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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캐로 멱살 캐리-171화 (171/205)

# 171

새로운 이슈

프리스티 아메이의 저택은 라코이 가문의 인물들을 파견해서 관리하기로 정했다. 라코이 가문의 인물들이 저택을 관리하지만 아메이의 저택에 꽂힌 깃발은 카시마르의 것이었다.

카시마르의 영역이라는 뜻.

프리스티 아메이는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중립에 속한 존재였기 때문에 그녀가 공격을 당했다고 하더라도 당장 도와줄 존재는 없었다.

이래서 이 세계에서는 세력에 속해 있는 게 중요했다.

특히 사냥개 같은 큰 세력에 속해 있으면 알게 모르게 도움이 되는 일이 많았다.

보싱 마을에서 있던 일도 같은 맥락이었다.

카시마르가 사냥꾼에 속해 있지 않았다면 외눈족 사내는 말을 들어주기도 전에 무력을 행사했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저택으로 아메이를 데려온 카시마르는 먼저 치료부터 하도록 했다. 아메이의 상태가 생각보다 안 좋았기 때문이었다.

“꽤 격렬하게 저항한 것 같습니다. 상처도 상처지만 기운이 다 빠진 상태에요. 힘을 다 썼다는 거죠. 누구와 싸운 겁니까?”

의사가 말했다.

“외눈족 존재의 소환수와 싸웠습니다.”

“소환수와 싸웠는데 이리 될 정도면 꽤 높은 분인가 보군요.”

라코이 카너는 고개를 끄덕였고 의사는 더 질문하지 않았다. 프리스티 아메이는 계속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깨어나면 강숭이 네가 알아서 보고 있도록 해라.”

“네. 선생님. 확실하게 하겠습니다요.”

강숭이는 프리스티 아메이를 고문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라코이 카너가 카시마르에게 따로 면담 요청을 했다.

“전문가를 쓰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 친구만큼 그쪽 분야에 전문가가 없으니까요.”

“네. 알겠습니다.”

라코이 카너는 더 말을 꺼내지 않았다. 지금까지 그가 본 카시마르는 허튼 소리를 하는 사내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그렇다면 정말 그런 것이었다.

카시마르는 카너와 이야기를 마치고 접속을 해제했다.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접속을 해제했다. 하루 동안 있었던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했기 때문이었다.

***

접속을 해제한 유중악은 저녁 준비를 했다. 요새는 집안 일을 도와주는 로봇이 잘 나오기 때문에 유중악이 크게 신경 쓸 건 없었다. 집에 돌아온 아이들을 잠깐 봐주는 게 그가 할 일이었다.

와이프인 이트니는 회사 일 때문에 점점 바쁜 생활을 보냈다. 바쁜 생활을 보냈지만 가정을 소홀히 하지는 않고 있었다.

저녁 준비를 마친 유중악은 게임을 마치고 나온 오정룡을 불렀다.

“야. 오늘 뉴스가 좀 있다.”

유중악보다 오정룡이 더 들뜬 눈치였다.

“나도 뉴스가 있는데.”

“무슨 뉴스.”

“형부터 말해봐.”

“제국에서 뒤통수를 크게 후려치는 중이다.”

“무슨 뒤통수? 거기 복구는 다 된 거야?”

“어느 정도 완료되었어. 지원이 어느 정도 있었으니까. 그리고 황제파 쪽 모가지 다 날아갔고. 그거 했으면 다 완료된 거나 마찬가지지. 어차피 유저들이 중요한 작업이니까.”

“그럼 문제 될 게 없잖아. 귀족파가 이제 실권 잡은 거 아냐?”

“근데 이 새끼들이 이전 놈들이랑 다를 바가 없어.”

“왜?”

“라브시안 쪽을 다시 노린다.”

“뭐?”

“제국에서 라브시안을 노린다고. 이번에 제국이 큰 타격을 입은 건 사실이잖냐. 귀족파 황제파 논리를 떠나서 불꽃 기사들 마법사들, 병력들을 상당히 잃었지. 그걸 라브시안을 쳐서 보상 받겠다는 생각이야.”

