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
룰북
“근데 세력을 키워서 사원을 통일하는 게 맞아? 이게 맞는 클리어 조건이야?”
벨로바가 인상을 쓰며 물었다. 그러자 탈타드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에게는 아직까지 솥의 공포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벨로바는 그와 같은 하급 마족에게는 명성이 대단한 존재였다. 왕족과 다름없는 바알 일족이기에 탈타드는 벨로바를 어려워했다.
“네. 이전에 탐험하면서 확인한 내용입니다.”
“그게 가능한 건가? 암흑 사원도 어떻게 보면 우주적 존재의 의지대로 만들어진 곳인데······.”
“그래서 암흑사원은 일반적인 곳과 다르다고 말씀드렸던 것입니다. 이건 제 추측이긴 한데. 암흑 사원의 세력을 하나로 통일하게 되면 일반적인 우주적 존재의 건축물처럼 변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때부터는 외부로 세력 확장을 한다는 이야기인가? 다른 우주적 존재의 의지가 반영된 건축물처럼?”
“예.”
“그렇다면 암흑 사원은 다른 사원들과 다르게 두 번 클리어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인가?”
“그럴 수도 있습니다. 세력이 하나로 통일되면 일반적인 던전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어느 하나 쉽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면 카너 보좌관 말대로는 가능한 건가? 세력을 많이 편입시키는 방법 말이야.”
“일단 인원 제한은 없습니다.”
“그런데 실행 가능한 이야기는 아닌가 보네?”
탈타드의 표정을 읽은 카시마르였다.
“예. 제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그 세계가 나름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랬지.”
“한꺼번에 많은 세력이 유입된다면 역효과가날 거라 생각합니다.”
“견제를 받는다는 거네?”
“네.”
“그건 골치가 아프겠네요.”
벨로바가 말했다.
“그러면 정예를 투입해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는 건데······.”
“그래서 저는 다른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
탈타드가 말했다.
“어떤 제안?”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이런 복잡한 사정이 있는 관계로 암흑 사원을 완전 클리어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니 암흑 사원에서 충분한 아이템을 획득하여, 다른 쪽을 노려보시는 건 어떻겠습니까?”
탈타드가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자 탐험대의 시선이 카시마르 쪽으로 넘어갔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클리어하는 게 불가능에 가깝다는 말이 허언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카시마르도 비슷하게 느끼는 중이었다. 탐험을 하면서 나오는 적을 상대하는 것과, 그들 세력에 합류해서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일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후자는 단순히 카시마르의 팀이 강하다고 해서 되는 일도 아니었고, 주도적으로 무언갈 하기에도 쉽지가 않았다.
카시마르는 1분 정도 곰곰이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
“그럼 이 이야기는 다시 논의를 하도록 하지. 일단 오늘 회의는 여기서 멈추도록 하지.”
카시마르는 결정을 내리기 전에 해야할 일이 있었다. 바로 찰스와의 대화였다.
***
카시마르는 팔계나 오른우가 있는 곳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그러나 횟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아직 사용 하지 않고 있었다. 카시마르는 찰스가 있는 곳으로 움직이는 아이템을 사용했다.
“아이씨! 요즘 세상이 어느 때인데 메신저 쓰면 될 거 아뇨! 바빠 죽겠는데. 뭐! 왜! 또! 뭐! 축복 걸어줬으면 됐지! 뭐! 또! 뭐!”
찰스는 구타의 기억을 그새 잊어먹은 것처럼 행동했다. 덕분에 강숭이와 카시마르는 굳이 말을 꺼내지 않고 대화를 시작할 수 있었다.
***
30분 뒤.
찰스는 공손하게 무릎 꿇고 앉아 있었다.
“시간 없으니까 간단히 묻겠다. 너 계단 세계가 어딘지 알지?”
“계단 세계? 거기가 어딘데요? 저 꿀잠 자고 있었거든요?”
“강숭아.”
“네.”
“인사가 부족했던 것 같아.”
퍽! 퍽!
“아니! 억울합··· 컥! 잠깐만! 억울합니다. 선생님.”
“뭐가 억울한데?”
“어딘지 진짜 몰라요. 저 그냥 자고 있었다니까요? 요새 나쁜 짓도 안하고 진짜 착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너 암흑 사원은 알지?”
“암흑 사원이 어딥니까?”
“봐봐. 강숭아. 안 되겠지?”
“네. 안 되겠습니다요!”
