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저주캐로 멱살 캐리-44화 (44/205)

# 44

그 생각 돌아가!

“가리우스······ 이런 새 대가리. 백 명 정도라며······”

카시마르는 종횡무진으로 배위를 헤집고 다니면서 싸우고 있었다. 나머지 인원들은 대열을 딱 맞추고 안정적으로 싸우고 있어서 카시마르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들은 나름 팀전에 익숙했다. 하지만 카시마르는 팀전보다는 솔로 플레이에 적합했다.

쿵!

카시마르가 다시 철산고를 시전했다. 지금처럼 많은 숫자가 모여 있는 상황에서는 철산고만큼 효과적인 게 없었다. 카시마르는 상당히 잘 싸우고 있었다. 그렇지만 상대의 숫자가 너무 많았다.

오백명 정도 되는 노움이 배 안에 우글거리고 있었다. 그런데다가 서포터까지 있어서 한 번 누웠던 놈들도 다시 일어나는 형상이었다. 아직까지는 팽팽했지만 그 균형이 언제 넘어갈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카시마르는 수많은 노움을 때려눕히고 파티원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다가가자 파티원이 제일 먼저 카시마르에게 힐을 주었다. 카시마르의 생명력은 무지막지하게 높았는데 벌써 1000정도나 깎인 상태였다. 그만큼 노움들의 힘이 강력하다는 이야기.

“이거 한 방에 끝내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어 보이는 데요. 지금은 버티고 있지만 시간 지나면 힘들어집니다.”

“형. 뭐 없어? 진가가 발휘된다며.”

카시마르가 팬티 한 장 걸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는 핏불킹을 향해 말했다.

“그것도 적당히 있어야지. 무슨 바퀴벌레도 아니고 뭐 이래 많아.”

“제독이 구라 쳤어.”

“클린님.”

상황을 지켜보던 용재가 나섰다.

“네.”

“아까 그 버프 한 번 더 걸어주실 수 있습니까?”

“가능하죠.”

“형. 제가 그 스킬 쓸게요. 버프 받은 상태면 다 쓸어버릴 수 있어요.”

용재가 나서서 말했다. 그러자 아르케가 반발했다.

“야. 미친 놈아. 여기 배 위야. 너 그거 터트리면 같이 죽자는 것밖에 안 돼.”

“이대로는 승산이 없어. 한 방 크게 터뜨려야 재네들도 회복을 못 시킨다니까.”

“아무튼 그건 오바야. 방법이 있겠지.”

“그래. 그거는 일단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두자. 그리고 그거는 필드에서 쓰면 네가 받는

페널티가 어마어마하다며.”

“실패보다는 낫죠. 형.”

“안 돼. 그거는 아니야. 기다려 봐.”

파티원들은 전투를 지속하면서 대화를 나눴다. 카시마르가 상당히 많은 노움들을 눕혔지만 그들은 한 명, 한 명씩 다시 살아나고 있었다.

“무슨 좀비도 아니고. 계속 살아나요!”

빨간 메리가 말했다. 지금 전투에서 최고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유저는 바로 슭곰발이었다. 슭곰발은 전방에서 노움들이 경계선을 넘어오지 못하도록 하고 있었다. 골낳괴도 의외로 많은 활약을 하는 중이었다. 골낳괴는 데미지를 분산 시켜주는 유형의 유니크 스킬로 팀 파이트에 많은 보탬을 주고 있었다.

“이놈들 웰라운더야. 전투도 하고 서로 마법도 걸어주니까 소모전으로는 답이 없어. 한 방이 필요해.”

핏불킹이 말했다.

“한 방 아니어도 순식간에 눕히면 되는 거 아냐?”

“뭐 방법 있어?”

“저기요! 여기서 속성 저항력 높이는 버프 가지고 계신 분 있습니까?”

카시마르가 물었다. 그러자 한 사내가 손을 들었다.

“저 비슷한 거  있습니다. 속성 저항력은 아니고 들어오는 데미지를 50퍼 추가로 줄여주는 버프입니다.”

“추가로 50퍼센트요?”

“네. 대신에 이건 한 가지 속성만 지정할 수 있어서 잘 써야 합니다.”

대박 버프가 아닐 수 없었다. 지금 카시마르에게 딱 필요한 버프.

“하나면 충분합니다.”

“근데 이거 쓰면 제가 다른 버프를 쓰지 못하는데요.”

“님은 그것만 저한테 계속 걸어주세요. 그거면 됩니다. 나머지 분들도 저한테 버프 다 걸어주세요. 전투원 분들은 진영 유지하면서 버텨만 주시고요. 버텨만 주시면 제가 한 번 해보죠.”

