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저주캐로 멱살 캐리-158화 (158/205)

# 158

작은 신

“작은 신이 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야. 필멸자들도 돈만 있으면 가능하지. 물론, 아주 큰 돈이 필요하긴 하지만.”

“그러면 그 위의 존재도 돈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말입니까?”

카시마르가 물었다.

“그건 아냐. 지역 신이 되기 위해서는 업적을 쌓아야 하거든.”

“업적?”

“우주적 명성이 높은 건 좋은 거야. 영향력이 높다는 뜻이지. 하지만 지역신이 되기 위해서는 나름의 업적이 필요해. 그 위의 존재들보다 비교적 쉬운 편이지만 그래도 쉬운 건 아니지. 작은 신에서 평생 머물고 있는 자들도 많거든.”

“업적에는 어떤 게 있습니까?”

“많아. 네가 관리하는 마을을 성장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업적이 될 수 있지. 위험한 괴물을 잡거나, 탐험을 하거나 하는 것도 업적이 될 수도 있고. 한 지역의 생명체를 학살하는 것도 업적이 될 수 있지. 그리 추천하는 방법은 아니지만.”

“왜 추천을 하지 않습니까?”

“악업을 쌓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 어쩌면 보다 쉽게 상위의 존재가 될 수 있는 길이지. 하지만 악업을 쌓으면 원한을 많이 만들게 된다고. 필멸자인 네가 원한을 많이 만들어서 좋을 게 있을까?”

“하긴 그렇겠군요.”

“몰텍님과 어떤 딜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사냥개의 사냥꾼의 정식 일원이 된다는 건 대단한 일이야. 그러니 기회를 허투루 쓰지 말라고.”

“사냥개의 사냥꾼?”

“틴달로스의 사냥개에는 3명의 위대한 분이 있어. 그중 하나가 몰텍님이지. 몰텍님의 휘하의 팀을 사냥개의 사냥꾼이라고 불러. 틴달로스의 사냥개에 속한 자들 중에 배신자가 나오게 되면 처리하는 집단이라서 그래.”

“그가 틴달로스의 주인이 아니었군요?”

카시마르의 물음에 벨로바가 피식 웃음을 지었다.

“틴달로스를 이끄는 분이 세 분 있는 셈이지. 사냥개의 사냥꾼, 시간의 광기, 불멸의 굶주림. 이들이 틴달로스의 주축이라고 보면 돼. 다들 뛰어난 존재들이지.”

“제가 그 중의 하나가 된 겁니까?”

“그래서 파격적이라는 거야. 위대한 세 분의 정식 팀원이 된다는 건 지역신도 쉽게 할 수 없는 일이거든. 뛰어난 공을 세웠을 때나 되는 건데 필멸자인 네가 어떤 이유로 발탁되었는지 몹시 궁금해. 하지만 묻지 않을 거야. 몰텍님께서 알지 말라고 했거든. 그러니 묻지도 않고 네게 듣지도 않을 게. 사소한 이유로 목숨 하나가 날아가기는 싫으니까.”

벨로바는 그리 나쁜 존재인 것 같지는 않았다. 외모는 몹시 거부감이 들었지만 꼼꼼하게 카시마르를 챙겨주고 있었다. 몰텍이 그렇게 지시했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카시마르를 향해 강한 적개심을 보이지는 않고 있었다.

“지금은 어디로 가는 겁니까?”

“다 왔어. 일단 작은 신 이 되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내가 마냥 따라 다닐 수도 없거든.”

“관리할 지역도 없으면서 뭘 그리 바쁜 척이십니까?”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렸다. 음침한 목소리였다. 음침한 목소리가 먼저 들리고 그 다음에 맑은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중키의 여인이 서 있었다. 상당히 아름다운 외모의 여인이었다.

‘인간은 없다고 하지 않았나?’

“바쁜 데 이유는 없으니까. 일이 잘 풀리고 있다는 소식은 들었어. 리크토.”

“그게 틀어졌습니다. 이번에는 확실한 정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봐요. 허탕입니다.”

“아예 허탕인 거야? 아니면 빼앗긴 거야?”

“아쉽게도 어떤 상황인지 확인이 안 됩니다. 흔적은 확실한 것 같은데 말이죠.”

“흔적이야 얼마든지 만들 수 있으니까. 혹시 알아? 널 끌어내서 작업하려는 세력이 있을지. 리크토 네가 꽤 유명 인사 잖아.”

“하긴 그렇죠. 늘 모습을 바꾸는데도 어떻게 알고 귀찮게 달라붙는단 말입니다.”

“근데 허탕이라면서 여기는 왜 온 거야?”

“제가 흔적 쫓는 기술이 있지 않습니까.”

“냄새 맡는 기술이겠지.”

“이쪽으로 넘어온 것 같습니다.”

“이곳에?”

“네.”

