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2
됐다!
“근데 불꽃 기사의 시련인가 뭔가는 안 해도 되는 거야?”
핏불킹이 물었다. 카시마르와 핏불킹은 이동 마법진이 있는 장소로 이동하고 있었다. 둘은 사제를 따라 복잡한 미로 같은 포말하우트를 벗어나는 중이었다.
“장기 퀘스트야.”
“그럼 여유가 좀 있겠네.”
장기 퀘스트는 한번 시작하게 되면 상당한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퀘스트를 진행하기 전에 시간이 주어지는 편이었다. 물론, 예외도 있었다. 장기 퀘스트 중에서도 아주 드물게 즉시 진행 해야 되는 것들이 있었는데, 보통 이런 종류들은 어떠한 퀘스트의 연계 퀘스트인 경우가 많아서 카시마르가 받은 퀘스트와는 크게 관련이 없었다.
카시마르의 퀘스트는 완벽하게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준비가 완료되면 제국의 수도인 포말에서 불꽃의 시련 퀘스트를 받기로 되어 있었다. 카시마르는 일단 포말로는 갈 생각이 없었기에 퀘스트는 자연스럽게 뒤로 미뤄졌다.
이동 마법진을 통해서 투기장으로 귀환했다. 카시마르의 대기실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게이트의 투기장은 거대한 원형으로 이루어진 곳이었다. 거대한 막사 안에 펼쳐진 세계였는데, 그곳 중앙에는 투기장 전체가 한눈에 보이는 고층 타워가 있었다.
“뭐냐? 여기는 어디지?”
핏불킹이 놀란 눈빛으로 두리번거렸다.
“앞으로 카시마르님이 사용하실 곳입니다. 이곳은 투기장 타워의 최상층입니다. 월드 자크르 챔피언쉽 우승 기념으로 주어지는 것입니다.”
“다음 대회 우승자가 생기면 넘겨줘야 하는 건가요?”
카시마르가 관리자에게 물었다.
“카시마르님은 계속 이곳 대기실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카시마르님에게는 플래티넘 코인이 지급됩니다.”
“플래티넘 코인이요?”
“예.”
관리자가 카시마르에게 코인을 건넸다. 일반 코인과 다르게 백금으로 만들어진 코인이었다.
“이 코인은······.”
“투기장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코인입니다.”
“그러면 이전처럼 코인을 소모해서 들어오지 않아도 된다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다만 이 코인은 양도, 판매가 불가능합니다. 카시마르님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오. 좋네. 이거 엄청 좋은 거 아냐? 이거만 있으면 여기 대기실을 네 집처럼 쓸 수 있겠네.”
“그러게.”
“그러면 좋은 시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관리자는 플래티넘 코인을 건네주고 사라졌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월드 자크르 챔피언쉽 우승 혜택은 가볍지가 않았다. 단순히 아이템만 주어지는 게 아니라 투기장에 제일 좋은 대기실을 지급했다. 거기다가 플래티넘 코인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었다.
카시마르가 새로 배정받은 대기실은 맨하탄의 초고층 아파트와 비슷한 구조였다. 내부 구조는 비슷했는데 보이는 풍경이 달랐다. 투기장에는 고층 건물이 별로 없어서 주변이 환하게 보이고 있었다.
“이야. 뷰 대박인데? 수영장도 있네? 좋다.”
“우승 상품이 아예 없지는 않았네. 근데 이거 급조해서 주는 거 아닐까?”
“급조해서 주는 거였으면 코즈믹 게이트에서 미리 생색 냈겠지. 그런 거 아닌 거 봐서는 미리 준비되어 있던 거긴 하나 봐. 특히 그 플래티넘 코인은 어떻게 보면 웬만한 유니크보다 훨씬 값어치 있는 거 아냐?”
“그렇기야 한데······ 아무튼 형은 낳괴 애들 만나서 정보를 잘 모아봐.”
“알았어. 근데 이거는 너 가지고 있어라.”
