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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캐로 멱살 캐리-116화 (116/205)

# 116

스킬 없다며!

[두 개의 뿔이 적에게 분노하고 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느낀 분노로 인하여 위력이 대폭 상승합니다.]

카시마르는 큰 재미를 느끼고 있었다. 타이탄은 그동안 카시마르가 사용한 전투 패턴에 모두 대응을 하고 있었다. 보통 유저라면 이런 상황에서 불안을 느낄테지만 카시마르는 아니었다. 상대가 강하면 강할수록 오히려 희열을 느끼고 있었다.

제대로된 호적수를 만났다는 느낌.

액티브 스킬이 없는 카시마르 입장에서는 정말 까다로운 상대가 아닐 수 없었다.

카시마르의 공격력은 이미 충분하다 못해서 넘치는 상황이었지만 기본 공격을 모두 커다란 방패로 커팅하고 있으니 어쩔 수가 없었다. 코즈믹 게이트에서는 아무리 좋은 공격 옵션이 붙어 있어도 상대가 방패 같은 방어구로 커팅한다면 데미지가 들어가지 않도록 되어 있었으니까.

물론, 방패에도 내구도가 존재해서 방패를 계속 두들기다보면 방패가 파손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무기들은 대부분 둔기 종류에 많이 붙은 옵션이었다. 그런데다가 타이탄이 들고 있는 방패는 아직 코즈믹 게이트 내에서 공개가 되질 않았다는 전설 등급의 방패였다.

아테나의 방패.

방패만 전설 등급의 아이템인가? 아니었다. 타이탄이 착용하고 있는 무기와 갑옷도 전설 등급이었다.

타이탄은 아직 정식으로 공개되지도 않은 전설 등급의 아이템을 세 개나 들고 있는 것이었다.

아테나의 축복이 깃든 검과 방패와 그리고 갑옷.

신이 직접 내린 축복이 깃든 아이템이었기 때문에 그 위력은 상당했다. 그런데다가 세트 아이템 효과까지 받고 있어서 타이탄은 지금까지 카시마르가 상대했던 그 어떤 상대보다 강하다고 할 수 있었다.

타이탄은 첫 가호를 아테나에게 받았다. 아테나는 가호를 내려주면서 타이탄에게 퀘스트를 하나 주었고, 다음 랭크까지 그 퀘스트를 완수하면 아이템을 내려주겠다고 약속했다.

그 뒤로 타이탄은 게이트 면접 때마다 아테나에게 전설 아이템을 하나씩 받았다. 그리고 지금 카시마르와 자크르를 해도 밀리지 않을 수준으로 성장했다. 밀리지 않는 수준이 아니었다. 오히려 카시마르를 압도하고 있었다.

쿵!

잠시 소강 상태가 끝나고 타이탄의 공격이 다시 시작되었다. 카시마르는 다음 플랜으로 넘어가려다가 잠시 방어적인 입장을 취하기로 했다. 두 개의 뿔이 변화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계속 타이탄에게 밀리고 있던 카시마르였지만 비장의 카드가 없는 건 아니었다.

특히 야네크의 가능성은 무궁했다. 비록 작은 바람 정도는 타이탄이 방패로 흡수할 수 있겠지만 다크 영에게 썼던 수준으로 소용돌이를 만들게 되면 타이탄도 무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었다.

아무리 타이탄의 방패가 해로운 효과를 흡수하는 능력이 있다고는 하지만 거대한 소용돌이까지 소멸시킬 힘이 있는 건 아니었다. 타이탄의 방패도 한계가 있었고 카시마르는 전투를 하면서 그것을 확인했다.

타인의 눈에는 마냥 카시마르가 당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틈을 찾고 있던 것이었다.

격투기에는 시간 제한이라는 게 있어서 포인트를 많이 내주게 되면 판정패를 당하게 된다. 그러나 자크르에는 시간 제한이 없었다. 어느 한쪽이 쓰러지거나 항복하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 대결이었다.

카시마르가 타이탄과 거리를 벌렸다.

필드에서 벌이는 자크르는 한쪽이 일정 이상으로 거리를 벌리게 되면 경고 메시지가 나오고 그 경고 메시지를 무시하면서 거리를 벌리면 기권패 처리가 된다.

카시마르는 그 거리를 잘 알고 있었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 중요한 건 뿔의 변화를 잘 살펴보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불의에 대한 분노 - 두 개의 뿔은 공평하지 못한 상황에 분노를 느낍니다. 두 개의 뿔의 기본 성격이 [정의]으로 설정됩니다. 정의 성격을 지닌 아이템은 부당한 상황에 처했을 때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기본 패시브 - 두 개의 뿔 데미지가 증가합니다. 이는 하위 옵션에도 적용됩니다.]

