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주인공의 아들은 최종보스-152화 (152/207)

#152화. Chapter 37. 납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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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더 이블> 3권의 마지막 서브 퀘스트를 전달합니다.

-클리어 조건: 8월 29일 자정까지 ‘천리안’ 심정웅의 손녀 심이수가 가진 진정한 목적을 파악할 것

-클리어 보상은 심이수와의 관계에 따라 차등 지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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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더 이블> 3권의 마지막 서브 퀘스트.

8월 29일 자정까지 심이수의 진정한 목적을 파악할 것.

이 퀘스트의 세부 조건으로 내가 당장 알아낸 사실은 한 가지였다.

일단 4권의 시작은 아무리 빨라도 8월 30일부터라는 거겠지.

1권에서 2권으로 전환될 때처럼 바로 이어질지, 아니면 2권에서 3권으로 전환될 때처럼 얼마간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둘 중 어느 쪽이든 8월 29일까지 4권이 시작되지 않는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역으로 해석하면 그즈음엔 3권이 마무리된다는 뜻이기도 할 테고.

8월 28일 토요일 정오.

세라와의 약혼 서약이 만료되는 날.

8월 30일 월요일 아침.

제일고 2학기가 시작하는 날.

8월 29일 전후로 있을 일들이 내 마음속에 아른거린다.

그리고 또 하나. <킬 더 이블> 3권의 고유 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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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더 이블> 3권, ‘새로운 세대’가 진행 중입니다.

-3권 태그: [여름방학] [캐릭터 중심] [어반 판타지]

-진행률: 72.5%

‘최종보스’ 이도진의 고유 퀘스트를 전달합니다.

-클리어 조건: 3권 종료 시점, 테러조직 팬텀의 일원으로서 서울 내의 인외 지성체를 일 개체 이상 제거할 것 (팬텀의 일원임이 발각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은 유지)

-클리어 보상은 달성률에 따라 차등 지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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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률은 70%를 넘겼다. 세아가 휴가를 와 있는 동안 꽤 많이 상승했고, 또 영국에 돌아간 이후로도 조금씩 오른 결과.

런던 쪽에서도 뭔가 사건이 벌어지고 있긴 할 터였다.

세아는 내게 알려주고 싶지 않은 듯하고 아직 심각한 위험에 처한 적도 없는 것 같지만, 분명히 지금 런던은 마냥 평화롭기만 한 건 아닐 거다. 들어오는 정보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니고 그 정도는 나도 알지.

물론 내가 있는 서울에도 골치 아픈 문제가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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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더 이블> 3권, ‘새로운 세대’의 첫 번째 서브 퀘스트 보상 중 ‘서울 내 인외 지성체의 숫자’를 파악합니다.

: 3개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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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의 고유 퀘스트.

3권의 첫 번째 서브 퀘스트 보상으로 알아낸 정보.

3권의 마지막 서브 퀘스트.

이 세 가지 홀로그램 메시지를 함께 놔두고 고려해보면…… 어떠한 모순점이 생긴다.

내가 파악한 시점까지 서울 내 인외 지성체는 셋.

우선 서연희와 유해빈, 마지막 하나는 아마 심이수겠지.

그리고 고유 퀘스트에 의하면 나는 서울 내 인외 지성체를 한 개체 이상 제거해야 한다. 3권의 종료 시점까지.

한데 마지막 서브 퀘스트는 심이수의 진정한 목적을 파악하라는 내용이다. 클리어 보상은 해당 시점에 그녀와 어떤 관계인지에 따라 차등 지급되고.

그러니까 정리하면 이런 말이겠지.

심이수와 가능한 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진정한 목적을 파악해야 하는데, 또 그녀를 제거해야 한다고.

“말이 안 되잖아.”

나도 모르게 뱉은 혼잣말. 샤워기에서 쏟아진 물이 내 머리칼과 얼굴을 타고 흐른다.

그나마 떠올릴 수 있는 변수는 얼추 두 가지려나.

우선 첫 번째.

심이수 외에 또 다른 인외 지성체가 새로 나타났다면, 그러면 모순 없이 맞아떨어진다. 유력한 후보는 심정웅이겠고.

그리고 두 번째.

고유 퀘스트가 살해가 아니라 제거를 지시했다는 점에서 착안해, 심이수든 심정웅이든 그들을 인간으로 되돌릴 수 있다면…… 그렇게 해도 모순은 생기지 않는다.

