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
잡아? 네가 온 게 아니고?
- 테이크 개발리는 중.
- 저거 완전히 니가와 끝판왕 버전 아니냐.
- 저 정도는 니가와도 아님. 낙사 맵에서 밀어내기만 하는 유저도 있음.
- 저거 유도 미사일처럼 쫓아가는 거 같은데 무슨 스킬이지?
- 저거 나 혼자 자동 투척 스킬임.
-- 나 혼자 자동 투척?
--- 확실함.
---- 유니크 스킬인가?
----- 레어 스킬임.
------ 레어 스킬인데 저렇게 셈?
------- 내가 가진 스킬은 저렇게 안 셈. 아마 저거 랭크 업 시킨 것 같음. 랭크업에 가호빨 +다른 스킬 조합한 거 아닐까? 저 정도로 기괴한 무브먼트 보여주지는 않음.
-------- 그럼 다른 스킬일 수도?
- 야! 테이크 은신 썼다. 저거 잘 안 쓰려고 하던데.
-- 왜 안 쓰려고 함?
--- 저거 쿨 타임이 되게 길고 쓴 상태에서 들어가는 연계 기술이 달라서 결정적일 때 아니면 안 쓰는 듯. 개인 방송 보니까 그랬음.
- 야. 연계고 모고 끝남. 테이크 비틀 거린다.
- ㅋㅋㅋㅋ 테이크 팬들 멘붕 중.
- 지금 한 대도 못 때린 거 아님?
- 미쳤다. 저거 테이크가 저 정도면 거의 버그 수준이라는 거 아닌가?
- 초반에 테이크가 너무 무리해서 들어가다가 공격 허용한 게 큰 듯. 어차피 무한으로 날아오는 거 아닌데 침착하게 막기만 했어도 유리했을 텐데 이건 상대가 조합을 잘 들고 나온 것도 있지만, 테이크가 너무 성급함. 본인 실력을 너무 과신한 듯.
-- 인정.
--- 인정은 무슨 인정이야. 상성이 안 좋아서 밀린거지.
---- 초반에 차분하게 암기 튕겨내는 거 못봄?
- 끝났네. 와 마지막 도끼 던지는 거 포스 쩐다. 저 헬멧 쓴 유저가 저리 무서워보일 줄이야. 저 아이템. B랭크 쯤 가면 웬만해서는 다 벗지 않나?
-- 저거 보다 좋은 템이 대체로 나오지.
--- 저것도 우리가 알고 있는 이계인 시리즈 헬멧이 아닐 수도 있음.
커뮤니티의 반응은 대단했다. 카시마르의 스타일을 비판하는 유저도 있었지만 그런 의견은 대부분 묵살 되었다. 카시마르와 비슷한 스타일로 자크르를 하는 유저들은 많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마법사들은 필연적으로 카시마르와 비슷한 스타일로 자크르를 할 수밖에 없었다.
- 1차 예선 3차 때 메디아 바르고 이번에는 테이크네. 이 정도면 거의 K 길드 킬러 아님?
-- 스카웃 제의 들어갈 거 같다. 그런데 왜 저런 유저가 한 번도 화제가 안 되었지?
--- 비방송 유저인듯. 보니까. SNS 같은 것도 없음.
---- 그야말로 다크호스네.
----- 저 스타일로 어디까지 올라갈지 기대된다.
------ 아마 대처법 가지고 나오지 않을까?
카시마르는 가뿐하게 경기를 마치고 대기실로 돌아왔다. 카시마르가 대기실에 들어서자 골낳괴와 친구들이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고 있었다.
“형. 최고에요!”
“K 길드만 벌써 두 번째. 대박임.”
“아냐 세 번째야.”
“네?”
“첫 경기도 K 길드 만났어.”
“그랬어요?”
“응.”
“그럼 K 쪽에서는 너 갈아마시려고 하겠다.”
핏불킹이 카시마르를 보며 말했다.
“아니면 스카웃 제의 들어올 수도 있죠.”
“스카웃 제의?”
“K길드가 대기업 스폰서가 있잖아요.”
“대기업 붙어 있다고 다 거기 가는 건 아니잖아.”
“그래도 시스템이 탄탄하니까요. 거기는 일단 들어가기만 해도 연봉이 장난 아니니 들어가도 좋죠. 다른 팀들보다 퍼센트 떼어가는 것도 적고요.”
“그만큼 평이 안 좋은 곳이기도 하죠.”
아르케가 물을 마시면서 끼어들었다.
“왜?”
“그쪽 길드 아니면 좀 배척하는 게 심해요. 거기 1군 유저들 인성 논란도 자주 생기고요. 특히 사냥터 독식이나 이런 거 때문에 욕도 많이 먹고요”.
