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화. Chapter 36. 진심 (2)
전혀 뜻밖의 허락. 한세라가 뭐라 답하지 못하자 그가 다시금 말했다.
“오늘 내내 물어보고 싶었지 않냐. 다녀오래도.”
“…….”
한세라는 짧게 고민했다. 저 나직한 말에 뭐라고 답해야 할까.
정말 가도 되겠냐고 묻는 건 아버지를 더 속상하게 만드는 일이겠지. 어디 갈 테면 가보라는 식으로 으름장을 놓은 게 아니다.
그녀가 묻기까지 많이 망설인 만큼, 한태강도 분명 오늘 내내 생각했으리라. 허락해주는 게 맞는지.
그렇다면 역시 되돌릴 수 있는 대답은 하나뿐이다.
“아빠…… 고마워요.”
“불이나 끄고 나가거라.”
“네, 주무세요.”
공손히 인사하곤 불을 꺼준 그녀가 방문을 닫기 직전, 조용한 뇌까림이 들려왔다.
“자식 키워봐야 소용없다더니…….”
딸더러 들으랍시고 타박하는 듯한 말. 하지만 신기하게도 아버지가 화를 내는 것처럼 들리진 않았다. 소리가 나지 않게 방문을 닫은 그녀는 휴대전화 메시지를 확인했다.
-세아: 이 방으로 오면 돼
-세아: 안 들키게 와서
-세아: 문 앞에서 전화해줘 (22:07)
이도진과 이세아 남매의 숙소는 그녀가 묵고 있는 이곳에서 그리 떨어져 있지 않은 리조트. 진유리네 가족, 그리고 유해빈도 하나 남은 방을 겨우 잡았다고 들었다. 작전 회의를 위한 아지트는 아마 유해빈의 객실이겠지.
고등학생 셋이 옹기종기 모인 곳에 스물다섯 살 성인이 가려니 조금 멋쩍은 느낌이지만…… 그보다는 기대되는 마음이 컸기에 한세라는 즐거운 발걸음으로 숙소를 나섰다.
그리고 예정된 장소에 도착했을 때.
“들어와.”
“아…… 언니…… 오셨어요?”
“……안녕하세요.”
무슨 첩보 작전이라도 벌이듯 복도를 두리번거린 이세아가 그녀를 객실로 잡아끌었다.
진유리는 귀엽게도 그녀의 눈치를 흘끔흘끔 보고 있고, 어쩐지 처음 마주쳤을 때부터 그녀를 썩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듯한 유해빈은 짤막하게 인사를 건넨다.
방 내부의 정경을 살핀 한세라는 웃음이 나는 걸 참으며 아이들에게 물었다.
“이게 다 뭐야?”
“깜짝 파티 준비.”
자못 비장한 이세아의 말에 그녀는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눈치 못 채기도 힘들 것 같은데.’
하지만 그런 맥 빠지는 생각은 속으로만 삼키고, 한세라는 자신도 계획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언니는 뭐 도와주면 돼?”
***
-한세라: 자? (23:12)
적막한 방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세라에게서 연락이 왔다.
답장을 보내야 할까, 아니면 그러지 말아야 할까.
하지만 오늘 자정 이후까지 내가 깨어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는 건 세라도 알 테고, 그런데도 답장을 보내지 않는 건 일부러 확인을 안 하는 게 너무 빤히 보이겠지.
-이도진: 그냥 누워서 쉬는 중
-한세라: 세아는?
-이도진: 잠깐 유리 보러 간다고 나갔어
-한세라: 그래? 생일 파티 준비하는 거 아닌가?
-이도진: 안 그래도 그럴 것 같아서 리액션 생각 중이야
-한세라: ㅋㅋ. 그냥 연기 아니고 실제로도 좋은 거 맞지? (23:13)
-이도진: 당연하지
-한세라: 세아 언제 올지 모르니까 길게는 못 보겠고, 잠깐만 나올 수 있어? 나 지금 너 숙소 근처인데.
-한세라: 줄 거 있어서 그래.
-이도진: 알겠어 (23:14)
나는 간단히 옷을 챙겨 입고 방을 나섰다. 리조트 밖으로 나오자 근처 벤치에 앉아 있던 세라가 나를 향해 손을 들었다.
“생일 축하해. 사십 분 뒤에.”
“고마워.”
“솔직히 선물은 따로 준비 못 했거든. 이번에 너 만날지도 몰랐고, 더 솔직히 말하면…… 줘야 하나, 안 주는 게 맞을까, 그런 고민 안 했단 말도 못 하겠네.”