[분노 포인트- 분노 상태에 돌입한 두 개의 뿔은 분노 수치를 쌓습니다. 분노 수치가 쌓이면 분노를 사용하여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분노의 포인트를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더 강력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두 개의 뿔의 현재 분노의 10포인트)]

카시마르의 눈빛이 흔들렸다.

지금 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가장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어떤 것인가. 바로 액티브 스킬이 없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이면 액티브 스킬을 사용할 수 있었다.

코즈믹 게이트의 아이템 중에는 액티브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아이템들이 많이 존재했다. 그러나 그 아이템들은 대부분 마나를 소모하여야 하는 것들이어서 카시마르가 착용을 해도 사용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두 개의 뿔은 달랐다.

분노 포인트를 사용하여 액티브 스킬을 쓰는 것이기 때문에 카시마르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었다. 원칙적으로는 카시마르가 직접 쓰는 게 아니라 두 개의 뿔이 스킬을 사용하는 것이니까.

[두 개의 뿔 스킬 목록]

[두 개의 뿔은 전투 도중에 접한 스킬을 모방하여 새로운 스킬을 생성합니다.]

1. 하나의 뿔 - 분노 포인트 1 소모. 두 개의 뿔이 하나의 커다란 칼로 변합니다. 하나의 뿔 상태에서는 공격력이 크게 증가하고 기본 공격에 상대방을 밀어내는 충격파가 발생합니다.

2. 꺼지지 않는 검은 불꽃 - 분노 포인트 2 소모. 두 개의 뿔이 원뿔 형태로 검은 불꽃을 흩뿌립니다. 검은 불꽃은 보통의 불꽃보다 훨씬 강력하고 잘 꺼지지도 않습니다. 상대는 검은 불꽃에 살짝만 휩싸여도 데미지를 입습니다.

3. 검은 방패 - 분노 포인트 1 소모. 두 개의 뿔이 허공에 검은 방패를 소환합니다. 허공에 소환된 검은 방패는 자동으로 움직이면서 적의 공격을 방어합니다. 한 번 소환된 검은 방패는 생명력이 다하면 사라집니다.

3-1. 검은 방패 투척(연계 스킬) - 소환된 검은 방패를 투척하여 데미지를 줍니다. 투척된 검은 방패는 일정 생명력을 소모합니다.

3-2. 검은 보호막(연계 스킬) 소환된 검은 방패가 크기를 확장합니다. 검은 방패보다 방어 능력은 약해 지지만 더 많은 영역을 보호합니다. 일정 생명력을 소모합니다.

4. 검은 우주의 부름 - 분노 포인트 2개 소모. 두 개의 뿔이 일정 간격에 있는 적을 끌어당깁니다. 영역에 걸려 있는 적은 강력한 힘에 이끌려 두 개의 뿔 쪽으로 점점 이동하게 됩니다. 이동하면서 적은 생명력을 흡수당합니다. 흡수한 생명력은 두 개의 뿔과 착용자가 나눠 가집니다.

5. 검은 우주의 파멸 - 분노 포인트 3개 소모. 소환한 검은 우주를 폭발시킵니다. 두 개의 뿔이 흡수한 생명력만큼 추가로 데미지를 입힙니다.

6. 뿔의 분노 - 분노 포인트 5개 소모. 직선 형태로 충격파를 방출합니다. 발현된 충격파는 분노가 다 소진될 때까지 멈추지 않고 뻗어 나갑니다.

쾅! 팡!

타이탄의 공격은 더 거세지고 있었다. 카시마르는 아까보다도 더 방어적인 입장이었다. 사람들은 카시마르가 위기에 몰려서 생명력을 회복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했다.

타이탄도 같은 생각이었다.

그래서 더 카시마르에게 붙어서 공격을 넣는 중이었다. 원래 타이탄은 적당한 거리를 둬서 필요한 경우에만 카운터를 넣는 방식으로 전투를 해왔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훨씬 많이 선제 공격을 넣는 중이었다.

카시마르의 생명력이 절반 넘게 남았다는 걸 알았다면 타이탄은 절대로 이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 거였다.

“다시 페이스를 찾았네.”

디마벨이 말했다.

“저 무기가 강력하긴 한 모양이야.”

“그래도 한계가 명확해. 액티브 스킬이 없는 건 확실한 거 같지?”

“아마도. 근데 대회 때 보여주었던 그 스킬은 무엇일까?”

“액티브 스킬이 아니라 특수한 상황에서 발현되는 패시브 같은 거겠지. 패시브도 종류가 다양하니까. 그게 아니라면 저렇게까지 몰렸는데 그 스킬을 쓰지 않을 이유가 없어.”

“바람을 소환한 건 야네크의 힘인가 보죠?”

셀로니아가 물었다.

“그렇겠지. 그마저도 방패에 휩쓸렸고. 근데 생각해보니까. 카시마르의 한계도 한계지만. 타이탄이 대단한 거 아냐? 기본 스타일을 보니 근접 전사라기보다는 탱커 쪽에 더 특화된 거 같은데.”