“일차원적인 생각 같은데? 북제국은 어쩌고?”

“북제국은 침묵하겠지.”

“북제국이 견제를 안 해? 기회잖아.”

“북제국은 제국을 쉽게 노리지 않아. 제국이 북제국을 건드릴진 몰라도. 달리 ‘북’제국이겠냐. 자치구 성격을 띠지만 엄연히 북제국도 제국이야.”

“그거야 명목상이고. 지금은 거의 원수 사이 아니었나?”

“원래부터 그런 사이긴 했어. 하지만 북제국이 제국을 먼저 건드리기에는 부담스러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거지.”

“병력이 그리 부족한가?”

“그게 문제가 아냐. 북제국은 여러 국가들의 연합이잖아.”

“아! 그렇지. 그게 문제였지.”

“그래. 의견이 모아지는 경우가 없어. 어쨌든 그들은 서로를 견제하는 세력이니까. 제국의 공격에는 힘을 합치는 모습을 보여도, 제국을 선제 공격을 하자는 이야기는 안 나올 거야. 서로를 못 믿거든. 그게 북제국이 여전히 북제국으로 남아 있는 이유이기도 하고.”

“그렇다고 제국이 북제국을 노리기에는 부담스러우니 라브시안을 노리겠다 이거네?”

“그래. 그리고 이제는 소문이 많이 나서 유저들까지 거기에 가세하려는 느낌이야. 아니 오히려 부추기는 느낌이랄까?”

“제국이 못사는 나라도 아니고 피해를 입었다지만 살아가는데 지장은 없을텐데. 대체 왜 라브시안을 노리는 거야?”

“그게 제국이니까. 제국 역사를 조금만 들여다봐도 알 수 있는 거야. 그거는. 무엇보다 지금 좋은 기회잖아.”

“왜? 내가 없어서?”

“그래. 이런 말 하기 뭐하지만 네가 핵심 전력이었잖냐.”

“라브시안 쪽 노리려면 포탈을 이용해야할텐데 그 대포 시스템 있었잖아. 그걸 잘 막아볼 수 없나?”

“어려워. 네가 계단의 세계로 넘어가면서 제노키오도 어디론가 증발했다. 네가 가지고 있냐?”

“아니. 아쉽게도 가면 속에서도 제노키오는 찾지 못했어.”

“복구가 안 된 건 아닐거야. 백업될 때 같이 되었을텐데 어디로 튕겨 나갔는지 알지 못하니 난감한 거지. 거기다 알아도 네가 아니면 쓸 수가 없잖아. 알다시피 제노키오의 버프가 없으면 그 대포 큰 의미 없어.”

“그럼 기존 유저들로 제국과 싸워야한다는 거네?”

“그래.”

“쉽지 않겠네.”

“쉽지 않은 정도가 아니야. 이전에는 황제파가 주변 눈치를 보느라 대놓고 병력을 쓰진 못했단 말이야. 그런데 이제는 달라. 제국에서 대놓고 미는 거라고 하면 정말 제대로 밀고 들어올 거야. 네가 있었어도 쉽지 않았을 싸움이라는 거지.”

“눈치 볼 게 없어진 제국이라······.”

“그거 말고도 이슈가 또 있어.”

“뭔데?”

“대회가 또 열린다는 소문이야.”

“또?”

“시간이 꽤 흘렀으니까. 근데 이건 아직 오피셜은 아냐.”

“그럼 뭐 모르는 일이지.”

“근데 대회를 준비하는 건 확실한 것 같아.”

“끝난지 얼마 안 됐잖아.”

“데몬 토이 대회 할 때도 다른 대회도 같이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있었어. 그게 무슨 대회인지 나오질 않아서 그렇지.”

“무슨 대회가 나올 거 같은데?”

“몇 가지 좁혀진 건 있어. 자크르 챔피언쉽이 다시 열린다는 이야기도 있고.”

