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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캐로 멱살 캐리-40화 (40/205)

# 40

Sea , Pearl, Gnome

“자동 투척을 더 강화해볼까?”

“그보다는 수집가의 확고한 취향을 강화하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요?”

“어. 그러네? 그것도 강화가 되는 거겠지.”

“안 된다고는 적혀 있지 않으니까요. 가능할겁니다요.”

카시마르는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었다. 강화 포인트는 넉넉했고 강화하고 싶은 스킬들도 많이 있었다.

“수집가의 확고한 취향. 패시브 강화.”

[수집가의 확고한 취향은 패시브 강화를 할 수 없는 스킬입니다. 다른 스킬을 선택하여 주십시오.]

“이거는 안 되네. 그렇지. 이것도 강화가 되면 좀 그렇긴 하지.”

카시마르는 수집가의 확고한 취향 말고 잔상 연계 스킬을 하나씩 강화했다. 모두 30포인트가 들었다.

[잔상 스킬에 ‘집중’ 강화 옵션이 추가되었습니다.]

[집중 - 생성 가능한 잔상의 개수가 10개로 줄어듭니다. 대신에 잔상 개수가 10개만 생성되어도 실체화 효과가 발동됩니다.  잔상이 유저의 동작을 따라하지 않고 다른 동작으로도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거는 좋아진 건지 나빠진 건지 모르겠는데?”

“아닙니다요. 어차피 잔상은 집중하면 볼 수 있는 건데 이건 다른 동작까지 취하니 개수는 줄었다할지라도 훨씬 간파하기 어려울 겁니다요.”

“그런건가?”

“그렇습니다요.”

[잔상 극대화 스킬에 ‘도발 회복’ 옵션이 생성되었습니다.]

[도발 회복 - 잔상의 개수가 많아질수록 생명력 회복 속도도 증가합니다. 잔상의 개수가 최대치에 달하면 잔상 중 하나가 랜덤으로 도발 동작을 취합니다.]

“도발은 양날의 검인데.”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낫지 않겠습니까요. 잘만 쓰면 좋기도 하고요.”

“없는 것보단 낫지만 재수 없으면 집중 공격을 받기도 쉬워서 말이야.”

도발은 가까이에 있는 적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스킬이었다. 도발에 걸린 적은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고 유저를 공격하게 되어 있었다. 다만 이 스킬은 유저에게는 걸릴 확률이 지극히 낮고 몬스터에게는 꽤 잘 걸리는 스킬로 되어 있었다. 보통 파티 플레이를 하는 탱커가 이런 종류의 스킬을 많이 사용하곤 했다.

강화는 확실히 좋은 옵션이었다. 패시브 스킬이 가지는 약점을 충분히 보완하고도 남을만큼의 좋은 옵션들이 추가되고 있었다. 카시마르는 마지막 스킬을 바라봤다. 그는 마지막 스킬인 잔상 실체화에 거는 기대가 있었다.

[잔상 실체화 스킬에 ‘제대로 실체화’ 강화 옵션이 추가되었습니다.]

[제대로 실체화 - 랜덤으로 잔상 하나가 실체화 되어 유저에게 분리됩니다. 실체화된 잔상은 잔상 개수를 하나 소모하며 적을 공격합니다. 유저에게서 분리된 잔상은 금방 소멸됩니다.]

“이거는 분신술 같습니다요.”

“분신술 같은 게 아니라 거의 같아. 다만 그 지속시간이 짧을 뿐이지.”

“데미지도 들어가고 말입니다요.”

“그래.”

“이 정도면 대박 스킬입니다요. 선생님.”

카시마르는 연계 스킬을 흡족하게 생각했다. 패시브 스킬 연계였지만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수집가 마지막에 넣을 스킬이 고심되네.”

“파쇄일격이나 철산고 넣어야하지 않겠습니까요?”

“둘 다 괜찮은 스킬이긴 한데 마음에 들지는 않아. 특히 파쇄 일격은 카이로의 꼬리만 사용해야되니 조심해야 하니까.”

파쇄 일격은 주먹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 아니었다. 반드시 무기로만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파쇄 일격을 사용하려면 카이로의 꼬리를 꾸준하게 사용을 해야했다. 하지만 카시마르는 카이로의 꼬리만 전투에 활용하지 않았다. 카이로의 꼬리를 활용하는 전투는 카시마르의 전투에 일부분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파쇄 일격보다는 철산고를 수집가의 취향에 넣는 게 유리할 수 있었다.

“선생님. 차라리 마법 저항력을 수집가의 취향에 넣는 건 어떻습니까요?”

“응?”

“그리 좋은 스킬은 아니지만 골고루 저항력을 높여주니 레벨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요.”

“공격보다는 저항력을 키우자.”

“그렇습니다요.”