“아니! 잠깐만! 아씨! 잠깐만요! 폭력 말고 말로 합시다. 네? 제가 협조 안 한다는 게 아니잖아요. 설명을 해주시면 제가 다. 협조하겠습니다. 뭐, 어떤 거 필요하십니까? 축복 걸어드려요?”
“축복은 쿨타임이 엄청 길다고 하지 않았냐?”
“아······ 그러네요.”
“그보다 너 계단 세계 알아 몰라?”
강숭이가 물었다.
“몰라요. 거기가 어딥니까. 새로 생긴 세계인가?”
찰스가 말을 알아듣지 못하자. 강숭이가 얼른 다시 질문했다.
“드림 랜드. 가는 길에 만든 곳 있잖아.”
“아. 그래. 거기를 계단의 세계라고 했었지. 난 또 뭔가 했네.”
“지금 선생님이랑 나랑 거기에 있다.”
“근데 그 게임 아직 안 끝났어?”
“여전히 지속 되고 있다.”
“이야. 기네. 가만? 게임이 계속 되면 엘더가 이기고 있는 거 아닌가?”
“그 이야기 하자면 복잡하니까. 그건 네가 나중에 알아보고. 아무튼 너 거기에 네 사원 있는 거 알지?”
“알지. 그거 만들 때 우주에서 방귀 좀 뀐다는 놈들은 다 참여했잖아. 나는 거기다 좀 할 게 있어서 영향력을 좀 많이 발휘했고. 관심 없는 놈들은 그냥 아이템 한두 개 던져줬던가.”
“잘 알고 있네. 네가 쓴 영향력이 그 사원 맞지?”
그러자 찰스가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근데 형님은 왜 모르는 척 하셔?”
“뭐?”
“그거 물어보러 온 거 아냐? 형제들 무덤.”
“어. 맞아.”
“그거 아이디어 준 거 형이잖아.”
“내가 줬다고?”
“형이 거기다 봉인하면 절대 못 나온다고 아이디어 줘서 나 거기다 영향력 왕창 썼는데.”
“그 아이디어를 내가 줬었나? 하도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강숭아.”
“네. 선생님.”
“그 아이디어 누가 줬는지 그런 거 의미 없으니까. 핵심만 질문해라.”
“알겠습니다요!”
강숭이는 찰스에게 짤막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에이. 거기를 클리어하겠다고? 그건 안돼.”
“왜? 네 형제들 무덤에서 기어나오냐? 그렇게 설정 되어 있는 거야?”
“그건 아냐. 절대 못 기어 나오게 확실하게 손을 써놨거든. 단순히 충격을 준다고 그 새끼들이 깨어나는 건 아니라는 말씀!”
“그럼?”
“그 사원 만들 때 절대 못 깨게 만들어 놨거든. 거기는 클리어 못해. 클리어 하라고 만들어놓은 곳도 아니고.”
“이씨. 그럼 왜 만들었어.”
“그놈들 못 기어나오게 하려고 그런 거지. 근데 생각해보니까 좀 위험하긴 하다.”
“뭐가 위험한데?”
“외부 충격으로는 깨어나지 않는데. 알다시피 우리 같은 존재들은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수면 위로 오르게 되어 있잖아. 그게 좀 걱정이네. 그래도 꽤 시간이 지났으니까. 천 년 정도 흘렀나?”
“더 되지 않았나? 아무튼 선생님. 이 녀석 말대로라면 그곳은 클리어가 쉽지 않겠습니다요.”
“클리어하는 방법이 아예 없는 거야?”
카시마르가 찰스에게 직접 물었다. 그러자 찰스가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없어요. 정교하게 설계되었거든요. 억지로라도 답을 말하자면 딱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밖에서 아예 사원을 부셔버리는 겁니다. 근데 이렇게 되면 그 안에서 주는 보상? 맞습니까?”
“맞아.”
“그 보상을 못 받게 되겠죠. 거기다 무덤을 옮긴 게 진짜 신의 한수 였다니까요. 그 안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 거라서. 클리어 하려면 우리 같은 급의 존재가 들어가서 다 쓸어버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근데 거기는 우리가 들어갈 수가 없잖아요. 그게 룰이니까. 맞다. 근데 형은 거기 어떻게 들어갔어?”
“난 이미 힘을 다 잃었으니까 그런 거 아닐까? 아이템도 없고.”
