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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캐로 멱살 캐리-19화 (19/205)

# 19

우리가토의 무기

“자. 그럼 이야기를 해보자고. 어떤 걸 원하나?”

“어떤 게 있는지 알려주셔야 할 거 같은데요.”

“자. 제품에 따라 다른데. 보자아. 자네는 지금 마나를 다루는 게 활성화가 안 되어 있네?”

“네. 그런 것 까지 다 나와 있나요?”

“그럼. 그래야 그에 맞춰서 장비를 추천해주니까. 회원 정보에 대한 건 어디 새어나가지 않으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우리가 또 그런 건 확실히 하니까.”

가토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씩 웃었다.

“마나 사용도 안 되고, 액티브 스킬도 쓸 수 없으면 가져갈 수 있는 물건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만 기억해두게. 마음에 드는 물건이 없으면 주문 제작을 할 수도 있고. 시간은 걸리겠지만 자네는 회원이라 또 출입할 수 있을 테니까.”

“대충 어떤 물건이 있습니까?”

“일단 추천 무기를 알려주도록 하지. 자네가 사용할 수 있는 무기를 추천해야 의미가 있는 거니까. 안 그렇나?”

“그렇죠.”

“자. 그럼 가장 범용성이 좋은 무기부터 보여주도록 하지.”

쿵!

가토는 묵직한 무기 하나를 꺼내서 올려놓았다. 팔 모양의 무기였는데 손이 있어야할 자리에 유명 장난감 집게 같은 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카시마르의 얼굴에는 황당함이 서렸다.

“이건······.”

“지금 기본형이라서 그런 거고 이건 업그레이가 가능해. 이거 해적들이 쓰던 무기를 연구해서 만든 건데 말이야. 범용성이 좋아. 범용성이 좋다는 말은 뭐겠어? 업그레이드 하기가 용이하다는 거지. 요 앞부분 집게 있지? 요걸 빼버리고 이것 저것 달 수 있다는 말이야.”

“이건 몇 포인트나 하는 겁니까?”

카시마르가 물었다. 그러자 가토가 눈을 크게 뜨면서 카시마르를 바라봤다.

“포인트? 무슨 포인트?”

“스킬 포인트로 구매하는 거 아닙니까?”

“무슨 소리야. 여기는 현금으로 거래해. 현물도 되고. 우리는 카드 결제도 안 받아요. 오성 페이 뭐 고글 뭐 이런 것도 안 돼. 무조건 골드 아니면 현물이지. 아니면 투기장 코인도 받고. 아무튼 가격에 관한 건 나중에 계산할 때 하자고. 우리가 또 다 방법이 있으니까. 일단은 장비에 대한 설명부터 해야지.”

“예.”

“일단 이동 좀 하자고.”

가토는 공터가 있는 공간으로 카시마르를 안내했다. 그는 커다란 카트안에 장비를 잔뜩 실어서 끌고 움직였다.

“잘 보라고 이게 가장 기본적인 무기이긴 하지만 쓸모가 많아요. 업그레이드도 단순하지만 쉽고 말이야.”

푸슝!

가토가 버튼을 누르자 집게가 미사일처럼 튀어나갔다.

“이걸로 상대를 붙잡을 수도 있으니 쓸모가 많지. 특별한 옵션도 넣을 수 있어. 사정거리를 늘릴 수도 있고, 아니면 집게의 힘을 강하게 할 수도 있지. 집게가 마음에 안 들면 여기다가 갈고리나 칼 같은 것도 장착하는 게 가능해. 어때? 쓸만하지?”

“그러네요.”

카토의 말대로 쓸만하기는 했다. 그렇지만 카시마르의 구미를 당기지는 않았다.

“이 녀석의 이름은 쉽쉐키라고 하는데.”

“뭐요?”

“아. 내가 발음을 좀 빨리했나? 쉽 세커라고 ‘Ship Sacker’ 배를 탄 약탈자라는 뜻이지. 이게 해적들이 쓰는 무기에서 고안한 거니까.”

‘아. 그래.’

당혹스러운 작명 센스였지만 카시마르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 게임의 황당한 설정에 슬슬 익숙해져 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떤 설정은 정말 공을 들였다고 생각할만큼 디테일하고 좋았는데, 어떤 부분은 약을 빨고 만들었나 싶은 부분이 존재했다. 지금 같은 상황이 그랬다. 쉽 세커라니. 에라이. 쉽 세커 같은 놈들.

“이름 멋지지?”

“그러네요.”

“이거 내가 만든 거야.”

‘어. 그럴 거 같았어.’

“자. 일단은 이 제품은 마법을 이용한 업그레이드도 가능하고 아예 전자 장비 쪽도 가능하든 걸 알아두라고.”

“마법은 어떻게?”

“마법 속성을 부여하는 거지. 우리가 또 그런 것도 확실하게 부여해주거든. 그쪽에 관한 기술자가 있어요. 비용은 당연히 비싼 거 알지?”