“나도 준비 못 했으니까, 오늘은 그거로 퉁 치자. 목도 말랐고.”
들고 온 맥주 두 캔을 보며 한 말. 벤치에서 일어나며 세라가 화답한다.
“그렇게 생각해주면 고맙고. 이거 마실 때까지만 좀 걸을래?”
마침 세아에게서 연락이 왔다.
-세아: 지금 숙소 가고 있어
-세아: 삼십 분쯤 걸려 (23:20)
우리는 천천히 걸어 나갔다. 십 분만 가면 세라의 숙소가 있으니 거기까지 바래다주고 돌아올 생각이었고, 걸으면서 세라가 말한다.
“서울 가면 또 바쁘겠네.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나야 작년까지 집에서 놀았으니까 좀 바빠도 괜찮은데, 넌 옛날부터 너무 바쁘게 사는 거 아닌가?”
“글쎄? 이래저래 꼭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또 그게 싫지도 않고 나름대로 보람 있거든. 너야말로, 너무 한 번에 다 하려고 안 했으면 좋겠어. 주제넘은 참견일 수도 있지만…… 이 정도 조언은 괜찮지? 친구로서.”
“그거보다 더 세게 말해도 주제 안 넘어.”
“막상 들으면 생각 달라질걸? 한세라 쟤는 무슨 말을 저렇게 하냐, 하면서.”
“그러면 안 듣는 거로.”
그렇게 대화를 나누며 걸으니 십 분이 금세, 정말 너무나도 빠르게 지나갔다.
어느새 세라의 숙소가 보였고, 우리는 조금 전보다 더 걷는 속도를 늦췄다. 죄책감과 아쉬움이 복잡하게 섞인 마음.
그리고 세라가 겉옷 주머니에서 자그마한 상자를 꺼냈다.
“자, 받아.”
“……내 생일선물?”
“응, 생일선물.”
“준비 안 했다면서.”
“당연히 거짓말이지.”
“…….”
“넌 나 이쪽으로 휴가 오는 줄 몰랐지만 난 알았잖아? 혹시 만날 수도 있겠다 싶어서, 챙겨오긴 했어. 미리 준비해서 나쁠 건 없잖아?”
살짝 미소 띤 얼굴로 설명한 세라가 선물을 열어보라고 했다. 포장을 벗겨내고 드러난 선물은…….
“만년필?”
“그게 제일 실용적일 것 같아서. 아까 얘기한 거, 조급해하지 말라는 뜻도 있고. 앞으로도 안 지치고, 꾸준히, 열심히, 그거 계속 쓸 일이 있으면 좋겠네.”
“…….”
“선물 마음에 들어?”
“응. 네가 말한 것처럼, 계속 쓸 수 있으면 좋겠다.”
물론 세라는 그런 생각을 한 게 아니겠지. 하지만 내게는 이 선물이 굉장히 특별한 의미로 느껴졌다.
언제 정체가 발각될지 모른다.
지금처럼 연구자로 활동하긴커녕 범죄자로 쫓겨 다니며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 날이…… 언젠가 찾아올 수도 있다.
이 만년필을 계속 쓸 수 있는 일.
내가 원하는 목표를 다 이루고, 내 가족들과 함께 살 수 있기를.
그야 자의적인 해석이지만, 나는 세라의 선물을 그런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었다.
나는 세라에게 말하려 했다.
고맙다고. 잘 쓰겠다고. 오늘은 미처 준비하지 못했지만 너한테도 꼭 선물을 주겠다고.
앞으로 우리가 이렇게 편안한 대화를 나눌 일이 없어질지도 모르지만, 완전히 그렇게 되기 전에 꼭.
그런 말을 전하고자 나는 입을 뗐고,
“진짜, 엄청 고마-”
“자, 이제 가자.”
세라가 갑자기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면서 말한다.
“응?”
반사적으로 나온 반문.
하지만 세라는 웃기만 했고, 돌연 상당한 수준의 마력이 우리 주위로 일렁였다.
우우웅-
+
-수동발동형 특성 ‘엿보는 눈’을 발동 중입니다. (랭크 S)
+
세라가 구현한 마법의 종류를 알아냈다.
단거리긴 하나 최소 일급 이상의 공간이동 마법. 심지어 아무리 예측을 못 했다곤 해도 내가 낌새를 알아차리지 못했다니.
아니, 한세라 얘가 언제 이렇게…….
당황하는 나를 보며 세라가 말한다.
“이도진, 생일 축하해.”
그리고 다음 순간.
푸른 빛무리에 휘감겨 어딘가로 날아간 나는 절반만 예상했던 장면과 마주했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각자 왼쪽과 오른쪽에 서 있는 세아와 진유리가 노래를 부른다. 귀여운 파자마를 입고, 머리에는 고깔모자를 쓰고서.
