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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캐로 멱살 캐리-43화 (43/205)

# 43

나는 한다 소탕을

“어···어··· 난 위대한 양의 아들 하···.”

하램은 뒷걸음질 치면서 말을 더듬었다. 카시마르는 늘 그랬던 것처럼 하램을 정신 교육하려고 다가갔다.

“잠깐! 난 램파드의 셋째 아들 하램이야! 이러면 이거 일 복잡해져!”

“어쩌라고! 그럼 내가 널 때리면 양아치냐? 이 새끼 아까부터 양아들 타령이야. 뒤지게 맞을라고. 돈 내 놓을래? 오늘부터 밥 숟가락 놓을래?”

“자···잠깐! 알았어. 잠깐! 한 마디만 하게 해줘!”

하램의 다급한 외침에 카시마르는 잠깐 동작을 멈추었다. 그의 주먹은 하램의 얼굴 정면을 향하고 있었다.

“왜?”

“이 바닥에 환불은 없어! 대신에 내가 정보를 좀 더 주지! 진짜 자네가 만족할만한 정보를 말이야.”

“개소리 말고 돈 내놔. 안 그러면 밑에서 들어간 꼬챙이가 네 입에서 나오도록 해줄테니까. 어서 사기야. 사기는.”

“어허. 뭘 그렇게 무서운 이야기를 하는가. 일단 정보를 들어봐. 들어보고 나서 결정을 하도록 하지. 잘 생각해봐. 날 건드리면 자네는 우리랑 지겹게 싸워야 하네. 나도 그런 문제가 발생하는 건 원치 않고. 그러니 적당히 타협하도록 하지. 내가 괜찮은 정보를 더 주겠네.”

카시마르도 정상은 아니었다. 가드들을 빨리 제압을 해야 했기 때문에 그는 블랙 알라딘의 출력을 많이 끌어올렸다. 보통 이런 NPC들이 데리고 다니는 가드들은 상당히 강력했고, 빨리 처리하지 않으면 지원군을 부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다가 하램의 하는 말도 빈말은 아니었다. 코즈믹 게이트에서 정보 상인은 상당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비록 하램의 위치가 지부장급이라고 할지라도 그 뒤에 있는 세력들은 충분히 카시마르를 귀찮게 만들 수 있었다. 그러니 적당히 타협을 하는 게 좋았다.

보통 유저들은 NPC에게 이런 사기를 당하면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다. 물론, 카시마르처럼 달려드는 유저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유저들의 9할은 가드의 손에서 처리가 되었다. 나머지 1할은 가드를 제압해도 그 뒤에 온 지원군에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카시마르는 엄청난 체력의 가드들을 한 방에 제압했다. 하램이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얼마나 귀찮아질까?”

카시마르는 하램을 보면서 강숭이에게 물었다. 강숭이는 상황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질문이 들어오자 얼른 각을 잡고 대답했다.

“많이 귀찮아 질겁니다요. 선생님.”

“또 사기 치는 거면 어쩌지?”

“그래 보이지는 않습니다요. 저 다리 덜덜 떠는 거 보십시오. 귀하게 자란 거 같아서 맞는 걸 무서워하는 것 같습니다요.”

“그럼 그냥 두들기는 게 낫지 않겠어?”

“정보상인이랑은 계속 거래해야 되니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요.”

“흠······ 기분이 더러워서 더 듣기 싫은데.”

“더 큰 일을 앞두고 있지 않습니까요. 이야기만 들어보시지요.”

“그래. 알았다.”

카시마르는 얼른 강숭이와 짤막하게 대화를 끝내고 하램을 보면서 말했다.

“말해. 이상한 정보면 진짜 건강원 액기스로 환생시켜 줄라니까.”

“그 위 선원들 말이야.”

“노움?”

“어. 그래. 그 선원들 마법사보다는 전투원이 많이 있네. 마법사보다 전투원들을 조심해야 돼.”

“노움은 마법사가 아니었나?”

“그런 편견을 버리라고. 그들은 타락한 노움들이야. 상당히 강해. 민첩한 암살자들이랄까? 그러니 조심을 해야 하네. 그리고 해적과 관련된 버프 주는 옷 있지 않은가? 그거 안 입는 게 좋네. 대스의 부하 중에는 그 버프를 역으로 흡수해서 저주를 내리는 놈이 있으니까. 해적들이 그를 못 건드리는 이유 중 하나야.”

“그리고 또?”