핏불킹이 아까 받았던 열쇠를 다시 주면서 말했다.
“왜.”
“나도 돈 있고 이번 정보는 이런 돈으로 살 수 있는 게 아냐. NPC들이 더 많이 알고 있을 거라고.”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소리야?”
“그렇지.”
“그럼 인원 적어서 불안한데.”
“어쩌겠냐. 이럴 때 대형 길드들이 힘을 받는 거지. 아무튼 열심히 구해볼테니까. 너도 잘 찾아봐. 우리에게는 인력은 없어도 강숭이가 있지 않냐. 그놈이 거의 치트키 수준이야.”
“그쪽 관해서는 어마어마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그니까 강숭이가 나중에 또 다른 정보가 기억날 수 있으니까 한 번 잘 이야기를 해봐.”
“알았어.”
“그건 그거고 너 팀에는 언제 내려올 거냐?”
“스파링?”
“어. 대표님이 네가 꼭 좀 잡아줬으면 하는 놈 있다던데?”
“삼촌은 이제 선수 직접 보지 않잖아. 윤감독님 이야기 아냐?”
“그 이야기가 그 이야기지. 아무튼 재능은 있는 친구인가봐. 근데 조금 기고만장하는 스타일인 거 같고. 뻔 하잖냐.”
“옛날에 형광인가 하는 애 같은 케이스야?”
“그런가 봐.”
“그 친구는 요즘 뭐해? 재능 있었잖아.”
“재능 있어도 본인이 하려는 마음이 없으면 힘들지. 너랑 스파링하고 반짝 피드백 받아서 올라오는 가 싶더니 운동 그만뒀어. 원래부터 체력 훈련하는 걸 싫어하는 놈이었으니까. 위로 올라가려면 더 필요하잖아 그런 게. 운동 그만 두면 이제 소식 없어지는 거지 뭐.”
“아쉽네.”
“아쉬워할 거 없어. 대표님이 그 친구한테 얼마나 신경을 썼는데. 아무튼 그 이야기는 나중에 팀에 가서 하고. 일단 난 낳괴 애들 만나러 간다. 너도 빨리 찾아. 분위기 보니까 이거 시간 싸움이야.”
카시마르는 대기실을 빠져나와서 얼른 와이번을 대여하는 곳으로 움직였다. 와이번은 가격은 비싸지만 먼 지역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다. 거기다 이동 마법 버프까지 추가로 받으면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다.
***
“어디부터 가는 게 좋겠냐?”
카시마르가 물었다. 카시마르는 남부에 도착해서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하램부터 찾아야하지 않겠습니까요?”
“네 말대로 그놈이 다크 영이라면 거기에 그대로 있을까?”
“아! 그렇겠네요. 그리고 저번에 한 번 털린 적이 있어서 경비도 삼엄할 겁니다요.”
“그렇겠지. 그리고 있다고 해도 쉽게 불려고 하지는 않을 거야. 그놈에게는 그게 신앙과 관련된 일일 거 아냐.”
“그렇죠. 원래 그런 놈들은 그런 쪽으로는 아주 지독합니다요.”
“결국은 발품을 팔 수밖에 없는 건가. 뭔가 좋은 생각 없냐?”
“해적들을 이용하는 건 어떻습니까요?”
“해적들? 우리 그 아이템 아직 남아 있나?”
“아이템은 없지만 몰라몰라 해적단 말입니다요.”
“몰라몰라? 개복치?”
“넵. 그놈들 마지막으로 털면서 좀 봐주는 대신에 프락치 역할을 하라고 하지 않았습니까요.”
“그랬지.”
“그놈들을 이용해보는 건 어떻겠습니까요?”
“그놈들이 부른다고 올까?”
“해봐서 나쁠 건 없지 않겠습니까요?”
“대스 해적단 때문에 마음에 걸리는데.”
“이상한 낌새가 보이면 방법이 있지 않습니까요.”
“뭐? 도망치는 거?”
