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저주캐로 멱살 캐리-51화 (51/205)

# 51

힘세고 강한 카시마르

[이 맵은 의외로 계단 통로에서 많이 피니쉬가 나옵니다. 아무래도 이동 경로다보니 이동속도가 느려지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근접, 원거리 캐릭터의 승률이 거의 반반입니다. 맵 밸런스로는 딱 맞는데 상성 상으로는 잘 모르겠군요.]

[카시마르 선수의 게임 스타일은 원거리에서 예측 불가의 암기를 던지는 것이고, 이게 상당히 까다롭다는 게 이미 증명이 되었습니다. 독이나 출혈 데미지를 유발하는 암기는 아니지만 일단 막기가 어려우니까요. 그렇다고 마냥 피해 있기도 어렵습니다. 유도탄 처럼 휘어서 쫓아가는 암기니 더 그렇죠. 그러니 카시마르 선수에게 선제 공격을 날리는 일은 대단히 어렵다고 봐야 합니다. 마법처럼 쿨타임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활이나 총처럼 장전을 해야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컨신 선수는 공격형 검사이지만 방어가 좋습니다. 소위 말하는 피지컬로 부족한 방어를 채우기 때문이죠. 과연 카시마르 선수의 게임이 컨신 선수에게도 통하는지 지켜봐야겠네요.]

[컨신 선수는 시작부터 카시마르 선수에게 달려나가네요. 그렇죠. 컨신 선수는 잡아야죠. 카시마르 선수는 거리를 벌려야합니다.]

[컨신 선수 대단하네요. 저렇게 빠르게 뒤쫓으면서 카시마르 선수의 암기를 대부분 쳐내고 있습니다. 지금 거의 데미지가 없죠?]

[그렇습니다. 이제 두 선수 모두 1층에 내려가겠군요. 저기서는 이제 카시마르 선수가 마냥 피할 수는 없을텐데요.]

- 컨신한테는 안 되네.

-- 인정.

--- 저거 컨신이 너무 잘해. 이상한 괴도로 날아오는 데 다 튕겨내고.

---- 괴도 아니고요. 궤도 맞습니다.

----- 으악! 맞춤법 빌런이다!

- 으아. 카시마르 1분 컷 가나요.

- 곧 끝날 각. 컨신 웃고 있네.

- 따라간다.

- 다 잡았다.

- 암기 끝인가?

[아! 카시마르 선수 암기가 얼마 안 남은 것 같습니다. 컨신 선수의 착지 순간을 노려서 암기를 날렸는데, 그것도 막아버리네요.]

[사실 근접 캐릭터가 저렇게 탄탄한 방어를 보여주면 원거리 캐릭터는 허탈하거든요. 그런 겁니다. 격투기에서 보면은 때리다 지친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지금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공격을 일방적으로 퍼부운 쪽은 카시마르 선수인데 점점 불리해지고 있는 건 카시마르 선수에요. 이제 컨신 선수가 잡아놓고 베기 시작하겠죠. 같은 길드원들이 카시마르 선수에게 당한 게 있어서 단번에 끝낼 것 같지는 않은데요.]

[자. 피니쉬 하러 쫓아가죠. 카시마르 선수 다시 뒤돌아서 거리를 벌리려고 합니다. 어!]

[아닙니다! 카시마르 선수 뒤돌아 선 게 거리를 벌리는 목적이 아니라, 공격을 위한 거였습니다.]

[컨신 선수 의외의 상황에 당황한 표정인데요. 카시마르 선수는 헬맷을 쓰고 있어서 표정을 확인하기가 어렵습니다.]

- 엌. 쥐가 고양이를 물었닼.

- 컨신 레알 벙찐 표정이네.

- 거리 안 벌리나? 지금이 거리 벌릴 절호의 찬스인데.

-- 그냥 싸우려나 본데?

- 상대가 될까?

- 혹시 알아? 카시마르가 컨트롤로 이기게 될지.

-- 꿈은 꿈 속에서 꾸시구요.

컨신은 얼른 일어나서 자세를 잡았다. 컨신이 검을 들고 자세를 취하자 카시마르도 전투 자세를 취했다. 오소독스의 격투기 자세. 카시마르가 격투 자세를 취하자 중계진들과 관중들이 흥분했다.

[오! 카시마르 선수 컨신 선수와 근접전을 벌일 생각인 것 같습니다.]

[비장의 카드가 있는 게 아니라면 쉽지 않을텐데요.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

[암기가 다 떨어져서 장렬히 산화하려는 생각일 수도 있고요.]

[일단 카시마르 선수가 의외의 공격으로 컨신 선수가 흔들린 건 맞습니다. 근데 이제부터 시작이죠.]