“그래도 그 정도는 다른 대형 길드들도 다 있는 문제라 딱히 그러지는 않아요. 오히려 소속 선수들 입장에서는 좋죠. 그만큼 소속 선수를 잘 챙겨준다는 거니까요. 그리고 대형 길드가 무서운 건 바로 정보력이에요. 일단 1군 소속은 극소수지만 2군 그러니까 일반 유저들 숫자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무시할 수가 없어요. 아마 공식적으로 K길드 마크 달고 움직이는 유저들만 1000명이 넘을 걸요? 거기다 K 길드랑 동맹 맺은 길드들까지 합하면 진짜 어마어마하죠.”
“토너먼트에서 걸려서 이긴 걸 가지고 뭐라하지는 않겠지. 아무튼 다음 경기 시작한다. 컨트롤 갓. 컨신이 맞지? 상대도 K길드잖아.”
“그쪽에서는 머리 아프죠. 로드로드도 상당한 실력자거든요. 실력으로 따지자면 컨신이 유리하기는 한데 밸런스는 로드로드가 더 좋은 편이라서요.”
로드로드는 검방 전사였고, 컨신은 검사였다. 방패가 있으면 가드할 수 있는 면적이 넓어지기 때문에 방어에 상당히 유리했다. 방패를 이용한 스킬도 다양하게 있었기 때문에 같은 근접 스타일의 유저라면 검방 전사가 유리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차이는 미미했고, 결국에는 어떤 스킬을 가지고 어떻게 컨트롤을 하느냐가 중요했다.
컨신과 로드로드는 서로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었다. 같은 팀 소속이었기 때문에 연습 경기를 수도 없이 했을 터였다. 둘의 승률은 비공식적으로는 비슷했으나 좀 더 자신감이 있는 쪽은 컨신이었다.
둘 다 연습 경기 때 보여주지 않은 비장의 수가 있었다. 로드로드는 방패로 상대의 공격을 흘리면서 시작되는 연계 스킬. 연계 스킬 중 한 번만 적중 되어도 상대를 몇 초 동안 기절시키고, 처음부터 다시 연계 스킬을 넣을 수 있는 기술이었다. 그런데 컨신은 검 하나로 로드로드의 연계 스킬을 다 가드해버렸다. 뒤로 슬금슬금 빠지면서 앞으로 진격하면서 휘두르는 로드로드의 공격을 여유롭게 막는 컨신. 그러자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잘 하긴 하네.”
팔짱을 낀 상태로 지켜보던 핏불킹이 말했다.
“핏불 형. 저건 잘하는 정도가 아니죠. 저렇게 근접 거리에서 연속 스킬 막는 거 진짜 어려워요. 조금만 빗나가도 바로 공격 쏟아지는 거라. 보통은 저런 거 쓰면 스킬 써서 막아내던가 피하죠.”
“그러니까 잘하긴 한다고.”
핏불킹의 반응은 그다지 대단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저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유저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쉬잉!
로드로드의 비장의 수를 막아낸 컨신은 바로 반격에 나섰다. 로드로드가 지친 것을 이용한 것이었다. 순간 컨신의 검에서 빛이 반짝이더니 로드로드의 목을 베고 지나갔다. 그 한 방으로 게임은 끝이었다.
“뭔데 저렇게 데미지가 세? 검방 전사가 한 방에 눕는다고?”
“급소 공격하면 추가 데미지 주는 그런 스타일 아닐까?”
“정확해요. 컨신이 각광 받는 이유가 바로 저런 거에요. 컨신 캐릭터는 캐릭터 자체만 놓고 보면 그리 밸런스 좋은 게 아니라고 들었어요.”
“컨트롤에 따라서 얼마든지 강력하게 변할 수 있도록 세팅을 한 거군.”
“그렇죠. 저 기술도 아마 타이밍 맞춰서 급소 공격하면 추가 데미지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스타일일 거에요.”
“컨트롤에 그냥 다 몰빵을 했네.”
“네. 그래서 컨신은 솔플도 좋지 않고 팀전에서는 더욱 안 좋은 캐릭터로 알려져 있어요.”
“솔플은 왜? 사냥이 안 돼서?”
“네. 체력이나 이런 거는 별로 안 좋은 걸로 알아요. 대신에 자크르 때는 유용한 스킬을 많이 가지고 있죠.”
“그럼 컨트롤에서 밀리면 답이 없는 스타일 아냐?”
핏불킹이 화면에 시선을 고정한 채로 말했다.
“에이. 형. 아직 밀린 적이 없으니까. 세계 최고라고 하는 거죠.”
“그래?”