“탱커라면 가드 탱커라고 봐야 될까요?”

셀로니아의 질문에 스페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탱커는 가장 선두에 서서 방패 역할을 해주는 포지션을 말했다. 탱커 안에서도 여러 스타일이 나뉘는데 가드 탱커는 방패나 보호막으로 적의 공격을 무력화 시키는데 특화된 자들을 말했다. 가드 탱커 외에도 많은 생명력을 바탕 생존에 의미를 두는 생존형 탱커, 교란 기술로 적의 공격력을 반감시키는 교란형 탱커 등 많은 스타일이 있었다.

“보면은 공격 횟수가 그리 많지 않아.”

“그런데 공격력이 어마어마하지. 템빨인가?”

“템빨이라면 전설템이겠지. 저 정도 성능을 내뿜으려면.”

“역시 저쪽도 전설템을 보유하고 있나 보네.”

“곧 끝나겠는데. 이리되면 퀘스트 템은 저쪽이 넘겨 받겠는데? 그러면 어떻게 해? 가만히 있어?”

디마벨이 스페이스를 보며 물었다.

“우리 목적은 퀘스트가 아니잖아. 그리고 우리 그림자 퀘스트 받지도 않았잖아.”

“아. 그렇지.”

“그때 되면 타겟이 타이탄 쪽으로 넘어갈 테니. 그거 보는 재미도 꽤 있겠지.”

카시마르는 방어에 치중하면서 뿔에게 새로 생긴 능력을 꼼꼼하게 확인했다.

확인이 끝난 카시마르는 제일 첫 번째 스킬부터 사용했다. 두 개의 뿔은 분노 포인트가 모두 채워진 상태였다.

첫 번째 스킬을 사용하여 두 개의 뿔을 하나의 뿔로 바꾸었다. 두 개의 칼이 하나의 커다란 칼로 바뀌었다. 날 길이만 2미터 가까이 되는 길쭉한 칼이었다.

쿵! 퍼엉!

카시마르는 하나의 뿔을 타이탄을 향해 찔러넣었다. 타이탄은 두 개의 뿔이 변한 것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지금까지 했던 대로 방패로 비스듬하게 비껴서 찌르기를 흘려내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바뀐 뿔의 공격력은 그의 예상을 한참 빗나가는 것이었다.

“이건 또 뭐야?”

유저들이 웅성거렸다. 이제까지 카시마르의 공격에 단 한 번도 밀려나지 않았던 타이탄이 너무도 가볍게 반대쪽 건물까지 튕겨져 나간 것이었다.

타이탄이 있던 자리와 그가 등지고 있던 건물은 20미터 이상 거리가 있었다.

타이탄은 찌르기 한 번에 20미터 이상 밀려난 셈이 되었다.

“저쪽이 들고 있는 템도 장난이 아닌 것 같은데? 이러면 분위기가 바뀌는 거 아냐?”

“모르지. 저것만으로는 힘들 거 같은데. 방패를 봐. 초기와는 달라.”

“방어보다는 공격에 치중하고 있어서 밀려난 거다?”

“어.”

스페이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 사이 카시마르가 타이탄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타이탄은 방패를 움켜쥐고 자세를 단단히 잡은 다음 카시마르의 공격에 대비했다.

휘잉!

카시마르는 직선으로 달리다가 점프로 타이탄의 머리를 넘었다. 타이탄이 고개를 들어 카시마르의 동선을 따라 움직였다. 카시마르는 허공에서 바람을 이용해 방향을 여러 번 틀고는 타이탄에게 접근했다. 타이탄은 그걸 끝까지 지켜보면서 공격에 대비했다.

탁!

바닥에 착지한 카시마르가 스쿼트를 하는 정도만큼 낮게 자세를 취한 다음 하나의 뿔을 휘둘렀다. 타이탄은 그 방향에 맞춰서 방패를 들고는 검을 카시마르의 머리 쪽으로 휘둘렀다.

카시마르는 뿔을 휘두르다 말고 멈춘 다음 타이탄의 공격을 살짝 사이드 스텝을 밟아 피했다. 원을 도는 것 같은 자연스러운 스텝이었다. 짧은 스텝을 밟은 뒤 타이탄의 방패가 미처 가리지 못하는 곳에다가 두 번째 스킬을 사용했다.

꺼지지 않는 검은 불꽃.

화르르륵!

타이탄의 품속에서 시작된 검은 불꽃은 순식간에 타이탄을 휩쓸고는 건물은 물론이고 주변을 다 삼키기 시작했다. 마치 주유소가 폭발할 때 퍼지는 불길과 비슷했다. 석유처럼 시커먼 불길이라는 것만 빼면.

“이런 시··· 스킬 없다며!”

“닥치고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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