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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아들은 최종보스-107화 (107/207)

#107화. Chapter 26. 취업 특강 (2)

“응? 갑자기?”

처음에는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수업 때 그냥 수업만 하고, 학생들이랑 잡담하지 말라고?

의아한 마음으로 세아에게 되물었다.

“내가 평소에 그러나?”

딱히 진도 나갈 걸 안 나가진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가끔 농담은 하지만 그건 애들 집중하라고, 말하자면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한 수단에 가깝다.

애초에 요즘은 기말고사가 코앞이라 떠들 여유도 없고,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려고 나름대로 시간 배분해가면서 열심히 하고 있는데.

하지만 세아로서는 전혀 마음에 드는 대답이 아니었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내 행동 범위까지 지정해줬다.

“수업 끝나기 전에 십 분 질문받는 거…… 그거도 안 하고 수업만 하면…… 안 돼?”

굉장히 미묘한 어조였다. 심통, 심술, 불안, 짜증, 걱정, 그런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나온 듯한 부탁.

나는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웃음기 어린 말투로 답했다.

“이세아 학생, 아무리 내 수업이 못 미더워도 그렇지, 질문까지 받지 말라고 하면 어떻게 해? 애들 모르는 거 있으면 물어보고 싶을 텐데. 그건 안 돼.”

그러자 세아가 뜻밖에 흠칫한다. 왠지 모르게 안절부절못하는 듯이 몸을 살짝 꼬다가,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작게 말을 주워섬겼다.

“오빠 수업 이상하다는 거 아닌데…… 그냥…… 아니야, 미안해…….”

“어…… 내가 뭐라고 한 건 아닌데.”

“……미안.”

거기까지 말한 세아가 다른 설명 없이 입을 다문다.

나로선 난처한 심경이었다. 기말고사까지 남은 수업은 오늘을 포함해도 고작 두 번. 이번 시간에 필기시험과 관련한 강의를 모두 끝낼 작정이고, 질문받는 시간도 평소보다 좀 많이, 대략 삼십 분 이상으로 잡아뒀는데 이걸 인제 와서 조정할 수도 없으니까.

그즈음 문득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생각.

“아…….”

나는 지난 일요일에 세라를 만났다. 그 자리에서 내가 가르치는 제일고 2학년 학생들이랑 마주쳤고.

만약 걔들이 제타에 그 목격담을 올렸다면? 그걸 보고 괜히 이상한 구설수가 나올 걸 걱정한 세아가, 학생들이 쓸데없이 입 못 열게 수업만 하고 강의실을 나서는 게 좋겠다고, 그런 의도로 한 말이라면?

거기까지 판단을 마친 나는 입을 뾰로통하게 내밀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론 주눅이 들어 있는 세아에게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제타에 오빠 얘기 나왔어? 세라랑 만나는 거 봤다고.”

“……어떻게 알았어?”

“음…… 우리 집 사는 착한 이세아 학생이 아무 일 없는데 오빠한테 뭐 해라, 뭐는 하지 마라, 이런 부탁은 안 할 것 같아서? 그래서 생각 좀 해봤지.”

달래듯이 전한 말에 세아가 이제야 바른대로 실토한다.

“……애들 난리도 아니야. 오늘 수업 때 물어본다고, 막 오빠 옛날에 누구 만났다, 약혼녀 맞다, 아니다, 자기들끼리 그런 얘기 하고 있단 말이야…….”

“그랬어?”

제타 계정은 나도 세라한테 받아서 가지고 있지만 요즘은 안 들어가서 몰랐다. 이윽고 세아가 무척 조심스럽게, 해명이라도 하고 싶은 듯이 하던 말을 이어나갔다.

“응……. 그래서, 그거 보기 싫어서, 평소처럼 애들한테 친하게 하지 말고, 그냥 수업만 하고 마치면 그런 거 못 물어보니까…… 참견해서 미안해, ……오빠.”

“오빠 기분 상할까 봐 걱정해서 말해준 거잖아? 하나도 안 미안해해도 돼.”

“……응.”

그렇게 얘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제일고에 도착했고, 달래준 게 효과가 있었는지 세아가 뜻밖의 제안을 꺼냈다.

“여기서 안 내려주고 계속 가도 돼.”

“진짜?”

원래는 애들 이목이 쏠리는 게 창피하다고 교문 근처에 오면 내려달라고 하는데…… 생각이 바뀌었나? 세아가 나직하나 힘이 실린 목소리로 답한다.

“그런 거…… 이제 신경 안 쓸래.”

“응, 그러면 건물 앞까지 데려다줄게.”