카시마르는 차분하게 남은 경기를 지켜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코즈믹 게이트의 자크르는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늘어지는 경기도 있었지만 대부분 3분에서 5분이면 한 경기가 끝났다. 그러다 보니 32강 경기를 다 치르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32강 경기가 끝나고 16강 대진표가 나오기 전까지 쉬는 시간이 있었다. 카시마르는 일행들과 함께 16강에 진출한 유저들의 정보를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때 카시마르의 대기실을 누군가 찾아왔다. 바로 1차 예선에서 카시마르와 싸웠던 메디아라는 유저였다. K길드의 여신이라고 불리는 여성 게이머. 훤칠한 키에 예쁜 얼굴을 지녔지만 어딘지 모르게 차가워 보이는 인상의 여인이었다.
“카시마르 선수. 우리 구면이죠? 잠시 이야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메디아가 웃으면서 말했다. 그러자 카시마르가 인사를 하면서 의자를 가리켰다.
“그렇게 하세요. 여기 앉으시죠.”
카시마르는 메디아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메디아의 뒤에는 그의 매니저인 것처럼 보이는 정장을 입은 유저가 서 있었다. 인상이 매니저인지 경호원인지 분간이 가지는 않았다. 메디아는 카시마르의 권유에 자리에 앉지 않고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카시마르 선수랑 둘이서만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요.”
“그냥 여기서 말씀하시죠. 문제 될 일이 아닙니다.”
“계약과 관련된 일이라서요.”
메디아가 살짝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카시마르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핏불킹은 카시마르가 헬맷 속에서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그냥 여기서 하셔도 됩니다.”
“······.”
카시마르의 말에 메디아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그 모습을 감지한 핏불킹이 얼른 나섰다.
“야. 우리 나가 있을 게!”
“있어도 돼.”
“아냐. 아냐. 이야기 나눠.”
핏불킹을 골낳괴와 친구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그들이 밖으로 나가자 메디아가 자리에 앉았다.
“미리 예상하셨겠지만 계약 제의를 드리러 왔어요.”
“아. 네.”
“계약금 1억을 바로 지급하고요. 이후 발생하는 수익에 대해서는 저희 길드와 7대3으로 나눈 다는 조건이에요. 물론, 바로 1군 선수들과 같이 활동할 수 있고 같은 지원을 받을 수 있고요. 아마 혼자 플레이 하시는 것보다 몇 배는 많은 수익을 올리실 수 있을 겁니다.”
“이 7대 3이라는 거에는 정보도 포함되어 있는 거죠?”
“그렇습니다. 코즈믹 게이트를 플레이하면서 얻게 되는 정보는 길드원들끼리 모두 공유합니다. 물론, 1군 유저와 2군 유저들 사이에 제공되는 정보는 차이가 있어요.”
“네.”
“어떻게 조건이 마음에 드세요.”
“네. 좋은 조건인 거 같네요. 근데 전 이렇게 본격적으로 게임 할 생각은 없어서요.”
“플레이 시간이 꽤 되시는 거 같은데. 아닌가요?”
“그렇긴 한데 그냥 즐기려고 합니다.”
“혹시 계약금이 적다고 생각되시면 좀 더 높게 책정도 가능합니다. 선금 개념으로는 5억까지도 가능하고요.”
상당히 큰 금액이었다. 그렇지만 카시마르에게는 그리 큰 금액도 아니었다. 애초에 돈으로 카시마르를 흔들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카시마르는 예전부터 돈에 흔들리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괜찮습니다.”
“혹시 다른 길드에서 연락이 왔었나요?”
“아뇨. 이렇게 계약 관련 쪽으로 온 건 K길드가 처음입니다.”
“잘 생각해 보세요. 16강전에서도 이겨서 위쪽으로 올라가면 더 많은 제의를 받으시겠지만, 16강에서 지게 되면 그 제안이 다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메디아의 말투는 차분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차가웠다.
“전 괜찮습니다.”
“검색해보시면 알겠지만 지금 드리는 제안 정말 좋은 조건이에요.”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괜찮습니다.”
“16강을 통과할 비장의 카드가 있나 보네요.”
메디아가 이야기 하는 사이에 16강 대진표가 나왔다. 메디아와 카시마르가 시선을 돌려서 화면을 바라보았다. 카시마르는 16강 첫 경기에 배정이 되어 있었다. 상대는 컨트롤 갓. 컨신.
대진표를 확인한 메디아는 아주 희미하게 입꼬리를 올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생각이 바뀌면 연락 주세요.”
“네.”
메디아는 뒤돌아보지 않고 대기실을 빠져나갔다.
“계약 했어요?”
“아니.”
“야. 그보다 너 경기다. 빨리 나가봐.”
