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능이 자꾸 늘어-19화 (19/164)

< 6. 연옥과 지옥 - 4 >

“그럼 그걸로 할래?”

“예. 그러지요.”

“어머, 갑자기 말투가 왜 그러니? 사극 흉내야?”

“······.”

젠장. 87%라니. 동조율이 너무 높잖아.

이번 경험은 너무 생생해서 적응 시간이 좀 필요했다.

잠시 의자에 앉아 쉬면서, 나는 ‘동조율’이란 개념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귀수의 손재주 때는 51%

이번에는 87%

그러나 보통은 1%를 넘기기도 힘든 숫자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걸까?

처음에는 내 본래 재능과의 비교치인 줄 알았다.

수리적 통찰력의 경우엔 0.78%였는데, 나와 최석현의 수학지능을 비교해보면 대충 1/100쯤 되지 않을까 싶었던 거다.

그러나 아니었다. 전생의 내가 귀수의 절반이라도 손기술이 됐다면 내 무능을 그리 통탄할 일도 없었다. 내 눈치가 이완용의 87%나 됐다면 애당초 왕따도 안 됐겠지.

그러므로 내 가설은 이렇다.

‘내가 그만한 업을 쌓아두었을수록 초기 동조율이 높다.’

난 손재주는 없지만, 손기술을 써야 할 상황에는 많이 처해 보았다.

소매치기에. 빈집털이에. 금고따기까지. 그것들이 실제 범죄로까지 이어진 일은 많이 없었다. 아무리 해도 실전에 쓸 만큼 숙달시키진 못했으니까.

그러나 조폭 사회라는 게 적성이 안 맞는 걸 배려해 줄 만큼 친절한 곳이던가. 안 되면 될 때까지 후드려 처맞고, 밤을 새서라도 할 수 있게 채찍질 당했다.

밀도와 강도 양면에서 난 국가대표 뺨칠 만큼의 하드트레이닝을 경험해본 것이다. 고작 범죄 목적으로.

그런 게 반영된 수치가 귀수의 51%.

눈치는 뭐.

설명할 필요도 없다.

난 평생 눈치만 보면서 살았으니까. 못해도 평생 정치판에 있었던 이완용의 87% 정도는 될 만큼.

“······.”

말하고 보니 엄청 우울해지네.

에비에비.

난 손을 휘휘 휘둘러 구름처럼 모이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해산시켰다.

“한열아, 이것도 가지고 가. 이 할미가 꾹꾹 눌러 담았어.”

“네? 뭘 또 이렇게···.”

“과일이랑 직접 만든 수제과자랑 매실청이랑···.”

“와우. 다 먹을 거네요. 가져가면 애들이 좋아하겠어요. 잘 먹을게요 오여사님.”

“그래. 맛있게 먹구 다 먹으면 또 얘기해. 집에 많으니까.”

두툼한 쇼핑백을 받으며 알겠다고 답하려 하는데, 그때 누군가 가게문을 퉁퉁 두드렸다.

“계십니까?”

“응? 이 시간에 누구지? 올 사람이 없는데. 누구세요?”

문이 열리며 등장한 이의 낯이 익었다.

경찰제복에 선한 얼굴. 아까 현장에 와서 사건을 접수했던 그 순경이었다. 이름이 권익이었나.

“아유. 경찰 선생 여기까진 어쩐 일이야? 들어와요 들어와.”

“···아. 아뇨. 그건 염치가 없어서···. 아, 한열 학생 여기 있었네요. 다행이다.”

“응? 염치가 없을 게 뭐 있다고. 근데 한열 학생 찾아왔어요?”

“네, 전화를 안 받아서 여기 있을까 하고···.”

“무슨 일로?”

“아, 그게. 말씀드리기 좀 죄송스러운데요···.”

권익 순경이 곤란하다는 듯 제 머리를 헤집었다.

