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6
그럼 안 돼지!
[어마어마한 불꽃이 쏟아집니다. 즉발성 스킬인 거 같은데요. 지금 거의 100미터는 불길이 뿜어져 나간 것 같습니다.]
[네. 아마 유니크 스킬인 것 같은데요. 데미지가 어느 정도일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 정도 범위 스킬이면 페널티가 꽤 있을 것 같은데요. 카시마르 선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 카시마르 선수 아직 버티고 있습니다! 올리 선수 마무리 지으려 가는 거 같은데요. 카시마르 선수 무기를 버리고 파고듭니다. 올리 선수 지금 밸런스가 무너졌어요. 카시마르 선수의 펀치가 쏟아집니다!]
[올리 선수 쓰러집니다. 카시마르 선수의 승리입니다! 이걸로 카시마르 선수는 한국 대표로 월드 자크르 챔피언쉽 본선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아. K길드 선수들은 일단은 본선에 한 명도 못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올리 선수가 쓴 스킬 위력이 대단했는데 카시마르 선수를 잡기에는 데미지가 모자랐던 것 같습니다. 광역 스킬이어서 단일 대상에게 들어가는 데미지는 상대적으로 부족하지 않았나 싶네요.]
[마지막에 카시마르 선수가 쓴 펀치 스킬이 굉장한 위력인 것 같았는데요. 그게 무슨 스킬일까요?]
[일단 무투가나 권법가 계열의 스킬인 것 같은데요. 카시마르 선수는 일단 직업도 확실하게 알려진 게 없어서 단정 지을 순 없을 거 같습니다.]
결승에 올라간 카시마르의 상대로 나온 마법사는 드레드라는 전격 마법을 주로 사용하는 마법사였다.
그의 전격 마법은 위력이 굉장하고 쿨타임도 짧아서 상대하기가 굉장히 껄끄롭다고 정평이 나 있었다. 그러나 상대가 좋지가 않았다. 드레드의 전격 마법은 특정 확률로 상대의 움직임을 봉쇄했는데, 카시마르는 전격 마법에 대한 저항력이 아주 높은 상태라서 드레드의 마법이 통하지를 않았다.
거기다 선택된 맵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마법사는 엄폐물이 많고 넓은 맵을 선호했다. 그런데 결승에 나온 맵은 바로 지하 감옥이었다. 자크르 맵 중에서도 가장 좁은 편에 속하고, 사방이 다 막혀 있어서 마법사 입장에서는 최악이었다.
드레드는 시작하자마자 카시마르에게 전격 마법을 사용했다. 움직임을 봉쇄할 수만 있다면 그 뒤에 수많은 연계 마법을 쏟아부어서 경기를 끝낼 생각이었다. 그러나 카시마르는 그의 마법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암기를 쏟아내며 드레드에게 접근한 카시마르는 그대로 드레드를 두들겨 패서 눕혀버렸다.
말 그대로 일방적인 경기.
경기가 끝난 뒤에 카시마르에 대한 여러 질문들이 쏟아졌지만 명확하게 해명된 것은 없었다.
카시마르를 아는 유저가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었다. 아는 사람이라고 해봐야 핏불킹과 꿀 매너 길드의 사람들 뿐이었는데, 그들은 카시마르와의 인연을 이야기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대스 해적단의 비밀을 공유하고 있는 사이기 때문이었다.
***
“본선 한국에서 열린다는 데 어쩌냐? 너 어쩔래?”
오정룡이 물었다. 오정룡은 여전히 흑맥주를 홀짝이고 있었다.
“가야지. 근데 형은 대낮부터 또 맥주야.”
“야. 너네 집에 있으면 제일 좋은 게 이 흑맥주인데. 부지런히 먹어야지.”
“대체 얼마나 먹은 거야?”
“몰라. 다 먹으면 네가 채워놓을 거 아냐?”
“그거 숙성 맥주라 뚝딱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고.”
“어차피 넌 잘 먹지도 않잖냐.”
“가끔 먹거든?”
“맥주 가지고 이럴래?”
“알았어. 맥주는 형이 다 먹고 한국가면 형네 집에서 좀 지내자.”
“왜? 너 집 있잖아.”
“한국에 있는 집 처분 한지가 언젠데.”
“야. 그 집을 사는 사람이 있단 말이야? 그 넓은 집을?”
“금방 팔리던데?”
“하긴 네가 살던 집이라고 소문 내면 재테크 개념으로라도 샀겠다. 그럼 호텔에서 지내던가.”
“호텔 불편해. 오래 안 머무를 건데 형네 집에서 지내자.”
“야. 나도 불편해. 대표님 집에 가 있던가. 아니면 이참에 센터나 훈련장에서 지내던가. 센터랑 훈련장 요새 리모델링해서 좋다.”