“헤헤.”
카시마르의 말에 강숭이는 그냥 웃었다.
“그 방법 아주 좋지. 모르겠다. 뭐 해봐서 나쁠 게 있겠냐. 한 번 해보자.”
“바로 신호를 보내겠습니다요.”
강숭이는 얼른 해적들을 털어먹을 때의 복장을 갖췄다. 그리고 신호탄을 쏴서 개복치 해적단을 불렀다. 남부의 바닷가 근처에서 신호탄을 쏴 올리자 거짓말처럼 개복치 해적단의 깃발이 먼곳에서부터 보였다.
“빠르네.”
“다시는 안 터는 조건으로 받아낸 약속이니 당연하지 않겠습니까요.”
해적선은 금방 카시마르가 있는 근처로 다가왔다. 해적선 선장은 카시마르를 확인한 뒤 얼른 내렸다. 개복치 해적단 선장인 라몰라는 뚱한 표정이었다. 라몰라의 휘하의 선원들은 해적선 위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라선장! 잘 있었나!”
카시마르가 너스레를 떨면서 반갑게 라몰라를 불렀다.
“무슨 일 때문에 불렀소?”
“불렀소?”
“으··· 왜 불렀습니까.”
“정보 좀 긁어보자.”
“제가 무슨 정보 상인입니까.”
“반갑게 맞아주니까 긴장이 풀렸나 보다. 그치 강숭아.”
“그렇습니다요. 선생님. 제가 또 한 번 칼쇼를 보여줘야 정신을 차릴 거 같습니다요.”
“아···아니. 저희는 정보 상인이 아니라서 가지고 있는 정보가 부족하다는 이야기지요. 해적들이 무슨 정보가 있습니까? 그냥 남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 그 정도만 알고 있지요.”
“그래서 너를 부른 거야. 남부에서 무슨 이상한 일 벌어진 적 없냐?”
카시마르가 물었다.
“남부에서요? 남부에서 일어나는 일은 죄다 이상하죠. 해적이랑 해군이랑 싸우는 거야. 매번 있는 일이고. 맞다. 대스 해적단이 고꾸라진 일은 알고 계십니까?”
“대스 해적단? 거기는 꽤 큰 곳 아닌가?”
“대스 해적단이 얼마전에 몰살 당했습니다요. 잘 되었죠. 해적들 중에서도 엄청 나쁜 놈들이었는데. 소문에 의하면 원래 해군이랑 대스 해적단이랑 짝짜쿵 했었는데 일이 틀어져서 해군이 싸그리 몰살 시킨 거랍니다.”
“그랬군. 그거 말고는 다른 일은 없어?”
카시마르와 강숭이는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스 해적단에 대한 이야기를 넘기고 있었다.
“그거 말고는 없었는데요.”
“아니. 남부에 있는 마을 중에 전염병이 돈다거나 이상한 광신도들이 돌아다닌다던가 하는 거 말이야. 묘한 종교가 성행할 수도 있고.”
“에이. 그런 일이 있으면 저희가 당연히 알죠. 선생님. 남부에서 해적질을 하려면요. 마을이랑 친해져야 합니다요. 우리도 다 룰이 있어요. 아무나 막 잡아다가 노예로 팔아먹고 그러지 않습니다요. 다 정해진 구역에서 넘겨 받고, 넘겨주고 그러는 거지. 그리고 아무리 악질 해적단이어도 마을 하나를 다 전멸 시키고 그러지 않습니다. 그러다가는 해군한테도 죽고 해적 연합에서도 방출 당해요.”
“아니. 해적질로 생긴 이상한 일 말고. 그니까. 강숭아 뭐라고 해야 하냐? 네가 좀 설명 해봐라.”
“넵. 선생님. 라선장. 혹시 슈브라고 들어본 적 있어?”
“슈브?”
"그래. 슈브.“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아! 하램! 그 정보 팔이!”
“기억나?”
