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저주캐로 멱살 캐리-53화 (53/205)

# 53

언제나 답은 있다

컨신과의 경기가 종료되자 중계진에서 인터뷰 요청이 있었다. 카시마르는 인터뷰 요청에 응했고, 컨신은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카시마르 선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먼저 소감이 어떠십니까?]

[소감이요?]

[네.]

[8강에 진출하게 되어서 기쁘네요.]

[세계 최고의 선수 컨신 선수를 이기지 않았습니까. 그에 대한 감상이 없으신 겁니까?]

[굉장히 재미난 게임이었습니다.]

[지금 카시마르 선수에 대해서 코즈믹 게이트의 유저분들이 많은 문의를 주고 계십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은 베타 때부터 플레이 했던 유저였는지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이 질문에 답을 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네. 저는 베타 플레이어가 아닙니다.]

[좀 더 설명을······.]

[아. 네. 그 베타 신청을 했었는데 떨어졌어요. 그래서 방송으로만 코즈믹 게이트를 살펴보다가 오픈 때부터 시작했습니다.]

[카시마르 선수의 직업이나 스킬에 대한 질문도 많이 있는데요. 이런 부분에 대한 질문은 아무래도 불편하시겠죠?]

[네.]

[지금 딱히 소속된 길드가 없는 걸로 나오는데요. 이제부터 엄청나게 많은 제의를 받으실 텐데 혹시 생각해둔 길드가 있으십니까? 여기서 말하는 길드는 매니지먼트 지원을 하는 길드를 말하는 겁니다.]

[딱히 없습니다.]

[길드에 소속되면 상당히 많은 이득을 보실 텐데 딱히 이유라도?]

[지금도 충분히 재밌게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꼭 들어가야 한다면 가입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 더 하겠습니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시겠죠?]

[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카시마르는 원래 그랬던 것처럼 담담하게 인터뷰를 마쳤다. 중계진이 집요하게 질문을 해도 불필요하게 도발을 하거나 하지 않았다. 카시마르는 게임과 현실의 경계를 잘 알고 있었다.

16강 경기를 마치고 대기실에 돌아오자 예상대로 유명 팀 관계자들이 찾아왔다. 카시마르는 그들을 따로 만나지 않았다. 어차피 오늘 경기는 이것으로 끝이었다. 오늘 16강까지 예선을 마치고 다음 날 최종 예선이 시작되는 것이었다. 오늘은 한국을 비롯해서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예선이 다 몰려 있었다. 어차피 코즈믹 게이트 내에서 진행되는 예선이라 다양한 국가 예선을 몰아서 치러도 상관이 없었다. 다만 몇몇 국가들은 시차가 심한 곳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은 감안해서 예선이 진행되고 있었다.

“형 빨리 정체를 알려줘요!”

“엉?”

“핏불킹 형이 떡밥 잔뜩 던져놨단 말이에요.”

카시마르가 대기실에 오자마자 골낳괴 친구들이 달려들었다. 카시마르는 핏불킹을 바라봤고, 핏불킹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있었다. 고대 그리스의 정치인처럼 천 쪼가리 하나 걸치고 카시마르의 시선을 피하는 모습은 계속 봐도 적응이 안 될 정도였다. 특히 주변에 있는 유저들은 완전 무장을 하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형. 무슨 이야기를 했어?”

“별말 안 했는데 이런다.”

“형. 원래 뭐하던 사람이에요. 아무리 생각해도 보통 유저가 컨신을 컨트롤로 이긴다는 게 이상해요.”

“뭐하던 사람 같은데?”

카시마르가 물었다.

“모르겠어요.”

카시마르는 핏불킹을 바라보고는 차분하게 하던 일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그러자 골낳괴 친구들이 눈을 크게 뜨고는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다. 카시마르는 골낳괴 친구들과 몇 마디 말을 더 나눈 다음 로그아웃했다. 시간도 시간이었지만 길드 관계자들이 대기실 밖에 잔뜩 몰려왔기 때문에 피하는 게 상책이었다.

