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능이 자꾸 늘어-34화 (34/164)

< 8. 아이들 - 6 >

“우리 봉사활동에서 만난 건 처음이지? 이상하네. 내가 이 근처에선 안 다녀본 게 없는데 말이야.”

“아, 그래? 난 이거랑 건너편 양로원 정도만 다녀서···.”

“양로원? 개화양로원?”

“아, 맞아. 거기.”

“거기라면 내 전공이지. 거의 공인 자식 수준이랄까. 칠덕 할머니는 날 그냥 딸로 불러.”

“진짜? 나는 아들이라고 부르시던데. 그분 평소에도 치매기가 좀 있으시잖아.”

“노노. 아님. 우린 사실 숨겨진 남매였던 거임.”

“뭐야 그게.”

재잘재잘. 하하호호.

실없는 잡담과 가벼운 농담들.

그들의 말들은 진하게 얽히진 않지만, 오갈 때마다 서로의 체온을 묻혀 다감했다.

물과 물이 섞이듯 둘은 금방 친해졌다.

역시 볼수록 나와는 완전히 다른 종자들임을 깨닫는다.

난 스스로 움직여 누군가와 가까워지지 못했다.

천성인지 재능부족인지, 이상하게 내 쪽에서 다가가면 너무 가까워 서로의 가시에 찔리든가, 아님 아예 지나쳐서 멀어져버렸다. 난 내 보폭을 조절하지 못하는 종류의 인간이었다.

전상진과 친해질 수 있던 건, 그가 내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난 죄책감이란 덫을 놓고 내 안에 끌어들여 그를 잡아두었다. 기이하게도 뒷걸음에는 꽤 재주가 있었기에 이런 관계는 꽤 오래갔다. 어찌 됐건 난 그런 식으로밖에 사람을 사귀지 못한다.

배윤하는 다르다.

전상진도 그런 인간이 아니지.

그들은 가볍게 다가가 가볍게 물러나는 사람들이었다.

그 가벼움을 쌓고 쌓아 무게를 만드는 자들이었다. 난 그들의 재주 좋은 얄팍함을 동경했다. 깊이는 얕아도, 나처럼 반쪽이 아니라서 그 자체로 온전했다.

그런데 말소리가 무거워졌다.

난 그 변화가 의아해 새삼 귀를 기울였다.

“진짜? 그런 일이 다 있었어?”

“응. 정말 큰일이었다니까. 일단 학생들한테는 알려지지 않게 입단속은 해뒀는데, 소문이야 언제 어떻게 퍼질지 모르니까.”

“윤지가 왜 갑자기 전학 갔나 했더니···. 그런 일이 있었구나.”

“아마 학생회 차원에서 따로 공지가 나갈 거야. 이사회에서 범인 현상금도 걸 거고.”

“소오름. 혹시 지금 화장실이나 샤워실 같은 데도···.”

“일단은 다 수거했지. 근데 범인이 잡히지 않았고, 범행 방식도 판별이 안 되니까 해결됐다고 볼 순 없지.”

“···그러네.”

배윤하가 심각하게 생각에 잠겼다.

난 저들이 말하는 사건이 뭔지 안다.

‘제1별관 몰카 사건.’

어떤 여고생의 샤워 장면이 인터넷에 유포됐는데, 영상에 등장한 장소가 대원고교 운동부의 샤워실로 알려지면서 학교가 난리난 적이 있었다.

결국 피해 여학생은 등교거부를 하다 돌연 전학을 가버린다.

저거 모른 척 하고 있지만 사실 다 알고 있을 거다. 마당발 배윤하가 저런 의미심장한 괴담이 떠도는데 모를 리 없지.

제1별관은 옛건물이라 CCTV도 없어서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까지.

지금 저 표정은 여자로서의 근심이라기보다 신분상승의 기회를 노리는 야심가의 것이었다. [눈치]가 없어도 알 수 있다. 왜냐면.

