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이 자꾸 늘어 106화>
12. 새로운 시작 - 13
* * *
그 일은 아주 느닷없이 일어났다.
뭔가 벌어졌다 싶더니 의식이 암전하고, 정신이 든 순간부터는 완전히 낯선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뭉그러진 시야 속에서 전등 빛이 이글거리고
몇 개의 그림자가 그 밑에서 흔들거렸다. 그림자 중 하나가 중얼거린다.
“……드디어 보는구나. 쥐새끼 같은 놈.”
“…….”
몽롱한 정신을 부여잡으며 나는 어떤 경위를 거쳐 이렇게 된 것인지를 돌이켰다.
* * *
무난하게 평범한 하루였을 것이다.
아, 아예 평범하진 않았나.
특기할 별일이라면, 현지 쌤의 체육관 등판이 있었다.
내 신신당부에 부응하여, 현지 쌤은 색기를 100퍼센트 깎아먹는 복장을 착용하고 첫 출근을 끊으셨다.
몸매를 완벽히 은폐하는 펑퍼짐한 추리닝에, 두꺼운 뿔테 안경, 돌돌 말려 올린 똥 머리, 메이크업까지 싹 지운 쌩얼까지, 그야말로 동네 백수 코스프레를 갖추고 오신 것이었다.
남정네들의 미녀 레이더를 튕겨내는 오늘의 코디를 보고서야 나는 안심……은 개뿔.
개뿔!!
원래부터 그녀의 미적지수는 평균치를 아득하게 상회하고 있었으므로, 외모 디버프 100퍼센트 정도야 가벼운 페널티에 불과한 것이었다.
천상계에서 인간계 최상급 미녀로 격하된 느낌이랄까.
첫 출근부터 체육관은 난리가 났다.
선수들은 미트를 치다가 트레이너의 죽빵을 날렸는데, 그 트레이너도 현지 쌤을 구경하느라 맞은 지도 몰랐다.
오늘따라 신진대사가 활발하기로 다 같이 합의라도 했는지 ‘어우 덥다’며 웃통을 까는 놈들도 속출했다.
모르긴 몰라도, 체육관 창설 이래로 줄넘기가 인간을 가장 많이 넘어뜨린 날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난 관장에게 대놓고 투덜거렸다.
“……이거 봐요. 선수들이 정신 팔려서 운동을 못 하잖아요. 현지 쌤은 존재 자체가 정신 공격이라니까요. 어때요. 해고할 생각이 팍팍 들지 않아요? 아니, 애당초 모델이면 사진만 찍으면 되는 거 아닌가? 체육관에 붙들고 있을 이유가 있어요?”
“쯧쯧. 뭘 모르네. 가끔씩 출몰해 줘야 호구, 아니 길 잃은 어린양들이 혹해서 모여든단 말이지.”
“확 학교에 찔러 버릴까 보다.”
“자꾸 까부네, 이놈이. 너 자꾸 그러면 현지 씨 일반반에 보내 버린다. 아, 이참에 모델비 두 배로 올리고 학교 그만두라고 해 볼까.”
“…….”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뭘 어쩔 수가 없었다.
어쨌든 현지 쌤은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뒤였고 그만두려면 위약금을 내야만했다.
그까짓 위약금이야 내가 내면 그만이지만 현지 쌤 성격상 그러게 두질 않을 것이었다.
진퇴양난의 상황. 결국 계약기간이 끝날 때까지 이 징글징글한 체육관에 나까지 매여 있어야 했다.
“……쌤은 괜찮아요?”
“응? 내가 왜?”
“아니, 저 욕망이 걸걸대는 눈들을 보고 아무 생각도 안 드십니까.”
“별로. 익숙해서.”
“아니, 그건 그러시겠지만 말이죠…….”
“그런 거 일일이 신경 쓰면서 어떻게 사니? 난 신경 안 쓰니까 걱정 마.”
내가 신경 쓰인단 말입니다!
평생 예쁘고 잘생겨 온 사람들은 그냥 이게 보통인가. 내가 유난인가.
잘생긴 역사가 고작 한 달인 나로서는 모태 미녀의 사고방식을 따라가기 난해했다.
여기 남정네들 눈알에 5kg 추를 달아서 시선을 모조리 바닥에 박아버리고 싶었다.
한 번은 화장실에 앉아있는데 이런 일도 있었다.
“야, 오늘 온 여자 완전 은꼴 아니냐? 와. 무슨 파자마 같은 옷을 입고 왔는데도, 어우…….”
“야야. 내기하자. 누가 가장 먼저 벗기는지.”
“이 새끼 또 범죄자 표정 나오네. 너 그러다 콩밥 먹을 뻔한 거 까먹었냐.”