컨신은 분노한 얼굴을 숨기지 않았다. 컨신은 카시마르를 보자마자 엄청난 속도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머리 끝까지 화가난 것이었다. 카시마르는 성난 들소처럼 달려드는 컨신을 차분히 지켜보고는 투우사처럼 사이드 스텝을 밟았다.

휭!

컨신이 검을 사선으로 휘둘렀고 카시마르는 슬쩍 피해 지나치면서 컨신의 뒤통수를 팔꿈치로 가격했다. 백 스핀 블로우의 변형 동작이었다.

원래 격투기에서는 후두부 부분을 가격하는 건 금지되어 있었다. 그러나 여기는 코즈믹 게이트였고 어느 급소를 가격해도 상관 없었다. 오히려 급소를 가격 하는 걸 기술이라고 평가하는 곳이었다. 후두부는 이곳에서도 급소로 판명되는 곳 중 하나. 추가 데미지가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상태 이상을 유발할 수도 있었다.

빡!

컨신의 후두부에 카시마르의 팔꿈치가 세게 들어갔다. 컨신은 앞으로 휘청거리면서 쏠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다음에는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스턴 상태에 걸린 것이었다. 카시마르는 스턴 상태에 컨신에게 다가가 리어네이키드 초크를 걸었다. 선 채로 컨신의 목을 붙잡았고 컨신의 얼굴이 금방 달아올랐다.

[어! 이게 무슨 일입니까. 컨신 선수가 뒤를 내줬습니다!]

[지금 카시마르 선수가 쓰고 있는 기술은 스킬이라 부를 수는 없지만 효과는 분명히 있거든요. 현실에서는 제대로 걸리면 10초 이내로 기절을 하게 되지만 코즈믹 게이트에서는 체력에 비례해서 버틸 수 있습니다.]

[생명력이 아니라 체력에 영향을 받는 거죠?]

[그렇습니다. 조르기 판정을 받게 되면 생명력이 아니라 체력으로 판정을 하게 되고, 체력이 다 떨어지면 유저는 사망판정을 받게 됩니다. 상당히 유용한 기술이긴 한데, 유저들은 잘 쓰지 않습니다. 저런 종류의 기술은 피니쉬를 시키지 못하면 의미가 없거든요. 생명력이 많이 깎이질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체력이 줄어드는 속도가 엄청나서 컨신 선수는 오래 버티지 못할 겁니다! 이대로 가다간 피니쉬거든요.]

[컨신 선수 지금 스턴 상태에서 회복한 거 같은데요. 발버둥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카시마르 선수가 꿈쩍도 하지 않네요. 카시마르 선수가 힘 스탯이 더 높은 거 같은데요. 근접 캐보다 높을 수가 있습니까?]

[충분히 가능하죠. 투척 무기의 사거리는 힘에 영향을 받으니까요. 카시마르 선수가 힘에 투자를 많이 했을 수도 있습니다.]

컨신은 검을 이용해서 뒤 있는 카시마르를 찌르려고 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카시마르는 능숙하게 컨신의 검을 피하면서 초크를 풀지 않았다. 사실 제대로 휘두르는 검만 아니라면 굳이 피할 필요도 없었다. 카시마르는 탱커보다도 월등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었으니까.

관중들은 발버둥치는 컨신을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뒤차기 때는 의외의 상황이 나와서 열광했지만, 지금은 의외의 모습을 넘어서고 있었다. 지금 모습은 누가봐도 카시마르가 컨신을 압도하는 모습이었다.

컨신은 시뻘 개진 얼굴로 발버둥치다가 앞으로 몸을 숙여서 카시마르를 넘기려고 했다. 그러나 카시마르는 넘어가지 않고, 오히려 컨신을 들어 올려서 방어했다. 컨신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원거리 캐릭터인 줄 알았던 카시마르가 엄청난 힘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컨신은 힘 스탯이 약한 캐릭터가 아니었다. 그가 가진 스킬 중에는 힘 스탯과 연관이 있는 스킬이 있었기 때문에, 적절하게 힘 스탯에 투자를 한 상태였다. 같은 랭크의 힘캐릭 만큼은 아니지만 웬만한 캐릭터하고는 힘 싸움에서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카시마르는 그 힘을 압도하고 있었다.

위잉! 휭!

컨신은 도무지 빠져나갈 길이 보이지 않자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바로 아직 어디서도 공개하지 않았던 스킬. 짧은 거리를 순간 이동해서 추가 데미지를 주는 기술이었다. 컨신은 생각지도 못했던 상대에게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어서 짜증이 치밀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컨신이 스킬을 쓰자 그의 몸이 갑자기 사라졌다. 그리고 바로 카시마르의 등 뒤에 나타났다. 카시마르의 머리 위에서 나타난 그는 카시마르의 쇄골을 노리고 검을 찔러넣었다. 그대로 검이 깊숙이 들어간다면 게임은 끝이었다. 컨신은 급소를 공격할 때마다 추가 데미지를 주는 캐릭터였으니까.