***

접속을 해제한 유중악은 바로 오정룡에게 전화를 걸었다.

[뭐야.]

[왜.]

[그걸 왜 알려줬어.]

[어차피 알게 될 텐데 뭐 어때.]

[안 알려주면 모르는 거 아냐?]

[야. 본선 오프라인으로 치러진다고 결정 났어. 아까 공지 떴더라. 그러면 어차피 너 나와야 할 텐데 뭔 걱정이야. 그때 알려주느니 미리 알려주는 게 낫지. 골낳괴 애들이 오프라인 가서 알아봐라 얼마나 서운해 하겠냐.]

[그게 뭐 서운할 일이야.]

[서운하지 인마. 네가 보통 사람도 아닌데. 안 그래?]

[내가 보통 사람이 아니면 뭐. 외계인이야?]

[유명인은 유명인 나름대로 고충이 있는 거야.]

[뭐, 본선은 아무나 가나 이제 16강 끝났는데.]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어 봐야 아냐? 너 컨신이랑 할 때 그 뭐냐 번개도 안 썼고 스킬 숨길 거 다 숨겼잖아. 반면에 다른 애들은 스킬 어느 정도 다 나온 상태고. 그 정도라면 충분히 결승 가겠던데 뭐.]

[그거야 모르는 거지. 변수가 한두 개야?]

[네가 퍽이나 그런 마인드로 게임을 하겠다. 컨신이랑 하는데 아주 그냥 최선을 다하던데. 마지막까지 한 방 역전 안 당하려고 말려 죽이는데, 컨신이 불쌍하게 보이더라. 늘 느끼는 거지만 넌 너무 잔인해. 너어무 잔인해. 그냥 한 방에 끝내주지.]

[아무튼 골낳괴 친구들한테는 적절한 타이밍에 말한 거 같아. 형 말대로 생각해보니까 타이밍 놓쳤으면 이상했을 거 같기도 해.]

[그래. 인마. 이 형의 빅픽처!]

[빅픽처 좋아하네. 근데 형 내일도 관전하러 올 거야? 사냥 안 가도 되는 거야?]

[대회 나가는 것도 아닌데 사냥 하루 이틀 쉰다고 뭐 문제 생기냐. 당연히 너 응원해주러 가야지. 또 이 형이 분석을 안 해주면 너가 막 경기에서 지고 그러잖냐.]

[올해 들어본 개그 중에서 가장 웃긴데. 아무튼 땡큐야.]

[그래.]

[내일 봅세.]

[야. 그리고 중국 최종 예선 좀 지켜봐야 할 거다. 중국 애들이 게임을 엄청 잘 하니까. 거기는 인구수가 우리랑 다르잖냐.]

[용재 말로는 일본도 주목 좀 해야된다고 하던데?]

[그래? 일본 애들은 수준이 그닥일텐데?]

[플레이 독특하게 하는 유저 한 명 있다더라고.]

[히데오?]

[어. 그래. 히데오.]

[그놈은 좀 조심해야지. 생각해보니까. 그놈은 너랑 상성도 안 맞겠다.]

[용재 말로는 그렇다고 하더라고. 기본 베이스는 마법사인데 근접전을 하고. 그런데 또 마검사나, 마전사 종류는 아니라고 하고.]

[그놈도 무슨 클래스인지 밝혀지지 않았어. 일본에서는 그 친구가 올라올 거야.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지. 근데 일본보다는 중국을 주목해야 돼. 거기는 이번 1차 예선에서 우승 후보라고 하던 애들 다 탈락했으니까.]

[다?]

[그래. 그만큼 경쟁이 세다는 거지. 대륙이잖냐. 대륙.]

***

다음 날, 8강전이 시작되었다. 카시마르의 대기실 앞에는 여전히 길드 관계자들이 많이 있었다. 그렇지만 어차피 게임 내에서 치러지는 예선이라 길드 관계자들과 마주치지 않아도 예선을 치를 방법은 많이 있었다.