‘전생에 실제로 몰카범을 색출해서 잡아낸 게 배윤하였지. 그 공으로 학생회 집행부까지 꿰찰 수 있었고.’

배윤하가 말했다.

“그거 말고도 기묘한 괴담이 돌기도 했어.”

“무슨?”

“여자애들 속옷이 자꾸 없어진다는 거야. 기숙사나 탈의실에서. 처음엔 그냥 잃어버린 건가 해서 넘겼는데, 알고 보니 비슷한 피해자들이 꽤 있던 거지.”

“···아. 진짜? 난 왜 몰랐지? 학생회에도 그런 얘기는 안 올라왔는데.”

“여자애들이 그런 걸 공공연히 말하겠니. 자기들끼리 쑥덕거리던 걸 내가 들은 거지. 근데 몰카 사건까지 종합해서 들으니 뭔가··· 의미심장하다는 생각이. 으으 소름 돋아.”

“그러게···. 요새 우리 학교 왜 이러나 싶네.”

“그런데 더 무서운 건 뭔지 알아?”

“응?”

“분실된 장소가 밀실이었더란 거야. 분명 문을 잠그고 나갔는데, 나갔다 돌아와 보니 없던 거지.”

“···어. 창문으로 들어왔다든가?”

“그게 묘하지. 그 범인은 기숙사 3층 창문을 어떻게 들어왔던 걸까?”

횡단보도를 건너는 초딩들에게 혹여나 들릴까 염려해서인지 둘의 목소리는 낮고 은밀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신비주의적 태도가 오히려 이목을 끈다는 사실은 간과했다.

초딩이란 달리 말하면 전도유망한 중2병 지망자들.

비밀의 냄새를 맡은 대여섯 명의 아이들이 어느새 둘을 빽빽이 포위한 채 귀를 쫑긋 세우고 있음을, 그들은 뒤늦게야 발견했다.

“어머어머머. 얘들아. 길 건너야지! 빨간불로 바뀐다! 어서어서-!”

“그, 그래. 집에 가야지 얘들아. 엄마가 집에서 안 기다리셔?”

그러나 초글링들은 과연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요? 그래서요? 언니도 팬티 잃어버렸어요? 진짜? 몇 개나?” “범인 못 잡았어? 범인 괴도X야? 막 하늘 날아다니고 그래?” “남자 팬티는 안 훔치나? 남녀차별주의자인가!” “내가 잡아도 포상금 줘요? 나랑 현상금 사냥꾼 같이 하쉴?”

결국 전상진과 배윤하는 아이들과 같이 횡단보도를 건너며 그들의 모험심과 호기심을 만족시켜줘야만 했다.

멀리서 보니 먹이 독촉하는 아기새들에게 쪼이는 어미새 같아서 좀 짠했다.

초딩들 앞에서 감히 떡밥을 투척한 네놈들의 부주의함을 탓하라. 그렇게 혀를 쯧쯧 차고 있는데, 누군가 내 등을 툭 부딪치고 지나갔다.

“···음?”

“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노란 단발머리의 젊은 여성이었다.

전반적으로 후줄근한 인상.

안 그래도 왜소한 몸을 웅크리며 걸었고, 눈가의 기미는 하도 짙어서 먹물이 찍혀 나올 것만 같았다.

어딜 다녔는지 운동화에 진흙도 범벅. 두툼한 백팩을 맨 채, 두 팔엔 종이더미를 꽉 껴안고 있었다.

“···네, 뭐. 괜찮습니다.”

“혹시 이거 괜찮으시면···.”

“······.”

여자가 내미는 전단지를 받았다.

[우리 나비를 찾아주세요]

큼직한 고딕체 밑에 새초롬하니 앉아있는 고양이 사진이 출력되어 있었다.

“···혹시 저희 아이 보시면 꼭 좀 연락 부탁드립니다. 부디요.”

“예 뭐, 보게 되면 연락드리죠.”