“대스를 만날 때는 가지고 있는 돈, 보석 같은 건 따로 맡기고 가는 게 좋네.”

“왜?”

“대스는 돈을 빼앗아 가거든. 그리고 빼앗아 간 돈만큼 추가로 데미지를 준다고 하네. 조심을 해야 돼.”

“위 정보 중에 거짓은 없겠지?”

“누구를 진짜 양아치로 아는 겐가? 내가 말했지 않은가. 우리에게도 법은 있다고. 방금 일은 내가 좀 미안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거짓을 말하지는 않았어.”

“거짓을 말하지는 않긴 했지. 반쯤 사기여서 문제였지.”

“아무튼 간에 내가 말해줄 수 있는 정보는 다 말해줬네. 어때? 이 정도 정보면 돈값은 충분히 하지 않았는가? 사실 이 정보 정도면 내가 돈을 더 받아야 해.”

“그래서 수상해. 너는 지불한 돈 이상의 정보를 주지 않을 거 같거든. 방금 하는 걸 보니 말이야.”

“그래. 이렇게 다 말해준 이유는 내 가드들을 순식간에 처리한 자네라면 대스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서야. 대스를 잡으면 말이야.”

“잡으면?”

“최대한 고통스럽게 죽여주 게.”

“엥? 원한이 있었어?”

“직접 엮인 건 없지. 근데 나도 세금 내는 제국인이니까. 알겠나? 최대한 고통스럽게 죽여준다고 약속하게. 제국에 넘기고 그런 거 없이. 진짜로 죽여야 하네. 제국에 넘기면 그는 또 살아 나올 테니까.”

“현상금이 꽤 되는걸로 아는데 포기하라고?”

“장담 하건데. 그 현상금을 포기하는 게 만 배는 이득일 걸세. 역사가 그렇게 말해. 남부가 이 모양 이 꼴인 이유를 아직도 모르나? 남부를 제국에 팔아넘겼던 놈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서야. 반드시 죽여야 하네. 반드시. 이건 자네를 위해서 하는 말이기도 해.”

[퀘스트 ‘대스와 데스를 영접 시켜라’ 활성화 되었습니다. 퀘스트를 수락하시겠습니까?]

“네.”

카시마르는 퀘스트를 수락했다.

***

남부의 어느 해변가.

15명의 인원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한 사내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었는데 그건 바로 카시마르였다.

그는 그동안 수집한 정보를 모인 사람들에게 풀어놓고 있었다. 모인 사람들은 카시마르와 친분이 있던 골낳괴 일행과, 핏불킹 길드인 꿀매너 길드 사람들.

꿀 매너 길드는 매너만 좋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총 인원 20명 정도의 작은 길드였다. 작은 길드였지만 대부분의 유저들이 고렙이어서 이번 계획에 아주 많은 도움이 될 터였다.

“······ 그런 이유로 이 해적단을 선택하게 된 겁니다.”

“우와. 이런 말 하기 뭐하지만 진짜 나쁜 놈이네요.”

대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의 반응은 한결 같았다. 진짜 나쁜 놈. 찢어죽이고 싶은 놈. 그러니 대스 해적단 소탕에 대해서는 다들 동조하는 분위기였다. 다만 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늘 현실적인 고민을 하는 사람은 나오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위험 인물과 연관되어 있으면 나중에 문제 생기는 거 아닌가요?”

골낳괴가 물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 대스 해적단을 모조리 죽여야합니다.”

“해적단 넘기면 보상이 꽤 크다고 들었는데요. 그거 포기 해야 합니까?”

“네.”

“그러면 보상이 너무 적어지지 않을까요?”

“대신에 엄청난 경험치를 받게 될 겁니다. 정확히 얼마만큼 많은 경험치를 받게 되느냐는 확신할 수 없어요. 다만 아직 상급 해적단이 잡힌 적은 한 번도 없다는 겁니다. 참고로 전 하급 해적단을 소탕하는 걸로 5일 만에 20렙을 올렸습니다.”

“20렙을요?”

카시마르의 말에 사람들이 크게 반응했다.

“상급 해적단을 잡는 건 레이드 보스를 잡는 것 보다 난이도가 높게 되어 있어요. 그러니 경험치가 절대 적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이번에 계획이 성공하면 최초로 잡게 되는 거니 더 추가 보상이 있을 겁니다.”

“그러면 분배는 어떻게 하는 건가요?”

