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 연옥과 지옥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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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수학 신동의 수리적 통찰력] : 관련 퀘스트 발생!
- 수학경시대회에 출전해 입상하세요.
- 보상 : 청색 카르마, 입상 성적에 따라 차등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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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무반응이던 [수리적 통찰력]에 퀘스트가 뜬 것이다.
기꺼운 마음 한편으로는 의문이 떠올랐다.
우선 내용.
내가 겪기로 각 퀘스트에는 탤런트 본주인의 테이스트가 다분히 가미됐다. 그들이 하고 싶은 걸 내게 시킨다는 느낌.
그런데 최석현이 정말 저걸 바랐을까?
경시대회 따위가 뭐냐. 그는 세계올림피아드 대회에서 순위권에 들고 미국의 스탠포드 대학에 스카우트되어 최연소 수석연구원까지 찍었던 사람이다.
그런 그가 경시대회를? 왜?
병아리들이 아장대는 걸 구경이라도 하고 싶은 건가? 아님 양민학살의 기분이라도 느껴보고 싶었나?
퀘스트가 뜬 타이밍도 묘했다.
고윤숙이 경시대회를 입에 담고도 한참 동안 별 반응이 없었는데, 안내문을 쓱 훑어보는 와중에 대뜸 퀘스트가 떴다. 이 간극은 어디서 온 건가?
‘···뭐지? 이 안내문에 뭐라도 있는 건가?’
물론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끙끙대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
난 궁금증은 깔끔히 재껴버리고 행복회로를 돌렸다. 내 눈이 주목한 것은 퀘스트의 한 대목이다.
-입상 성적에 따라 차등지급.
보상을 적확히 명시하지 않는 애매한 표현.
그러나 귀수의 사례로 판단컨대, 이런 종류의 퀘스트야말로 카르마를 후하게 뿌릴 가능성이 높다.
전화번호를 외우는 것보다 커리어면에서 백억배는 가치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든다.
나는 망설임 없이 대회 참가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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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니고 있는 대원고교는 인문계지만 야자를 강요하지 않는다.
학교측은 학생 개인의 학습 스타일에 맞춘 진정한 자율화 어쩌고 하는 설명을 내놓았다.
당연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다.
그냥 공부 할 놈만 데리고 가겠다는 교육관의 발로였다.
까진 놈 의욕 없는 놈까지 끌고 가는 비효율은 저지르지 않겠다, 우린 되는 놈에게만 집중한다, 그런 식의 태도가 이 학교에는 만연했다.
뭐, 덕분에 부담 없이 귀가부가 될 수 있어서 나로선 좋지만.
전생에선 공부를 해봐야 소용없어서 귀가부가 됐다.
회귀한 뒤에는, 말은 비슷하나 정반대의 이유로 귀가를 택했다. 보라. 지금의 내게 고교 수준의 수학 공부가 필요한가?
무념.
그래서 요즘엔 방과 후에 탤런트가 있을 만한 곳을 체크하거나, 아님 퀘스트를 수행하며 카르마 포인트를 벌었다.
그게 자율학습보다 백배는 더 유익하니까.
그렇게 오늘도 귀갓길을 걷고 있는데, 교문 저편에서 꺅꺅대는 고주파 소음이 들려왔다.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
“상진이다 상진이. 우와. 진짜 존잘.”
“와이씨, 유전자가 사람 차별하네 막. 집안도 좋은데 와꾸도 지리고. 세상 이렇게 불공평해도 되는 거냐?”
“학생회장이랑 같이 있네? 잘 어울린다. 둘이 진짜 사귈까?”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어차피 천상계의 일인 것을···.”
“와 롤스로이스 탄다. 저런 거 타면 무슨 기분일까?”
“우린 모르는 게 약 아닐까? 알면 더 배 아플 거 같아.”
화폭을 찢고 나온 듯한 선남선녀가 새까만 대형차에 탑승하고 있었다.
우리 학교에선 꽤 유명인들이었다.
정상진. 저 훤칠하게 생긴 사내놈은 나와 동급생이고, 동급생이라는 점 외엔 아무 공통점이 없다. 미남에 학업성취도 우수, 김송헌 따위와 달리 사생활도 깔끔했다. 그리고 대원학원 이사장의 손자라는 타이틀까지.
어디 주인공 캐릭터 프로필을 빼온 것 같은 놈이었다.
그리고 그 옆의 여자는 윤정희. 1년 상급생이고 전교학생회장이다. 당연히 미녀겠지? 미녀다. 그녀 역시 주인공의 옆에 있기 위해 어디서 풀셋팅이라도 받아온 듯한 이력을 소유했다.
난 그 주인공 커플이 차를 타고 사라지는 모습을 묵묵히 바라봤다.