“소환사 걸렸네요. 형.”

“어째 걸리는 놈마다 센 놈이냐.”

"와이스가 세던가?"

"세지. 8강에 올라올 정도면 다 세지. 근데 특히 너한테 더 세겠지."

핏불킹이 대진표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8강 전에서 카시마르가 만날 상대는 와이스라는 소환사였다. 와이스는 다양한 직업군의 용병을 소환했다. 소환하는 종류가 다양했기에 시간을 주면 줄수록 상대하기가 어려워지는 상대였다.

소환사는 원래 자크르에서는 그다지 강한 클래스가 아니었다. 그 이유는 소환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었다. 팀전과 다르게 자크르는 미리 스킬을 써둘 수 없기 때문에 소환사들 대부분이 소환을 완료하기 전에 상당한 타격을 입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와이스는 달랐다.

소환을 하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몇 초 이내로 소환수를 소환할 수 있었기에 시간을 주면 금방 소환수가 쌓이는 모습을 보였다. 와이스는 용병 소환수를 모아서 군대를 조직해서 승리를 거두는 타입의 선수였다.

“근데 와이스는 천적이 명확해서 한계가 있을 거라고 말이 많았는데 어찌 올라왔네요.”

“그 천적 중 하나를 저놈이 날려줬잖냐.”

“나?”

“그래. 메디아. 메디아 같은 마법사가 저놈한테는 천적이야. 용병을 막 쌓아둬도 마법 한 방에 싹 녹아버리거든.”

“용병이 좀 약한가?”

“와이스가 소환하는 애들은 소환수 치고는 약해. 근데 쌓이면 답이 안 나와. 그냥 군대처럼 진형 잡아서 들어오면 광역스킬 아니고는 답이 없어. 그 광역 스킬도 용병이 엄청 쌓이면 효과도 없고.”

“이거 인원 제한이 없는 거야?”

카시마르가 와이스의 이전 경기 영상을 살펴보면서 말했다.

“있기야 있겠지. 근데 백 명 넘게도 소환도 가능한데 자크르에서는 거의 없다고 봐야지. 일단 용병이 백 명 넘어가는 순간 그 게임은 끝난 거야. 백명이 뭐야 오십만 되어도 장난 아니지.”

“이거 컨트롤이 쉽지 않을텐데. 대박이네.”

“그렇죠. 그 컨트롤 하나만큼은 정말 대단한 거에요.

"진짜 대단한 거지. 근데 저 정도 용병이 쌓이면 궁수나 이런 애들은 자동으로 돌려놓고 해도 겁나 세. 인원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서로 버프를 주는 거라서 말이야.”

"원래 용병들이 그런가?"

"아냐. 저거 가호나 아니면 스킬 관련된 게 있을 거야. 그래서 저리 세지는 거지."

"까다롭네."

소환수가 어려운 클래스인 이유는 바로 멀티 컨트롤이 쉽지 않기 때문이었다. 물론, AI로 움직이는 시스템이 있긴 했지만 직접 컨트롤 하는 것보다는 효율이 좋지 않다는 게 정설이었다. 그러니 코즈믹 게이트의 소환사들은 직접 소환수를 컨트롤 하곤 했다.

“그러니까 이놈은 그냥 시작하자마자 달려들어. 달려들면서 투척 무기 막 던져. 그냥 막 던지면서 들어가서 최대한 쌓이기 전에 끝내버려. 그거 아니면 네 스타일로는 쉽지 않다.”

“소환하는 종류가 궁수, 창병, 방패 전사 이 정도인가?”

“나중에 마법사랑 기사도 소환해요. 사제도 소환해서 회복도 해주고요. 용병 대장도 소환해요.”

“이 말에 탄 놈이 용병 대장이지?”

“네.”

“조합이 갖춰지면 정말 쉽지 않겠네.”

