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능이 자꾸 늘어-88화 (88/164)

<재능이 자꾸 늘어 88화>

11. 반격 - 7

*   *   *

“사람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아. 언제나 돈에게 충성하지. 아닌 경우도 있다고? 물론 세상은 넓고 미친놈은 많으니까 어딘가에 그런 또라이들이 있을 수도 있지. 하지만 대다수의 건전한 상식인들은 아니야. 증명해 볼까?”

동부파의 이길재는 그렇게 말하고는 측근 한 명의 수당을 확 줄였다.

측근은 몇 달 만에 조직을 배신했고 이길재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를 추적해서 잡아 죽였다.

마치, 거 보라고, 충성 따윈 없지 않느냐고, 돈이 전부가 아니냐고, 세상 전부에게 조롱을 하는 듯이.

그러고는 공의 경중을 가려 보너스를 넉넉히 뿌렸다.

이 비정한 솎아내기의 결말로 충성은 명확해졌다.

조직원들은 이길재가 아니라, 돈을 제때 잘 주는 이길재에게 충성했지만 묘하게도 조직은 전보다 탄탄해졌다.

그는 본인의 주장을 관철해 낸 것이다.

그렇게 그는 스스로를 ‘권위 있는 ATM 기계’쯤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그 사실에 만족했다.

재무 담당자로서 동부파 권력의 중추에 오른 이길재는 바로 그런 남자였다.

그리고 난 그런 그를 늘 혐오했었지.

어쨌든.

이런 얘기를 줄줄 늘어놓는 이유는 지금부터 까뒤집을 예정인 이곳, 경매장 ‘L옥션’이 그 이길재와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그는 관리인 몇몇과 결탁해서 돈 세탁 및 장물 처리의 용도로 이곳의 경매 시스템을 이용하곤 했다.

그렇다면.

내가 L옥션에 유물들을 내놓았다는 소식 역시 그의 귀에 들어갔을 테지.

아니, 애당초 그걸 바라고 경매장을 굳이 옮긴 것이었다.

이길재로선 유혹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겠지.

경매장 내에 협력자도 있다. 무엇보다 상대는 배경이 없는 고아. 리스크를 떠넘길 방법도 있었다. 잘하면 뒤탈 없이 꿀꺽 할 수 있으리라는 망상이 부푼다.

보기에 꽤 오동통한 떡밥이 되겠지. 난 그걸 낚싯대에 잘 매달아 그를 낚아 낼 예정이었다.

“……일단 변경 사항이 있는지 확인부터.”

가방에서 또 다른 스마트폰을 꺼내든다.

평소 내가 자주 쓰는 세 개의 폰 중 하나. 그리고 이 스마트폰에는 단 하나의 어플만 설치돼 있었다.

이름하야 .

기능은 외부 스마트폰에서 송수신된 문자와 통화 음성을 가로채서 이 스마트폰에 옮겨 심는 것이다. 당연히 불법이다.

‘생각해 보니 세 개의 폰 모두 범죄에 연루됐잖아.’

메인으로 쓰던 스마트폰은 소매치기 당했고, 두 번째 피처폰은 명의 불명의 대포폰.

마지막 세 번째는 정보 통신 기본법부터 사생활 보호법까지 두루두루 어기는 위법의 종합 선물 세트 같은 녀석이었다.

게다가 스토어에선 찾을 수도 없고, 판매자에게 직접 찾아가 하드웨어를 개조해야 하며, 상대방 폰에 칩을 직접 삽입해야 하는 번거로움까지 감수해야 하므로, 사실상 이 상품의 고객이라곤 불륜 증거를 캐기에 혈안인 이혼 희망자나 심하게 유난스러운 학부모들 정도였다.

물론 나 같은 사람에게도 유용하지.

난 동부파의 근거지를 털고, 조직원을 얌전히 재운 뒤에, 엄선된 조직원들의 폰에 해킹 칩을 하나하나 정성스레 삽입해 두었다.

그게 총 37개나 된다. 말하자면 37명의 내부 고발자들이 소중한 기밀 정보를 매일 내게 보고해 주는 셈이었다.

이길재가 내 유물을 빼돌릴 거라는 정보도 이 경로로 입수했다.

이미 내 머릿속엔 절도 계획의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다 입력된 상태.

-최종 체크다. 곽이 I-3번 금고를 2분 동안 개방해 둘 것임. 그 안에 작업을 마칠 것. 목적지도 미화산 C38로 변경 없음. 질문?

-시간은 그대로입니까?

-Y가 조금 늦을지도 모름. 개인적으로 연락해 볼 것. Y에게 뻐꾸기를 수령하고 다시 보고 바람.

-알겠습니다.

-잘해 보자고. 이번 일 형님께서 꽤 기대하고 계신다.

