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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캐로 멱살 캐리-106화 (106/205)

# 106

새로운 무기(1) (앞부분 분량 오류 수정.)

구심점을 잃은 검은 교단의 세력들은 허무하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불꽃 교단과 달리 검은 교단의 주축 병력은 유저들이었고, 유저들은 NPC와 크게 다른 부분이 있었다. 그건 바로 NPC들처럼 교단을 위해서 무작정 희생할 생각이 없다는 점이었다.

만약, 불꽃 교단의 세력들이 기습을 강행한 것이었다면 검은 교단의 유저들이 이렇게까지 반응하지는 않았을 거였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불꽃 교단의 유저들에게는 성지를 점거하면 검은 교단의 세력이 와해 된다고만 되어 있었지만, 검은 교단 소속의 유저들에게는 다른 경고 메시지가 떠오르고 있었다.

[성지를 사수하십시오. 성지가 와해 되면 검은 교단 소속의 유저들은 막대한 페널티를 받게 됩니다.]

코즈믹 게이트에서 막대한이라는 단어는 정말 막대한 페널티를 의미했기에 유저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검은 교단의 유저들은 1차 성전이 치러졌을 때보다 더 필사적으로 카시마르 쪽 병력을 압박하는 중이었다.

핏불킹이 말한 지원군은 그리 빨리 도착하지 않았다. 그들보다 검은 교단의 지원 세력들이 먼저 도착했기 때문이었다. 루콘 성 근처에 포탈이 열릴만 한  지역은 한정되어 있었고 그 근처에서 불꽃 교단의 유저들과 검은 교단의 유저들의 전투가 다시 시작되었다. 덕분에 핏불킹이 말한 지원군보다 검은 교단의 유저들이 훨씬 더 많이 밀려들었다.

얼핏 봐도 성지를 점거하고 있는 카시마르 일행보다 몇 배는 많은 숫자.

그러나 이들은 그다지 큰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공격의 주축이라고 생각했던 K길드가 별다른 힘을 보이지 못하면서 공격의 강도는 점점 약해지는 중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카시마르가 컨신을 일격에 보내버렸다.

눈치 빠른 스트리머들은 그 장면을 놓치지 않았고, 실시간으로 컨신의 가슴이 꿰뚫리는 상황이 영상으로 편집되어서 커뮤니티에 떠돌았다.

컨신이 당한 뒤로 주춤거리던 K길드는 다시 한 번 합심해서 총공격을 감행했지만, 꿀매너 길드의 버프와 지원 사격을 받은 카시마르의 힘은 불꽃 기사 이상이었다.

특히 그가 새로 얻은 폭풍의 힘은 다수와의 싸움을 할 때 더 큰 힘을 발휘했다. 카시마르는 전투를 거듭할 수록 다양한 방법으로 야네크를 활용하기 시작했고, 덕분에 K길드는 궤멸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어마어마한 힘과 폭풍의 힘. 그리고 잔상의 활용. 특히 카시마르가 잔상까지 활용하기 시작하자 K길드 쪽은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유저들은 NPC들이 아니었다. 무모해보이는 싸움에 목숨을 걸 만큼 맹목적이지가 않은 것이었다.

살아남은 검은 교단의 유저들은 대세가 이미 기울었다는 것을 깨닫고 전장을 이탈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몇 명, 몇 분 뒤에는 몇 십명씩 이탈하기 시작했고 살아남은 유저 대부분이 사라지기까지는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죄다 빠지는데? 무슨 작전인가?]

피를 잔뜩 뒤집어쓴 카시마르가 핏불킹에게 귓속말을 넣었다.

[작전이 아니라 그냥 튀는 거 같은데?]

[쫓아? 말아?]

[튀는 거 같으니까 그냥 내버려두고 다른 쪽 도와줘라. 다른 쪽은 아직 치열해.]

[알았어.]

K길드를 물리친 카시마르가 다른 쪽 전장에 합류했다.

버티는 것을 1차 목적으로 했었던 카시마르 일행은 검은 교단의 신도 대부분을 물리치는 큰 성과를 거뒀다.

검은 교단은 완전히 와해 되었다.

***

“페널티가 이렇게 큰 거였네.”

“그러게.”

검은 교단 소속 유저들이 받는 페널티는 다양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페널티를 말하자면 바로 제국과 북제국에 있는 마을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검은 교단 유저들은 주적이었고, 그렇기에 마을 근처에만 가도 NPC들이 공격을 한다. 그들이 제국의 시설물을 이용하려면 편법을 이용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았다. 대부분의 NPC들이 검은 교단의 유저들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매우 간단한 페널티 같아 보여도 이건 아주 문제가 심각했다. 마을을 이용할 수 없으면 플레이에 필요한 다양한 물건을 구입하거나 팔 수가 없게 된다.