“그럼 형은 이제 힘을 다 잃었으니까. 미물 뭐 그런 거 비슷한 건가?”
“미물이어도 너를 팰 수는 있거든? 선생님. 어떠십니까요? 제게 시간을 좀 더 주실 수 있겠습니까요?”
“근데. 거기를 클리어하는 방법은 없지만 아이템을 얻을 방법은 있을 거 같은데요?”
“그건 또 무슨 소리냐?”
“거기 사원은 클리어하라고 만들어 놓은 곳이 아니라서 클리어는 사실 불가능하죠. 하지만 거기 진짜 용도는 제가 아까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그래. 형제들 봉인해둔 곳이라고.”
“그 형제들을 잡으면 아마 그 세계 등급으로 최고 등급 아이템이 나올 겁니다. 아니다. 그놈들이 가지고 있는 아이템을 얻게 되려나? 어떻게 설정을 해놨는지 가물가물하네요.”
“이거 완전 감을 잃었네. 야. 찰스야.”
팍!
강숭이카 찰스의 뒤통수를 세차게 때렸다.
“아이씨! 왜 때려!”
“인마. 거기 있는 네 추종자 돼지들도 처리 못하는데 네 형제들을 어떻게 잡냐? 그놈들이 너처럼 띨띨한 것도 아닌데. 엉! 이 어이 없는 셰이크야. 팍씨 콧구멍에 젓가락을 꽂아버릴라!”
팍! 팍! 팍!
“아이씨! 그만 때려! 형이 같이 가면 쉽게 잡을 수 있잖아!”
“뭐?”
“아니. 형이 옆에 있는데 뭔 문제가 있냐고.”
“하! 인마! 내가 전성기 때였으면 당연히 가서 다 쓸어버리지. 근데 아까 무슨 이야기 들었냐. 힘 잃었다고 했지.”
“아! 진짜! 언제 형이 힘이 세서 우주적 존재들 때리고 다녔어?”
“아! 그러니까 내가 지금!”
“잠깐!”
이야기를 가만히 듣던 카시마르가 제지했다. 그러자 찰스와 강숭이의 동작이 멈췄다.
“방금 한 이야기 다시 해봐.”
“아니. 어차피 형이 힘을 잃었다고 해도 그 능력은 힘과는 관련이 없잖아. 형의 몸에서 나는 냄새. 그 범위 안에만 있어도 우리들은 힘을 잃게 되는 거니까.”
“그게 사실이냐?”
카시마르가 강숭이를 보면서 물었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요. 이렇게 된 뒤로 우주적 존재를 만나본 적 없어서 말입니다요.”
“있잖아.”
“뭐가 있어.”
“나 만났잖아. 그리고 오른우도 만났다며.”
“너는 원래 싸움 못하는 찌그레기잖아. 그리고 오른우는 나한테 약점 잡힌 게 있는데. 무슨.”
“형. 아무리 그래도 나 달로스 형을 모시는 대사제야.”
“큰형님? 너 미쳤냐? 그 양반이, 아니 달로스님이 호칭에 얼마나 민감한데. 다 듣고 있을 걸?”
“케케케. 저번에 큰 제사가 있었거든? 그때 제사가 마음에 들었는지 직접 방문해가지고 나보고 이제 사석에서는 형이라고 부르라더라? 대박이지?”
찰스가 킬킬 거리면서 말했다. 그러자 강숭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와. 그 할······ 아니. 그분이 이제 판단이······.”
“야. 자꾸 이야기가 새는 거 같은데? 어떻게 둘이 패키지로 묶어서 솥에다 넣어줄까?”
“아! 아닙니다요! 선생님!”
“하던 이야기 마저 해봐. 그니까 강숭이 이놈이 이런 모습이어도 그 특유의 능력은 그대로란 말이지? 확실해?”
카시마르가 찰스의 눈을 내려다보면서 말했다.
“확실하죠.”
“그걸 어떻게 증명할래?”
“제가 싸움을 못하긴 하거든요? 근데 저도 나름 우주적 존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어요. 솔직히 말하면 아무리 전투 능력이 약하다고 해도 아무한테 맞고 그러지 않아요. 그런다는 게 말이 안 되죠. 근데 보세요. 지금 저항 하나도 못 하고 있잖아요. 왜 그러겠어요? 이 형 옆에 있으면 다 그렇게 됩니다. 아주 멀리서 느껴지는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노린내가 있어요. 우리 우주적 존재들만 느끼는 거죠. 그거 맡는 순간 타던 작두도 안 타지고, 마법도 안 나가고 힘도 쭉 빠지고 그런다니까요. 정 못 믿으시겠으면 오른우! 오른우한테 전화때려 보세요! 그럼 확실하게 확인이 되겠네!”