꿀 매너 길드의 수장인 빨간 메리가 말했다. 그녀는 빨간 머리의 엘프였는데 눈에 확 들어올만큼 뛰어난 외모를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다가 직업도 마법사여서 몸에 걸친 것이 그다지 많이 없었다. 덕분에 볼륨 있는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핏불킹의 말을 빌려 표현하자면 외모 자체가 어그로인 셈. 카시마르는 핏불킹이 꿀 매너 길드에 가입한 이유가 저 여인 때문인 것도 있다고 확신했다.

“나오는 보상은 무조건 N분의 1로 나눕니다.”

“어. 그러면 카시마르님이 좀 손해 보는 거 아닌가요?”

“전 보상에는 크게 관심 없습니다. 경험치에만 관심이 있어요. 보상은 공평하게 나누고요. 항해일지와 해적 깃발만 제가 갖도록 하겠습니다. 이 작전을 세팅 했으니까요.”

“다 좋습니다. N분의 1로 나누는 거 좋네요. 근데 가장 중요한 걸 말씀 안 해주셨습니다.”

꿀 매너 길드의 사제인 미스터 클린이 끼어들었다. 미스터 클린은 안경을 쓴 두툼한 덩치의 사내였다.

"질문하세요.“

“상급 해적단 소탕 좋죠. 잡기만 하면 대박입니다. 레이드 보스급 퀘스트를 이 인원이서 잡기만하면 경험치만 먹어도 충분하죠. 그런데 말입니다. 대체 어떻게 잡으실 생각이죠? 지금 남부의 대형 길드들도 소형 해적단이나 잡아서 현상금 타 먹는 입장인데 상급 해적단을 대체 어떻게 잡으시려고요?”

“그 이야기를 지금부터 하려고 했습니다.”

“해주시죠.”

“상급 해적단은 배로 접근했다가는 그냥 삭제 당합니다. 그러니 몰래 접근해서 들어가야죠. 잠수를 할 겁니다. 몇 시간 동안 물 아래에서 숨을 쉬게 만들어주고, 수영 속도도 빠르게 만들어주는 아이템이 있어요. 그 아이템을 써서 잠입할 겁니다. 상급 해적단은 강하기는 하지만 배 위에 올라서기만 하면 해볼만 합니다.”

“아······.”

카시마르의 설명에 사람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온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 아이템이 사용 횟수가 정해져 있군요. 그래서 인원을 이렇게만 모은 거로군요.”

“그렇습니다. 더 많은 인원을 데려가면 안정적으로 해결이 가능하겠지만 아쉽게도 사용 횟수가 정해져 있습니다.”

“배 위에 올라서면 승산은 있는 겁니까?”

“모르죠. 다만 하급 해적단을 여러 번 털어본 바에 의하면 생각보다 많이 허접했습니다. 물론, 상급 해적단이니 선원들이 훨씬 강하긴 하겠죠. 그렇지만 충분히 해볼만 한

도박 아닙니까?”

사람들은 즉시 파티를 맺었다. 어차피 유저들이라 죽는다고 해도 캐릭터가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그러니 이런 기회가 왔을 때는 주저하지 않고 덤벼들었다. 렙 다운이 무섭기는 하지만 성공만 하면 정말 많은 보상이 주어질 테니.

“그럼 고지한대로 30분 있다가 여기서 다시 모이겠습니다. 얼른 소지하고 있는 돈 은행에 맡겨두고 오세요.”

카시마르의 말에 유저들이 얼른 움직였다.

“야.”

“왜?”

“이거 진짜 승산은 있는 거냐?”

핏불킹이 물었다.

“몰라. 나도 상급 해적단은 안 털어봤다니까. 근데 아까 설명했듯이 이번에 털 해적단이 좀 특수해. 일단 인원도 적고 배도 한 척이니까.”

“올라갔는데 막 헬파이어 떨어지고 그러는 거 아냐?”

“무슨 배 위에서 헬파이어를 써. 그랬다가 배 뒤집어지고 난리 나려고? 배 뒤집어지면 우리야 좋지 뭐. 우리는 잠수도 가능한데. 죄다 물 아래로 끌고 들어가서 익사시키면 되겠네. 근데 형 대체 무슨 직업으로 전직한 거야? 지금 B랭크지? 왜 아이템이 없어. 완전 그지 꼴인데?”

카시마르의 말대로 핏불킹은 로브 같은 천 쪼가리 하나 달랑 걸치고 있었다. 그것도 매우 낡은.