기쁜 마음으로 차를 몰아나간 나는 2학년이 쓰는 건물 바로 앞에 세아를 내려줬다. 조수석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선 세아가 내게 인사한다.

“나중에 수업 때 봐.”

“그래, 공부 열심히 하고.”

“……고마워.”

내가 답하기도 전에 차 문이 닫혔다. 그래도 애들 쳐다보는 게 부끄럽긴 한 건지 뜀박질에 가까운 걸음으로 달린 세아가 이내 건물 내로 모습을 감췄다.

고맙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직접 말한 것도 아닌데 자기 마음을 눈으로 들여다보듯 잘 알아봐 줘서 고맙다는 거려나.

나는 이어서 오늘 수업을 생각했다.

세아가 싫어할 일이 발생하지 않게, 그와 동시에 강의 측면에서도 하려던 걸 원활하게 진행할 방법.

그렇게 하려면…… 아무래도 그거밖에 없겠지?

***

오후 2시 30분, 한 시간 반 동안 유려하게 이어진 마법역학 수업도 어느새 30분밖에 남지 않은 무렵.

으레 그러하던 것처럼 맨 뒷자리에 앉아 있던 유해빈은 마음속으로 굳게 결의를 다졌다.

‘음…… 나밖에 없어.’

강의실 앞에서는 이도진이 1학기의 마지막 이론 설명을 거의 마무리해가고 있었다. 유해빈은 그를 내려다보며 다시금 되뇌었다.

‘위기에 빠진 도진쿤을 구해줄 사람은…… 이 용용이밖에 없다 이 말이야.’

그녀는 이어서 강의실 전체를 둘러봤다. 제일 뒷자리여서 다들 뒤통수밖에 보이지 않지만 그런데도 느껴지는 게 있었다.

수업에 대한 열의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강렬하기 그지없는 호기심.

모두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 듯했다. 당일 교과서 진도를 다 나가고 나서 이도진이 진행하는 질문 시간. 그때 수업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적인 문제, 정확히 말하면 이도진이 지난 일요일에 대체 누구를 만났는지, 그 사람의 정체가 무엇이며 이도진과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그걸 물어보려고 일제히 준비하고 있는 거다.

2학년 총원은 175명. 그중에 단 세 명만 빼고는 죄다 그런 버르장머리 없는 속셈을 지니고 있겠지.

유해빈 자신과 이도진의 동생인 이세아, 그리고 아마도 이미 이세아에게 캐물어서 정보를 알아냈을 진유리까지 세 사람만 제외한다면.

유해빈은 입 밖으로 꺼냈다면 대단히 으스스하게 들렸을 어투로 다짐했다.

‘너희 생각대로는 안 될 거야.’

평소 유해빈은 질문 시간에 별다른 참여를 하지 않는다.

제대로 집중만 한다면 어렵기로 소문난 마법역학 과목이라 해도 그녀에겐 그렇게까지 어려운 수업도 아니고, 이도진의 수업은 아주 이해하기 쉽고 친절하니까.

질문은 정말 가끔, 수업 시간에 그와 얘기를 나눈다는, 학생과 교수 사이로 즐길 수 있는 풋풋한 기분을 느끼고 싶을 때만 가끔 참여할 뿐이다. 내밀한 이야기는 학교 밖에서 많이 할 수 있고.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달라야 한다.

‘내가 독식할 거야.’

그녀는 오늘 질문 시간에, 소위 말하는 ‘무쌍’을 찍을 생각이었다. 다른 학생들이 궁금해할 만한 질문에서부터, 쉬이 이해하기 어려울 만한 고난도의 질문까지.

대충 그런 것들로 열띤 토론을 벌이며 질문 시간을 독식하다 보면 일이십 분쯤이야 금방 지나가겠지.

다른 학생들이 사적인 질문, 약혼녀가 어쩌니, 여자친구가 어쩌니 하는 걸 물어보는 걸 가만히 방관하고 있지 않으리라.

‘도진쿤이 주인공인 소설, 그러니까 정말 그런 게 있다 치고, 아무튼 그 소설의 히로인이자 또 한 명의 주인공은 바로 나야. 경기장에 관중으로 입장도 안 한 너희가 끼어들 곳은 없어.’

이도진이 들었다면 넌 나한테 배우더니 어째 생각도 비슷하게 한다고 신기해할 선언을 그녀가 힘차게 되뇐 직후.

드디어 이도진이 학생들에게 일렀다.

“그러면 오늘 수업은 좀 빨리, 여기서 마무리하고, 이제 질문을 받아볼게요. 궁금한 게 있는 학생은 손들고-”

“저요!”

“저요, 교수님!”

“뭐야, 이거…….”