그러다 씹다씹다 결국 씹히지 않는 질긴 뭔가를 뱉어내듯, 말하는 것이었다.

“아까 그 날치기범이 학생을 고소하겠다네요. 폭행으로요.”

그때 창이 눈앞에 뿅 튀어나왔다.

===

[매국노 이완용의 눈치] : 관련 퀘스트 발생!

- 고구마가 느껴진다. 얼른 사이다를 내오거라.

- 보상 : 청색카르마, 사이다의 청량도와 맛에 따라 차등지급.

===

그새 현대화 패치가 끝난 이완용이 퀘스트를 던진 것이었다.

겁나 성의 없는 퀘스트를.

---

담당 형사의 표정이 대단했다.

경찰서에 있는 사람의 눈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분쟁지역, 테러현장, 재난대피소 따위에 어울렸다.

짧은 몇 분 동안 삶을 다 살아버린 사람의 얼굴로 그는 한숨을 쉬었다.

“···그래서, 어쩌자는 겁니까?”

“저놈은 잡아가두고!! 우리 아들은 풀어줘야지!! 당연한 거 아니야?! 당신 머리가 그렇게 안 돌아가?!”

“···하.”

과연 모전자전이었다.

그녀는 이두한이 늙고 성전환을 하면 딱 저럴 것 같은 꼴로 깽판을 치고 있었다. 깽판의 질낮음, 삼류성, 발암의 맹독성까지 거의 빼다 박았다.

양아치성은 남녀와 연령을 불문하며 동시에 유전적으로 대물림된다는 표본으로 논문에 올라도 되겠다.

“아니 아주머니, 지금 아드님은 날치기로 검거된 거구요, 저 학생은 그 범죄를 저지한 거예요. 이해하셨어요?”

“나 귀 뚫렸거든?”

“예예, 그러시겠죠. 어쨌든 이 경우엔 위법성이 조각됩니다. 범죄를 막으려다 물리력을 쓴 거니까요. 이런 상황에선 통상···.”

“너 내가 누군지 알아?”

“예?”

“내 남편이 한진테크 전무이사거든?! 내 아들이 날치기? 쟤 용돈이 당신 월급보다 많을 텐데? 그게 상식적으로 말이 된다고 생각해?”

“······.”

“어디 근본 없는 범죄자 새끼들하고 내 아들을 엮어? 빨리 내 아들 데려오지 못해?”

그러자 내 옆의 오여사님이 벌떡 일어서셨다.

안 오셔도 된다고 그리 말했는데 화 뻗쳐서 안 되겠다며 부득불 따라오신 것이었다.

“아니 이 아지매가 말을 막 하네! 그 도둑놈이 한 짓을 내가 뻔히 봤는데! 당신 아들놈이 걷어찬 옆구리가 아직도 시큰하구만!”

“교양 없기는.”

“뭐예요?”

“할매, 말을 할 때는 근거를 갖고 말하셔야지. 증거 있어?”

“증거? 아니 내가 당해서 당했다고 말하는데, 증거가 뭐 필요하다고?”

“이거 큰일 날 사람이네? 요즘 그렇게 사람 함부로 모함하면 안 돼요? 그거 무고죄라고. 무고. 들어나 봤으려나 모르겠네. 아, 못 배우셔서 모르나?”

“허. 허허···!”

오여사께선 곱게 나이드신 모양이다.

저 충격 받은 표정을 보건대 우리 사회에 철면피라는 인외종족이 숨어산다는 사실을 모르셨던 게 분명하다. 아님 알지만 겪어보지 못하셨거나.

“아니 그럼 내가 거짓말을 한단 말이에요?! 대체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나야 모르지. 보아하니 두 사람 좀 친한 거 같은데···. 뭐, 평소에도 만나고 그러는 거 아녜요? 용돈 좀 주고 그 대신···.”

그러면서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위아래를 훑는 게 아닌가.

뒷말은 흐렸지만 바보가 아니고서야 그 의미를 모를 리 없다.