“그래?”

“응. 근데 이 경우에는 널 저격하기 위한 거라는 이야기가 많아.”

“나를 왜?”

“자크르 챔피언쉽에 나가려면 일단 투기장을 이용해야하잖아. 근데 너는 참가할 수가 없으니까.”

“그게 그렇게 되나?”

“완전히 단절된 다른 세계로 넘어갔다는 설정이라니까. 근데 이 경우는 좀 어정쩡해. 막말로 1회 대회 우승자인 네가 시드 못 받아서 나오질 못하면 반발이 엄청 심할 거거든. 그래서 난 자크르 챔피언쉽을 다시 준비하지는 않을 거라고 봐. 만약 한다면 널 어떻게든 넣는 방향으로 가겠지.”

“그래서 다른 대회일지도 모른다?”

“이번에 한 대회도 반응은 좋았지. 근데 그걸 다시 할지는 의문이고.”

“이번에는 게이트 로얄로 가는 거 아닐까?”

“아예. 클래식하게 말이지?”

“응.”

“그것도 나름 재미는 있겠다. 근데 모르겠어. 내 생각은 팀전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

“팀전?”

“어. 자크르 말고 팀 단위로 구성해서 싸우는 거지.”

“팀전이라······.”

“꽤 재미난 조합이 나올 걸? 운영진들이 기발한 생각을 잘 하니까. 재미난 소스를 넣으면 대회 자체가 무척 재밌을 거야.”

“팀전이면 듀오?”

“둘이서는 좀 그렇고. 다섯 명 정도 조합해서 팀전 가면 재밌을 거 같긴 한데.”

“그거 조합이 핵심이네.”

“그래. 다섯 명이면 스타 유저 하나가 끌고 가는 멱살 캐리가 불가능하니까.”

“대회 하는 건 확실한 거야? 소문이야 늘 무성한 곳이 커뮤니티인데.”

“그건 아냐. 야. 카니발 애들 중에 운영진이랑 밀접한 친구가 있어. 그 친구한테 얼핏 흘려들은 소스니까 확실하지. 안 확실하겠냐?”

“그래?”

“응.”

“그러면 진짜 대회 하려나 보네.”

“재미 많이 보니까. 아무튼 이 이야기는 알지? 그래야 소스 종종 듣지.”

오정룡이 입가에 자크를 채우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말했다.

“알았어. 그리고 내가 안다고 이야기할 곳이나 있나? 요즘 코게 커뮤니티도 안 들어가는데.”

“하긴 거기 네가 들어가봤자 의미가 없지.”

“어. 근데 대회는 뭐 오피셜이 떠냐 준비를 할테고. 걱정인 건 라브시안이다. 길드원들 라브시안 쪽에서 재미 좀 봤나?”

“광렙 하고 있지.”

“이제 철수를 하기에도 좀 그런데.”

“라브시안 쪽이 많이 걸리지. 근데 그쪽도 꽤 많이 방비를 하고 있긴 해.”

“군사적으로?”

“어. 전보다 허술하지는 않아. 그쪽 사람들도 바보는 아니니까.”

“트러블 있거나 한 건 아니고?”

“아냐. 우리랑 엄청 잘 지내. 우리 연합 쪽 사람들과 너무 정들어서 이제는 손 털고 일어나기도 힘들 거다. 의견이 많이 갈릴 거거든.”

“그렇다고 다 죽을 수도 없는 거 아냐.”

“그러니까 방법을 찾아봐야지.”

“제일 좋은 방법은 제국을 설득해서 일이 없게 만드는 건데. 그건 어렵겠지?”

“아마도. 협상을 해서 세금을 내는 것도 방법이긴 할텐데.”

“세금. 어휴. 진짜 거기서도 세금을 내야 한다니.”

“시스템이라는 게 다 그렇지. 안 그러냐?”

“근데 세금을 낸다고 해도 그쪽을 믿을 수 있어? 황제파 숙청 당하고 나니까 바로 태세전환 하는 놈들인데.”