“감사합니다···.”

여자가 다시 고개를 푹 숙이고 털레털레 멀어져갔다.

전단지를 흥미롭게 관찰하고 있자니 상진이와 윤하가 지친 얼굴로 돌아왔다.

“···힘들어. 오늘 기력 다 빨린 듯···. 어? 나비 언니 전단지네?”

“나비 언니?”

“응. 몇 달 째 전단지 돌리면서 집 나간 고양이 찾고 있대. 나도 받아본 적 있어. 아직도 못 찾으신 모양이지. 불쌍하다.”

“어, 나 근데 이 고양이 본 것 같은데.”

“그치? 나도. 학교 근처에 서식하는 급식타이거 중 한 마리라는 게 학계의 정설.”

“큭큭. 급식타이거가 뭐야···.”

“몰랐어? 우리 학교 급식실이 안 없어지는 이유가 사실은 걔들을 부양하기 위해서라는···.”

둘이 신소리를 주고받는 동안, 나는 전단지를 차곡차곡 접어서 품안에 넣었다. 종이 끝이 거칠었다.

---

어릴 적의 꿈을 꾸었다.

폭력적인 꿈이었다. 별로 들춰보기 싫은데 왜 강제로 상영하느냔 말이다. 60초 후에 공개되는 방송 사이에 낀 광고만큼이나 별로였다.

대체 누가 내 두뇌 속 화석을 발굴해냈는가.

난 꿈을 둥실 떠다니는 와중에 기억을 더듬어 범인을 물색했다. 마침내 용의자 발견.

“냐-옹.”

고양이였다.

7살의 박종철이 새끼 고양이의 앞발을 붙잡고 사교댄스를 추고 있었다.

손목만으로 추는 춤이라 실로 소박했다. 그러나 새끼 고양이에겐 거창한 전신운동이었을지 모른다.

소박함과 거창함의 간격을 좁히려고 그는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등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난 왠지 모르게 알 수 있었다.

“야 박종철! 진짜 같이 안 갈 거야?”

오랜만의 보육원 단체 외출이었다.

소풍의 끝은 꼭 원장선생님 특제 소스가 버무려진 소갈비로 마무리되곤 했지. 그게 또 기가 막혔다. 보통 때는 설레서 잠도 못 잘 날이었을 텐데.

“오지 마. 형 오면 애기 도망간단 말이야.”

“···아니, 안 갈 거냐고.”

“안 가. 가도 어차피 혼잔데 뭐 하러 가.”

“나 있잖아.”

“거짓말. 형은 그 계집애랑만 놀 거잖아.”

'그 계집애'가 내 등 뒤에서 움찔했다. 내 옷자락을 잡은 손이 달달 떨리는 게 느껴졌다.

나는 욱했다.

“윤하는 아파. 아픈 사람은 잘 돌봐줘야 된다고 선생님이 그러셨잖아.”

“그게 뭐가 아픈 거야? 두 다리로 잘만 걸어 다니는구만.”

“종철이 너 진짜.”

“아 오지 말라니까!”

언성이 커졌다.

공기가 불온하게 들썩였다.

호흡이 거칠어지자 박종철과 새끼고양이의 위태롭던 춤사위도 어그러졌다.

새끼고양이는 날카로운 묘성을 내지르며 그의 손아귀를 빠져나갔다. 공터 저편으로 후다닥 멀어지는 작은 짐승.

“형 때문에 도망갔잖아!”

“그게 왜 나 때문이냐? 니가 소리 질러서 그렇지.”

“씨···! 이 씨!”

벌떡 일어선 박종철이 씩씩대며 내 쪽을 노려봤다.

내가 콧방귀로 응수하자 녀석은 땅만 퍽퍽 내리밟았다. 그때마다 배윤하는 자기가 밟힌 양 움츠러들었다.

박종철은 PTSD와 분리불안 장애를 이해하지 못했고, 기사놀이에 한창 심취해 있던 나는 그런 박종철을 이해하려들지 않았다.

