터 수백 마리가, 마치 군대라도 되는 것마냥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드워프 조사대를 공격해 왔는데.

이는 강력한 텔레파시 능력을 지닌 프리가모스로 인해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

수백의 상급 이하 몬스터들과 두 마리 최상급 몬스터의 공격을 동시에 받았으니.

아무리 30의 오너가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들, ‘대륙급’ 강자라도 섞여 있지 않은 이상 전멸을 면키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리하여 지금으로부터 3개월 전.

생존자가 전해준 정보를 토대로 엘가드 왕국의 ‘토벌대’가 조직되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드워프왕의 명으로 무려 50인의 오너가 선발되었고.

토벌대의 대장은 드워프 왕국 유일의 ‘대륙급’ 강자인, 초고등급 기간트 ‘에키드나(2800rp)’의 주인 오펠로 브롬이 맡았다.

50인의 오너와 중급 이상의 엑스퍼트 500(최상급 1, 상급 59), 27인의 5서클 이상 마법사와 중급 정령사 3인이 포함된 엘가드 왕국의 최정예 부대가 라플론 광산을 향해 진격했고.

그로부터 10일 뒤.

목숨만 붙어 있는 상태의 오펠로 브롬과 16인의 오너를 포함한 드워프 117인만이 살아서 엘가드 왕국으로 복귀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가디언의 경계를 뚫어낸 오펠로 브롬이 재앙급 가디언의 존재를 눈으로 확인했다는 사실이었다.

라드난을 모시는 최고위 사제들의 신성력과 왕국의 보물 창고에 잠들어 있던 엘릭서(일종의 만병통치약)를 들이부어 가며 살려낸 오펠로 브롬의 말에 따르면.

라플론 광산에 똬리를 틀고 있는 존재는 신장 4미터가량의 인간형 몬스터였다고 하는데.

전신이 짙은 녹색 갑각으로 뒤덮여 있었고, 마치 저 동대륙의 기간트와 같이 날렵한 체형이었으며, 양손의 모양을 자유자재로 변형시켜 공격수단으로 이용했다고 한다.

광산 입구의 바위 위에 걸터앉아 허공을 응시하고 있던 몬스터.

재앙급 몬스터라 추정되는 녀석은 에키드나와 시선이 마주치자마자 마치 꺼지듯 제자리에서 사라져 버렸고.

오펠로 브롬이 녀석의 존재를 인지했을 땐, 이미 날카로운 송곳 형태로 변한 오른팔이 에키드나의 흉부를 관통하기 직전이었다.

초인적인 반사신경을 발휘해 몸을 비튼 덕에 왼쪽 어깨가 박살 나는 것으로 끝나기는 했지만, 이후 단 세 번의 공격만으로 콕피트 내부에 있는 오펠로 브롬에게 치명상을 안겨 주고 말았다.

그의 위기를 감지한 10여 명의 오너가 목숨을 도외시하며 그를 빼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몬스터는 불과 10여 초 만에 그들 전원의 목숨을 빼앗아 버렸다.

불행 중 다행으로, 재앙급(추정) 몬스터는 일정 거리 이상을 벗어난 오펠로 브롬과 그의 기간트를 부축한 오너들을 쫓지 않았고.

필사적으로 가디언들과 하급 몬스터들의 추격을 저지한 20여 명의 오너와 수백 드워프 전사들의 희생으로 고작 1/5의 병력만이 살아남아 엘가드성의 성문을 넘어설 수 있었다고 한다.

토벌이 실패로 들어간 시점에서 이미 왕국 전력의 1/3을 잃어버린 드워프 왕국.

만약 오펠로 브롬까지 사망했다면 그 피해는 절반을 넘어섰겠지만, 다행스럽게도 현재 그는 회복을 거의 마친 상태라고 한다.

‘신의 요람’에 불을 피우는 일을 드워프가 아닌 다른 종족의 손에 의존한다는 것은 그들에게 있어 엄청난 치욕이었고.