“예.”

“그다음은 이건데 이것도 예술이야 한 번 봐봐.”

가토가 다음에 꺼내든 제품은 커다란 손 모양의 건틀릿이었다. 일반 손보다 몇 배는 큰 크기로 제작된 장비였는데 모양새부터가 심상치가 않았다.

“이건 화약을 이용한 공격을 할 수 있게 되었지. 여기 검지 손가락 보이지? 요기서 발사가 되는 거거든.”

“총이란 말입니까?”

“간단히 말해 그렇지.”

총이란 말에 카시마르의 표정이 더 굳었다.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밸런스 파괴일 일도 아니었다. 코즈믹 게이트의 유저들은 강했기 때문에 고작 총알 한두 방으로 종료 당하는 일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 오픈한 지 한 달이 조금 지난 지금 상태에서 D랭크 유저가 저걸 쓴다면 밸런스 파괴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었다.

“이건 손가락마다 다 다른 옵션을 넣을 수가 있어요. 우리가 또 아까 뭐라고 했지? 노오오력으로 강해지는 건 트렌드에 맞지 않는다고 했잖아. 이게 바로 돈지랄로 강해지는 아주 최적의 방법이지. 소모품이라서 돈이 많이 들긴하지만 위력은 확실해. 여기 엄지 있지? 여기는 소형 폭탄이라고. 꽤 위력이 강해요. 이것도 돈만 주면 업그레이드가 가능해. 잘 봐. 어떻게 쓰는지 보여줄테니.”

가토는 건틀릿을 착용하지 않고 정면을 향해 세워둔 다음에 태블릿 PC의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건틀릿이 검지 손가락을 내밀더니 총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이건 보통 권총 화력.”

탕! 탕! 탕!

“요건 연사가 가능한 기능.”

두두두두두두두!

“이건 하이라이트. 마무리 용도.”

가토는 엄지손가락을 뽑아서 던졌다.

쿠아앙!

엄지손가락은 수류탄과 비슷한 모양새로 폭발했다. 이제는 놀랍지도 않았다.

“어때? 쓸만 하겠지? 레이드 같은 거 뛸 때 아주 쓸만하다고. 특히 그 뭐냐. 체력은 약한데 겁나 빠르고 잘 도망다니는 놈들 잡을 때 아주 유용하지. 총으로 쏴 갈기고 폭탄 던지면 끝이니까.”

“일반 유저들 상대할 때도 강할 거 같은데요.”

“좀 모자란 애들 상대할 때는 괜찮긴 하겠지. 근데 좀 레벨 높은 애들한테는 쉽게 통하지는 않을 거야. 고렙들은 질기잖아.”

카시마르는 무기가 만든 흔적을 바라봤다. 고렙이어도 충분히 걸레짝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만 전투마다 탄환을 보충해주어야 할 텐데 과연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까가 관건이었다.

“그리고 이 무기를 추천하는 이유가 있어요. 이게 의외로 공수 밸런스가 잘 맞는 템이거든.”

“공수 밸런스요? 방어 기능이 있습니까?”

“그래. 우리가 또 한 쪽으로 치우치는 거 별로 안 좋아하니까."

"아. 예."

"손등을 앞으로 하고 중지를 이렇게 들면 보호막이 생성되지. 성인 상체 정도는 거뜬히 막아낼 수 있을만한 보호막이야. 요거는 뭐랄까. 내가 생각해도 너무 잘 만들었어. 방어와 동시에 상대에게 정신적 데미지를 같이 준다고나 할까? 하하! 멋지지?”

카시마르의 눈이 가늘어졌다. 보호막이 생성되는 건 알겠는데 왜 꼭 저런 모양새어야만 하는지는 이해할 수 없었다.

“약지와 새끼에도 추가 옵션을 달 수 있지. 돈만 많이 있으면 아주 좋은 무기야.”

“그래서 이게 얼만가요?”

“기본 무기는 10억 골드? 근데 이제 이 소모품들이 계속 돈이 든다는 게 문제지. 여기 물건은 우리 공방에서밖에 안 파니까 쉽게 말해서 탄약 떨어질 때마다 여기 와야 해.”

카시마르는 이 무기는 쓸 수 없다고 판단했다. 카시마르의 취향도 아닐뿐더러 가격이 너무 비쌌다. 거기다 탄환이 떨어질 때마다 공방에 방문을 해야한다는 게 가장 큰 리스크였다. 코즈믹 게이트에서 스킬 포인트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만큼 소중한 자원이었다. 그러니 그걸 매번 소비하면서 싸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요 녀석의 이름은 살인자들이 이놈을 보면 얼굴이 일그러진다고 해서 머더러 퍼······.”

“잠깐! 잠깐만요!”

“왜?”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뭐가 아냐?”

“Muderer P.u.c.k.e.r라고 말하려는 거죠?”