“근데 무슨 속성을 걸어드려요?”

“아크롬이요. 전격 계열 아시죠.”

“알죠.”

“야! 뭘 하려고 그래.”

핏불킹이 물었다.

퍽!

핏불킹과 대화를 나누던 카시마르가 날아드는 노움을 향해 발차기를 뻗어서 걷어차버렸다. 그리고는 허리춤의 카이로의 꼬리를 들었다.

타탁!

카이로의 꼬리가 소리를 내면서 긴 봉으로 바뀌었다.

“버프 걸어주세요!”

“예! 갑니다!”

“형도 빨리 걸어!”

“알았어. 인마!”

핏불킹의 버프는 독특했다. 그건 바로 버프와 디버프가 같이 걸리는 형식이었다. 카시마르에게는 버프를 주고 주변 적에게는 디버프를 거는 형식의 스킬이었다. 카시마르 머리 위에 각종 버프 마크들이 떠올랐다.

“근데 뭘 하려고?”

“잘 버티고나 있어!”

카시마르는 소리를 치고는 앞으로 나섰다.

“출력 2000.”

지직. 카시마르의 손에서 검은 번개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카시마르는 원소 정형을 이용해서 검은 번개를 카이로의 꼬리 한쪽 끝으로 모이게 했다. 한 쪽 끝에 모인 번개는 점차 창날로 변하기 시작했다.

“어머. 저게 뭐야!”

“헐.”

“나왔다. 젠부샤쓰를 한 방에 보낸 스킬!”

골낳괴가 소리쳤다.

창날의 길이만 3미터나 되는 검은 번개의 창이 생성되었다. 카시마르가 카이로의 꼬리를 양손으로 딱 붙잡고 휘둘렀다.

위잉! 지지지지지직!

끔찍한 비명 소리가 들렸다. 창질 한 방에 오십 명 가까이 되는 노움들이 그대로 감전사했다. 배 위에 바싹 구워진 노움들의 시체가 쌓이기 시작했다. 카시마르는 얼른 노움들에게 달려들어 창을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어마어마한 체력 수치를 지닌 카시마르가 숨이 차오를 정도로 빠른 움직임이었다.

회피, 방어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움직임.

노움의 숫자가 너무 많아서 아무리 카시마르라도 제대로 방어를 할 수가 없었다.

“뚫렸다! 전사들 빨리 가서 도와주세요! 나머지는 빨리 버프 걸어줘요!”

핏불킹이 소리쳤다. 카시마르의 활약으로 노움의 대부분은 감전사한 상태였다. 그러나 카시마르도 멀쩡하지는 않았다.

블랙 알라딘은 양날의 검이었다. 아크롬 계열 저항력을 높인 걸 감안 해도 이 정도 출력은 카시마르에게 부담이 되었다. 아마 각종 버프들이 아니었으면 카시마르는 더 싸우지 못하고 누웠을 수 있었다.

다행인 점은 생명력이 바닥을 보일 때까지 떨어지자 바람의 가면의 옵션이 활성화되어서 체력과 생명력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카시마르의 주변에는 노움들의 시체가 가득했다. 노움들은 지쳐서 숨을 허덕이는 카시마르에게 덤벼들 생각을 못하다가 번개가 사라지자 서로 눈치를 보았다. 그리고 사방에서 일제히 달려들기 시작했다.

“빨리 지원해!”

“힐! 힐!”

“마법으로 몇 명 걷어내!”

파티원들이 소리쳤다. 파티원들은 카시마르를 커버하려고 재빨리 움직이는 중이었지만 노움들이 한 빨랐다.

일촉즉발의 상황.

반쯤 그로기 상태에서 집중 공격을 받는다면 정말로 생명력이 다할 수 있었다. 그러나 카시마르는 노움이 달려들기 시작하자 가지고 있던 암기들을 꺼내 마구 잡이로 던지기 시작했다.

슈슈슈슈슈슈슝!

어마어마한 양의 암기들이 날아들었다. 자동 투척으로 암기들은 기괴한 모양으로 날아서 한 명의 노움에게 쏟아졌다. 공중에서 다섯 개가 넘는 암기에 적중당한 노움은 그대로 사망했다. 그러자 자동 투척은 타겟을 바꿔서 다른 노움에게 쏟아졌다.

일제히 공격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암기 덕분에 틈이 생겨버렸다. 카시마르는 재빠른 노움들의 공격을 스텝과 상체 움직임으로 유유히 피하면서 톤파를 휘둘러 막아냈다.

한 10초 정도 버텼을까?

카시마르가 쓰러지기 직전에 파티원들이 달려들어 노움들을 걷어냈다. 그걸로 싸움은 종료되었다.