케이크 칼을 지휘봉처럼 들고 중앙에 자리한 유해빈은 엄숙한 손길로 두 사람의 노래를 지휘한다.
“사랑하-는 (우리 오빠/교수님……/도진쿤), 사랑하-는 (세라 언니/세라 언……니/……), 생일 축-하, 합니다-!”
펑! 퍼엉!
마력적인 불꽃이 폭죽처럼 터진다. 각자 손에 케이크를 든 세아와 진유리가 우리에게 다가온다. 하나가 아니라 두 개.
두 개 다 스물다섯 살을 의미하는 숫자 초가 꽂혀 있고, 나와 세라는 서로를 바라봤다. 눈빛으로 주고받은 대화.
<너도 속은 것 같은데?>
<……그러게?>
세라의 표정에 놀란 감정과 웃음기가 가득했다.나도 비슷한 얼굴이겠지. 흠흠, 하고 헛기침한 유해빈이 말한다.
“그럼 이어서, 반오십 두 분의 케이크 커팅식이 있겠습니다.”
***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오후 열한 시를 넘긴 시각. 계획대로 한세라가 객실을 나선 다음 이세아가 말했다.
“이제 제대로 준비하자.”
본인은 모르겠지만 한세라가 진정한 의미로 그들의 협력자가 될 순 없다. 왜냐하면…… 그녀도 속일 거였으니까.
썩 내키진 않지만 동참하게 된 유해빈이 확인차 물었다.
“저분은 생일 언제라고 했더라?”
“7월 30일. 언니도 이틀밖에 안 남았어. 나 목요일에 출국하니까…… 오빠랑 같이 해주는 게 맞아.”
이 모든 계획을 꾸민 이세아가 무미건조하면서도 결의에 찬 목소리로 답했다.
‘……아직 화요일인데 금요일이면 사흘 아닌가?’
이도진의 생일을 축하해줄 기대로 설렜던 유해빈으로선 집중이 분산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런 말을 하면 곧바로 제거당하겠지.
한세라 몰래 숨겨둔 두 번째 케이크까지 꺼낸 이세아가 드물게도 리더십을 발휘해 준비를 진두지휘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아주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선물 교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거, 선물.”
“세아야, 고마워. 언니 어제 들고 오긴 했는데 못 줬네. 자, 선물.”
이세아가 준비한 이도진과 한세라의 생일선물은 둘 다 지갑.
한세라는 아공간 가방에서 예쁜 옷과 편지를 꺼내 이세아에게 건넨다.
이도진은 만년필과 지갑을 손에 들고서 기뻐하는 중이고, 진유리가 쭈뼛쭈뼛 나선다.
“교수님…… 저도 준비하긴 했는데…….”
진유리의 선물은 넥타이였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한세라에게는 책 한 권을 내밀었다.
“유리, 고마워. 잘 읽을게.”
유해빈이 흘끗 살펴보니 요즘 베스트셀러인 책이었다. 급히 준비한 듯 보이나 한세라는 환하게 웃으며 선물을 받았고, 마지막으로 유해빈 자신은…….
“어…… 저는 딱히 뭐 없고…… 이거 음식은 제가 시켰는데…….”
얼굴이 화끈거리는 걸 느끼며 유해빈은 마음속으로만 중얼거렸다.
‘명분이 없잖아, 명분이…….’
우연히 만난 척 합류한 거니까.
진유리가 그랬듯이 급하게 선물을 준비하려면 할 수도 있었지만, 이도진에게 좀 더 좋은 선물을 주고 싶었다. 한세라 쪽이야 생일인 걸 불과 두 시간 전에 알았으니 더욱 여유가 없었고, 기실 선물을 줄 만큼 친하지도 않다.
하지만 이렇게 되고 보니…….
‘나도 뭐라도 준비할걸…….’
그런 후회가 밀려왔다.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아무것도 안 한 사람은 이 자리에 그녀뿐이었으니까.
하지만 그걸 안 좋게 보는 건 제풀에 민망해하는 그녀 자신밖에 없었고, 이어서 케이크와 음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다가…….
“저기이…… 교수님, 세라 언니.”
“응, 왜?”
“유리 왜 그렇게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우리 봐?”
무슨 일인가 하며 묻는 이도진.
장난스레 말을 거는 한세라.
잠시 머뭇머뭇하던 진유리가 본론을 꺼냈다.