부러워서?
아니다.
그들이 내 목표이기 때문이다.
계획만 차근히 잘 진행된다면, 그들은 내 왕따 탈출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배역을 맡게 될 것이었다.
그리고 그 즈음에 나는 그들과 이렇게 멀리 있지 않겠지. 어깨를 나란히 할 거다.
안 될 게 뭐가 있나? 나도 귀가부고, 쟤들도 귀가부다. 다른 점이 있다면 쟤들은 고액의 개인과외를 위해 귀가한다는 정도겠지만, 그게 대수인가?
앞으론 내가 그 과외선생보다 더 유능해 질 텐데.
전생의 내가 날 봤다면 미쳤다고 하겠군.
그러나 그건 인마, 네가 재능이 있어본 적이 없어서 그런 거다.
난 몸을 돌려 걸었다.
언젠간 반대편 지점에서 그들과 만나리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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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를 걸었다.
최근 며칠 동안은 공방거리와 박물관을 탐방했다.
공방거리는 장인들의 손때 묻은 도구들에 탤런트가 깃들지 않을까 해서고, 박물관은 그렇게 옛 물건을 모아뒀는데 사연 있는 거 하나 없을까 해서였다.
그러나 성과는 신통찮았다.
특히 박물관에선 조선시대 백자에 깃든 붉은색 탤런트를 발견하고서도, 결국 얻지 못했다. 왜냐고? 너무도 지당하고 어이없는 이유다.
‘···보호유리 때문에 다가가질 못하니 흡수도 못 했지.’
그랬다.
탤런트를 흡수하기 위해선 직접적인 접촉이 필요한데, 박물관에선 그게 불가능하다. 유리를 깨고 만지면 되겠지만 그러면 탤런트 얻고 전과도 얻겠지.
앞으로는 학예사나 큐레이터를 알아봐야 되나?
이놈의 탤런트 때문에 진로까지 고민하고 자빠졌네.
그럼 다음은 어디로 가야 할까.
일단 생각해둔 후보는 미술관과 골동품점, 하다하다 안 되면 고물상에 전당포까지 찾아가볼 생각이었다. 그럼 여기서 가장 가까운 곳은···.
“···아악!!”
그때 저 앞에서 찢어지는 비명소리가 들렸다.
공교롭게도 사건은 바로 정면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도로 인근의 도보 위, 한 할머니가 숄더백의 끈을 붙잡고 늘어져 있었다. 두 다리는 이미 지면에서 떨어져 허우적거리고, 기울어진 몸은 넘어지기 직전의 상태에서 위태로운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팽팽한 끈을 가운데 두고 반대편으로는 바이크를 탄 누군가가 숄더백을 잡아당기고 있었다.
날치기다.
정확히 말하면 어설프게 날치기를 시도하다 실패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
그러나 대치는 잠깐이었다.
날치기범이 한쪽 다리를 들어 할머니의 어깨를 걷어찬 것이다. 할머니가 휴지 조각처럼 나풀대며 쓰러지고, 가방은 속절없이 날치기범의 손에 넘어갔다.
윙윙.
배기음을 거칠게 뿜으며 바이크가 질주한다.
공교롭게도 내 쪽을 향해서.
‘···무시하자.’
개입했다간 괜한 일에 휘말리고 오늘 하루를 날릴지도 모른다.
어차피 잡범.
저놈 잡는다고 세상이 조금이라도 달라지나? 아닐 테지. 어차피 내일도 해는 뜰 거고 전두환은 개새끼이며 멸종위기종의 마지막 한 마리가 어김없이 멸종해버리고 말 것이다.
유감이지만, 단지 유감이기만 하였다.
세상이 이렇게 생겨먹은 건 내 탓이 아니다. 오히려 이렇게 생겨먹은 세상 쪽이 나한테 사과해야 한다.
사과하지 않을 거라면 무슨 자격으로 나의 방관을 비난하겠는가.
그러므로···
-이제 다 잘 될 것이야. 응응. 자네도···.
내 손이 제멋대로 움직이더니 숄더백을 낚아챘다.
[귀수의 손재주]와 전생에 각골의 각오로 익힌 소매치기 기술이 결합됐다. 숄더백은 원래 제 자리로 돌아온 듯 내 손아귀로 옮아왔다.
그러나 이번엔 날치기범이 가방끈을 쥐고 늘어졌다.
그 찰나의 순간.
귀수의 예민한 손끝이 힘의 흐름을 읽어내고, 수리적 통찰력이 저항을 상쇄하고 흘려낼 최적의 궤적을 계산해낸다.
가속도를 받은 바이크의 묵직한 중량이 내 팔뚝에 가해질 즈음,
나는 손목을 가볍게 틀며 쓱 잡아당겼다.