강숭이의 말을 들은 카시마르를 턱을 쓰다듬으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의외로 괜찮은 선택일 수 있었다. 일단 카시마르가 가지고 있는 저항에 관련된 스킬들은 다양했다. 그중에서도 마법 저항이라는 스킬은 전반적으로 저항력을 올려주는 스킬이었다. 물론, 전반적으로 저항력을 올려주기 때문에 효능은 그리 높지 않았다. 그렇지만 모든 계열의 저항을 다 가지고 있는 카시마르가 아니기 때문에 이 스킬이 가장 나을수도 있었다. 이렇게라도 저항력이 올라가면 다양한 상태 이상 마법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 거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카시마르는 팀플레이 보다는 솔로 플레이를 즐기던 유저가 아니던가.

카시마르는 강숭이의 의견을 듣고 수집가에 하급 마법 저항력 스킬을 집어넣기로 했다. 그 전에 해야할 일이 있었다.

“하급 마법 저항력. 패시브 강화.”

[하급 마법 저항력 스킬에 ‘폭발 추가 저항’ 강화 옵션이 추가되었습니다.]

[폭발 추가 저항 - 폭발에 관한 저항력을 높여 데미지를 줄입니다.]

강화 옵션은 34포인트 남아 있었다. 카시마르는 철산고나 파쇄 일격도 강화를 하려다가 그만두었다. 그 이유는 포인트를 다 써버리면 액티브 스킬을 패시브 스킬로 전환할 때 문제가 생길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잔상 연계 스킬, 자동 투척, 하급 마법 저항력.]

카시마르는 이렇게 확고한 취향 카테고리에 스킬을 넣었다.

[확고한 취향 스킬 카테고리가 완성되었습니다. 확고한 취향 스킬 카테고리의 하위 스킬들은 레벨이 표시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보통의 스킬과 똑같은 레벨 업 효과를 가지며 랭크업도 가능합니다.]

확고한 취향 카테고리가 완성되자 카시마르는 주저하지 않고 남아 있는 보너스 포인트를 확고한 취향에 다 때려 넣었다.

36포인트.

30포인트쯤 투자하자 하급 마법 저항력이 중급 마법 저항력으로 랭크업 했다. 그러나 나머지 스킬들이 랭크업을 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재미난 사실은 랭크업을 해도 강화 옵션은 그대로 붙어 있다는 점이었다.

[중급 마법 저항력(폭발 추가 저항)]

카시마르는 흐뭇하게 스킬들을 바라보았다. 스킬이 레벨업을 하자 잔상 연계 스킬은 개수와 잔상이 차는 속도가 빨라졌다. 회피 속도, 생명력 회복량도 늘어났고 무엇보다 잔상이 두 개까지 ‘제대로 실체화’가 가능한 것으로 바뀌었다.

운이 좋으면 잔상 두 개가 분신처럼 카시마르의 몸에서 빠져나와 상대를 공격한다는 의미였다.

자동 투척은 사거리와 위력 그리고 투척 스피드가 늘었다. 쉽게 말해서 좀 더 빠르고 강력하게 상대를 공격하는 셈이 되었다.

“숭아.”

“네.”

“이 정도면 좀 더 위의 해적단을 노려도 되지 않겠냐?”

“어떤 해적단 말씀입니까요.”

“중급 해적단 중에서도 배 하나만 끌고 다니는 놈들 있지 않냐.”

“그런 놈들 중에는 마법을 쓰는 놈들도 있어서 힘듭니다요.”

“지금 상태로도 힘들까?”

카시마르가 물었다.

“강함의 문제가 아닙니다요. 선생님. 마법사들이 마법을 중첩으로 걸고 사방에서 공격하면 아무리 강한 상대도 쉽게 무너집니다요. 하급 해적단들은 마법사가 몇 없어서 가능했지만 중급부터는 쉽지 않습니다요.”

해적선은 필드 보스 몬스터에 필적할만큼 난이도로 분류되었다. 하급 해적선이 그 정도였다. 그 이유는 하급 해적선 하나에 보통 서른 명이 넘는 해적들이 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서른 명도 레벨이 낮지가 않았다. 그런데다가 하급 해적선이어도 어마어마한 대포를 쏟아내기 때문에 접근하기 전부터가 싸움이었다. 그러니 결코 낮은 난이도가 아니었고, 잡으면 많은 경험치와 보상을 주었다.

중급 해적단은 더 탄탄한 조합으로 중무장한 곳이었다. 상급 해적단은 배 하나가 아니라 선단을 이끌고 다니는 해적들이었다. 이 해적들은 제독들도 반쯤은 포기한 해적이라고 했다. 물론, 그들 중에서도 배를 한두 개 정도만 운용하는 해적단도 있기는 했다. 문제는 선단으로 끌고 다니는 해적들보다 배 한 두 개만 끌고 다니는 등급 높은 해적들이 더 강하다는 게 문제였다.

“야. 그러면 마법을 방어해줄 조합을 갖추면 되잖아. 심해 물방울 몇 개 남았냐.”

“열여섯 방울 정도 남았습니다요.”

“그러면 그만큼 모아서 털면 괜찮지 않을까? 나랑 비슷한 랭크들 모아서 털면 말이야.”

“그러면 중급 해적단을 터는 의미가 없지 않겠습니까요. 경험치를 그만큼 나누는데 말입니다.”

“아니. 중급 말고. 파티 원을 열다섯 모았으면 상급은 털어봐야지.”