유해빈은 경악해 말을 흘렸다. 무려 백 명도 넘는 학생들이 질문할 게 있다며 나선 것이다. 평소 때와 비교하면 몇 배는 높은 참여율. 그녀가 생각하기엔 저것들 대부분은 바람직한 질문을 하려는 게 아니었다. 쓸데없는 거나 물어보겠지.

유해빈은 한발 늦은 자신을 반성하며 손을 들었다.

“교수님, 저부터요!”

그러면서 마음으로만 간절하게 외쳤다.

‘도진쿤, 속지 마요……. 저것들 다 한패고 말 같지도 않은 거 물어볼 거야. 내가 구해줄게!’

하지만 확률적으로 보아 그녀가 지목될 가능성은 1% 이하. 그때 그나마 다행이라 할 만한, 저쪽 패거리의 실책이 일어났다.

“혹시 수업 내용 말고요, 다른 거도 하나만 여쭤봐도 돼요?”

유해빈, 이세아, 진유리. 세 사람을 제외한 학생 대부분이 질문한 여학생을 노려본다. 그걸 왜 지금 타이밍에 먼저 말하냐는 질책.

유해빈은 쾌재를 불렀다.

‘도진쿤 눈치 빠르니까 이 정도면 알겠지?’

하지만 상황은 그녀의 기대와 정반대로 흘러가는 듯했다.

이도진이 질문한 여학생에게 자상하게 웃는 얼굴로 묻는다.

“사적인 질문?”

“아, 네…….”

“저희도요, 저희도 하나만 궁금한 거 있는데!”

이왕 이렇게 됐으니 완전히 그런 분위기로 몰고 가겠다는 듯이 수십 명의 학생이 하나같이 이도진에게 열띤 어조로 외쳤고, 유해빈은 낙담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망했네.’

이런 국면에서 답해주지 않을 수 있을까. 그녀가 아는 이도진이라면 난처해하면서도 회피하진 않을 테고, 그러면 그걸로 자기들끼리 또 소문을 재생산해대겠지. 유해빈으로서는 몹시 불쾌한 일이었다.

한데 바로 그 직후.

이도진이 학생들 전체에 일렀다.

“수업 내용과 관련 없는 질문은 안 받으려고 하는데, 여러분이 수업에서 배우는 게 중요하고 제 사생활이 중요한 건 아니니까요. 음…… 그래도 이렇게 많은 학생이 궁금해하니까, 그러면, 딱 한 사람 질문만 받아볼까요?”

그리곤 곧장 몸을 돌리더니, 보드에 뭔가를 길게 써나간다.

그걸 보고 학생들이 웅성거렸다.

“저거 뭐야?”

“몰라, 내가 어떻게 알아.”

“우리 배운 거 있는 거 같은데…… 근데 모르겠는데.”

유해빈도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마법역학 수업과 관련 있는 수식이라는 것까진 알겠는데, 그 이상은 알지 못하겠다.

엄청나게 고난도인 이론. 어렵기로 정평이 난 제1 아카데미의 필기시험조차 훌쩍 뛰어넘은 수준의 수식이었다.

열 줄 상당의 수식을 다 적은 이도진이 다시 학생들 쪽으로 몸을 돌린다. 복잡하기 그지없는 수식의 빈칸은 두 개뿐.

그리고 이도진이 일렀다.

“이 빈칸 두 곳에 들어갈 숫자가 뭔지 맞추는 학생은, 저한테 수업과 관련이 없지만 묻고 싶은 걸 물어봐도 돼요. 삼십 분 조금 안 되게 남았으니까, 그 안에 손들고 답하면 됩니다. 이건 여러분 수업과도 연관된 거니까, 질문을 안 하고 싶은 학생도 적어두면 도움이 될 거예요. 자, 그러면 이거 말고…… 수업 내용 중에서 질문하고 싶은 학생들 먼저 물어봐요.”

“………….”

이젠 평소와 같았다. 손을 든 학생들은 고작해야 열 명 남짓.

‘이거지, 이게 옳게 된 마법역학 수업이지.’

유해빈은 편안한 마음으로 고개를 주억였고, 옆을 보니 이세아도 마찬가지인 표정이었다.

‘역시 우리 도진이야, 아주 똑똑하고 현명해.’

저도 모르게 새어 나온, 헤실거리는 웃음. 그걸 들었는지 이세아가 묻는다.

“왜 웃어?”

“아니, 그냥. 웃을 일이 있어서.”

“…….”

한 시름 놓았다는 듯한 눈길로 이도진을 바라보던 이세아가 교과서를 덮었다. 그가 제시한 문제는 풀 생각도 없는 모양이었다. 하긴 너무 어렵고, 저걸 풀 사람은 없을 테니 걱정할 필요 없겠지.