“그거야. 그거. 우리가 가져가는 거 대부분 포기한다고 해도 그쪽에서 뒤통수 안 치라는 법 없거든. 제국은 지금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나 마찬가지야. 북제국이 견제 역할을 못해 주면 지들 마음대로 할 수 있어. 라브시안은 진짜 좋은 먹이감이지. 노예 생기지, 사치품 생기지. 리스크가 전보다 줄었지.”

“이런 말 하기 뭐한데. 진짜 야비한 것 같다.”

유중악이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오정룡은 여전히 맥주를 손에 들고 있었다. 이야기 하면서 벌써 두 잔이나 마신 오정룡이었다.

“야비하지. 근데 그게 또 제국 입장에서 보면 안 그런 거거든. 자국의 이익 논리로 따지면 뭐······ 귀족들의 지지가 없는데 그런 사업이 강행 되겠냐?”

“그래서 지금 준비 중이다 이거지?”

“응. 우리는 버텨볼 생각이고. 근데 유저들도 꿀 빨려고 달려드는 형국이라 모르겠다.”

“계획은 있고?”

“돈을 쏟아부어야지.”

“그런다고 해결될까?”

“현질 한다는 의미 아냐.”

“그럼?”

“그 저번에 발견한 동굴 있잖아.”

“어. 그거 잊고 있었네.”

“그거 일단은 안전한 곳으로 판명 났어.”

“진짜?”

“어. 채굴도 가능.”

“그거면 용병 좀 데려올 수 있겠네. 근데 한계가 있겠지?”

“그래도 버텨봐야지. 아무튼 내가 가져온 이슈는 여기까지. 너는?”

“아. 나도 꽤 많은 일이 있었지.”

유중악은 오이디푸스에 관한 이야기를 상세하게 오정룡에게 설명했다. 이야기를 들은 오정룡의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그러면 우리 그 새끼가 하자는대로 넘어갔으면 죄다 잡아 먹혔을 거라는 거네?”

“그렇지.”

“미쳤네. 미쳤어. 카니발 친구들이 이 이야기 들으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상상이 안 간다. 와. 반전 보소. 그 이스메네인지 하는 년한테는 얻은 거 없어?”

“아직은 없어. 내일 들어가 보면 뭔가 나오는 게 있겠지. 근데 그쪽 사람들은 어떻게 해? 오이디푸스 소환 되어 가지고 못 들어오는 거 아냐?”

“아냐. 오이디푸스 없어도 넘어가는 건 문제 없어. 안 그래도 그 양반 갑자기 사라져서 디마벨이 이야기 했어. 근데 전에도 잠깐씩 사라진 적 있어 가지고 크게 신경은 안 쓰더라고. 그리고 저번에 말했던 호주로 넘어오는 거 말이야.”

“넘어온다고 했었지.”

“놀러오는 거긴 한데 어차피 관광할 것도 아니니까. 차라리 너 예전에 쓰던 훈련장 쓰는 건 어떠냐?”

“훈련장? 블루마운틴에 있는 거?”

“어. 거기면 인원 많아도 충분히 수용가능하고. 근데 거기 아직 운영되고 있냐?”

“아직 있지. 계속 관리하고 있으니까. 근데 예전처럼 관리 인원이 많지는 않아.”

“그럼 식사하는 게 문제려나.”

“얼마나 있을건데?”

“그래도 며칠은 있지 않겠어? 이참에 얼굴 보고 하는 거지.”

“그럴 거면 낳괴나 다른 친구들도 다 부르고. 며칠 정도면 사람 불러서 쓰면 되는 거니까. 문제 없을 거야.”

유중악과 오정룡은 게임에 대해 더 이야기를 한 다음 저녁 식사를 하러 움직였다. 저녁 식사 후에도 둘의 대회는 계속 되었다. 유중악은 식후 운동을 하면서 오정룡과 대화했고, 오정룡은 맥주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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