“선생님 상급 해적단은 대부분 배를 수십 척 끌고 다닙니다요.”

“그중에는 한두 개만 끌고 다니는 놈들도 있다며.”

“정말 극악무도하기 때문에 한두 개만 끌고 다녀도 아무도 못 건드린다는 생각은 못해보셨습니까요.”

“야. 숭이.”

“넵.”

“어째 해적들을 옹호하는 것처럼 들린다?”

“아닙니다요. 선생님을 걱정하는 것입니다요.”

“냉정하게 말해보자. 나랑 비슷한 정도로 파티 맺어서 기습하면 털 수 있겠냐? 없겠냐?”

“승률은 반반 아니겠습니까요. 다만 타겟을 확실하게 정해야할 겁니다요. 상급 해적단 중에 배를 한 두 개만 끌고 다니는 해적단은 그리 많이 없으니 그중에 하나만 정해서 정보를 모아야지요.”

“그래서 네 생각은? 하면 좋겠어? 안 좋겠어?”

“선생님이 한다고 하면 전 언제나 따라 갑니다요.”

“좋아. 그럼 가리우스에게 가자.”

“정보를 얻고 판단하시려는 거군요.”

“그래. 막 결정할 수 없지.”

어차피 심해 물방울은 사용 한도가 정해져 있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아직 어느 유저도 소탕하지 못한 상급 해적단을 털어서 칭호를 얻는 게 유리할 수 있었다. 칭호를 최초로 획득하면 스킬 못지않은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까.

카시마르는 얼른 가리우스 제독에게로 움직였다.

***

“오! 자네 왔군. 그래 어떻게 해적들은 좀 소탕했나? 했으면 해적기와 항해일지를 보여주게.”

“아직입니다.”

카시마르는 일부러 해적기와 항해일지를 가리우스에게 건네지 않고 있었다. 심해 물방울의 사용 횟수가 다 사라지면 그때 와서 정산할 생각이었다.

“그런가? 하긴 해적을 소탕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 우리 해군도 중급 해적단 정도만 상대하고 있으니까. 여기는 해적들의 세상이야. 해적이 너무 강력해. 그런데 무슨 일인가?”

가리우스 제독은 손에 들고 있던 사진을 내려놓으면서 말했다. 가리우스 제독은 수인족으로 비둘기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 사진은 무엇입니까?”

카시마르는 혹시 가리우스 제독이 가지고 있는 사진이 히든 퀘스트와 관련된 건 아닐까 싶어서 질문을 던졌다.

“이거 말인가? 내 고향인 ‘청산’의 사진이라네. 아름답지 않나?”

“청산이요?”

“그렇네.”

가리우스가 웃으면서 사진을 카시마르에게 보여주었다. 카시마르는 사진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가 청산의 의미를 깨닫고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도무지 개그 코드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내가 이곳을 참 많이 좋아했지. 그래서 내 친구들은 나를 한 때 청산이라고도 불렀네. 내 호가 청산이거든.”

“이름이랑 함께 부르지 않은 게 다행이로군요.”

“이름이랑 함께 부른 친구들도 있었지. 하하하 ‘청산 가리’우스라고.”

“아. 네.”

‘새대’라고 호를 짓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카시마르는 생각했다.

“그런데 무슨 일인가?”

“정보를 얻으려고 왔습니다.”

“무슨 정보? 하급 해적단에 대한 정보는 이미 다 주었을 텐데?”

“제가 원하는 정보는 하급이 아닙니다.”

“그러면?”

“상급입니다.”

“미쳤군.”

가리우스가 고개를 흔들면서 말했다.

“준비는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

“상급 해적단이 어떤 존재인지 모르는가? 그들은 제국에서도 건드리지 못해.”

“그래서 정보를 얻으러 온 거 아닙니까.”

“자살을 하겠다면 말리지는 않겠네. 하지만 기분이 썩 좋지는 않군.”

“제대로 준비하려고 이곳에 온 겁니다.”

“그래. 상급 해적단 중에서 정보를 얻고 싶은 해적단이 어디인가?”

“혹시 상급 해적단 중에 배를 최대한 적게 움직이는 곳이 있습니까?”

“배를 적게 움직이는 곳이라······ 있지. 적게 배를 운영하는 상급 해적단은 보통 3척에서 5척을 운영해. 하지만 상급 해적단 중 유일하게 한 척만 움직이는 해적단이 있네.”

“거기가 어딥니까?”

카시마르가 눈을 빛내면서 물었다.

“그렇지만 그 해적단은 건드리지 않는 걸 추천하네. 전 해적을 통틀어서 가장 악질이거든. 아니 해적 역사를 통틀어서 가장 악질이지.”

“대체 어떤 해적단이길래 그럽니까?”

“씨, 펄, 놈”

“네?”

“Sea, Pearl, Gnome 해적단이라네. 발음에 주의하게. 바다의 진주를 터는 노움 해적단이라는 뜻이지. 왜 진주냐고? 진주가 과거 남부에서는 돈으로 사용되었으니까. 이 해적단의 정체성은 심플해.”

“뭐가 심플 합니까?”

“선장이 돈에 미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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