그러자 아주 손쉽게도, 바이크의 뒷바퀴가 스핀하며 그립을 잃고, 날치기범은 내가 되돌려낸 힘을 주체 못하고 휘청대다 옆으로 쓰러졌다.
결국 놈은 데굴데굴 굴러가다 담벼락에 처박혔고, 바이크는 주인과 37도의 각도를 유지하며 도로 저편으로 튕겨나갔다.
완벽한 계산이라고 희희낙락 자찬하는 한편
내 두뇌의 좀 더 이성적인 부분은 이렇게 탄식했다.
'아 시바. 저질렀다. 또 저질렀어.'
이쯤되니 내 몸뚱이가 두려웠다.
기생수라도 붙어 있는 거 아냐?
그게 아니면 설명이 안 되는데?
나 자신에게 전율하며, 갈색 숄더백을 들고 할머님께 되돌아갔다. 경찰에 신고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할머님, 괜찮으세요?”
“아유아유···. 난 괜찮어. 학생은? 어디 안 다쳤어?”
“당연히 괜찮죠. 일어서실 수는 있구요?”
“그러믄. 어잇차.”
노인은 내 부축을 받더니 벌떡 일어섰다.
걱정이 무색케도 완전 멀쩡하셨다. 부축은 그냥 거들 뿐.
바이크 탄 장정에 매달려서 씨름을 하던 패기가 어디서 나왔나 했더니, 맷집이 보기와 다르게 탁월하신 모양이다.
“아놔 모양 빠지게!!”
반면 날치기범 쪽은 타격이 커 보였다.
라이더복은 아스팔트에 갈려 너덜너덜하고 흙투성이였다. 그렇게 굴렀으니 반고리관도 아직 비협조적일 것이었다. 덕분에 놈의 삿대질은 내게 닿지 않고 엇나가 애먼 곳만 찍었다. 괜히 지적당한 간판과 가로수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거기에 비틀거리는 모습까지 종합하니 완벽한 취객의 자태가 완성됐다.
놈이 내게 걸어오며 헬멧을 벗어던졌다.
난 살짝 놀랐다.
헬멧 안에서 아는 얼굴이 나온 것이다.
우리 반은 아니지만, 김송헌 똘마니 중 한 명이라 낯은 익었다. 이름이 뭐더라···.
“전두환이었나?”
“이두한이다!! 어어···. 근데 너···. 어디서 많이 봤는데···.”
“기억 안 나면 그냥 지나가시든가.”
“너. 너어어어 그래 맞다. 너 이한열이지? 김송헌 꼬붕! 아놔 새끼 너 대체 뭐야?! 뭔데 갑자기 튀어나와서 진로방해를 하고 있어···?!”
“진로방해가 아니라 범죄자 검거가 아닐까 싶은데.”
“···이 핫바리 새끼가 우루사를 처먹었나. 뭔 간덩이가 시발 원기왕성해져서···. 뭐냐 너. 뒤질래?”
이두한이 후들거리는 팔로 내 멱살을 잡았다.
대사와 행동 하나하나가 삼류 악당의 전범이라 할 만 했다. 충무로에 갔으면 양아치역으로 대성했을 텐데 재능을 허비하고 있는듯하여 안타까웠다.
난 대꾸하지 않고 한 발자국을 슬쩍 뺐다.
놈은 다리가 풀린 듯 주저앉았다. 아직 균형감이 돌아올 때가 아니지.
그러자 내 뒤에 있던 할머님이 타이밍 좋게 바턴을 받아, 놈의 정수리에 정의의 꿀밤을 먹이셨다. 한 대, 두 대, 세 대···.
“이놈! 이 나쁜놈! 어디 할 짓이 없어서 도둑질을!! 이놈!!”
“으앗! 아앗!! 으아아앗!!”
아프겠다···.
싶었는데 정말 아팠는지 놈이 벌떡 일어섰다.
“이 썅것들이 날 뭘로 보고!!”
“뭘로 보긴! 도둑놈으로 보지!!”
“으이익···!”
할머님은 패기 있게 외치다가 신속하게 내 뒤로 대피하셨다. 치고 빠지는 게 아주 수준급이셨다.
이두한은 눈에 불을 키고 달려들었지만, 내가 아무리 몸치여도 반쯤 환자의 주먹에 맞을 만큼 형편없진 않다.
서너 번 놈의 주먹질(이라 쓰고 허우적이라 읽는다)을 피했을 즈음 어디선가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위요오오옹-!
“음. 경찰 왔네.”
“···엇! 어어엇···!”
본인이 날치기를 하다 걸렸다는 사실을 아주 잊진 않은 모양이지.