“히든 클래스야. 전략가라고.”

“전략가?”

“그냥 서포터야. 근데 일반 서포터와 개념이 좀 달라. 난 인원이 많으면 많으면 많을 수록 사기 캐가 된다.”

“근데 아이템은 어디다 팔아 먹었어?”

“아오. 아이템 제한이 겁나 많아. 많은 정도가 아니라 거의 대부분이 착용하면 마이너스 패널티를 받는다.”

“뭐 그런 클래스가 다 있어?”

“몰라. 근데 효과는 좋아.”

“형 원래 법사 아니었어? 그걸 다시 근접 전투 법사로 키운다 어쩐다 말 많더니 어째 그리 됐어.”

“됐어. 방향을 틀었다. 어쨌든 이거 좋은 거 같아.”

“그래서 그 로브 하나가 아이템 전부야?”

“아냐. 인마. 전투 들어가면 이것도 벗어야 돼.”

“응?”

“보기는 좀 흉한데 팬티만 입고 싸운다.”

“뭐?”

“클래스가 그래. 클래스가. 좀 더 레벨 높아지면 입을 수 있어. 아직은 못 입어.”

“참나······ 살다 별 이상한 클래스를 다 보겠네.”

“의심 하지 마. 전투 들어가면 흉하다는 이야기 쏙 들어갈 정도니까.”

“아무튼 조심해. 아이템 하나도 안 입고 있으면 끔살 당하기 딱 좋겠네.”

“그래서 호위병들을 데리고 왔잖냐. 우리 길드원들은 나를 지키는 데는 도가 텄어요.”

“제발 그랬으면 좋겠네.”

파티원들은 모두 금방 돌아왔다. 그들은 준비한 배에 올라서 대스 해적단을 잡으러 움직였다.

대스 해적단은 의외로 쉽게 모습을 드러냈다. 금반지와 금목걸이 금이빨을 낀 쥐새끼 캐릭터가 대스 해적단의 상징이었다.

“이제 갈 준비하죠.”

카시마르는 파티원들에게 물방울을 쏴주었다. 강숭이는 사정상 은신을 풀지 않고 배에서 기다렸다. 펫 레벨이 높아진 덕분에 은신을 풀지 않으면 강숭이와 카시마르는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도 상관이 없었다. 다만 일정이상 떨어지면 강숭이의 도움을 못 받았다. 늘 같이서 움직였기 때문에 도움을 못 받는 게 조금 걸리긴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지금은 강숭이보다는 고렙 유저 한 명이 더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물방울 작업이 끝나자 미스터 클린이 앞으로 나와서 말했다.

“그럼 기도 시작하겠습니다.”

사제인 미스터 클린의 버프는 언령으로 발동되는 것이었다. 정말 기도를 읊는 사람도 있었지만 스킬을 걸어놓고 아무 말이나 대충 지껄이면 버프가 걸렸다.

“······ 닭다리를 아무리 뜯어도 살이 찌지 않게 해주시고 먹을 걸로 장난 치는 쉽 새들에게 불벼락을 내려주시옵소서. 무멘.”

미스터 클린의 기도가 끝나자 파티원들 머리 위에 기이한 마크가 생겼다. 커다란 주먹이 힘을 불끈 쥐고 있는 마크였다.

“첫 스킬을 잘 쓰세요. 최대한 강력한 걸로. 첫 스킬의 위력을 몇 배 뻥튀기 해주는 버프입니다.”

미스터 클린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풍덩.

카시마르가 제일 먼저 바다로 뛰어들었다. 대스 해적단의 배는 몇 킬로 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다. 헤엄쳐서 가기에는 아주 먼 곳. 그러나 심해 물방울을 이용하면 물고기만큼 빠른 속도로 헤엄칠 수 있었다.

금방이었다.

카시마르는 하던 대로 배에 접근해서 단검을 박아넣고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했다. 원래는 단검을 박아두지 않지만 이번에는 파티원들을 생각해서 단검을 그대로 박아놓으면서 계단 처럼 길을 만들었다.

그리고 배 위에 오른 카시마르.

그가 사용할 수 있는 첫 스킬은 다른 게 없었다.

철산고.

카시마르는 우르르 달려드는 노움을 향해서 철산고를 날렸다.

퍼어어엉!

마치 대포가 터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거대한 파도에 휩쓸린 것처럼 날아가는 노움들.

쥐새끼 소탕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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