“그렇지. 그니까 초반에 끝내야 해.”

“와이스가 근접 캐릭터 상대하는 전략은 그거에요. 초반에 일단 궁수를 뽑아요. 시작하자마자 궁수를 뽑아서 뒤로 빠지면서 궁수로 쫍니다. 그리고 돌벽 스킬 때려 박아서 접근 못하게 시간 끌어요. 그러면서 차분하게 다른 용병들 뽑아요. 그러면 접근할 때쯤 되면 용병이 한 10명 정도 쌓여 있어요. 그러면 거기서부터 멘붕이 오는 거죠.”

“근데 보니까 상성이 확실한 건 맞네. 용재 너 같은 스타일이 만났으면 그냥 잡았겠다.”

“껌이죠. 느긋하게 보고 있다가 한 스무 명 쌓였을 때 스킬 한 번 질러주면 그냥 끝이에요. 그런 다음 와이스 천천히 잡아주면 되는 거죠.”

“와이스는 공격 스킬 이런 건 없나?”

“공격 스킬은 없는데 근접 캐릭터 접근 막아주는 스킬이 있어요. 돌벽 쌓는 거요. 이게 한 5분 가거든요. 형이 초반에 치고 들어가면 이 친구가 이걸로 벽을 쌓아서 막을 거에요.”

“그 사이에 소환을 하고?”

“네. 그치만 돌벽은 그냥 바리게이트 이상의 효과는 없어요. 돌아서 움직이면 그만이에요. 다만 그 돌아서 움직이는 쪽으로 와이스가 또 돌벽을 친다는 게 문제죠. 여기서 얼마나 빨리 빠져나오느냐에 따라 게임 양상이 달라져요.”

“많이 조심을 해야겠네.”

카시마르는 차분하게 와이스의 경기를 분석했다. 그리고 경기를 치를 시간이 다가왔다.

[8강전 두 번째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카시마르 선수와 와이스 선수. 두 선수 모두 의외의 성적을 내고 있는 플레이어입니다. 특히 카시마르 선수는 이번 대회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메디아 선수부터 해서 테이크, 그리고 컨트롤 갓 선수까지도 잡아냈어요. 와이스 선수도 소환사라는 한계를 깨부수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요. 두 선수 경기 되게 기대됩니다. 안 그렇습니까? 안재환 해설?]

[예. 관전 포인트를 하나 말씀드리자면 이 맵. 와이스 선수에게 상당히 유리합니다. 데리지 대신전이거든요. 이 맵은 넓기도 넓지만 신전을 받치고 있는 기둥이 안에도 엄청 많이 있어요. 저 기둥이 변수가 되거든요. 와이스 선수가 용병을 소환하기도 좋고 용병 군대를 조직해서 싸우기도 좋은 그런 맵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자!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와이스 선수 예상대로 시작하자마자 용병을 소환하네요. 그런데 이전 패턴과 조금 다릅니다. 이전 경기에서 와이스 선수는 궁수를 소환했었는데, 오늘은 다릅니다. 방패병부터 소환합니다.]

[아무래도 카시마르 선수의 투척 기술 때문인것 같은데요. 와이스 선수의 용병들은 소환수 중에서는 그다지 강한 편이 아니지만 소환 쿨타임이 짧아서 빨리 모이거든요. 광역 스킬이 없으면 상대하기가 엄청 까다롭습니다.]

[아! 카시마르 선수 시작부터 달리네요. 그렇죠. 와이스 선수에게는 시간을 주면 어렵습니다.]

와이스는 초반에 궁수가 아니라 방패 전사를 소환했다. 중계진이 의외라고 말했는데, 의외가 아니라 탁월한 선택이었다.

탕!

카시마르의 자동 투척은 사거리가 워낙 길어서 시작하자마자 와이스를 노릴 수 있었다. 그런데 방패 전사가 딱 소환되어서 카시마르의 암기를 방패로 튕겨냈다. 카시마르는 와이스에게 접근하면서 계속 암기를 날렸는데, 방패 전사는 암기를 방패로 꽤 잘 튕겨냈다.