“둘 다…… 별로네.”

그게 내 진심이었다.

심이수와 심정웅. 그 둘과 내 관계는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틀어졌다.

지금까지 그들이 해온 일이 있고, 앞으로 또 무슨 짓을 벌일지 알지 못한다.

위험 요소가 너무 많아. 살려두는 것과 제거하는 것.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면 단연 후자 쪽이 옳은 선택이겠지.

“모르겠다…….”

나직이 뇌까린 나는 샤워를 마치고 욕실을 나섰다. 이 집에 욕실이 하나만 있는 건 아니고, 나보다 약간 빨리 씻고 나온 듯한 서연희가 목욕 가운 차림으로 내게 묻는다.

“좀 오래 씻었네?”

“아, 씻다 보니까요.”

거의 삼십 분 가까이 걸린 것 같은데. 대강 둘러대듯 답하자 서연희가 눈으로 웃는다. 왠지 의미심장하게 보이는 웃음.

여태 당한 게 있다 보니 나는 급히 말을 더하려 했고, 하지만 그러기 전에 공격이 들어왔다.

“왜? 뭐 때문에? 특별히 좋은 향기 나야 할 이유라도 있어?”

“…….”

가만히 당하고만 있는 건 열 받으니까. 나는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되물었다.

“무슨 이유라고 생각하는데요?”

“글쎄? 오늘 예쁜 누나랑 데이트하고, 밤까지 꼭 붙어 있을 예정이라서 신경이 쓰인다거나?”

“밤까지 꼭 붙어 있을 예정이라는 게 정확히 무슨 뜻인데요. 어디 본인 입으로, 구체적으로 한번 말씀해보시죠.”

“어머, 그걸 나한테 물어? 도진이 네 선택에 따라 정하는 거지.”

“…….”

“참고로 말해주면…… 난 대체로 다 괜찮을걸?”

“………….”

더는 반격할 방법이 없었다. 내가 입을 꾹 다물고 있자 샤워 가운의 매듭을 살짝 느슨하게 풀어낸 서연희가 방으로 걸어간다. 외출복으로 갈아입으려는 듯했고, 그러다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내게 말한다.

“난 평소에 나는 향이 제일 좋은데. 너 체향이랑 비누 향이랑 은은하게 섞여서 나는 거.”

“……참고할게요.”

“응? 그러면 인정하는 거야? 나랑 데이트한다고 오래 씻은 거. 뭔지는 몰라도…… 되게 기대 많이 하고 있나 봐?”

……더는 못 참겠다. 재잘거리는 말투가 무척 약이 올라 나는 대뜸 답했다.

“네, 맞아요. 아니면 차라리 밖에 안 나가고, 집에 있는 건 어때요?”

“……어?”

당황한 듯한 목소리. 서연희를 향해 성큼 걸으며 나는 말을 이었다.

“밤까지 꼭 붙어 있을 거니까, 집에서 저녁 먹으면서 꼭 붙어 있고, 밥 다 먹고 나서도 꼭 붙어 있고, 전 그러고 싶은데. 제 선택에 달렸다고 했죠?”

“아…… 그게…… 생각해 보니까 오늘은 달도 안 뜨는 날이고, 오늘 말고 조금 더 있다가…… 나 옷 입고 올게.”

우물쭈물하던 서연희가 변명을 주워섬기고선 잽싸게 방에 들어가 버렸다. 저 사람 은근히 결정적인 순간에는 부끄러워한단 말이지…….

그리고 함께 집을 나서 오후 아홉 시에 가까워진 시각. 둘 다 외견을 바꾼 상태로 술과 곁들인 식사를 이어 나가다 서연희가 내게 물었다.

“한태강한테 연락은 안 왔어?”

“……네.”

이제 정말로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남이섬에서 마주친 다음부터 한태강과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다. 파혼과 관련해서 연락이 온 적도 없고.

“다음 주 주말 전에 제가 연락해보려고요. 더 미룰 수는 없으니까.”

“그래…….”

그러자 서연희가 유리잔에 담긴 와인을 한 모금 마신다. 그리고, 뭔가를 떠올리는 듯한 표정으로 입을 뗐다.

“내가 이런 말 하는 거 무례한 건 아는데…… 너한테 부탁 하나만 해도 되려나?”

“뭔데요?”