이길재의 계획은 간단하다.

내부 직원들과 내통해서 진짜를 빼돌리고 가짜를 경매에 올린다.

문제가 되지 않겠느냐고? 당연히 문제가 된다.

L옥션의 신뢰도에 상처를 입혔으므로 내통한 직원들은 뿌리가 뽑힐 것이고, 만약 일본 정부에서 가짜 유물을 낙찰 받는다면 외교적 문제까지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러나 이길재는 머리를 써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이득을 극대화하는 방도를 찾아냈다.

‘하여간 잔머리는 잘 돌아가는 인간이란 말이지.’

난 세 번째 스마트폰을 다시 가방에 넣고 일어섰다.

기다리던 먹잇감이 때마침 시야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 먹잇감은 실눈에 강퍅한 얼굴을 하고, 본인이 조폭이라고 선전하는 듯한 거창한 팔자걸음으로 화장실에 들어갔다.

난 그를 뒤따라 들어가, 화장실 문을 덜컥 걸어 잠갔다.

“……응? 너 뭐냐? 문은 왜 잠그고 지랄이여.”

“오랜만이네, 재만 형님.”

“뭐여, 너 나 아냐? 어디서 보냈냐. 짭새여? 아님 인천 멸치 새끼들이냐? 하 나, 날 얼마나 좆밥으로 봤으면 애새끼 한 명만 보냈어? 아야. 봐줄 테니 그냥 가라. 날 담그려면 서너 놈은 더 데려와야…….”

말이 길어질 듯하여 바로 목덜미에 동물 마취제를 꽂아 주었다.

빠른 졸도.

난 그에게서 L옥션 유니폼을 벗겨서 갈아입고, 스태프 명찰까지 빼서 목에 걸었다.

그렇다. 눈치챘겠지만 동부파 조직원이 L옥션 직원으로 위장하고 있었다.

“근데 유니폼을 입으면 뭐 해. 그냥 낯짝부터가 스포일러인데. 쯧쯧.”

아무튼.

놈의 손발을 묶고 청소 도구함에 쑤셔 넣은 뒤 화장실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작업이 한창 벌어지고 있는 지하 3층 보관소로 바로 내려갔다.

지하는 엄숙함이 자기 무게에 질려 버릴 법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조직원들은 작업을 한다기보다 질식사를 모면하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듯했다.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드는 기분으로 난 그들 사이에 섞여 들어갔다.

“……누구지? 처음 보는 얼굴인데?”

당연히 바로 발각됐다.

난 날 막아선 자의 얼굴을 쓱 확인하고, 바로 90도로 허리를 꺾어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송재 형님. 이두열이라고 합니다. 재만 형님 밑에서 일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 재만이는.”

“갑자기 탈장 걸려서 실려 가셨습니다. 몸 상태가 쌔하다 하셔서 대신 절 급히 부르셨습니다. 일 바쁜데 자기까지 빠지면 민폐라시면서…….”

“이 새끼 또 꾀병 아니야?”

“이번엔 아닌 거 같았습니다. 얼굴이 새파랗던데요.”

그런 척을 할 것도 없이, 실제로 전생에서 왕재만 밑에 있던 적이 있었다.

왕재만의 창자는 독특하게도 바깥세상 구경에 관심이 깊었고 덕분에 동생들은 돌아가면서 자주 그의 일을 땜빵하곤 했지.

그런 사정을 다들 아니까 의심이 옅을 수밖에 없고, 바로 그 이유로 그를 타겟 삼아 옷을 뺏어 입은 것이기도 했다.

“아무튼 서둘러.”

“옙.”

작업은 거의 막바지였다.

유물을 밀봉한 박스 두 개가 CCTV와 일반 직원들의 눈을 피해 가며 주차장의 검은 밴에 옮겨졌고, 반대로 밴에 있던 박스는 보관소로 돌아가 진품 행세를 할 것이다.

아마 잘 만들어진 위조품이겠지.

감정사의 눈은 속일 수 없겠지만 어차피 오늘 하루만 넘기면 되는 일이니까.

“밴에 옮겨 타라! 신속하게 이동한다!”

“예, 형님!”

날 비롯한 네 명의 조직원들이 밴에 올랐다. 어색한 침묵 속에 밴은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조직이 혼란스러워서 다행이군. 여기저기서 차출돼서인지 다들 서로의 얼굴을 몰라.’

따라서 모르는 얼굴이 끼어 있어도 어색할 게 없는 거다. 가슴에 붙은 브로치만이 피아 식별을 도왔다.

아니라도 내게서 위화감을 찾아보기란 힘들겠지. 실제로 난 몇 년이나 이들과 섞여 지냈으니까.