[아! 와이스 선수 제대로 준비하고 왔습니다. 방패 전사로 제대로 방어를 하고 있어요. 카시마르 선수의 암기가 와이스 선수를 노리는데, 제대로 마킹을 하고 있습니다!]

[저 컨트롤 정말 쉽지 않거든요. 소환사 유저들은 아실 거에요. 코즈믹 게이트의 멀티 컨트롤은 다른 게임보다 특히 더 어렵습니다. 와. 와이스 선수 진짜 컨트롤 훌륭하네요. 카시마르 선수의 불규칙한 궤도로 날아오는 암기를 침착하게 다 막고 있어요.]

와이스는 방패 전사를 한 명 더 소환했다. 그리고 카시마르가 지척에 다가오자 주문을 외워서 돌벽을 쌓았다. 보통 마법은 캐스팅 시간이 꽤 오래 필요했는데, 와이스의 마법은 캐스팅이 일반 스킬처럼 빨랐다.

순식간에 카시마르 주위로 거대한 돌벽이 솟아났다. 그런데 재미난 상황이 발생했다. 보통 돌벽이 커다랗게 생기면 근접 유저들은 그 돌벽을 피해서 다시 와이스에게 접근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돌벽이 솟은 위치가 절묘했다. 기둥과 기둥 사이에 돌벽이 딱 솟아올랐고, 카시마르가 그 돌벽에 딱 막힌 상태가 되었다. 카시마르는 얼른 옆으로 돌아서 나오려고했다.

두두둑!

그런데 그때 카시마르의 길목을 다른 돌벽이 솟아나서 막았다. 그러자 중계진이 소리치기 시작했다.

[아! 이거 대박입니다! 지금 반대편만 막으면 카시마르 선수 완전히 갇히게 되거든요. 카시마르 선수! 빠져나가야죠. 빨리 움직여야 합니다!]

[아슬아슬하게 빠져나갈 거 같은데요. 와이스 선수 캐스팅이 빠를지 이거 갇히면 5분 동안 안에 있어야 하거든요. 디스펠 마법이 아닌 이상 물리 데미지로는 저 벽을 부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카시마르가 반대쪽으로 얼른 돌아서 빠져나가려고 움직였지만 헛수고였다. 와이스의 마법이 정확하게 맞춰서 카시마르를 막아버린 것이었다. 와이스는 데리지 대신전의 기둥을 이용해서 카시마르를 가둬버렸다.

[아! 갇혔습니다! 카시마르 선수 갇혔어요! 이제 저 돌벽이 내려지면 와이스 선수의 용병들이 가득할 거에요.]

[카시마르 선수의 돌풍이 이번 경기에서 막을 내리게 되는 건가요.]

모두가 탄식을 내뱉고 있을 때, 카시마르는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 와이스는 차분하게 용병을 소환하는 중이었다. 상대를 가두지 못해도 용병을 쌓아서 여기까지 올라온 와이스였다. 5분이라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천적이라고 일컬어지는 광역 마법사가와도 이길 자신이 있는 와이스였다. 그 정도 시간 동안 공격을 받지 않으면 얼마든지 조합을 만들 수 있었으니까.

쿵!

와이스는 편안한 마음으로 눈을 감고 소환 주문을 외웠다. 쿵쿵 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카시마르가 마지막 발버둥을 치는 거라고만 생각했다.

쿵! 쿵! 쿵!

그러나 카시마르의 발버둥은 무의미한 게 아니었다.

와르르!

굉음이 들렸다. 그리고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중계진과 유저들은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그 이유는 카시마르가 돌벽을 부수지 않고 데리지 대신전의 하얀 기둥을 박살내버렸기 때문이었다.

무너진 기둥 사이로 빠져나온 카시마르가 와이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경기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