아니면 사이렌을 들은 순간 떠올렸던가.
이두한이 날 한 번 매섭게 째리다가, 아주 볼품없는 뒷모습을 보이며 도주를 시도했다.
도로에 방치돼 있던 바이크 상태는 비교적 멀쩡했다. 이두한은 서둘러 시동을 걸고 악셀을 밟았다. 문제는 이두한 쪽이 멀쩡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놈은 몇 미터를 비틀비틀 운전하다 가드레일을 들이박고 화단에 처박혔다.
난 그 모습을 아연히 쳐다보다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경찰사이렌 어플을 종료했다.
경찰이 이렇게 빨리 올 리가 없잖아, 븅신.
결국 경찰보다 119가 먼저 도착했고, 앰뷸런스는 피해자인 우리가 아니라 날치기범을 실어서 떠났다.
경찰은 앰뷸런스와 바턴 터치하듯 도착해서 사정 청취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협조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날치기 피해자 맞으시죠?”
“제가 아니라 이쪽 할머님이요. 전 신고자입니다.”
“아, 그러시군요. 여사님은 다치신 데 없으신가요?”
“예예. 이 학생 덕에 멀쩡합니다.”
권익이라는 이름의 순경은 친절했고, 사건의 전모를 듣고는 같이 분노해주기도 했다.
“이 날치기 미수범한텐 형사조치가 취해질 겁니다. 날치기가 대개 재범이거든요. 가중처벌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귀가하셔도 좋구요. 병원에는 꼭 들르세요, 여사님.”
“아이구 난 괜찮다니까요.”
“하하.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요. 아니, 이렇게 된 거 제가 모셔다 드릴게요. 어차피 저놈 수갑 채우려면 저도 병원 가야 되니까요.”
“그래요? 그럼 신세 좀 질까요?”
“네네. 그러세요.”
정신 차리고 보니 나까지 병원에 와 있었다.
응급실에서 나란히 진찰을 받으며 할머님과도 꽤 친해졌다.
오인화라는 이름의 여사님은 보기보다 수다쟁이셨다.
아들들은 다 독립해서 연락도 없고, 맨날 술만 자시는 할아범은 꼴도 보기 싫다는 둥의 불만을 한참 늘어놓으시는데, 정작 말하는 그녀의 표정은 따듯해 보였다.
나는 모르는 가족의 정이란 거겠지.
어쨌든 나와 오여사는 ‘대단히 건강’ 판정을 받은 뒤 병원을 나섰고, 이제 시간은 밤 9시를 훌쩍 넘기고 있었다.
망했네.
이래서 괜히 끼어들고 싶지 않았던 건데···.
후우. 다시 한 번 영혼에 새겨야겠다.
오지랖은 건강에 나쁘다. 착한 짓 해봐야 알아주는 사람도 없다. 권선징악은 드래곤볼에서나 보고 말자.
기타 등등을 되뇌고 있는데 오여사께서 내 손을 턱 잡더니 말했다.
“그러고 보니 그냥 말로 퉁칠 뻔했네. 뭐라도 사례해야 되는데···. 한열이 뭐 필요한 거 없어?”
“네? 아뇨아뇨 괜찮아요. 사례 바라고 한 일 아닙니다.”
사실이다. 내 손이 얼떨결에 저지른 일로, 내 의지와는 무관했다.
“한열이는 그렇겠지만 내가 불편해서 그래. 은혜를 제대로 갚지 않으면 악운이 닥친다고. 난 옛날 사람이라, 이런 건 확실히 해야 맘이 놓여. 알았지?”
“······.”
정말.
공교로운 날이라니까.
“네, 알겠습니다.”
“그럼 어디보자. 학생이니 돈은 좀 뭐하고. 뭐 필요한 건 없니? 아님 우리 가게라도 가볼래? 쓸모는 없지만 근사한 거라면 꽤 있는데.”
“네에? 무슨 장난감가게라도 하세요?”
“그건 아니고, 골동품 가게.”
“···골동···품이요?”
“응. 할아범이 시작한 건데, 그 양반 꼼꼼하질 못해서 지금은 내가 맡아서 하고 있어. 관심 있니? 남편이 숨겨둔 비밀 콜렉션도 몰래 줄 수 있다고?”
“···하하.”
시원하게 후려맞은 기분으로 난 생각했다.
오지랖이야말로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다. 착하게 살면 다 되돌려 받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나는 드래곤볼을 경전처럼 여기며 에네르기파를 연마하기로 했다. 음음.
“얼른 가시죠!”
그리고 그날 밤,
나는 두 번째 Rank C급 탤런트를 얻게 됐다.
< 6. 연옥과 지옥 - 2 > 끝
ⓒ 달의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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