“너희들 어디서 나온 새끼들이야! 내가 누군 줄 알아?”

대스는 평범한 사내였다. 그에 대한 다양한 소문이 있었지만 그는 보통 사람과 다를 바가 없었다. 해적선의 선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평범한 비쥬얼이었다. 대스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카시마르는 체력을 회복한 뒤에 묶여 있는 대스에게로 다가갔다.

“내가 누군 줄 알고 이러는 거야?”

“알아.”

퍽!

카시마르는 주저하지 않고 톤파로 대스의 머리를 두들겼다. 그걸로 대스는 바로 기절 상태에 빠졌다.

***

“야! 여기 대박이다. 대박이야.”

“왜?”

“미쳤다. 창고에 보물들이 한 가득이야.”

“많아?”

“많은 정도가 아니라 이건 개인 유저가 취급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 대체 나쁜 짓을 얼마나 해야 이렇게 쌓아둘 수 있는 거냐.”

“이제 좀 감이 와? 그거 다 제국 귀족들에게 돌아갈 배당금이라고. 그걸 건드렸으니 쉽게는 죽지 못할 거야.”

대스는 묶여 있는 상태에도 당당했다.

“저 새끼 저거 저대로 둘 거냐?”

“있어 봐. 일단 정리부터 좀 하고. 깃발은?”

“여깄어요. 형.”

슭곰발이 깃발을 내려서 카시마르에게 건네주었다.

“이게 항해일지인 거 같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미스터 클린이 항해일지를 찾아서 주었다.

“그리고 이거는 항해 일지 옆에 있던 건데 뭔지 모르겠어요. 마법이 걸린 물품 같은데. 이것도 님이 가지셔야 할 거 같아서 가져왔습니다.”

“이거는 저도 잘 모르는 건데.”

“일단 넣어두시죠. 범상치 않은 물건인 거 같습니다.”

“마법 인벤토리 넉넉하게 가져오길 잘한 것 같습니다. 근데 이 정도로 대박일 줄은 몰랐네요.”

“와! 이놈들 투기장 금화도 취급하나봐요. 금화도 한 천 개는 있는데요?”

“은행을 털어도 이 정도는 안 나오겠다. 이게 대체 가치가 얼마나 되는 거야?”

“감정이 불가능한 골동품들도 있어서 일단 정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거에요.”

“일단 정리부터 싹 해주세요.”

카시마르는 표면이 완전히 검은색으로 되어 있는 수첩을 인벤토리에 넣었다. 그리고 대스를 바라봤다.

“무슨 짓을 벌이는지도 모르고 천진한 것 좀 보소. 한심하군.”

대스가 말했다.

“무슨 짓을 벌이는 것 같은데?”

“지금 제국을 상대로 일을 벌이고 있는 거야.”

“언제부터 제국이 도둑질을 했어?”

“이건 도둑질이 아냐 잠자는 돈을 걷어서 좀 더 가치 있게 쓰는 거라고? 너네는 지금 그 시스템을 더럽히고 있는 거야.”

“제국민의 돈을 털어서 너만 잘 먹고 잘 사는 게 시스템이냐?”

“그게 바로 시스템이야. 위와 아래의 구분이 확실해지는 것. 그게 무너지면 세상이 무너지는 거라고. 시스템이 이렇게 돌아가는 걸 제국민들이 모를 거 같아? 다 알아. 다 알고 있다고. 근데 가만히 있잖아. 그건 그들도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는 거야.”

“이 새끼는 아까부터 뭔 개소리를 이렇게 늘어놓냐. 내가 폭력적인 사람이 아닌데 아무래도 안 되겠다. 이 쉽 쉐커를 그냥!”

핏불킹이 대스에게 달려들려고 하자 카시마르가 막았다.

“형 기다려.”

“왜?”

“있어. 전문가가 오고 있으니까.”

“전문가?”

“있어 봐.”

“충고하나 하지. 네가 챙긴 그 목록. 그 목록만 내려놓고 사라져. 그리고 남부에는 다시 들어오지 마. 그러면 뭐 이번 일이 잘 넘어갈 수도 있을 거야. 아니 그냥 북제국으로 넘어가서 살도록 해. 여기서 더 나가면 이제 손 쓸 방도가 없어.”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네가 그 소리를 할 입장은 아닌 거 같은데?”

대스는 쇠사슬에 온몸이 칭칭 감긴 상태인데도 당당했다.

“마지막 경고야. 목록 내려놓고 챙길 거 챙겨서 빨리 꺼져. 얼굴은 보지 못했다고 할 테니까.”