카시마르는 강숭이에게 바로 오른우에게 연락을 취하도록 했다. 계단 세계에서 달리 달로스 우주로 나온 상태였기 때문에 오른우에게 연락을 취하는 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오른우는 의외로 쿨하게 대답을 해주었다. 강숭이의 특유의 능력이 그대로 발휘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무덤에 봉인되어 있는 네 형제들을 깨워서 다시 죽여? 이거 좀 이상한데? 죽은 애들이 다시 죽나?”
“원칙적으로는 긴 잠에 빠져 있는 겁니다요. 깨워서 다시 재우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요.”
강숭이가 대답했다.
“그리되면 더 오래 잠들게 되나?”
“그리 되면 한 천 년 이상은 무슨 짓을 해도 안 깨어날 걸요? 저도 마음 편히 지내서 좋고. 선생님은 아이템 얻어서 하고 싶은 일 하시면 되고요.”
“최고 등급 아이템 주는 건 맞아?”
“아마 그럴 겁니다. 제가 그 세계에 쏟아부은 영향력이 우주적 존재들 중에서는 제일 컸던 걸로 기억해요. 다른 애들은 아이템 몇 개 만들고 말았는데, 전 아예 사원을 크게 세웠으니까요. 그것도 그냥 던전도 아니죠.”
“그러면 깨우는 방법은 뭐냐?”
“깨우는 방법이요? 그게 좀 복잡한데. 근데 선생님 거기 잠들어 있는 형제들 다 손 보실 거죠?”
“그럴 생각인데?”
“그러면 잠시만요. 제가 그때 설정해 놓은 게 가물가물한데. 거기 수호자를 하나 붙여놨거든요? 그래서 그놈들을 잡는 게 조금 아주 조금 수고스러울 수 있어요.”
“느낌이 이상한데?”
“확인을 해볼게요. 룰북이 어딨더라.”
“룰북?”
“룰북 모르세요? 이거 그 세계 만들 때 관여한 존재들에게 하나씩 다 배정되었는데. 그 게임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존재들도 있어서요. 룰 어기면 안 되는 거거든요. 형 안 보여드렸어?”
“그런 게 있었냐?”
강숭이가 처음 듣는 이야기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찰스가 뭐 이런 게 다 있지 싶은 표정으로 바라봤다.
"형이 그렇지. 아마 받자마자 어디에다 처박아 뒀을 거야."
찰스는 서재에서 룰북을 꺼내서 가져왔다.
거기에 자신이 사원을 만들 때 세팅해놓은 설정도 그대로 적혀 있었다.
“여깄네요. 최고 등급 아이템을 주는 게 아니라 그놈들이 쓰는 아이템을 지급하게 되어 있네요. 이게 더 좋은 거 같은데 아닌가요?”
“맞냐?”
카시마르가 물었다.
“무조건 맞습니다요. 우주적 존재의 아이템이라고 해봤자 우주적 존재의 기운이 조금 담긴 것 아닙니까요. 근데 이놈 형제들이 싸움을 못하긴 해도 우주적 존재니까 당연히 좋을 겁니다요.”
“그렇겠네.”
“자. 그러면 무덤 해제하는 방법이······.”
“근데 말이다. 찰스.”
“네?”
“그 룰북에 뭐가 적혀 있는 거냐?”
“뭐 그쪽 세계에 대한 내용이죠. 제가 가진 건 아우터 쪽 룰북이니까. 그쪽 중심으로 적혀 있죠.”
“우주적 존재의 아이템 목록, 사원에는 어떤 게 있는지 뭐 그런 거 적혀 있는 걸까?”
“그렇죠.”
“그러면 그건 일종의 공략집이라고 봐도 되겠네?”
“네?”
카시마르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면서 물었다. 찰스는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는지 눈을 꿈뻑 거렸다.
“내놔.”
“······.”
“내놓으라고. 그거.”
“······.”
“왜 말이 없어? 어차피 줄 거 쉽게 가자.”
“아니······ 이거는··· 진짜 안 되는······.”
“강숭아.”
“네. 선생님.”
“잡아라.”
찰스의 상담실에서 다시 비명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