“근데 이곳으로 숨어 들었으면 찾을 수 있을까? 이미 뒤섞여 버렸을텐데?”

“그게 고민입니다. 그래도 찾아야죠.”

벨로바와 리크토는 상당히 친해 보였다.

“그런데 이 친구는?”

“나중에 알게 될 거야. 그때 인사하도록 해.”

“아뇨. 제가 좋아하는 냄새가 나서 말이죠. 이런 향을 내는 필멸자는  오랜만인데. 제게 넘······.”

“거기까지 하는 게 좋을 거야. 몰텍님과 관계된 친구니까.”

“아. 그럼 나중에 이야기 좀 하시죠. 오랜만에 들판에 온 터라 며칠 있을까 하거든요.”

“그러던가. 따로 연락할 게.”

벨로바의 말을 들은 리크토는 바로 자리를 떠났다.

“좀 수다스러운 친구지?”

벨로바가 말했다.

“인간은 없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저분은······.”

“아. 저 친구? 저 친구 인간 아냐.”

“그러면? 마법입니까?”

“아냐. 마법으로 한 변신은 티가 나는 법이지. 비슷한 존재는 그냥 알아볼 수 있어. 저 친구는 스킨 도펠이라는 괴물 종족 출신이야.”

“스킨 도펠?”

“그래. 저건 껍데기를 쓰고 있는 거지. 실체는 안에 숨어 있는 셈이랄까. 스킨 도펠은 필멸자와 작은신 사이에 있는 종족이야. 특이한 종족이지.”

“그게 무슨 뜻입니까?”

“막 태어났을 때는 필멸자 수준이지만 다 자라고 나면 세 번의 생을 부여받지. 보통은 태어났을 때부터 정해진 생이 변하지 않는데 스킨 도펠은 기본적으로 괴물 종족이니까. 괴물 종족은 그런 경우가 꽤 있어. 더디게 성장하지만 계속 성장할 수 있지.”

“종족에 따라서 부여 받는 생이 정해져 있단 말입니까?”

“미안한 이야기지만 대부분의 종족들이 필멸자들을 하찮게 보는 이유가 그런 이유야. 한 번의 생밖에 없으니까. 언제든지 잡아먹을 수 있는 먹이감으로 보이는 거지. 그런 의미에서 저 친구는 대단해. 스킨 도펠이 꽤 뛰어난 종족인 건 맞지만 저 정도 상위의 존재가 되는 건 또 다른 이야기거든.”

“방금 저분은 어느 위치에 있습니까?”

“굳이 따지자면 나라 신이지. 업적을 많이 쌓았으니까.”

카시마르는 방금 전의 대화로 신의 등급에 따라서 상하관계가 명확히 정해지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상하관계가 명확했으면 지역 신인 벨로바는 나라 신인 리크토를 좀 더 어렵게 대했을 것이었다.

“나라 신이군요. 벨로바님은 어떤 존재로 태어났습니까?”

“난 지역신으로 태어났어.”

“관리하는 지역은 없고요?”

“영향력을 특정하는 체계일 뿐이야. 꼭 지역을 관리할 필요는 없어. 그거 아니어도 업적을 쌓는 방법은 많으니까. 그리고 고위의 존재가 되면 당연히 좋은 일이지만 마이너스인 점도 있거든. 그건 네가 이보다 상위의 존재가 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야.”

“영향력에 따라서 어마어마한 힘의 차이가 있을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닌가 보군요.”

“지역신 등급이 되면 달라진다고 봐야 해. 이러한 부분은 자료를 넘겨 받을테니 스스로 정리해. 단순히 말로 설명하기 복잡하거든.”

벨로바와 카시마르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동했다. 도시에 있는 수많은 존재들이 카시마르에게 뜨거운 시선을 보냈지만 벨로바가 옆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아무도 그 이상의 눈길을 보이진 않았다.

벨로바가 안내한 곳은 문신을 새기는 곳이었다. 이곳의 체계에 따르면 그는 한 지역을 관리할 수 있는 영향력을 지닌 신이었다.

신.

인간을 까마득하게 초월한 존재.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그가 태어날 때부터 지역신이었다는 것이었다. 그가 말하는 마족은 괴물 종족 보다 한 단계 위의 존재라고 할 수 있었다. 태어날 때부터 지역 신의 영향력을 지녔던 그는 무려 다섯 번의 생이 주어져서 태어났다고 했다.

“그래서 대단하다고 한 거군요.”

“그래. 스킨 도펠은 필멸자와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하니까. 물론, 인간 종족보다는 훨씬 강하지. 다만 숫자가 적어서 살아남기 적합한 건 아니야. 희귀하다 보니 나쁜 점도 있어. 그러니 불멸의 굶주림에 속한 저 녀석이 여기까지 오는 거지. 스킨 도펠이 나타났다고만 하면 어디든지 달려가거든.”