“쫄보 새끼 하여간에. 그 정도야 다 아름다운 삶을 살기 위한 비용이라고. 저 정도 와꾸면 범죄 정돈 감수해 볼 만하잖아.”
너무 저질이라 더 언급하기 뭐하지만, 어쨌든 그러고도 한참 범죄자 토킹이 계속 이어졌다.
저놈 목소리 기억하고 있다.
체육관 선수 중 한 명으로, 여성 회원들에게 집적대기로 악명이 높은 놈이었다.
성적은 고만고만한 주제에, 열정이 죄다 아랫도리에 쏠려 있어 질이 나쁘다.
당장 나가서 치아 구조를 교정시켜 주는 건 간단하겠지만, 괜히 그랬다가 억하심정을 품고 현지 쌤에게 애먼 화풀이를 할지도 모른다.
저런 놈들 종특이 그렇거든. 강약약강. 그래서 나는 되도록 깔끔하고 극악으로 더러운(?) 방법을 동원하기로 했다.
난 즉각 LS보안팀 김대리에게 문자를 날렸다.
-김대리님, 제 주변 조사한 것 중에 체육관 사람들도 있죠?
-네, 어지간한 건 다 조사해 뒀습니다.
-그중에 김현섭이란 놈 프로필 좀 날려주세요. 그리고 정밀 조사도 가능할까요. 그중에도 특히 여자 관계에 관해서.
-삼일만 주십시오. 직박구리 안의 전자 여친까지 밝혀내도록 하죠.
대기업 정보 조직과 친해지니 이게 참 좋군.
스포일러를 좀 하자면, 삼일 뒤 김 대리는 과장 좀 보태 어릴 적 아이스께끼를 한 죄목까지 파헤친 수준의 보고서를 보내왔다.
어쨌든 선수 앞날 막고 체육관에서 쫓아낼 정도의 자료는 모였다.
내 손 쓸 것도 없이, 자료를 잘 정리해서 피해자들에게 보내는 것으로 이 일을 마무리했다.
결과가 어떨지는 굳이 말하지 않겠다. 반전은 없었다는 정도만 언급해 두겠다.
어쨌든 이런저런 일로 녹초가 된 하루.
돌아가는 길, 정류장에서 의자에 나란히 앉아 그녀에게 물었다.
“사람들이 막 집적대지 않았어요?”
“음, 평소랑 비슷했던 것 같은데.”
“그럼 엄청 집적거렸네.”
“그래서 평소처럼 대처했어.”
그 대처란 핸드폰으로 문자하면서 “핸드폰 없어요.”라고 대답하는 수준의 철벽치기를 뜻한다.
아이고, 우리 교장쌤은 내일도 교장실 전화기를 종일 내려놓겠구나.
“왜 그런 표정이야?”
그때 그녀가 불쑥 물었다.
내 표정이 어떤지 몰랐기에, 나는 그녀의 반응으로 내 표정을 유추해야만 했다.
그럼으로써 난 내가 좀 멍청한 얼굴을 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모른 척 했다. 그쪽이 덜 부끄러우니까.
“……제가 뭐요.”
“흠. 모르면 됐어.”
“아,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 치사한데.”
“그래서 나 걱정했어?”
“예? 예.”
불시의 일격처럼 찔러온 말에 난 반사적으로 답했다. 그녀답게 어떤 사고 회로를 거쳤는지 불가해한 질문이었다.
그녀는 내 답변이 만족스러웠는지 보일 듯 말 듯 입꼬리를 올렸다. 내가 아니었다면 발견하지 못할 만큼 미미하게.
“좋네.”
“예?”
그러나 뭐가 좋다는 건지도 모른 채, 현지 쌤은 기가 막힌 타이밍에 와 버린 버스를 타고 정류장을 떠나 버렸다.
뭔가 기분 좋은 간질거림이 뒷골 어딘가에 어른댔다.
그리고 기분 좋은 일은 거기서 끝이었다.
요즘 들어 나는 보안팀 직원이 픽업해서 데려다주는 호사를 누리고 있었다.
내 쪽에서 요청한 게 아니라 이 과장의 특단이었다. 그래야 마음이 놓인다는 이유에서였다. 나쁠 것도 없어서 나도 그러마 했다. 그러기를 벌써 몇 주째다.
그런데 버스가 가면 바로 왔어야 할 픽업이 오늘따라 한참 늦었다.
뭐지, 싶은 순간 정체불명의 새까만 밴이 내 앞에 덜컥 섰다.
내 기억은 거기까지였다.
* * *
정신 차리자 모든 것이 낯설어졌다.
목 위로 머리 대신 납덩이가 얹힌 듯 무겁고 텁텁했다. 눈은 어디는 지나치게 부시고 어디는 안개처럼 흐렸다. 제대로 보이는 건 기분 나쁜 그림자뿐이었다.