대단했다.

대체 어떤 비약을 거쳐야 저런 결론이 나오는 걸까? 난 어처구니없기 전에 궁금하기까지 했다.

“뭐? 내가 원조교제를 했다고? 방금 그거 그런 뜻이에요?”

“아니 뭐 꼭 그런 의미라고 말하진 않았고. 어쨌든 의도가 불순해 뵌다, 그런 거죠. 쟤가 우리 아들 때린 거 감싸주려고 당신이 시나리오 썼을지 누가 알아? 다 늙었으니까 동정표도 얻을 수 있겠다, 안 그래?”

“···진짜 이 아줌마 나오는 대로 막 뱉는구만?!”

“아휴 진짜. 수준 안 맞아서 말을 못 하겠네. 말 막히면 언성 높이는 거, 그거 없어 뵈니까 하지 마요. 천박하게.”

“······.”

개소리 빌런계의 최강자는 발바리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내 견문이 넓어졌다. 이 아줌마는 그 발바리와 최강자 배틀에서 자웅을 겨룰 만했다.

언성 높이기, 증거도 없이 모함하기, 논리 비약까지, 따지고 보면 본인이 먼저 다 했던 것들이었다.

그야말로 누워서 침 뱉기.

그런데 이 여자는 여기서 비범하게도 스프링클러처럼 침을 마구 흩뿌려서 광역딜을 시전해버렸다.

본인에게도 피해가 가야하지만, 아쉽게도 그녀에겐 [이중잣대]와 [안면몰수]라는 패시브 스킬이 있으므로 면역인 것이다.

상대가 안 된다.

저 무지막지한 아전인수 논리를 논파하기엔 우리 오여사께서는 너무 선량하고 상식적이었다···.

어쨌든.

이젠 담당형사가 내게 다가왔다. 본인을 강형사라 밝힌 그는 지치고 무기력해보였다.

“···음. 미안하지만 학생. 저쪽에서 고소를 해왔으니 우리도 조사를 해야 하거든.”

“네, 이해합니다.”

“아까 상황은 들어서 대충 아는데. 으음···. 혹시 그때 다른 목격자라든가. 증명할 만한 기록물이라든가. 그런 건 없었어?”

“제가 기억하기론 없었어요. 주위 상가는 그때 다 문이 닫혔었고. 장소부터가 인적이 드문 곳이었습니다. 애초에 그런 곳이니까 범죄를 시도한 거겠지만요.”

“그래. 그렇지···. 그런 곳이니까···.”

난 강형사가 웅얼거리는 말들에서 불온한 냄새를 맡았다.

눌은 말투, 피곤한 눈매, 만성피로에 쩌든 몸짓 하나하나, 그 모든 것들이 만화 속 말풍선처럼 그의 속내를 표시했다.

-목격자도 없고. 증거도 없다. 남은 건 쌍방의 주장뿐. 아마 이 학생의 말이 맞겠지만, 일이 이렇게 되면 정석대로 풀어가긴 힘들지···.

본능적으로 쉬운 해결방법을 찾으려는 약한 마음이 꿈틀댄다.

“음, 주소지가 주현보육원···. 법적보호인은 여기 원장선생님으로 되어 있네. 보호자는 불렀어?”

“예. 곧 오실 거예요.”

“그래. 흐음···.”

-게다가 고아야. 고아 한 명과 한진테크 전무이사의 싸움. 끝이 어떻게 나올지 뻔하다. 이 학생을 위해서라도 적당히 마무리하는 게 나아.

그리고 그 약한 마음은 합리화할 근거까지 찾아낸다···.

물론 다 내 뇌내망상이다.

정말 저렇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확인할 도리가 없다. 그냥 느낌이 그렇다는 것뿐.

그러나 난 이 느낌을 무시하지 못했다. 내 감이라면 무시하겠지만, 이 감은 내 것이 아니므로.