이 무뚝뚝한 공기가 친숙하다는 사실에서 혐오감과 안도감이 동시에 들었다.

그러나 밴은 경매장 입구를 넘어서지 못하고 멈췄다.

“……뭐지?”

“어라? 짭새인데?”

“왜 갑자기 짜바리 새끼들이 튀어나와서…….”

경찰이 경매장 정문을 막아서고 출입 차량을 검문하고 있었다. 트렁크까지 열어 가며 뭔가를 찾는 기색에 숨소리들이 불온하게 흔들렸다.

차 안의 동요에 어울려 나도 한 마디를 흘렸지만, 사실은 하나도 놀라지 않았다.

왜냐면 내가 신고했거든.

“송재 형님, 제가 상황을 좀 보고 올까요? 뭐 때문에 저러는지.”

“……그래, 그래라. 아마 길재 형님이 말을 해 뒀을 테니 별문제는 없을 거다.”

“옙.”

난 얼른 밴에서 내려 검문 중인 경찰에게 다가갔다.

“저희 차 빨리 빼야 되는데 뭣 때문에 이 야단입니까?”

“수고 많으십니다. 여기 직원한테서 신고가 들어와서요. 누가 경매에 출품된 상품을 빼돌린 거 같다고. 아마 검은색…… 밴으로…… 보였다고…….”

경찰이 내 뒤편의 검은색 밴까지 발견해 내곤 뒷말을 흐렸다. 그리고 눈빛으로 포박할 기세로 날 응시했다.

“아저씨, 같이 좀 가시죠. 검문에 응해 주셔야겠…….”

그때 우두커니 서 있던 수염 가득한 형사 한 명이 불쑥 튀어나와 말했다.

“이 순경, 저쪽은 내가 보고 오지. 나머지 차량 수색해. 꼭 밴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

“김 형사님, 위험하니 저도 같이…….”

“얼라? 니가 내 엄마냐? 왜? 나 무서울까 봐서 같이 가 주게? 그러다 손도 잡아 주겠다?”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나머지 수색하겠습니다.”

“시키는 거나 잘해. 새끼야. 갑시다, 아저씨.”

형사가 내 팔을 툭 치며 먼저 걸어 나갔다.

그리고 얼마간 거리가 떨어졌다 싶을 즈음 이를 부득 갈며 말했다.

“이 새끼들이. 너넨 꼭 나 비번인 날 일을 치르더라? 내가 시발 이 좋은 날 너네 험상궂은 낯짝을……. 어, 아저씨는 잘생겼네? 어쨌든 말이야. 쉬엄쉬엄 좀 할 것이지. 어째 요새 깡패 새끼들끼리 단체로 새마을 운동이라도 하나? 뭐 이렇게 근면 성실하게 깡패 짓들을 하고 있어? 시벌 잡것들.”

그러고는 검은색 밴의 문을 벌컥 열어젖혔다.

시트에 몸을 파묻고 있던 김송재가 기린처럼 목을 빼며 형사와 눈을 마주쳤다.

“……아이고, 김한용 경사님 아니십니까. 아주 불철주야 공사다망하십니다요.”

“너넨 참 하는 짓들이 한결같이 좆 같냐. 븅신 새끼들아. 어떻게 일 처리들을 했기에 그걸 또 직원한테 걸려?”

“그럴 리가 없는데……. 어쨌든 죄송하게 됐습니다. 별문제는 없겠죠?”

“내 재량으로 보내 줄게. 저거 안 보이게 잘 덮어 놓고. 다음부터는 좀……. 잘 좀 하자. 응?”

“예에. 죄송하게 됐습니다.”

“니미 니네들 죄송하단 말 들을 때마다 수명이 일 년씩 줄어든다, 내가. 어휴 진짜.”

김한용 경사는 그대로 휙 몸을 돌려 돌아갔다. 성난 콧김에 땅이 몇 미터는 꺼질 듯했다.

난 밴의 문을 닫으며 말했다.

“형사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 잠깐 다녀오겠습니다.”

“뭐?”

“재만 형님이 시키신 일이라서요.”

“그래 뭐, 다녀와.”

그리고 김한용 경사의 뒤에 바짝 따라붙어서 말했다.

“경사님 은밀히 드릴 말씀이.”

“뭘 또! 새끼들이 오냐오냐 해 주니까 아주! 그냥 거기서 말해. 뭘 또 엄청난 얘길 말하려고.”

“아니, 괜찮으시겠어요?”

“뭐가 또 새꺄.”

“제 얘기 다 들으시면 시퍼렇게 질려서 팔다리를 오들오들 떨게 될 텐데, 여기서 들어도 괜찮으시겠냐구요.”

“이 미친 새끼가?”