“정말, 정말로, 보고 싶었다. 하하. 사진하고 영상으론 엄청 봤는데 말이야…… 면상을 맞대 보고 싶은 마음이 자꾸 커졌어. 영광으로 알아라. 사춘기 때 짝사랑하던 여자애도 이렇게 보고 싶진 않았거든?”
그리고 그림자는 점점 형태를 갖추다 이길재가 되었다.
“……이길재.”
“오, 날 바로 알아보네? 내 목소리가 그리 섹시했냐? 참나, 나도 참 주책이지. 알아봐 주니까 괜히 설레잖아. 이 새끼야.”
이길재가 거꾸로 세운 의자에 앉았다.
마주본 그의 모습은 기억의 그것과 꼭 같았으나, 기이하게도, 그때와는 달리 조금의 공포도 솟지 않았다.
정말 오랜만이다, 이길재.
넌 처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말이야.
어쨌든 이 역사적인 순간에 빈말을 하는 건 예의가 아니겠지. 나도 솔직하게 응수했다.
“아아, 나도 보고 싶었어. 정말로.”
“이젠 아주 날 꼬시려 드네. 개새가. 그래. 존나게 반갑다. 상황이 좀 좆같겠지만 그것도 반갑게 생각해 주련?”
정말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우린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었다.
그럴 테지. 그도 나도 서로를 만나기를 오래도록 고대해 왔다. 밑에 깔린 감정이야 무엇이든 우린 실제로 서로가 반가웠다.
다만 우리의 화기애애함에는 핏기가 서렸다. 난 픽 웃었다.
“뭐, 썩 좋은 환경은 아니네. 너그러운 내가 이해해 줄게.”
“웃음이 아직도 나오냐? 썩을 넘. 인정은 해 주마. 니 새끼 간댕이 하나면 구미호 일가가 삼대를 먹고 살겠네. 씨벌.”
창문 하나 없이 밀폐된 공간. 아마도 지하. 쨍한 백열등 하나.
주변엔 이길재 포함 떡대들만 다섯인데 나는 팔다리에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옷은 속옷만 겨우 걸친 상태다. 하나라도 남겨줘서 고맙다고 해야 하나.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궁금하지? 기억은 나냐?”
“갑자기 기억이 확 사라졌는데. 목덜미가 따끔했다는 건 기억나네. 내 뒤에서 마취 총을 쏜 건가?”
“정답. 호랑이도 한 방에 보내는 걸 한참을 버텨서 우리 애들이 살짝 식겁했다네.”
“과연, 사각에서의 공격이라면 대처하지 못할 법도 하지.”
“이 새끼가 끝까지 여유로운 척이네.”
짝-!!
이길재가 앉은 자세에서 내 뺨을 후려 갈겼다. 그리고는 손목을 주물주물 문질렀다.
“어이 씨벌. 때린 내가 다 아프네. 대가리를 티타늄으로 만들었나.”
“…….”
“그러니까 안 되겠다. 널 때릴 때는 연장을 써야…….”
그가 뒤의 사내에게 단단한 스패너 하나를 받아들어, 내 눈 앞에서 휙휙 휘둘렀다. 물론 난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나한테 그런 거 쓰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자신만만하네 이 새끼 이거. 내가 왜 그러면 안 되는데?”
“나한테 거짓 증언을 시킬 생각이잖아? 그러려면 몸에 고문 흔적이 남아있으면 안 되니까.”
“…….”
내가 널 몇 년이나 모셨는데.
네 사고 패턴 따위야 다 꿰고 있단 말이지.
이길재가 눈살을 찌푸리는가 싶더니, 이내 허허 웃어재낀다.
“……이래서 머리가 너무 좋은 꼬맹이는 별로야. 그래 맞다. 난 널 구슬려서 이 상황을 해결할 생각이거든. 안 그래도 좋은 판을 깔아주신 분이 계셨으니.”
“황혁수.”
“그래, 그 인간이 구룡파와 너의 관계에 개연성을 만들어 두었어. 지금은 네 반박으로 살짝 깨갱한 상황이다만, 뭐 그거야, 네 말 한마디면 어떻게 된단 말이지?”
“…….”
“그래그래. 넌 갑자기 양심이 팍 찔린 거야. 그래서 그 증거들이 다 조작이었다고 뒤늦게 ‘자인’하는 거지. 그리고 검찰의 발표가 정확했다고 인정하는 거야. 너 빼고 절대다수가 행복해지는 결말이지. 어떠냐.”
“지랄. 내가 왜 그걸 들어줘야 되는데?”
“얘 아직도 상황 파악 안 되네.”
이길재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내 옆까지 어슬렁 걸어왔다. 그리고는 내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맞은편 벽면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야. 내가 이렇게 으름장을 놓으면 뭔가 있다고 눈치를 챘어야 되는 거 아니냐?”