===

[매국노 이완용의 눈치](Rank C)

- 이 탤런트는 눈치의 재능에 관여합니다.

- 동조율 : 100%

===

눈치 [명사]

: 사람의 마음이나 일의 앞뒤를 상황으로 미루어 알아내는 것.

영어로는 wit 혹은 sense.

단순히 말귀를 알아듣는 능력이 아니라, 보이고 들리는 단서들을 취합해 정황과 추이를 밝혀내는 판단력, 혹은 이해능력이다.

단순히 감으로 치부할 수 없다.

최석현의 수학재능과 동일한 Rank C, 게다가 혼란스러운 구한말을 버텨낸 그 이완용의 눈치빨이라면 어느 경지에 이르러있음이 명백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가 어렵게 말을 꺼냈다.

“···학생, 내가 보기로는 말이야···.”

그때 경찰서 문이 벌컥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

반쯤 휑한 민머리에 허름한 양복을 입은 초로의 남자.

그는 온 관절에 각도기를 탑재한 듯이 반듯하고 정갈하게 움직였다. 얼굴의 주름 하나조차 자로 잰 듯 곧았다.

오래 되었지만, 낡기보단 묵었다고 표현되는 어떤 깊이가 사내에겐 있었고, 따라서 그 누추한 옷차림조차 그에겐 흠이 아니라 세월을 증거하는 장식처럼 보였다.

말하자면 근사한 골동품.

그래, 인간 모양으로 빚어진 골동품 같은 남자가 우리가 있는 곳으로 뚜벅뚜벅 걸어왔다.

“저희 아이가 여기 있다고 왔습니다만··· 음. 여깄네요. 한열아.”

“오셨어요, 원장 선생님.”

“그래. 네가 경찰서에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만.”

그가 우리 주현보육원의 원장, 마기철이었다.

“네, 보호자 여기 앉으시구요. 보육원 원장님 되시죠? 어떻게 된 일인지는···.”

“오면서 전화로 들었습니다. 근데 이해는 안 되는군요. 우리 아이가 범인을 잡았는데 고소를 당했다는 게 무슨 의미입니까?”

“아, 그건 말이죠···.”

“하! 고아였어? 그럼 그렇지. 하여간 없는 것들이 음흉하긴 더 하다니까!”

그 순간 어줌마(이름을 기억하고 싶지 않으므로, 앞으로 어그로+아줌마로 부르기로 하였다)가 발작하듯 뇌까렸다.

원장님이 그녀를 보더니 툭 뱉듯이 말했다.

“아줌만 누굽니까?”

“나? 당신네 고아놈이 폭행한 아들의 어미 되는데?”

“폭행은 그냥 그쪽의 주장 아니요?”

“우리 아들이 그 만신창이가 됐는데! 단순히 내 주장이라고?! 상처가 증거라고! 증거!!”

원장선생님이 이번엔 날 보며 물었다.

“네가 때린 건 맞냐?”

“때렸다기보다···. 물리적 압력을 가한거죠. 작용 반작용의 법칙이랄까. 밀었더니 밀렸다 뭐 그런 거랄까···.”

“그래서 네가 그렇게 만든 건 맞고?”

“일단 그렇죠. 사실 혼자 가드레일에 갖다 박은 게 더 크지만.”

“그래? 그냥 때리지 그랬냐? 저런 여자 아들이라면 좀 맞아도 될 거 같은데.”

“그러게요. 저도 그럴 걸 그랬다고 후회하고 있어요.”

어줌마는 아연한 표정이 됐다.

“뭐, 뭐야? 허, 허참!! 당신들 깡패야?! 경찰! 이거 봐! 이거 범죄 모의하는 거 아니야?! 잡아 가둬야지 뭐하는 거예요?! 나 참 어이가 없어서!”

“···아니, 누가 봐도 농담이잖아요.”

“내 아들이 지금 살해 위기에 처했다고!!”