유저끼리 거래를 하는 것도 방법이긴 했지만 그걸로는 한계가 있는 상황.

그래서 검은 교단의 유저들은 투기장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투기장은 유일하게 그들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곳이었으니까.

“투기장 코인 가격이 어마어마하게 오르겠는데?”

“그러겠지.”

“말도 마세요. 지금 투기장 광장에 장사꾼들이 어마어마하게 깔렸어요.”

골낳괴가 말했다.

“그것 때문에 말 많던데요.”

“왜?”

“검은 교단 유저가 오면 가격 비싸게 올려서 판다고 커뮤니티에 난리임.”

“허. 그렇게 해도 돼?”

“파는 건 파는 사람 마음이니까 어떻게 할 수 없죠. 검은 교단 유저들 낙인 마크 떠 있잖아요. 그거 보고 배짱 부리는 거죠. 어차피 투기장 아니면 물건 사거나 팔 곳 없으니까.”

“검은 교단 애들은 완전히 바보가 되었구나.”

“이게 꽤 심각해요. 뭘 하던 정비는 필요하니까요.”

“그렇지. 장비들도 다 내구도가 있고 물약도 필요하고 할 테니까.”

“특히 소모성 물품을 많이 필요로 하는 직업군들은 미치죠. 접는 다는 소리도 나오고 난리에요.”

“그래도 실제로 접는 유저는 많지 않을 겁니다.”

음성의 주인은 비즈니였다. 비즈니는 이번 전투에서 아주 큰 공을 세운 상태였다. 비즈니는 챙이 넓은 자주색 모자를 쓰고 있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죠?”

카시마르가 물었다.

“검은 교단 소속 유저의 숫자가 너무 많으니까요.”

“운영진의 개입이 있을 거라는 이야기입니까?”

이번에는 핏불킹이 물었다.

“그건 확실하지 않습니다. 다만 위원회의 감시가 살아 있는 한 운영진이 쉽게 개입할 수는 없어요.”

“그러면 왜 접지 않는다는 거죠? 아. 그렇지. 유저가 엄청 많으니까 따로 뭉치겠구나.”

“예. 그 정도 인원이면 마을··· 아니 도시를 하나 만들 수 있을 거에요.”

“그 많은 인원이 뭉칠만한 장소가 있을가요? 북제국 쪽도 끝난 상태라 어디든 발 디딜 때가 없을 텐데요.”

용재가 끼어들었다.

“붉은 산맥이 있잖아.”

“붉은 산맥이 넓긴 하죠.”

“북제국과 제국 이어진 길 말고 다른 쪽에 도시 같은 거 만들거나 하겠지. 가만. 근데 이제 이렇게 되면 다른 유저들이 불리해지는 거 아냐?”

“왜?”

“아니. 어차피 제대로 출입도 못하잖아. 그러면 가만히 있을 이유가 없지. 대놓고 약탈하거나 하지 않겠어?”

핏불킹의 말에 사람들의 표정이 굳었다. 그러나 카시마르만큼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면 문제가 커지겠는데요.”

“그러게.”

“뭐가 문제지? 그놈들이 유저 죽이고 다니면 현상금 올라갈 테고 그러면 우리는 그놈들 잡으러 다니면 되는 거 아닌가?”

카시마르의 말에 사람들이 일제히 카시마르를 바라봤다.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냐. 그들은 이제 더 끈끈하게 뭉칠 거니까.”

“우리도 뭉치면 되는 거지. 그리고 그쪽은 이제 약해질 일만 남은 거 아닌가? 전보다 더 잡기 쉬울 거 같은데?”

사람들은 카시마르의 말이 빈말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다. 카시마르는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건 그렇고. 넌 공헌도 얼마나 벌었냐? 다크 영을 혼자서 처리한 걸로 되어서 꽤 많이 받을 거 같은데?”

“대략 15만 정도 되는 거 같은데?”

“15만?”

“15만이요?”

15만이라는 말에 사람들이 탄성을 질렀다. 이번 전투에서 가장 많이 공헌도를 받은 유저가 2만 정도였기 때문이었다. 15만이면 정말 어마어마한 숫자였다.

“야. 그 정도면 수행기사 열다섯을 더 데리고 다닐 수 있는 건가?”

“너무 많으면 별로야. 지금 있는 수행 기사로 만족해.”

“그러면 그걸로 뭐하려고? 직급이라도 얻으려고?”

공헌도로 할 수 있는 일이 상당히 많았다. 교단의 직급을 얻을 수도 있었고, 영지를 받을 수도 있었다. 교단 관련 사업에도 손을 댈 수 있었다. 그러나 카시마르는 그런 것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늘 그렇듯이 카시마르는 강해지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다.