“알죠. 그놈 이제 남부에 안 삽니다. 여기 싹 정리하고 이주했어요.”
“이주를 했다고?”
“그 어디냐. 성지로 간다고 하던데요. 여기보다 위쪽이라고 하더군요. 부하들이랑 몇몇 사람들 데리고 우르르 몰려가던데. 이마에 무슨 표식을 그리고 가던데. 그 뭐더라.”
“혹시 그 표식이 이거 아냐?”
강숭이가 얼른 모래 바닥에 표식을 그렸다. 슈브를 의미하는 표식이었다.
“맞다! 맞네. 이거. 그놈은 원래 여기 올 때부터 이상한 집회도 많이 열고 그래서 그냥 그럽갑다 했었는데. 뭐 문제 있는 놈이요? 그놈이 해적들한테 해준 게 많아서 여기 사람들은 별로 싫어하지 않는데.”
“개인적으로 좀 찾을 일이 있어서 그래. 아무튼 도움이 많이 되었어.”
“끝이에요?”
“그래. 오늘 수고했다.”
“혹시 몰라서 성의도 준비했는데 그런 것도 안 받아가는 겁니까?”
“안 받아가. 정보만 넘겨 받기로 약속 했잖아.”
“맞아. 우리 선생님을 어떻게 보고. 우리 선생님. 약속은 칼 같이 지키는 분이야.”
“그거 하나는 마음에 드네. 그러면 또 봅시다. 아니지. 최대한 보지 맙시다.”
카시마르와 강숭이는 얼른 해변을 벗어났다. 둘은 와이번을 타고 일단 남부를 벗어나기로 했다.
“선생님 지도 좀 보면서 가겠습니다요.”
“그래. 뭐 짚이는 게 있는 거지?”
“네. 여기 사람들에게 성지는 어디를 의미하겠습니까요? 제국 사람들 말입니다요.”
“성지? 여기 사람들은 그투가를 믿으니까 포말하우트가 성지 아냐?”
“맞습니다요. 그러면 슈브를 믿는 놈들에게 성지는 어디겠습니까요?”
“여기 사람들 중에 슈브를 믿는 사람이 있었나?”
“과거에 잠깐 나타났던 적이 있다고 합니다요.”
“너는 그걸 어떻게 알아?”
“제가 말씀 안 드렸습니까요. 저 여기에서 500년 넘도록 살았습니다요. 가장 최적의 장소에 숨기 위해서 대부분의 동네는 다 돌아다녔습니다요.”
“그때 봤다는 거야?”
“그때 슈브의 광신도들이 일어났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을 보았습니다요.”
“거기가 어딘데?”
“루콘 지역입니다요. 하램인가 하는 그놈은 루콘 인근 지역 마을을 몰살 시킨 다음 힘을 길러서 제단을 루콘 성에 만들 생각일 겁니다요.”
“확실한 거야?”
“확실합니다요. 촉이 딱 왔습니다요. 원래 우주적 존재들은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을 다시 이용하길 선호합니다요. 그래서 우주적 존재들이 한 번이라도 침입한 땅은 영원히 복구가 안 된다는 말을 하기도 하는 겁니다요. 아무래도 슈브 이 양반이 제대로 작정한 것 같습니다요.”
“뭘 작정해?”
“크투가와 니알라토텝을 털어 먹으려는 작정 아니겠습니까요. 니알라토텝은 그렇다쳐도 크투가는 털릴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요. 지금 크투가는 수면 중이지 않습니까요.”
“그렇지. 아! 그러네. 이게 바로 빈집털이구나.”
“그렇습니다요. 크투가가 수면에서 깨어나보면 여기는 이미 슈브의 땅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요.”
“그 우주적 존재들끼리도 이런 얍삽하게 노는구나. 그러면 크투가가 가만히 있으려나?”
“가만히 안 있으려고 하겠지요. 그러나 직접 싸우는 건 금지되어 있으니 무언가 작업을 하려고 할텐데. 그때는 슈브 이 양반이 대비를 철저하게 해놨겠지요.”