대스는 카시마르를 빤히 바라봤고 카시마르는 천천히 헬멧을 벗었다. 헬멧을 벗자 기괴한 문양이 새겨진 바람의 가면이 드러났다. 바람의 가면은 레벨업을 하면서 그 모양이 점점 화려하게 변한 상태였다.

“야. 잘 봐. 이게 내 모습이거든? 근데 네가 이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 거 같냐?”

“날 죽이면······.”

“왔네.”

대스는 무언가 말을 하려고 했지만 카시마르와 핏불킹이 시선을 돌려버려서 그의 말은 끝까지 들리지 않았다.

일행 타고 있던 작은 배가 도착했다. 사실 작은 배는 아니었지만 대스 해적단의 해적선에 비하면 작은 크기였다.

“선생님!”

강숭이는 민첩하게 배 위로 올랐다. 은신을 푼 상태였다. 핏불킹이 카시마르에게 달려드는 강숭이를 보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이 놈은 뭐냐? 네 펫이냐? 되게 귀엽게 생겼네.”

핏불킹은 웃으면서 강숭이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했다. 그러자 강숭이가 얼굴을 흉악범처럼 일그러트리면서 핏불킹에게 소리쳤다.

“어딜 만져! 이 쉽 세커야! 생긴 건 오징어 같이 생긴 게! 뭘 쪼개! 눈깔에 먹물을 만년필로 쪽 빨아서 먹물 파스타 해먹어 버릴까보다! 어서 손을 대려고 해!”

“어······.”

갑작스럽게 맞은 욕 폭탄에 핏불킹은 멍한 상태로 카시마르를 바라봤다. 카시마르는 배를 잡고 깔깔 거리고 있었다. 강숭이는 처음 카시마르를 만났을 때처럼 핏불킹에게 욕 세례를 계속 퍼부었다.

“숭아!”

“네. 선생님.”

“이제 그만하고 이리와.”

“넵.”

“야! 뭐야 이거?”

“내 제자야. 그냥 그렇게 알고 있으면 돼. 그리고 내가 말한 전문가야.”

“전문가?”

“보면 알아. 강숭아.”

“네.”

“저놈이다. 특기를 좀 잘 살려봐라.”

“알겠습니다요. 확실하게 처리를 하겠습니다요.”

강숭이는 바닥에 떨어진 단검 하나를 들고 대스에게 다가갔다. 대스의 옷을 찢어서 다 벗기기 시작했다.

“저거 뭔데?”

“고문 기술자. 어마어마한 악행의 경험으로 축적된 고문의 끝판왕이라고 할까?”

“근데 머리 밀고 있는데?”

“응?”

핏불킹의 말대로 강숭이는 대스의 머리를 짧게 밀고 있었다. 마치 이발사처럼 능숙한 솜씨였다.

“저 봐.”

“강숭아.”

“네. 선생님.”

“너 뭐하냐?

“아. 준비하는 겁니다요. 이렇게 해야 애 상태를 잘 살펴볼 수 있거든요. 머리를 보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 가 파악할 수 있습니다요. 헤헤. 저만의 노하우랄까요.”

“오! 뭔가 전문적이다.”

“맡겨만 주세요. 선생님.”

강숭이는 대스의 옷을 싹 벗기고 머리도 바싹 밀었다. 그리고는 대스를 향해 웃으면서 질문했다.

“너 그동안 왜 그랬어?”

“······.”

“질문에 답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데 어때?”

강숭이의 말투는 매우 부드러웠다. 그러나 표정은 전혀 부드럽지 않았다. 대스는 강숭이의 눈을 바라보고는 공포에 질린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어떤 걸 묻는 거지?”

“그냥. 그동안 왜 그렇게 살았냐고.”

“신의 뜻대로 살았을 뿐이다.”

“야. 신의 뜻대로 살았으면 날 안 만났어야지. 안 그래?”

강숭이가 섬뜩하게 웃으면서 대스의 귀를 붙잡았다. 대스의 입가에서 소름끼치는 비명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끼아아아악! 끄악! 꺽! 꺽! 꺽!

- 전체 관람가인 관계로 음향만 들려드리겠습니다. 작가의 필력이 부족해서 묘사를 하지 않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

강숭이의 고문은 30분 정도 지속 되었다. 정확히 30분이 지나자 대스의 입에서는 잘못 했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10분 정도 더 흘렀다.

“죽여···줘···.”

“죽여줘?”

“죽여주세요. 제발! 그냥 죽여주세요! 아악! 끼아악! 제발!”

“안 돼. 죽여줄 생각 없어. 너의 그 생각 돌아가! 빨리 돌아가도록 해!”

강숭이가 웃으면서 말했다. 그의 실체가 조금이나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