그리고 정확히 30초 뒤 그는 시퍼렇게 질려서 팔다리를 오들오들 떨게 됐다.

“……이, 이, 이 새끼야. 너, 너 대체 누구야. 무슨 억하심정으로.”

내 핸드폰에 저장된 영상 정보를 본 반응이었다.

-아 그러니까……. 애당초 신고 안 들어오게 조심했으면 됐잖냐. 이게 뭐냐. 나 당직도 아닌데…….

-죄송함다. 아씨, 근데 진짜 누가 신고했지. 분명 아무도 없었는데…….

-당사자가 신고한 거 아니야?

-아님다. 저희가 삼십 분 정도 지켜봤는데 별 낌새는 없었음다.

-됐고. 조심 좀 해라. 요새 우리 예민한 거 알지?

-옙, 경사님. 헤헤. 형님이 안 그래도 한잔 대접…….

내가 동부파의 근거지를 털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수집한 건 조직의 인명부가 아니라 비리 경찰들의 약점과 외도의 증거였다.

비리 경찰 김한용.

L옥션이 관할에 속했으니 문제가 생기면 분명 그가 달려오리라 확신했지.

‘원래 계획은 미리 만나 보는 거였지만.’

이놈이 하도 여기저기 싸돌아다녀서 만나지 못한 바람에 결국 이런 번거로운 수를 써야 했다.

우린 결국 으슥한 곳으로 이동해 차근히 대화를 나눴다.

“어때요. 이제 제 말을 들어 볼 생각이 드셨어요?”

“……너, 이길재 밑에 애가 아니구나. 어디냐. 대체 누가…….”

“그런 건 아실 필요가 없어요. 형사님은 그냥 제가 시키는 일만 하시면 됩니다.”

“웃기는 소리 마. 내 약점이라면 너보다 이길재가 더 많이 쥐고 있어. 늑대 무서워서 호랑이 아가리로 들어갈까 봐? 내가 그 정도 사리분별도 못 할 거 같나?”

“왜 그걸 대립시켜요? 형사님의 개입을 모르게 하면 되죠.”

“대체 뭘…….”

난 큼, 숨을 가다듬고 말했다.

“이길재는 일본 야쿠자를 한국 땅에 들일 생각이에요. 그는 조직 내 영향력은 높지만, 결정적인 한 방의 무력은 약하거든요. 대안으로 중국 삼합회와 일본 야쿠자 조직에 기웃거렸죠. 그리고 결국…….”

“야쿠자 놈들과 선이 닿았군. 그래서 오늘 경매 물품이 필요했던 건가?”

“설마요. 야쿠자 따위에게 주는 게 아닙니다. 일본 정부에게 바치는 거죠. 이길재는 그 대가로 일본 내 활동에 편의를 받게 될 겁니다. 제약 없이.”

그렇다.

이게 바로 이길재가 생각해 낸 리스크 없는 도둑질이다.

경매 시작 전에 양도가 무사히 끝난다면, 일본 정부는 컬렉터들에게 그 사실을 은밀히 알리겠지.

그리고 큰손은 떠나고 일본 정부의 바람잡이만 남아서 저렴한 가격에 가짜를 사들인다.

그럼 문제는 완전히 사라진다.

아마도 그런 계약일 테지.

나만 손해를 보고 다들 행복해지는 구조다.

‘일본 외무성에까지 인맥이 닿는 이길재를 찬양해야 하나.’

아니면

‘그런 이길재조차 이용해 먹으려는 내 유능함을 찬양해야 하나.’

그때 김한용 경사가 내 싱글벙글한 얼굴에 물음을 던졌다.

“……그래서? 나보고는 뭘 어쩌려는 거냐? 여기서 쟤들 다 잡아 가두라고?”

“그건 스케일이 약하죠. 이길재는 좀 쓴맛을 보겠지만 결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어요. 조폭 몇 명이 감옥에 갇혔다. 그걸로 끝. 그리고 오늘 같은 내일이 찾아오겠죠.”

“그럼?”

“저 유물을 실은 밴은 미화산까지 가서 거기서 거래를 마칠 겁니다. 거기 누가 있겠어요?”

“……설마.”

“그 설마입니다.”

난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확실한 거래를 위해, 일본 정부의 요원들과 외무성의 관료들이 미화산에 대기하고 있습니다. 그 거래 현장을 경찰특공대가 급습하면 어떻게 될까요. 한국 조폭과 야쿠자, 일본 정부로 이어지는 초특급 스캔들이 터지는 겁니다. 9시 뉴스 한 달치 예약이군요.”

이쯤 되면 이길재도 미쳐 날뛰지 않을 수 없겠지.

그렇게 풀숲으로 뛰쳐나온 그 순간, 나는 당신의 목을 거침없이 베어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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