“거기 있는 게 더 불편하겠다.”
“하긴 거기 가면 훈련장 애들이 널 가만히 안 두겠지.”
“그니까 형 집에서 며칠만 재워줘.”
“안 돼. 우리 집 좁아.”
“형 집 안 좁잖아. 혼자 살면서 뭐 그리 튕겨.”
“아무튼 안돼. 불편해.”
“나도 형 우리 집에 있는 거 불편하거든?”
유중악이 오정룡을 보면서 말했다. 둘은 코즈믹 게이트를 끝내고 나와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여기랑 같냐. 여기는 게스트 룸도 따로 있고 하니까 괜찮지만 우리 집은 안 그렇단 말이야. 내가 불편한 것보다 네가 불편해서 안 돼.”
“나 불편해도 잘 있어. 걱정 하지마.”
유중악의 집은 상당히 넓었다. 집이 아니라 저택 수준의 크기였고 게스트 룸도 여러 개가 있어서 오정룡이 와서 지내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특히 오정룡은 유중악의 가족들과도 너무 잘 아는 사이였기 때문에 그가 여기서 눌러 산다고 해도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특히 아이들이 오정룡을 너무 좋아했다. 유중악보다 훨씬 잘 놀아주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안 돼.”
오정룡은 끝까지 안 된다고 했다. 유중악은 오정룡이 완강하게 거부하자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형. 그새 또 여친 생겼구나?”
“아냐.”
“좀 이상하긴 하다. 형이 여친이 있으면 여기 이러고 있을 양반이 아니거든. 근데 형 집에는 못 들어가게 하고. 뭔가 이상하긴 이상해. 그 집에 여친이 살고 있나?”
“아니거든.”
“그럼 뭔데.”
“집이 좁아.”
“이사갔어?”
“그래.”
“주식해서 날려 먹은 거야?”
“뭔 주식을 해. 전에 한 번 날려먹은 뒤로 진짜 끊었다. 주식.”
“그럼 뭔데.”
“재작년에 아버지 돌아가시고 큰집에 살려고 하니까 휑해서 그냥 원룸으로 옮겼다. 커봤자 귀찮기만 하고 그렇더라고. 어차피 밥은 사 먹고 집에서는 게임만 하고 하는데 굳이 커봤자 뭐하겠나 싶어서.”
“언제 옮겼는데?”
“반년쯤 되었나? 큰집도 인마 같이 살 사람이 있어야 쓸모 있지. 혼자 살아봐라. 다 쓸모 없다.”
“난 그래도 좀 넓은 게 좋던데.”
“난 안 그래. 쓸쓸하기만 해.”
“그니까 좀 한 여자를 진득하게 만나.”
“진득하게 만나거든? 근데 그게 마음대로 안 돼. 아무튼 나는 집 제공 못하니까. 집은 알아서 구해라. 야! 그리고 너 이번에 가면 네가 카시마르라는 거 다 까발려 질텐데. 언론에서 가만히 두겠어? 아마 또 한 번 난리가 날 거다. 그럴 거면 차라리 우대표님이나 이대표한테 이야기해서 대비를 해두는 게 낫지 않겠어? 그러면 숙소도 대회장 옆에다 딱 구해 줄 거고.”
“하긴 대회장 숙소 잡기도 좀 그렇겠다. 근데 코즈믹 게이트 측에서 잡아주지 않으려나?”
“잡아 주기야 하겠지. 근데 거기 나오는 애들 대부분이 길드 소속이고 길드 소속 아니더라도 대회 나올 때쯤이면 회사에 소속되어 있을텐데, 제공하는 숙소를 쓰겠어? 아마 그쪽에서 따로 준비를 하겠지. 전략 연구도 엄청할 텐데.”
“로또 월드 타워라 그 근처 구하기 힘들겠네.”
“그니까 우대표한테 말해. 그럼 바로 해결 되는 거 아냐? 상황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대비를 해야지.”
“근데 그렇게 되면 일정이 길어진다니까.”
“왜 길어지는데?”
“한국 가면 방송 출연하기로 약속한 PD들이 있어.”
“출연하면 되는 거 아냐? 이참에 팬서비스다 하고 좀 나가라 좀. 너 기다리는 사람 많다.”
“대회는 이틀인데 방송을 엄청 오래 하면 이상하잖아.”
“이상할 게 뭐 있어. 어차피 너 호주에서 계속 지낼 건데. 이왕 들어간김에 제수씨한테 이야기 해서 스케줄 다 소화하고 가. 그리고 인마. 팀에도 좀 들려서 애들 스파링도 좀 잡아주고. 로버트랑 하는 거 보니 잡아주면 도움 좀 많이 되겠더만. 야. 요새 한국 격투기에 인재가 없어서 난리야. 난리.”