카시마르는 벨로바의 말에 살짝 긴장이 되었다. 왠지 리크토라는 존재가 동족을 꽤 중요시 여기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알다시피 카시마르는 오색 깃발의 문에서 스킨 도펠을 사냥한 상태였다.

“동족을 아끼나보군요.”

“동족을 아낀다고? 푸하하!”

카시마르의 말을 들은 벨로바가 갑자기 큰 소리로 웃었다. 벨로바가 큰 소리로 웃자 윙윙 거리는 소리가 주변으로 크게 퍼져나갔다. 그게 또 한 번 주변 존재들의 시선을 끌었다.

벨로바의 웃음이 끝날 때 목적지에 도착했다. 벨로바는 목적지에 들어선 다음 왜 웃었는지 알려주었다.

“리크토는 악업을 쌓아서 그 위치까지 올라간 거야.”

“악업?”

“그래. 동족 사냥. 리크토가 스킨 도펠을 찾는 이유는 전리품을 수집하기 위해서라고. 스킨 도펠의 눈은 큰 가치가 있거든. 그런데 리크토에게는 더 큰 가치가 있지. 동족의 눈이 바로 업적과 마찬가지거든. 그래서 리크토가 스킨 도펠을 그토록 찾아다니는 거야.”

“그런 이유였군요.”

“스킨 도펠은 그 숫자가 적은 종족이니 효과가 탁월했지. 아마 리크토의 손에 죽은 스킨 도펠의 숫자가 어마어마할 거야.”

벨로바가 안내한 곳은 문신을 새기는 곳이었다.

“작은 신이 되었다면 그 증표가 필요하겠지? 뱃지 같은 걸로 증명할 수도 있지만 그건 분실의 위험이 있어서 말이야. 요새는 문신이 제일 간편해. 필요할 때만 드러낼 수 있고.”

벨로바는 문신사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어디다 새기게 됩니까?”

“보통 팔에 많이 새기지. 모양도 랜덤이야. 이건 너에게서 나온 문신이기에 변경도 어려워. 나중에 바뀌는 경우도 생기지만 대부분 고정이야. 네 깃발도 이 문양으로 제작되니까 알아두도록 해.”

“어디다 해드릴까요?”

문신사가 물었다. 그러자 카시마르가 오른쪽 팔뚝을 내밀었다. 그러자 문신사가 팔뚝에다가 투명한 액체를 바르기 시작했다. 투명한 액체를 제일 먼저 바르고 두 번의 색을 더 칠했다. 그러자 카시마르의 팔뚝에 조금씩 문신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건 주먹인 것 같고······. 너 대단한데? 필멸자 출신이 이리도 복잡한 문신이 나타날 줄이야.”

벨로바의 말은 사실이었다. 카시마르의 팔뚝에 나타난 문신은 상당히 복잡했다. 주먹, 칼, 갑옷, 혼돈, 꿈 여러 그림과 글자들이 한데 뒤섞여서 묘한 그림을 형성하고 있었다.

“이건 원숭이인가? 묘하네. 문신사 양반. 이런 경우가 흔해?”

“흔하지 않습니다. 이건 이분이 걸어온 흔적과 관련된 거라서요. 여기에 나타난다는 건 선명한 영향력을 말합니다. 굵직한 사건들이죠. 벨로바님도 아시지 않습니까.”

“하긴 내 문신에는 별 게 없었지. 몰텍님이 왜 너를 선택했는지 알 거 같기도 하네. 나름 필멸자들 사이에서 치열하게 살아왔다는 거겠지.”

“그림이 많이 나타나는 게 의미가 있는 겁니까?”

“넌 작은 신이니까 세 번의 색만 사용했잖아. 세 번의 색으로 이렇게 많은 그림이 나타나는 건 쉬운 일이 아냐.”

“좋은 거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좋은 게 아닐 수도 있어. 아까 리크토 봤지? 그 친구는 표식에 눈만 가득해. 눈. 그 눈이 무얼 의미하겠어?”

“스킨 도펠의 눈이겠군요.”

“그래. 그게 다 원한의 숫자인 거야. 혹시 알아? 여기 나온 표상들이 다 너에게 원한을 가진 숫자일지?”

벨로바는 작품을 감상하듯이 카시마르의 문신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소감이 어때?”

벨로바가 물었다.

“무슨 소김이요?”

“방금 작은 신이 되었잖아.”

“이걸로 작은 신이 된 겁니까?”

“응. 그걸로 된 거야?”

“쉽네요.”

“영향력이라는 게 그런 거야. 네 스스로 쟁취할 수도 있지만 누군가쥐어 줄 수도 있는 거거든. 적어도 이곳에서 몰텍님을 가볍게 볼 사람은 없어. 몰텍님의 보증이라는 게 그런 거야.”