카시마르는 일부러 한 글자씩 또박또박 내뱉었다.

“호우! 잘 아네!”

“예. 충분히 알아들었으니 굳이 다시 발음을 안 하셔도 될 거 같습니다.”

“그런가? 하하. 이 물건이 마음에 들었나보군. 자네 레벨 정도에 이 물건 정도면 충분히 강력하지. 아마 C랭크 상위까지는 광속으로 렙업할 수 있을 거야. 어때 이 물건으로 하겠나?”

“죄송하지만 제가 골드가 없어서요. 이 물건이 투기장 코인으로 환산하면 얼마인가요?”

“투기장 코인으로는 500개는 받아야겠지?”

“500개요?”

“응. 명성 점수를 지니고 있나? 우리가 또 명성 점수를 투기장 코인으로 환산해서 받아주거든. 1000점당 1코인이야.”

“1000점당 1코인이면 너무 비싼 거 아닌가요?”

“지금은 비쌀지 몰라도 그게 나중 가면 싸게 먹힐 수 있지. 우리한테 바꾸면 나중에 투기장에서 코인 환산할 때 비용이 안 올라가거든. 그거 때문에 우리한테 바꾸는 거지.”

투기장 코인은 구입할 때마다 필요한 명성 점수가 늘어난다. 그러니 투기장 코인을 함부로 구입해서 쓰다보면 나중에는 몇 천점을 지불하고도 1코인 정도만 얻는 상황이 올 수 있었다.

“다른 무기는 없습니까?”

“이거 보다 싼 무기는 지금 없는데? 대신에 조금 하자가 있는 물건은 몇 개 있는데 볼 텐가?”

“실패작이라는 거죠?”

“조금 하자가 있다는 거지.”

“조금이요?”

“조금 많이?”

“일단 보여주세요.”

가토는 얼른 다른 무기 몇 개를 들고 왔다. 그 중에서 카시마르의 눈길을 끈 건 평범한 모양의 건틀릿이었다. 흑색의 건틀릿이었는데 모양새가 가장 깔끔하고 멋이 있어서 카시마르의 눈길을 끌었다.

“어우. 그 물건은 하자가 조금 심해. 조심해.”

“무슨 물건인데요?”

“아크롬 쪽이 이식된 물건인데 실패작이야.”

“아크롬이 뭡니까?”

“전격을 의미하지. 블알이라는 녀석인데.”

“블알요?”

“블랙 알······.”

“그만! 그만요! 종교는 좀 아니지 않습니까.”

카시마르가 다급하게 외쳤다.

“알라딘이라고 하려고 했는데? 왜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러나?”

가토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카시마르는 썩은 미소를 지으며 가토를 바라봤지만 가면을 쓰고 있어서 그 표정이 보이지 않았다. 가토는 신경 쓰지 않고 설명을 이어나갔다.

“아무튼 블랙 알라딘이라는 녀석인데 위력적인 면에서는 성공을 했지만 여러모로 실패를 했어.”

“어떤 실패를 했는데요?”

“그놈은 출력에 한계가 없는 놈이야.”

“출력에 한계가 없어요?”

“응. 엄청난 자원이 들어갔거든. 근데 문제가 하나 있어.”

“뭔데요?”

“낀 놈도 같이 데미지를 받아.”

“네?”

“쉽게 말해서 자폭 용도라 이 말이지. 무기라는 게 상대에게 데미지를 입히려고 쓰는 건데 그건 같이 데미지를 입으니 실패작이지. 원리가 그래. 착용자의 생명력을 에너지로 빨아들여서 검은 번개를 만드는 거야.”

“번개면 상태 이상 능력은 당연히 있겠네요?”

“당연하지.”

카시마르는 의외로 블랙 알라딘에게 흥미가 갔다. 가면의 옵션을 이용하면 혹시 데미지를 덜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써봐도 됩니까?”

“그거 아날로그 형태라서 불편한데. 써보는 건 문제 없지만 조심하게나. 찌릿찌릿한 정도로 끝나지 않을테니.”

가토는 카시마르에게 다가와서 블랙 알라딘을 착용시켜주었다. 그리고는 손등에 있는 톱니처럼 생긴 버튼을 보여주었다.

“이걸 오른쪽으로 돌리면 번개가 나와. 조심해서 돌리게. 위험한 물건이야.”

가토가 슬금슬금 물러났고 카시마르는 톱니를 옆으로 돌려주었다.

스르르륵!

문제가 심각했다. 톱니가 너무 헐렁해서 너무 쉽게 돌아갔다는 거였다.

쿠아지지지직!

카시마르 건틀릿 밖으로 검은 번개가 마구 튀었다. 카시마르는 키자마자 비명과 욕을 함께 내질렀다.

“이 **! ***야!”

“그러게 조심해서 돌리라니까.”

너무 세게 돌렸다. 너무 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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