“팀 사일런스는 성적 좋잖아.”
“한국 파이터들이 힘을 못 쓰는 게 문제지. 여튼 우대표한테 이야기 해. 깔끔하게 처리 되니까. 네가 못하겠으면 내가 설명할게.”
“됐어. 생각 좀 해보고.”
“답은 이미 나왔는데 뭘 생각해. 너는 그런 거 신경 쓰지 말고 캐릭터 업그레이드할 생각이나 해. 예선으로 간 봤으니 이제 본선에서는 애들이 엄청 강해져서 나올 거다. 2주 동안 캐릭터를 얼마나 업그레이드 시키느냐 그 싸움이야. 너에 대한 분석이 대충 나와서 아마 지금 상태로 나갔다가는 바로 탈락할 수도 있어.”
“일단 생각해둔 게 있기는 해. 근데 그게 어떨지는 모르겠어. 안 되면 다른 방법 찾아봐야지.”
“일단 장비 업글은 필수고. 광렙업도 가능하면 해야 하고. 그리고 이건 얼핏 들은 정보인데. 본선까지 2주 남았잖아.”
“어.”
“본선에 나오는 유저중에 A랭크를 찍는 유저가 나올 거라는 정보가 있다.”
“A랭크? 참가자들 B랭크 전부 아니었어?”
“전부였지.”
“2주동안 A랭크를 만든단 말이야?”
“다 너 같이 B랭크 초반인 건 아니니까. B랭크 30렙 이상이면 2주동안 A랭크 찍어볼만 하지. 그게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다만.”
“아직 A랭크 찍었다는 유저 못 들어봤는데.”
“맞아. 아직 없는 게 확실해. 근데 조만간 나올 거라는 소문이다.”
“어떤 유저?”
“몇 명 후보들이 있어. 어차피 레벨은 공개되니까 본선에 나가면 알게 되겠지. 그니까 긴장해. A랭크를 찍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 거 아냐.”
“알지. 아주 잘 알지.”
카시마르는 랭크업을 할 때마다 많은 능력을 얻었다. 직업이 달라지면서 새로운 스킬과 가능성을 보유하게 되고, 그런데다가 더 강력한 가호까지 얻게 되니 랭크업 전과 후의 캐릭터는 전혀 다르다고 볼 수 있었다.
“A랭크라······.”
***
“그 버프가 그리 효과가 좋다 이거지?”
카시마르는 강숭이와 함께 포말에 있었다. 강숭이의 의형제 중 하나인 찰스를 만나려면 데리지 대신전 같은 영험한 장소가 필요하다 했다.
“그렇습니다요. 선생님.”
“근데 너 아무리 그래도 네 의형제에게 이렇게 해도 되는 거냐? 그놈은 너 기다리고 있다며.”
“그놈이 마지막에 간만 안 봤어도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겁니다요. 신전 병사들 끌고 오라 했는데 안 왔습니다요.”
“그걸 알고 있다는 걸 그 친구는 모르고?”
“그렇습니다요.”
“그래도 좀 찝찝한데. 가서 이야기가 안 통하면 강한 방법을 써야할텐데 그 친구 위대한 달로스를 섬기는 사제라며?”
“무당입니다요.”
“사제랑 무당이랑 다른 거냐.”
“사제는 고사 안 지냅니다요.”
“그래도 좀 그래. 그냥 하지 말자.”
“선생님. 그놈 버프가 그리 효과가 좋습니다요.”
“아무리 그래도 좀 그래. 저번에 네 말 들어보니까 착하다면서.”
“그렇습니다요. 얘는 참 착합니다요.”
“그런데다가 달리 달로스에서 최고로 높은 사제고. 아니 무당. 만신이라고 하는 게 나으려나?”
“제일 높습니다요. 여기 크투가 교단으로 비교하자면 교황쯤 되겠습니다요.”
“그렇게 높은 존재에게 그리 막해도 되는 거야?”
“지금은 힘이 없습니다요. 반란군이 달로스를 먹었잖습니까요.”
“반란군이 아니라 시민군. 네가 한 짓을 생각해.”
“그렇습니다요. 선생님. 시민군입니다요.”
“힘이 없으면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하는 거 아냐?”
“대체할 존재가 없습니다요. 달로스님의 고사는 암흑 돼지가 아니면 지낼 수 없습니다요. 달로스님이 보내는 신호는 불규칙적이기 때문에 급하게 지내야할 때가 많습니다요. 여차하면 자기 머리를 고사상에 올려놓고 지내야 하기 때문에 찰스 그놈이 아니면 안 됩니다요..”
“고사 상에 자기 머리를 올려놓는다 이거지?”
“그렇습니다요.”
“그래.”