“그렇게까지는···.”

어줌마의 발광을 뒤로하고 강형사가 설명을 시작했다.

“네 뭐.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렇게 된 겁니다.”

“한 방에 이해가 되는군요. 흠. 증거나 증인은 없습니까?”

“네, 그게 희한할 정도로 없네요. CCTV도 없는 곳이고. 일단 현장에 애들 보내서 블랙박스 체크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말이 없는 걸로 봐서는···.”

“그렇군요. 바이크 날치기면 장갑을 끼고 있었을 테니 지문도 없을 테고.”

“그렇습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강형사가 아까 내게 하려했던 말을 이번엔 원장선생님에게 읊었다.

“두 분, 합의하시는 게 어떠십니까?”

“···합의?”

“네, 뭐. 어차피 이렇게까지 걸리는 게 없으면 기소도 안 됩니다. 쌍방의 의견이 갈렸는데, 사실상 상처 입은 건 저쪽뿐이고. 오래 가면 오히려 저 학생이 불리할 겁니다.”

“그래서 대충 말 맞추고 넘어가라?”

“저 아줌마가 저 난리치는 것도 그런 이유죠. 합의가 되면, 날치기 사실은 사라지고 쌍방폭행만 남으니까요.”

그 말 대로였다.

저 어줌마 역시 지 아들이 잘못했다는 사실 정도는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현실을 부정하는 머저리가 아니라면.

그럼에도 저렇게 강하게 나오는 건 우릴 주눅 들게 해서 합의를 하려는 수작.

꽤 그럴듯한 전략이었다.

그게 나와 마기철 원장이 아니었다면.

“싫습니다만.”

“···잘 생각하셨··· 예?”

“무슨 말씀인지는 알겠지만, 그럴 필요는 모르겠군요. 우리 아이는 자랑스러운 일을 했습니다. 그런 아이에게 당신들은 뭘 시키려는 겁니까?”

“···어. 합의라는 게 그리 흠잡을 일은···.”

“흠잡을 일이지요. 잘했다고 칭찬만 해도 모자란 아이에게, 너도 잘못했다고 책잡겠다는 거 아닙니까. 그것도 거짓말을 써서까지.”

“···말이 좀 심하십니다. 그리고 저 학생의 말이 맞다는 사실도 입증되지 않았어요. 저는 어디까지나 저 학생의 앞을 생각해서···.”

“아니요. 결단코 아닙니다. 제 아이들이 다 착하진 않습니다만, 한 가지 분명한 건 거짓말쟁이는 아니라는 겁니다. 전 그렇게 키우지 않았으니까요.”

“지나치게 확신하시네요.”

“제 아이들이니까요. 제가 먼저 믿어야지 않겠습니까.”

“······.”

강형사는 난감하다는 듯, 연거푸 마른세수를 했다.

그리곤 조금은 원망스러운 눈으로 원장선생님을 보다, 내게 시선을 돌렸다. 그 눈빛은 쉽게 해석됐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냐?’

난 어깨를 으쓱였다.

“고딩이 뭘 알겠어요.”

“···후회할 거다. 일이 생각대로 흘러가지는 않을 거야.”

그의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했다.

일이 상상을 뛰어넘고 점입가경으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경찰서 문이 열리고, 중년 둘과 젊은이 한 명이 화기애애 얘기를 나누며 들어왔다. 그중 젊은 놈은 낯이 익었다.

“흐하하. 우리야 뭐 공무원인데. 다 똑같지 뭘.”

“그럴리가요. 아버님이 서장님 말씀은 새겨들으라 하셨습니다.”

“그래그래. 의원님껜 안부 전해드리고. 근래에 꼭 뵙자고.”

“예, 그러겠습니다.”

김송헌.

기다리느라 목이 빠지는 줄 알았다 새꺄.

< 6. 연옥과 지옥 - 4 > 끝

ⓒ 달의등대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