그리고 이십여 분이 지난 다음. 수업이 마칠 때가 거의 다 되어서…… 이변이 일어났다.

“교수님! 풀었어요!”

앞자리의 진유리가 번쩍 손을 들며 전한 말. 이도진도 적잖이 놀랐는지 감탄한 듯이 그녀에게 물었다.

“진유리 학생, 답이 뭐라고 생각해요?”

“어…… 3.5랑 4.76이요!”

“……정답.”

강의실에 조용한 침묵이 찾아왔다. 어려운 문제라고는 생각했지만 설마 소수점 두 자리까지 맞춰야 하는 수식일 줄이야. 여전히 감탄한 어조로 이도진이 진유리에게 일렀다.

“진유리 학생, 질문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해도 좋아요.”

“아…… 제가 여쭤볼 거는요…….”

학생들은 간절한 눈빛으로 진유리를 응시한다.

유해빈이 생각하기에 그들의 생각을 언어화한다면 이런 문장이 되겠지.

제발, 여자친구 누구냐고 물어보라고.

그리고…… 마침내 진유리가 이도진에게 물었다.

“그으, 교수님 오늘 저녁에요…… 뭐 드실 거예요……?”

강의실에 찾아온 싸늘한 공기 속에서, 유해빈은 흐뭇해하며 생각했다.

‘역시 유리멘탈이야. 성능 낮구만.’

***

“용~용이, 용용아♪ 어~디를 가느냐♪ 깡-총, 깡-총 뛰어서♪ 어~디를 가느냐~”

오후 다섯 시 반을 넘긴 시각. 종례가 끝나자마자 교실을 나선 유해빈은 운동장을 가로지르며 노래를 불렀다.

오늘은 기분이 상당히 좋았고, 집에 가서 저녁으로 뭘 먹을지가 유일한 고민거리였다.

‘도진쿤은 초밥 시켜 먹을 거랬는데…… 나도 먹을까?’

정확히 말하면 확정된 건 아니었다. 진유리의 질문에 초밥이라고 답하긴 했으나 추이를 살펴야 한다고.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유해빈은 알 수 있었다.

‘하여튼, 이세아는 진짜 엄청 챙기지.’

그녀가 알기로 그 집 저녁 메뉴는 대개 이세아의 의사에 따라 결정된다. 그런 의미에서 확정이 아니라고 한 거겠지.

‘뭐, 그것도 좋아.’

그가 이세아를 아끼는 마음. 아직은 그 정도까진 아니겠지만, 이후 더 관계가 진전돼서 이도진이 유해빈 자신도 그렇게 대해준다고 생각하면…… 무척 행복한 일이다.

콧노래를 흥얼대며 미래를 기대한 유해빈은 교문을 나섰다.

그리고, 바로 그때.

“저기, 학생.”

“네?”

자신을 부르는 말에 유해빈은 뒤를 돌아봤다. 운동장 쪽에서는 보이지 않는 곳, 교문에 가려진 곳에 서 있던 여성이 그녀를 부른 것이다.

일단 가장 먼저 드는 생각.

‘뭐야……?’

엄청나게 예뻤다.

이 세상에 도착한 이후 또래 중에서는 자신과 비교할 만한 미인을 본 적이 없는 유해빈조차 인정해야만 했다.

‘……좀 치는데?’

몇 년이 지나서 완전히 성장한다면 어떻게 될지 몰라도, 지금은 그녀 자신보다 낫다. 더 솔직히 말하면 성장해서도-

‘아니, 그건 모르는 일이니까.’

그리고 충격과 함께 든 의문.

‘외국인?’

머리칼이 아름다운 금빛이었다. 눈도 보석처럼 푸른색이다.

하지만 완전히 외국인은 아니고 동양적인 아름다움도 깃들어 있는 외견. 유해빈에게 다가온 여성이 묻는다.

“하나 여쭤보고 싶은데, 2학년 수업 마쳤나요?”

그녀의 교복에 달린 이름표 색깔은 파란색. 그걸 보고서 2학년이라는 걸 눈치챈 모양이었다.

제일고 학생들의 학년별 이름표 색깔을 안다. 어마어마하게 예쁘다. 눈이 푸르고, 머리칼이 금빛이고, 여기서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그 시점에서 유해빈은 상대의 정체를 짐작할 수 있었고, 그녀의 마음으로 사이렌 같은 경고가 울렸다.

‘위이이이잉, 위이이이이잉-!’

미국에서 운동화를 찾고 복귀한 약혼녀가 마침내 그녀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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