“선생님.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요. 저는 선생님의 숭숭이 아닙니까요. 계약서 쓴 뒤로 저 허튼짓 안 합니다요.”
“알고 있어. 너 허튼 짓 안 하는 거.”
“감사합니다요.”
카시마르는 눈을 가늘게 뜨고 강숭이를 바라봤지만 더 어필하지는 않았다. 강숭이와 관계된 인물들 중에 정상인 놈이 없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근데 네 말을 종합해보면 찰스라는 그 친구는 심성도 착하고, 너랑 같이 전쟁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네.”
“그렇습니다요.”
“거기다 신을 받드는 사제 비슷한 거고.”
“맞습니다요. 정식 명칭은 우주 만신입니다요. 달리 달로스 우주를 책임지는 만신이라는 뜻입니다요. 만신 중에서는 최고입니다요.”
“그러면 잘못한 거라고는 너 같은 아주 나쁜 친구를 뒀다는 거뿐인데. 그거 가지고 가서 막 이야기하기는 좀 그렇지 않냐? 강해지는 거 좋아. 좋은 버프 받으면 나야 좋지. 근데 그렇게 나쁜 놈도 아닌데 가서 하기에는 좀 그렇다. 강숭아. 네 말 들어보니까. 그 친구가 아이템에 힘을 부여하면 어마어마한 페널티를 받는다며?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닌 거 같아.”
“아닙니다요! 가서 작업해도 됩니다요.”
“애 참 착하다며.”
“네.”
“너랑 같이 학살 이런 것도 안 했고.”
“그렇습니다요.”
“그러면 뭐 명분이 없잖아. 명분이. 너야 진짜 나쁜 범죄를 저질렀으니까 그렇다고 쳐도. 그 친구는 뭐 없는데 뭘 가서 작업해. 우주 만신으로 있으면서 갑질을 좀 많이 했나?”
“그렇지도 않았습니다요. 달로스님을 잘 섬겼습니다요. 다만 식성이 조금 독특했습니다요.”
“식성이 독특해?”
“그렇습니다요.”
“어떻게 독특한데?”
“돼지고기를 좋아합니다요.”
“돼지고기? 돼지고기는 나도 좋아하는데?”
“그렇습니까요?”
카시마르의 말에 강숭이가 멀뚱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 눈빛을 본 카시마르가 잠시 인상을 쓰면서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어. 나도 돼지고기 좋아······아. 그게 그런 의미냐?”
카시마르가 강숭이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러자 강숭이가 의미심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요.”
“그럼 정리를 좀 해보자. 네가 말하는 찰스라는 놈이. 진짜 돼지는 맞는 거지? 돼지처럼 생겼지?”
“그렇습니다요. 정식 명칭은 암흑 돼지인데. 그냥 흑돼지랑 생김새는 비슷합니다요.”
“근데 돼지고기를 좋아한다는 거지?”
“그렇습니다요. 그것도 같은 암흑 돼지를 좋아합니다요.”
“하아······.”
강숭이의 설명에 카시마르가 한숨을 내뱉었다.
“정리 하자면 돼지가 돼지를 잡아 먹는다는 거네?”
“넵.”
“그게 식성이 조금 독특한 거냐?”
“선생님도 돼지고기 먹지 않습니까요.”
“그게 그거랑 같아? 적어도 돼지가 돼지를 먹으면 안 돼지! 사람이 사람 잡아먹는 거랑 뭐가 다르냐.”
“참 심성이 고운 녀석인데 그거 하나가 딱 그렇습니다요. 특히 어린 돼지를······.”
“그만 이야기 하자. 작품 장르가 공포, 스릴러로 바뀌겠다.”
“알겠습니다요.”
“근데 내가 딱 보니까 각이 나오는 거 같은데. 너랑 찰스랑 친해진 게 혹시 그 돼지 고기를 제공하고 정치적 비호를 받고 하는 커넥션이 오가면서 그렇게 된 거냐?”
“역시 선생님이십니다요! 이해가 빠릅니다요.”
“이런 쓰레기 새끼들을 봤나.”
카시마르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리고 강숭이를 노려보았다.
“선생님. 저는 선생님의 은혜를 입고 개과천······.”
“그래. 이참에 새로 은혜 좀 받자.”
“아니······ 저 말고 찰스에게.”
“일단 너부터 은혜 받자.”
처컹!
카시마르는 바로 허리춤에서 카이로의 꼬리를 꺼내 들었다. 그걸 본 강숭이가 잔뜩 겁을 집어먹은 채로 뒷걸음질 쳤다.
“어떻게 너는 파도 파도 악행이 끝이 없냐. 악행 자판기도 아니고.”
퍽!
강숭이의 입에서 돼지의 울음 소리를 닮은 비명 소리가 흘러나오는 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