“근데 말이야. 니알라토텝인가 하는 신은 어쨌든 같은 대륙에 사는 신인데 경고 같은 거 안 해주나?”
“그게 또 재미납니다요. 니알라토텝과 크투가는 사이가 엄청 안 좋습니다요. 아마 니알라토텝은 재밌게 지켜볼 겁니다요.”
“북제국은 넘어갈 가능성이 없다는 말이지?”
“넘어갈 수도 있지만 니알라토텝이 적당히 개입하지 않겠습니까요? 같은 우주적 존재의 후원이 있을 때는 기반이 탄탄한 쪽이 아무래도 유리합니다요.”
“이거 너무 불공평한데. 제국 쪽은 후원이 없고, 저쪽은 후원이 있고.”
“그러니 싹을 잘라야 하는 거 아닙니까요.”
“남부 벗어났다. 이제 어디로 가야 돼. 루콘 성으로 가면 되나?”
“루콘 성이 아닙니다요. 루콘 근처의 마을부터 시작할 겁니다요. 여기 감벨이라는 마을이 제일 유력할 거 같습니다요.”
강숭이가 지로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루콘으로 뻗어나가기 좋긴 하겠네.”
“딱 입니다요. 이쪽으로 가보시죠.”
“근데 안정적으로 처리하려면 사람들 불러야 하는 거 아냐? 아무리 아직 저렙이라지만 우주적 존재의 후원을 받는 놈이잖아. 엄청 셀 거 아냐.”
“아직은 그리 세지 않을 겁니다요. 다만 그놈들 주변에 슈브에게 가담한 무리가 얼마나 있는지 모르니 부르는 게 나을 겁니다요.”
카시마르는 얼른 핏불킹에게 연락을 넣었다.
[형!]
[어. 지금 알아보는 중이다.]
[그거 중단하고 골낳괴랑 길드 사람들 데리고 감벨 마을로 와.]
[감벨? 거기가 어디냐?]
[루콘 성 아래에 있는 마을이야.]
[찾은 거야?]
[거의 백 프로.]
[알았다. 최대한 빨리 가마.]
[어. 우리는 미리 가서 정찰 좀 해놓을 게.]
와이번은 빠른 속도로 감벨로 움직였다. 공중에서 본 감벨 마을은 한눈에 보아도 이상함을 감지할 수 있었다. 마을 곳곳에는 사람의 시체들이 기괴하게 절단되어서 걸려 있었고, 음산한 기운이 사방으로 발산되고 있었다.
카시마르는 감벨 마을이 보이는 언덕에 와이번을 세워놓고 정찰을 시작했다.
“확실하네. 확실해.”
“제 말이 맞지 않습니까요.”
“아유 기특한 녀석. 보석 왕창 주도록 하마.”
“헤헤. 선생님 그 보석을 받으려고 한 건 아닙니다만 주신다면 감사히 받겠습니다요.”
“그래. 받을 자격이 있어.”
카시마르와 강숭이가 감벨 마을을 보면서 웃고 있을 때 그의 뒤쪽으로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카시마르는 낌새를 알아차리고 얼른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익숙한 얼굴의 사내가 서 있었다.
“아이고! 이게 누구세요! 월드 자크르 챔피언쉽! 우승자이신 카시마르님 아니세요! 아니 어째 이런 곳에서 다 뵙네요! 하하하!”
사내는 카시마르도 잘 아는 인물이었다. 바로 카시마르에게 패해 흑역사를 만든 컨트롤 갓 컨신이었다. 컨신은 웃었고 카시마르는 웃지 않았다. 그 이유는 컨신의 이마에 선명하게 슈브의 표식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컨신의 뒤쪽으로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들은 모두 K길드의 사람들이었고 컨신과 같이 슈브의 표식을 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카시마르와 강숭이는 동시에 같은 생각을 떠올렸다.
‘잣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