꼭 그들의 자존심 문제가 아니더라도, 라플론의 비축분이 동나기 직전의 상황이라 문제가 이만저만 심각한 게 아니었다.

이미 계약되어있는 기간트들의 인도일을 차일피일 늦추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는 드워프제 기간트의 자랑인 ‘마력 회로’의 재료를 생산하는 데 있어 ‘라드난의 요람’을 이용한 제련이 필수였던 탓이었다.

드워프 특유의 마력 회로가 장착되지 않은 기간트는, 훨씬 싼 값에 팔리는 이펜타르크나 루페른의 기간트에 비해 딱히 나을 것이 없었다.

이에 어쩔 수 없이 외부의 힘을 빌리기로 결정한 드워프 왕국의 수뇌부는 2달 전부터 비밀리에 대륙의 강자들에게 접촉하기 시작했고.

현재 이에 부응해 엘가드 왕국에 도착한 이는 나를 포함해 모두 3명이라고 했다.

드워프왕의 설명을 모두 들은 나는 길었던 그의 설명이 무색할 정도로 짧게 말했다.

‘성공 보수는 2000rp급 기간트로 하겠습니다.’

내 조건을 들은 드워프왕 파이톤 그레이엄은 잠시 두 눈을 휘둥그레 뜨더니 동석한 두 대신에게 시선을 던졌다.

‘다른 두 사람에 비해 과한 조건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쪽의 요구는 꽤... 소박한 편이로군요.’

지나칠 정도로 솔직한 협상 태도에 헛웃음을 터뜨릴 뻔했었다.

물론 이는 내 요구 조건이 그들의 기준을 넉넉히 통과했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드워프는 솔직한 만큼 융통성이 부족한 종족이라, 자신들이 정한 기준을 넘어서는 사안에 대해서는 ‘협상’이란 게 통하지 않는 부류이기도 했다.

그들의 이런 성향을 이용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기에.

나는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드워프제 기간트용 무기 몇 가지를 추가로 요구했고(격납고에 대기 중인 2기가 사용할 것 포함).

다소 많은 양에 고개를 갸웃거린 드워프들의 왕이 흔쾌히 이를 허락함으로써 최종 계약서를 작성하게 되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후 드워프 국왕과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눈 나는, 집무실 밖에서 대기 중이던 관리의 뒤를 따라 내게 배정된 숙소로 향했다.

그리고 그 길목에서.

두 명의 ‘대륙급’ 강자 중 1인이자 생전 처음 발견한 ‘S급 파일럿 재능’의 소유자.

칼튼 에거시를 만났다.

#2

“젠장, 더럽게 빠르네...”

드워프제 기간트만큼이나 화려한 외형을 자랑하는 샌포드제 적색 기간트 ‘가이아’.

이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청색 베이스의 외부 장갑과 비교적 단순한 외형을 지닌 이펜타르크제 기간트 ‘첼시’.

두 기간트의 출력 차이는 무려 500rp였고.

특수 능력을 제외하면, 단순 기동면에서는 대륙 제일을 다투는 기체가 바로 이펜타르크제 기간트였다.

게다가 2300rp급인 첼시는 고등급(2200rp급 이상) 기간트 중 대륙 전역에 가장 많이 팔려나간 스테디셀러(애초에 2200rp급 이상의 기간트를 공식적으로 판매하는 나라는 이펜타르크 제국과 임페르노 공방 단 두 곳 뿐이었다)였으니, 그 성능은 굳이 언급할 필요조차 없었다.

하지만 그런 첼시를 탄 자타공인 천재 오너 칼튼 에거시는, 평소 움직이는 마력포라며 무시하던 샌포드제 기간트가 선보이는 말도 안 되는 기동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대련이 시작된 지 10분 정도가 흐른 시각.