“……설마.”
“그 설마 되시겠다. 자. 저길 봐봐.”
이길재가 낄낄 웃자 벽면에 붙은 스크린에 불이 들어왔다.
스크린 안에는 누군가가 꽁꽁 묶인 채 쭈그려 있었다.
안대로 시야까지 차단시킨 채, 무력한 입만을 짓궂게 남겨둔 상태였다. 어딘가의 스피커에서 저편의 실황이 중개됐다.
-누, 누구세요? 여, 여기가 어디……. 나를 왜? 사, 살려……. 살려 주세……. 저는 아무 것도…….
스크린에 거대한 그림자가 어렸다.
그림자는 아무 말 없이, 탁자 위에 수술 도구에서부터 건설 장비에 이르는 온갖 날붙이를 늘어놓고 정리하고 있었다.
달그락, 쇳소리가 날 때마다 스크린 안의 누군가가 움찔거렸다.
난 가늘게 신음했다.
“……네놈들. 인질을, 잡은 거냐? 정말로?”
“우리가 맨손으로 네놈을 잡아왔을까 봐? 우리도 널 고문할 수 없다는 정도는 알아. 하지만 말이야……. 네 ‘소중한 사람’을 어쩔 수는 있지. 어떠냐. 이 진행은 좀 재미있나?”
“너희 진짜 쓰레기들이구나.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그래. 너도 이제 같이 쓰레기 동료가 될 테니까. 지금 실컷 말해 둬. 어이 세르게이.”
스크린 안의 거대한 그림자가 이길재의 말에 반응했다.
“뭐, 가볍게 손가락 하나만 썰어두자고. 아직 이 친구가 실감이 안 되는 모양이네.”
그림자가 작게 끄덕이더니, 탁자 위에서 실톱 같은 걸 챙겨서 톱날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한다.
가느다란 비명 비슷한 게 그 너머로 들려왔다.
“네 소중한 사람이 울부짖으며 널 찾겠지? 자, 보다시피 저기까진 마이크가 연결돼 있다. 쟤한테 말해봐. 네 목소리로 말해보란 말이야. 괜찮을 거라고. 다 좋아질 거라고. 빨리?!”
“…….”
“왜. 여기까진 상상을 못했던 모양이지? 네가 스스로를 미끼로 쓸 거란 사실 정도는 알고 있었다고. 널 납치하면, 위치 추적을 해서 날 잡을 생각이었지? 얄팍해. 계획이 얄팍하다고.”
나도 모르게 움찔했다. 이길재의 손가락이 즐겁다는 듯 내 어깨를 두드렸다.
“어쩌나. 네 몸은 잡은 그 순간부터 조사했다. 네 뒷구멍까지 철저하게. 손목시계에 위치 추적 장치를 숨겨놓으면 내가 모를 줄 알았어? 자, 그 건방진 입으로 뭐라고 지껄여보시지?”
“……주세요.”
“뭐?”
난 고개를 들어 이길재와 시선을 마주쳤다.
“쟤 야채를 안 먹습니다. 그러니까 세 끼 꼬박 시금치와 나물 위주로 세팅해 주세요. 발광을 하겠지만 그게 또 재밌는 법입니다. 콩밥 싫어하니까 꼭 그걸로 해 주시구요. 아침에 저기압이라 깨우면 지랄을 할 거예요. 좀 밟아 주시면 됩니다. 입으론 싫다고 하지만 몸은 정직한 아이니까 괜찮아요.”
“……무슨.”
“아, 그리고 못 구해줘서 미안하다. ‘종철아.’ 얘들이 이렇게 빨리 납치해 버릴 줄은 나도 몰랐지 뭐야.”
“무슨 개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세르게이!! 그 새끼 손목 잘라!”
“자를 때는 조심하세요. 걔 몸부림이 좀 지랄 맞거든요. 피가 막 여기저기 튈 거야. 아마.”
“…….”
“황혁수가 너한테 전해 준 정보가 다 진실이라고 믿어버렸지? 내가 그 안에 첩자를 심어서 거짓 정보를 흘렸을 거라곤 왜 생각지 않았지? 넌 동업자를 좀 지나치게 믿는 경향이 있어. 순진한 놈. 중견 깡패로서 반성해라.”
그리고
쿵.
쿵.
쿵쿵!!
저 바깥에서부터 안쪽으로 ‘뭉개는’ 굉음이 전해져오기 시작했다. 난 씩 웃었다.
“이제야 내 친구들이 왔나보네.”
“……어, 어떻……. 어떻게? 위, 위치추적은, 부, 분명……. 제거를…….”
“아, 그거.”
난 사색이 된 이길재에게 혀를 쑥 내밀어 진실을 말해주었다.
“삼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