“어제 게임 그렇게 많이는 안 했고…… 아직 못 한 거 남았고…… 사람도 다섯 명이나 되니까…… 그거 하면서 놀면 어떨까 싶은데요…….”
“게임?”
“아, 유리가 이것저것 많이 가져왔더라고.”
“나쁘지 않았어.”
이도진의 설명에 이어 이세아가 그녀의 기준으로 대단히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래? 너희가 좋으면 난 오케이. 해빈 학생은?”
“……저요?”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의사를 묻는 한세라를 보며 고심하던 유해빈이 진유리에게 물었다.
“격투 게임 같은 거도 있냐?”
“너 잘해?”
“……아마 여기서는 독보적인 원탑?”
유해빈은 그렇게 확신했다.
일단 이세아는 그런 걸 해본 적도 없을 것 같고, 진유리에게서는 초보의 기운이 강하게 뿜어져 나왔다.
‘내가 도진쿤보다 싸움은 못 해도…….’
손가락만 움직이는 격투 게임이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 한세라도, 그런 게임에는 딱히 취미가 없을 듯하고.
하지만 유해빈 자신은 다르다. 집에서 할 게 없을 때면 꽤 자주 격투 게임을 했으니까. 재능이 있는지 티어도 높아서, 어디 가서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계급이었다.
그리고 커다란 TV에 게임기를 연결해 펼쳐진 격투 대전.
퍽! 퍼퍽! 콰아앙-!
-You lose!
유해빈의 캐릭터가 흠씬 얻어맞다가 바닥에 몸을 누였다. 불과 몇 대도 맞지 않고 손쉽게 승리를 거둔 한세라가…… 어쩐지 싱거워하듯 그녀에게 말한다.
“해빈 학생…… 생각보다는 잘 못 하는 것 같은데?”
“……한 판만 더 해요.”
등 뒤에서 느껴지는 이도진과 이세아, 진유리의 시선이 따가웠다.
유해빈은 다섯 번을 더 도전해 모조리 패배했고, 그런 다음에야 이도진이 슬쩍 귀띔해줬다.
한세라가 학생 시절 국립 제1, 제2, 제3 아카데미의 모든 학생을 통틀어 격투 게임 통합 챔피언이었다는 정보를.
‘그런 건 시작하기 전에 말해달라고요…….’
힘없이 고개를 떨군 그녀는 이도진에게 게임기를 넘겨줬다.
퍽! 퍼억!
터엉! 콰앙! 쾅!
약간 밀리는 듯하나 그래도 한세라와 접전을 펼치는 이도진. 두 사람이 전의를 다지며 대화를 나눈다.
“도진이 아직 안 죽었네. 안 한 지 오래되지 않았어?”
“넌 왜 실력이 그대로냐?”
“그대로는 아닌데…… 원래 내가 너보다 잘했으니까?”
“한 판 더 해.”
“좋아.”
현란한 공격과 방어의 향연에 유해빈과 진유리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자 이세아가 알려줬다.
“1등이랑 2등.”
유해빈은 다시 한번 되뇌었다.
‘그런 건 처음부터 말해달라고…….’
그렇게 게임도 하고, 시킨 음식도 먹으며 다다른 새벽 세 시. 유해빈이 슬슬 졸음을 참고 있는데 이도진이 말했다.
“나 잠깐만 나갔다 올게.”
그가 몸을 일으키자 한세라가 물었다.
“담배 피우러 가?”
“아, 응.”
“나도 같이 갈까?”
“너도?”
“왜, 안 돼?”
“뭐…… 그래. 가자.”
그리고 두 사람이 객실을 나선 직후.
어느 정도 졸려 보이던 진유리와 이세아의 눈이 번쩍-! 하고 떠졌다. 유해빈이 가만히 살펴보니 둘이 앙큼한 시선을 주고받는 듯했다.
“……안 되겠지?”
“교수님 진짜 화내실 수도 있잖아…….”
그 대화에 유해빈은 생각했다. 어제 뭔가 사건이 있었던 듯하다고. 이와 비슷한 상황에서 엿보다 들킨 걸까.
‘어설픈 녀석들…….’
자신이라면 절대 들키지 않았을 텐데. 다만 그녀도 지금은 나설 수 없다. 혼자였다면 당연히 훔쳐보러 갔을 테지만, 아쉽게도 진유리와 이세아가 떡하니 자리해 있으니까.
한데 그때.
“…….”
“…….”
이세아와 진유리가 동시에 그녀에게 시선을 보냈다.
“뭐야, 왜 그렇게 보냐?”
저도 모르게 주춤한 유해빈이 묻자 이세아가 대뜸 일렀다.
“너…… 잠깐 바람 쐬고 올 생각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