“아이템 만들려고. 다들 아이템 만들고 하지 않았어? 나도 이번에는 장비 맞출 거야.”

“공헌도 15만으로? 불꽃 교단 아이템 풀셋이라도 맞출 생각이냐?”

“아니. 무기 하나만 만들 건데?”

“무기 하나에 공헌도 15만을 넣는다고?”

“어. 무기에 축복 넣는 거 제한 없잖아.”

“제한이 없긴 하지만 누가 무기 하나에 공헌도를 그렇게 쏟아붓냐. 어차피 무기 바꿔가면서 쓰는데.”

“바꾸지 않을만큼 좋은 무기에다 강화를 넣으면 되는 거 아냐?”

“형. 대체 어떤 무기를 강화하려고요? 공헌도 15만 넣을 정도면 웬만한 아이템으로는 감당이 안 될텐데.”

“그래. 지금 무기 중에 가격 1위가 선악의 도끼인가 그거 일텐데. 낳괴야 맞냐?”

“맞아요. 중국 유저 공공이 들고 있는 선악의 도끼.”

“그 정도 급은 되어야지. 너 근데 무기는 그런 거 없잖아.”

“이번에 만들려고. 선악의 도끼 급 무기.”

카시마르가 말했다.

“형. 담담하게 그렇게 말하지 마요. 진짜 만들 거 같잖아요.”

“만들어야지. 무기 없이 맨손으로 싸우려니까 힘들어.”

“힘들긴. 전투 때 보니까 날아다니던데.”

“무기가 있어야 상대하기가 쉽고 그래. 맨손으로 거리 뚫고 하려니까 여간 어려운 게 아니더라고.”

“카시마르님. 일단 그 정도 공헌도 넣을 무기라면 가장 기본적으로 중요한 게 내구도입니다. 내구도가 약하면 얼마 써보지도 못하고 파괴될 수 있어요.”

“맞아요. 낮은 확률이지만 복구 불가능하게 파괴되는 경우가 있으니 내구도 높은 건 필수입니다.”

카이로의 꼬리는 내구도가 무한이었기 때문에 카시마르는 아무렇지 않게 사용해 왔었다. 중장비를 가진 상대를 때리는 건 물론이고 벽이나 쇳덩어리를 두들기는 것도 서슴없이 해왔다. 그러나 보통 유저들은 아끼는 무기들로 그런 일을 잘 하지 않는다. 특히 날붙이들은 더욱 조심해서 다루는 게 코즈믹 게이트의 유저들이었다.

“아이템을 구하려고? 만들려고?”

핏불킹이 물었다.

“구하는 건 쉽지 않을 걸요. 가격이야 대충 매겨져 있지만 일단 최고가 아이템들은 팔지를 않으니까요.”

“그래. 유니크 템만 되어도 안 파는 게 현실이지. 그걸 업그레이드 해서 영웅급으로 올리는 경우도 있으니까. 물론 그 전에 좋은 아이템이 뜨는 경우가 많지만.”

“만들 거야.”

“재료는 있고?”

“구해야지. 근데 괜찮은 재료를 얻은 거 같아.”

“어떤 거? 캐린이라도 얻었냐?”

“형. 캐린은 지팡이 같은 거에나 쓰죠. 내구도 약해서 그거 못 써요.”

“왜 지팡이 쓸 수도 있지. 야네크 힘을 증폭시킨다거나.”

“야네크랑 마법이랑은 매커니즘이 달라. 지금 누굴 놀리는 거야?”

“그러면? 무기 만드는 데 제일 좋은 게 뭐더라?”

“지금까지 나온 것 중에 제일 좋은 재료는 검은 다이아죠. 강철 다이아라고도 불리는 거.”

“근데 그거는 거의 안 나온다던데.”

“내구도, 공격력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지만 핏불킹 형 말대로 잘 안나오죠. 창끝에나 조금 다는 정도일 걸요?”

“그거 말고 이걸로 만들 수 있나 한 번 알아보려고.”

“어떤 거?”

“다크 영의 뿔.”

카시마르가 인벤토리에서 다크 영의 뿔을 꺼내면서 말했다. 황소의 뿔 처럼 생긴 플러스의 뿔은 1미터 넘는 크기로 우람하게 있었다. 곡선이긴 하지만 거의 1자로 뻗은 뿔은 뿔만 놓고 봤을 때 커다란 칼을 연상케 했다.

“이걸로 무기가 만들어 지나?”

“만들어 질 거 같던데? 싸울 때 한 번 두들겨 보니까 엄청 단단해.”

“넌 이걸 어떻게 얻었냐? 죽으니까 가죽 남기듯 주디?”

“아니 그냥 뽑아버렸어.”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카시마르를 사람들이 놀란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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