그런데 예기치 못한 일이 생겼다. 바로 카시마르가 컨신의 그런 공격을 예상이라도 한듯 반응했기 때문이었다.

카시마르는 뒤쪽 위에서 나타난 컨신의 검을 옆으로 움직여서 피한 다음에 하이킥을 날려버렸다. 컨신은 허공에 뜬 상태로 하이킥을 맞아서 날아갔다.

쿵!

컨신이 제대로 낙법을 하지 못해 바닥에 쓰러졌다. 그리고는 곧바로 일어나서 카시마르를 바라봤다. 엄청난 공방이 벌어졌지만 이득을 취한 건 카시마르였다. 컨신은 고개를 살짝 흔들고는 숨을 내쉬면서 자세를 잡았다.

휘잉!

검으로 카시마르의 명치를 노리는 듯하다가 무릎 쪽을 베는 기술. 카시마르는 컨신의 그 기술을 살짝 다리를 들어 피해버렸다. 수없이 많은 로우킥을 커트 했던 카시마르에게 이 정도는 아주 쉬운 일이었다.

휘휘잉!

컨신은 거리를 딱 잡고 카시마르를 공격했다. 검이 사정거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기 때문에 짧게 공격을 하면서 활로를 찾을 생각이었다.

휙!

카시마르가 뒤로 물러난 상태에서 무릎을 살짝 들어 올리자 컨신이 검으로 방어할 자세를 취했다. 카시마르는 들어 올린 무릎을 내려놓고 왼손을 길게 뻗었다. 그러자 막대기 형태의 카이로의 꼬리가 나와서 컨신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 컨신은 공격을 피함과 동시에 카시마르에게 파고들어 아래에서 위로 검을 휘둘렀다.

카시마르는 백스텝을 밟아서 공격을 피했다. 검은 마냥 위빙으로만 피할 수 있는 무기가 아니었다. 검의 길이와 궤도는 단순히 리치가 긴 걸로 판단하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이 있었으니까. 찌르기 위주의 공격이 아니라면 넉넉하게 피하는 것이 좋았다. 컨신은 베기 공격에 실패로 돌아가자 멈추지 않고 파고 들어서 공격을 날렸다.

팅! 팅! 팅! 팡!

카이로의 꼬리와 컨신의 검이 마주치면서 공방이 시작되었다. 컨신의 공격은 1차전 때 로드로드를 상대할 때보다 강력하고 빨랐는데, 카시마르는 여유롭게 그걸 막아내고 있었다. 다시 유저들이 들썩였다. 중계진도 마찬가지였다.

[이게 무슨 일입니까! 엄청난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카시마르 선수 지금 컨신 선수를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고 있어요.]

[밀리지 않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경기 내용으로는 카시마르 선수가 완전히 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 컨신 선수가 제대로 된 공격 한 번도 넣지 못했습니다. 카시마르 선수가 원거리에서 공격을 퍼부운 거라면 이해를 하겠는데, 지금 근접 전투 상황이거든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요.]

카시마르는 왼발을 살짝 내민 상태로 카이로의 꼬리를 들고 컨신을 상대했다. 짧은 막대기 정도로 사용하다가 적절하게 길이를 늘리면서 컨신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치익!

거리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자 컨신이 아예 밀고 들어왔다. 검으로 카시마르를 민 다음 공격을 할 심산이었다. 카시마르는 한 손으로 컨신의 밀기를 막아냈고, 컨신이 다시 연속 공격을 퍼부었다. 그러나 카시마르는 적절한 순간에 오른발로 아주 낮은 궤도의 로우킥을 날려 컨신의 다리를 쓸어버렸다. 모두 걸기와 비슷한 동작이지만 조금 다른 기술. 카시마르의 힘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컨신의 몸이 허공에 살짝 떠돌랐다가 떨어졌다. 컨신이 바닥에 다시 구르자 관중속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컨신이 이런 모습을 보여준 적이 아직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거 진짜로 컨신 선수가 컨트롤 싸움에서 밀리고 있는 것 같은데요.]

캐스터가 입을 떡 벌리면서 말했다. 해설자도 비슷한 표정이긴 마찬가지였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

[카시마르 선수 정체가 궁금해집니다. 직업도 특수 계열 직업이라고만 되어 있으니 감을 잡기도 어렵고요. 무엇보다 지금 딱히 스킬을 사용한 게 없지 않습니까?]

[다양한 액티브 스킬을 보유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컨신 선수와 비슷한듯 합니다. 컨신 선수도 액티브 스킬은 몇 개 가지고 있지 않으니까요. 오직 피지컬 적인 능력으로만 최고의 자리에 오른 선수인데 지금 이 상황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라서 당혹스럽기까지 합니다.]