우린 모두 어른스럽지 못했다. 당연하다. 어른이 아니었으니까.

그때 배윤하가 반쯤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고양이···.”

어미고양이가 담을 넘어 공터에 들어섰다.

새끼고양이가 작은 꼬리를 파닥파닥 휘두르며 어미에게 달려갔다. 우린 단체로 홀린듯  그 모습을 바라봤다.

고양이의 귀여움과 새끼고양이의 초절 귀여움은 우릴 강제로 휴전시킬 만한 파괴력을 자랑했다. 그 작고 평온한 화폭에서 우린 저마다의 감상을 품었다. 내 경우에는 거룩함이었다.

그러나 뭔가 이상했다.

어미가 새끼를 ‘싸늘하게’ 내려다봤다. 의구의 눈빛이었다. 제 발밑에서 발랑 넘어져 배를 까는 아이를, 마치 낯선 물건을 대하듯 툭툭 치고 냄새를 맡았다.

그리고 마침내,

발로 툭 밀어버리고 몸을 돌렸다. 높은 담벼락 위를 훌쩍 뛰어서 올랐다.

새끼는 저도 고양이랍시고 풀썩 뛰었지만 반도 닿지 못하고 고꾸라졌다.

어미는 그 모습을 잠시 무심하게 내려다보다, 관심을 접고 반대편으로 사라졌다.

새끼고양이가 니앙니앙 울어댔다.

저편에서 답변은 들려오지 않았다.

“······.”

어떤 어미는 사람 손을 탄 새끼를 경계하여 버리기도 한다지만, 그때 우리는 그걸 알지 못했다.

알았더라도 충격이 줄어들진 않았을 것 같다.

새끼고양이가 축 늘어진 몸을 끌어 종철이의 발치에 돌아왔다. 운동화에 머리를 부비고, 발목을 짧은 혀로 핥았다. 그런 고양이의 등 위로 물방울이 하나둘 얹혔다. 눈물이었다.

종철이는 뻣뻣하게 굳어서 울고 있었다. 소리를 내는 것조차 그는 잊은 듯했다.

윤하는 내 등이 제 세상인 듯 거기에 울음을 쏟아냈다. 끅끅 흐느꼈다. 억눌러 죽인 소리였다.

아이들이 제대로 울지도 못해서 소리를 잊거나 죽였다.

난 나도 그래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쇳가루 범벅이 된 듯 꺼끌꺼끌한 목청을 강제로 열어젖혀서, 나는 되는 대로 소리를 내었다.

“야 이 개자식아!!”

고양이에게 개자식이라니. 뭔가 싶지만 어쨌든 그것이 7세 이한열에겐 가장 험악한 욕설이었음이 분명했다.

난 돌을 집어 들어,

“나쁜 녀석!!”

벽 밖으로 던졌다.

담장 너머에 그 녀석이 아직도 있는지는 모른다. 아마 없겠지. 그래도 던졌다. 몇 개는 넘지도 못하고 벽을 치고 되돌아왔다.

내 생애 그렇게 열정적으로 피칭을 해본 적도, 그렇게 오장육부를 쥐어짜듯이 욕설을 뱉은 적도 없을 것이었다.

그러자 물길을 터내어 뒷물이 따라오듯,

아이들은 그제야 목을 틔우고 앙앙 울어댔다.

종철이의 품에 강제로 안긴 새끼고양이는 제 처지도 모르고 하악댔다.

“우으으으···. 혀어엉···. 미아내애애···. 내가 잘모태써어어···. 으아아앙···. 윤하야아아 미안해애애애···. 못 되게 안 굴게에에··· 으아아앙!”

박종철은 아마 저가 뭘 잘못했는지, 뭘 미안한 건지 스스로도 잘 모를 것이다.

그냥 눈물로 한바탕 씻기자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을 뿐.