가이아의 롱소드와 발길질을 여러 차례 허용하며 상체 외부 장갑의 14%, 하체 외부 장갑의 9%가량이 깎여나간 상태였다.

“빌어먹을... 고작 저딴 허접한 기간트로 어떻게 저런 움직임을!”

창백할 정도 새하얗던 얼굴이 붉게 물들 정도로 머리끝까지 화가 난 칼튼 에거시.

그가 저도 모르게 마력엔진을 풀(오버클럭 직전까지)로 가동하며 몸에 새겨진 비기를 펼쳐 보였다.

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자세를 한껏 웅크린 기간트가 엄청난 풍압을 일으키며 정면의 적을 향해 한 줄기 빛살을 그려냈다.

강력한 발검술을 자랑하는 디페른가의 검술을 구사하기 위해, 무려 검집과 기간트용 요대까지 제작한 칼튼 에거시의 첼시.

어지간한 상급 엑스퍼트의 눈으로도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극쾌의 묘리가 담긴 발검술이었고.

이제껏 그가 전력으로 펼친 이 일격필살의 검을 받아낸 적은 400년 묵은 요괴인 엘프 대정령사 단 한 명뿐이었다.

“엇!”

어디까지나 이것은 대련.

적정한 선이라는 게 존재했고, 저도 모르게 이를 넘어버린 칼튼 에거시가 검에 담긴 힘을 일부나마 회수하려는 찰나...

카아아아아아아아아앙

그가 조치를 취하기도 전에 무려 회피가 아닌 받아치기를 선택해버린 가이아.

“이런 미친!”

비록 약소국이라곤 하지만 디페른 공작가는 대륙 전체에서도 이름 높은 검의 명가였고.

그곳의 가주이자 나이만 왕국 당대 최고의 무인인 디페른 공작의 검술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인물이 바로 칼튼 에거시였다.

그리고 자신이 익힌 디페른가의 검술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위력을 자랑하는 것이 바로 조금 전 선보인 발검술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같은 발검술도 아닌 단순한 횡베기로 받아치다니...

놀란 마음을 채 추스를 새도 없이, 검을 휘두른 두 기간트의 팔이 서로의 검에 실려있던 마력과 기세를 감당하지 못해 일제히 뒤쪽으로 튕겨 나갔다.

쿵쿵쿵쿵쿵쿵쿵쿵쿵...

10여 걸음을 물러나며, 검들의 충돌로 인해 발생한 마력의 폭풍으로부터 첼시의 균형을 유지해낸 칼튼 에거시의 실력도 대단했지만.

마력 폭풍의 힘을 역으로 이용해 기체를 팽이처럼 회전시키더니.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허공을 박차며 첼시를 향한 공세를 이어가는 가이아의 움직임은, 이를 구경하고 있던 이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었다.

마치 드릴처럼 회전하며 첼시를 향해 날아드는 가이아.

“어, 어떻게 이럴 저가... 말도 안 돼... 이건 꿈이야아아아아아아!”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그 엄청난 기세와 속도에 미처 몸을 피하지 못한 첼시는 가이아의 어깨에 흉부를 강타당하며 허공으로 부웅 떠올랐고.

콰당탕탕탕탕......

근 30여 미터를 날아 훈련장의 바닥에 처박히고 말았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어대는 칼튼 에거시.

간신히 손으로 바닥을 짚으며 일어나려는 그의 귓가로 무뚝뚝하기 그지없는 음성이 파고들었다.

[이 정도면 서열 정리가 됐겠지? 부족하다면 조금 더 해도 상관없다.]

칼튼 에거시는 옅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본인이 진짜 천재 중의 천재인 만큼.

단 10분의 교전으로도 상대방의 역량이 자신을 상회하고 있음을 눈치챈 것이다.

“하, 대체 어디서 저런 괴물이 나타난 거야...”

‘대륙급’ 강자인 두 사람의 서열이 완전히 정리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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