[대체 무슨 일인가요. 카시마르 선수의 공격이 점점 더 많이 적중되고 있습니다. 카시마르 선수가 근접 캐릭터가 아니어서 크게 데미지를 주지 못한다고 해도 데미지는 쌓이거든요. 더 허용하면 게임 뒤집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지금 보니 원거리 캐릭터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 그러네요. 원거리 계열이라고 밝혀진 게 아니죠?]

[그렇습니다. 특수 계열의 직업이니 둘 다 가능할 수도 있고요. 무엇보다 아직 게임이 끝나지 않았다는 게 중요합니다. 어쨌든 컨신 선수는 어떤 상대라도 한 방에 죽일 수 있는 강력한 공격력을 보유한 선수니까요.]

컨신의 게임 플랜은 컨트롤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가정하에 짜여진 플랜이었다. 대부분의 스킬이 추가 데미지, 추가 상태 이상 유발과 같은 것에 투자되어 있어서 일단 공격을 성공시키기만 하면 엄청난 데미지를 줄 수 있지만, 공격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데미지는 제로였다. 그러니 컨트롤에서 밀리게 된다면 컨신은 답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장기인 근접 전투에서 처절하게 무너지고 있었다. 똑같이 공방을 하고 있지만 검보다 카이로의 꼬리가 범용성이 뛰어 났다. 검은 사정거리와 방식이 한정되어 있는 무기였지만, 카이로의 꼬리는 아니었다. 막대기, 톤파, 봉 형태를 자유자재로 변환시킬 수 있었기 때문에 수많은 변칙 공격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카시마르는 차분하게 컨신의 공격을 막다가도 변주를 주었고, 그럴 때마다 컨신은 공격을 허용해야 했다. 처음에는 멘탈이 잠깐 흔들려서 그런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던 컨신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전투에서 밀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갔다.

퍽!

카시마르는 뒤로 점프를 뛴 상태에서 팔을 길게 뻗어 찔렀다. 그러자 봉의 형태로 변한 카이로의 꼬리가 컨신의 얼굴을 가격했다. 카시마르에게 달려들던 컨신의 얼굴이 뒤로 크게 젖혀졌다. 코가 뭉개지면서 코피를 줄줄 흘리고 있는 컨신.

그는 이미 카시마르의 변칙 공격에 몇 번 얼굴을 허용한 상태였다. 카시마르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큰 공격을 넣지 않았고, 블랙 알라딘도 딱히 사용하지 않았다. 컨신과 싸우기 전에는 블랙 알라딘을 사용해야될 거라고 생각 했는데 싸워보니 딱히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았다.

컨신과 카시마르의 상성은 최악에 가깝기 때문이었다. 둘의 상성은 간단히 정리하자면 컨트롤이 좋은 쪽이 이기는 거였다. 둘이 비슷한 컨트롤이었다면 변수에 따라서 승패가 갈렸겠지만, 지금처럼 극명하게 실력이 갈린다면 끼어들 변수도 없었다.

쿵!

공방에서 밀리던 컨신은 스킬을 사용했다. 그가 가진 몇 개 안되는 액티브 스킬 중 하나. 특정 확률로 상대의 무기를 날려버리는 스킬. 컨신이 진각을 세차게 밟자 충격파가 발생했고 카시마르의 몸이 일순간 휘청거렸다. 그리고 카이로의 꼬리가 카시마르의 손에서 떨어졌다.

[아! 컨신 선수 역전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지금 카시마르 선수가 무기를 떨어트렸어요!]

해설자의 외침과 동시에 컨신이 카시마르의 목을 노리고 검을 휘둘렀다. 카시마르는 날아오는 컨신의 검을 손바닥으로 포개 붙잡은 뒤 그대로 다리를 걸어버렸다. 컨신의 몸이 붕 떠서 바닥에 떨어졌다.

털썩!

바닥에 떨어진 컨신은 카시마르의 추가 공격이 들어오지 않게 검을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그러나 카시마르의 추가 공격은 들어오지 않았다. 카시마르는 쓰러진 컨신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떨어진 카이로의 꼬리를 주으려고 저벅, 저벅 움직였다. 덕분에 컨신은 아무도 없는 허공에다가 지렁이처럼 꿈틀대며 검을 휘두를 꼴이 되었다.

[아······.]

[그렇죠······ 추가 공격보다는··· 무기가 더 중요한 상황이죠.]

[네··· 컨신 선수가 저항을 하고 있으니까요.]

[카시마르 선수 되게 쿨하네요.]

그 모습을 본 중계진이 잠시 중계를 하지 못하고 감탄사만 내뱉었다. 카이로의 꼬리를 집어든 카시마르는 컨신을 차분하게 바라보고 말했다.

“더 안 싸울 겁니까?”

컨신의 멘탈이 완전히 구겨지는 순간이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