그날 우리 셋은 어떤 사명을 공통으로 부여받은 듯한 소속감 속에서, 새끼고양이를 키우기로 공동 결의했다.

분쟁이라면 이름 짓는 일 정도였을까.

결국 타협하지 못하여 이 코리안 숏헤어 고양이에겐 ‘베오울프 크리스티나 아이작 3세’라는 비운의 이름이 붙어버렸다.

인人은 사람이 서로 지탱하는 모양새라 하였다.

그러나 그건 길고 짧은 것이 균형을 맞추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저 짧기만 한 우리 막대기 셋은 서로를 지탱하지도 받쳐주지도 못하였다. 그래서 베오울프는 그런 우리들을 헐겁게라도 묶어주는 끈이 되어주었다. 그때 우린 어설프게나마 인간이었다.

그래서 가끔은 궁금하기도 했다.

그 아이가 그렇게 급작스럽게 죽어버리지 않았다면,

우린 언제나처럼 한데 묶여있을 수 있었을까?

---

-나 : 택배 잘 받았어요. 감사해요 삼촌.

-삼촌 : 그래. 많이 감사해라. 그거 발품 파느라 애 좀 썼다. 근데 은신제약 공중분해 된 거 어떻게 알았는지 정말 안 가르쳐 줄 거야?

-나 : ㅋㅋㅋ 제 영업 비밀을 어딜 공으로 드시려고. 어쨌든 제 말 안 듣고 안 뺐으면 큰 일 날 뻔했죠?

-삼촌 : 나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오금이 저려.

-나 : 이제 믿슙니까?

-삼촌 : 제 믿음이 부족했습니다. 부디 제 고해를 받아주소서, 열맨.

“열맨은 또 뭐야.”

난 삼촌과의 톡을 종료하고, 오늘의 준비물들을 점검했다.

허리띠. 택배에서 꺼낸 작은 소켓. 어제 잘 ‘빨아둔’ 속옷 몇 개. 그리고 전단지 한 장.

“좋아. 완벽해”

산뜻한 마음으로 등굣길에 올랐다.

그러나 내 산뜻함과는 별개로 학교 분위기는 뒤숭숭하기 짝이 없었다.

“몰카범 아직도 안 잡혔다며? 쯧쯧.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구나.”

“진짜 불안해 죽겠어. 어떻게 하지···. 학교 밖에 공중화장실에서 해결하고 올까?”

“야, 거긴 몰카 없으리란 법 있냐? 그냥 싸 이년아. 어차피 네 몸뚱아리는 상품가치가 없어요. 이 학교에서 니가 제일 안전하다니까?”

“이 썅년이?”

그저 소문이던 것이 사실로 확인되고, 이사회에서 현상금까지 내거니 학교 전체가 술렁였다.

우선 운동부 샤워실은 잠정 폐쇄됐다.

부활동까지 멈춘 건 아니지만, 샤워를 못 하니 활동이 제약된 건 사실이었다.

여학생들은 CCTV가 빵빵한 제2별관까지 가서 화장실을 이용했다. 사람들이 몰리니 불만이 속출했다.

이 분위기에 범인을 잡으면 말 그대로 영웅 취급을 받을 거다. 김송헌 따위는 건드리지도 못하는 언터처블이 되는 거지.

물론 몰카범이 또 오리란 보장은 없지만 나는 안다. 범인은 한 번 더 이 학교를 찾을 것이다.

‘그러다 배윤하한테 잡히지만.’

그러나 그녀도 현장에서 범인 하나 잡았을 뿐, 공범까지 일소하지는 못했다.

이번 생에는 그럴 일은 없다.

내가 싹 다 잡아들여서 뿌리까지 뽑아버릴 테니까. 몰카충들은 내 이미지메이킹을 위해 장렬하게 산화할 운명이었다.

‘그러려면 스토리텔링이 중요하겠지.’

난 언론부로 직행했다.

< 8. 아이들 - 6 > 끝

ⓒ 달의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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