“컨신이네요. 와 진짜 형이랑 K 길드랑 연이 있나 본데요.”
“형. 컨신 별 거 아니에요. 파이팅!
골낳괴와 친구들은 카시마르를 열심히 응원했다. 그러나 그들의 응원에는 컨신이 이길 거라는 예상이 깔려있었다. 오직 핏불킹만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었다. 카시마르도 걱정하지 않았다.
질 수도 있다. 코즈믹 게이트에서 무적은 없었다. 최선을 다해서 지면 그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었다. 카시마르는 싸우는 것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었으니까.
***
[대진이 정말 판타스틱하네요. 카시마르 선수 K길드와 연속으로 경기를 하게 됩니다. 근데 상대가 컨트롤 갓. 컨신 선수입니다. 이번 경기는 정말 쉽지 않겠는데요.]
[아무래도 컨신 선수가 방어가 탄탄하기로 유명하니까요. 이번 경기의 포인트는 카시마르 선수가 컨신 선수의 방어를 뚫을 수 있는지가 포인트가 되겠네요. 반대로 컨신 선수는 카시마르 선수를 잡아야죠.]
[맵이 나왔습니다. 돌풍의 목탑. 이 맵은 독특하죠. 맵 외관으로만 보면 대표적인 낙사 맵일 거 같은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목탑 바깥 쪽에는 돌풍이 불어서 유저가 그쪽으로 밀려나면 다시 목탑 안으로 밀려오거든요. 그래서 그쪽은 낙사와 관련이 없고, 대신에 가운데 있는 계단을 통해서 아래층으로 유저를 떨어트릴 수 있습니다. 떨어지면 추가 데미지는 당연히 들어가고요.]
[이 맵은 밸런스를 논하기가 좀 어려운 게요. 맵이 엄청 넓거든요. 아래층으로 계속 내려갈 수 있고 하니 카시마르 선수가 도망치면서 싸운다면 컨신 선수를 상당히 귀찮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이 맵은 다른 평지 맵처럼 뚫려 있는 게 아니라 일단 붙게 되면 컨신 선수가 엄청 유리해질 수 있죠.]
[지형 지물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겠네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유저 모두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위층이 돌풍에 잠기는 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유저들이 한 번 내려오면 위로는 못 간다는 이야기죠?]
[그렇습니다. 그리고 아래층으로 내려갈수록 맵이 넓어집니다. 계단에서 교전도 많이 일어나는 편이고요.]
[자. 바로 경기 시작됩니다. 이번 경기 다크호스인 카시마르 선수와 강력한 우승후보 컨신과의 대결입니다!]
***
카시마르는 시작하자마자 옆에 있는 계단을 통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9층은 상당히 좁기 때문에 거기서 교전을 하다가는 금세 컨신에게 붙잡힐 수 있었다. 카시마르는 적절하게 지형지물을 이용해서 암기를 날렸고, 컨신은 그럴 때마다 아슬아슬하게 카시마르의 공격을 막았다.
둘의 대결은 치열했다. 쫓는 자와 쫓기는 자. 카시마르의 기습과 지형지물 활용에 중계진은 흥분했고, 그걸 죄다 막아내는 컨신의 컨트롤에 감탄사를 아끼지 않았다. 카시마르는 딱 두 번의 공격만 컨신에게 적중시킬 수 있었다.
그렇게 1층까지 내려온 상황.
2층에서 뛰어내리는 컨신을 향해 카시마르는 암기를 던졌다.
팅!
컨신은 암기를 검으로 튕겨내고 카시마르를 웃으면서 바라봤다.
“하. 새끼. 드디어 잡았네. 와.”
컨신이 웃으면서 말했다. 카시마르는 허리춤에 손도끼를 들고 서 있었다. 컨신이 카시마르를 향해 달려오면서 검을 휘둘렀다. 카시마르는 들고 있던 도끼를 던져서 컨신이 검을 움직이게 만들고는 몸을 돌렸다.
“이제 튈 데 없거든?”
탕!
도끼를 쳐낸 컨신이 카시마르의 등에 검을 휘두르려고 했다. 카시마르가 또 도망을 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카시마르는 도망치고 있는 게 아니었다. 그가 몸을 돌린 건 바로 공격을 하기 위해서였다.
퍽!
컨신의 명치에 카시마르의 뒤차기가 제대로 꽂혔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 중계진이 몸을 들썩거리고 관중석의 유저들이 소리를 질렀다.
“잡은 게 아니라 그쪽이 온 거 같은데.”
명치를 맞고 날아간 컨신을 향해 카시마르가 말했다. 컨신은 놀란 눈으로 카시마르를 보고 있었고, 카시마르는 컨신을 내려다보며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