“이제 끝난 겁니까?”

카시마르가 물었다. 그러자 벨로바가 고개를 저었다.

“이제 시작이지.”

벨로바가 다음에 데려간 곳은 몰텍의 개인 창고였다. 창고지기가 앞에 나와서 벨로바를 제지했다. 몰텍의 창고지기는 벨로바보다 신분이 높았다.

“벨로바. 너는 여기서 기다린다.”

“제가요? 몰텍님이 이 친구를 도와주라고 했습니다. 시프네스님.”

“나는 이 분에게만 물건을 내어주라는 명령만 받았다.”

시프네스는 3미터 정도 되는 외눈박이 거인이었다. 외눈박이 거인이었는데 그 외눈마저도 감고 있었다. 벨로바는 카시마르에게 가까이 다가와서 충고를 한 마디 건넸다.

“아무거나 만지지 말도록 해. 시프네스님은 모든 걸 보고 있거든.”

창고로 들어서자마자 시프네스가 카시마르에게 물건을 내어주기 시작했다. 그가 내어주는 물건들은 종류가 다양했다. 다양한 종류일뿐더러 예사 물건들이 아니었다.

“아흔 아홉 번째 사냥개의 사냥꾼이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카시마르님.”

시프네스는 벨로바와 달랐다. 카시마르에게 무척이나 깍듯한 모습이었다.

“몰텍님은 카시마르님에게 다른 일원들과 같은 걸 누리도록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필요할 것 같은 것들을 미리 준비해보았습니다. 카시마르님을 낮게 보고 그런 것이 아니니 불쾌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전 이것들이 어떻게 쓰이는지도 아직 모릅니다.”

“제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일단 회색 목걸이는······.”

회색 목걸이는 개인 창고였다. 서류 가방과 비슷한 용도의 물건. 그러나 서류 가방보다 훨씬 가치 있는 물건이었다.

천 개의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목걸이.

거기다가 이 세계의 정보가 잘 정리된 태블릿 PC까지도 받았다.

“대부분의 정보는 그곳에 다 들어 있지만 고서들은 도서관으로 가셔야 합니다. 사냥꾼의 들판, 시간의 산맥, 굶주림의 섬에 있는 자료가 다 다르기 때문에 시간이 나실 때 각 지역을 둘러보시는 게 좋습니다.”

“제가 그곳도 이용할 수 있습니까?”

“당연합니다. 시간의 산맥과 굶주림의 섬에 가셔서 신분을 말씀하시면 적당한 숙소도 제공 받을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은 이동 수단입니다. 이동 수단은 워낙 종류가 다양해서 카시마르님이 선택을 해주셔야할 거 같습니다. 이 부분은 취향도 무시못하니까요. 일단은 속도를 중요시 하는 게 트렌드이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준비를 해보았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추천드리는 건 금속 소리매입니다.”

카시마르는 이동 수단이라는 말에 노인의 충고가 떠올랐다. 카시마르는 이 세계에서 내내 머물러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노인은 여행을 하려면 반드시 호위 병력을 대동하거나 몸을 숨길 만한 수단을 찾으라고 했다. 그래서 카시마르는 시프네스에게 질문을 건넸다.

“혹시 몸을 숨길 수도 있는 이동 수단은 없습니까? 속도는 상관 없습니다.”

“어느 정도로 몸을 숨기실 생각입니까?”

“완벽할 수록 좋습니다.”

“세상에 그런 물건은 없습니다. 상위의 존재의 탐색에는 다 보일테니까요.”

“그렇습니까?”

“그렇지만 추천할만한 물건은 있습니다. 다만 이동 수단은 아닙니다.”

“그렇군요.”

“이동 수단은 아니지만 카시마르님이 선택할 수는 있습니다. 몰텍님께서 카시마르님이 고르는 물건 3가지를 무조건 지급하라는 명이 있었거든요.”

“지금 받는 물건 외에 말입니까?”

“예.”

“그럼 혹시 그 물건을 볼 수 있습니까?”

“네.”

시프네스가 키보드를 몇 번 두들기자 탁자 위로 물건이 나타났다.

“꿈의 거울이라는 겁니다. 정식 명칭은 꿈의 연결 거울이지요.”

“어떻게 사용하는 겁니까?”

“그 작은 손거울을 카시마르님의 지정한 장소와 연결을 시키는 겁니다. 그 거울이라면 여행 중에 몸을 완벽하게 숨길 수 있습니다. 다만 이동 도중에는 어렵습니다.”

“좋네요.”

“다만 그 거울은 하루 종일 쓸 수 없는 물건입니다. 12시간 정도 사용하고 나면 12시간은 그 거울을 통해 출입할 수 없습니다.”

이거면 충분했다. 카시마르에게는 한나절 정도면 충분했다. 그가 접속을 해제하는 동안에만 사용할 것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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