“파혼할 때 세라 만나면, 평범하게 대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너무 미안해하지 말고, 앞으로 너 잘해나갈 거라고 그 애한테 말해주는 것처럼, 그렇게.”

“그렇게 해야 세라도 안 불편할 테니까요?”

나는 그런 뜻으로 이해했다.

쩔쩔매는 모습을 보이는 게 오히려 실례라고. 세라는 그걸 원하지 않을 테니까. 의연하게 행동하는 게 내가 그나마 지킬 수 있는 예의라고.

하지만 그녀가 답한다.

“네가 이해한 거랑 내 의도가 완전히 같지는 않을 거야.”

“세라가 제가 잘 되길 바라고 있으니까, 그런 모습 보여주는 게 맞는 거라고, 그 뜻 아니에요?”

“맞아, 큰 틀에서는 차이 없어. 근데 세라 걔…… 도진이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착하고 좋은 애거든.”

서연희는 거기까지만 말하고 다른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 명확하게 헤아릴 수는 없는 말. 그래도 하나는 알겠다.

“전에 성격은 잘 안 맞는다더니 세라 엄청 좋아하시네요.”

“응, 네가 믿을지는 모르겠는데 세아랑 비슷하게 아껴. 공동 2등이겠네. 도진이 네가 1등이고, 해빈이가 3등. 넌 세아가 1등이지?”

“네, 맞아요.”

또렷한 어조로 답하자 서연희가 싱긋 웃는다.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 나랑 있다고 거짓말했으면 조금 속상했을걸?”

“예의가 아니잖아요. 2등한테.”

적절한 대답이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서연희는 무척 기뻐하며 맑게 웃었고, 저녁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내 팔에 팔짱을 끼며 자그맣게 말했다.

“집에 갈 때까지만 이렇게 꼭 붙어 있고 싶은데.”

“집에 가서는요?”

“음…… 오늘은 달 안 뜨는 날이잖아.”

“아까부터 물어보고 싶었는데, 그거 무슨 핑계예요?”

그거랑 이거랑 무슨 상관인데.

하지만 서연희가 장난스럽게 답한다.

“핑계 아닌데? 나 만월 때가 제일 이쁘거든.”

“그래요?”

전혀 몰랐던 거긴 한데, 그러고 보니 만월에 서연희의 본모습을 본 적은 없었지.

“응. 너 깜짝 놀랄걸?”

“기대하고 있을게요.”

진심을 전한 말.

서연희가 해사하게 웃는다.

***

그로부터 며칠이 지나 맞이한 8월 12일, 목요일 오후 네 시 무렵.

마력 속성 연구를 명목으로 유해빈과 만난 나는 실험을 마치고 연구소를 나오며 물었다.

“고생했는데 밥 한 끼 같이 먹어야지. 시간 괜찮냐?”

“저요? 교수님 지금 저한테 물으신 거예요?”

“여기 너랑 나 말고 누가 있는데.”

눈을 휘둥그레 뜨며 반문하는 유해빈에게 답하자 애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아니, 그렇긴 한데요…… 저 남는 게 시간인 거 모르세요?”

“그 정도야?”

“그 정도죠. 방학 동안 밖에 나가서 논 거 딱 한 번인데요.”

“한 번이면…….”

“맞아요. 남이섬 가서 하루 놀고 온 거. 그때밖에 없어요.”

뾰로통한 목소리로 유해빈이 원망스럽게 답한다.

“아니, 시간도 많은데 좀 나가서 놀지 그랬어.”

“…….”

“그으…… 아니다, 미안하다.”

원망스러워하는 눈초리가 나를 올려다보길래 서둘러 사과했다.

내가 미안해할 일인가 싶지만, 적어도 유해빈 본인은 그렇게 여기는 것 같아서. 기왕 말이 나왔으니 쌓인 불만을 모두 토해내겠다는 것처럼 투덜거리는 말이 계속 이어졌다.

“저 방학 진짜 기대했는데……. 단합회 같은 것도 갈 줄 알았단 말이에요.”

“단합회?”

“네. 보스랑 저랑 교수님이랑.”

“아…….”

무슨 말인가 했더니 그쪽 얘기였네.

테러조직이 단합회가 어딨어.

하지만 그렇게 답하면 애가 더 토라질 것 같아서 나는 힘주어 일렀다.

“너 먹고 싶은 거 말해. 가격 신경 쓰지 말고 원하는 거 있으면 다 사준다.”

“음…… 그러면…… 회?”

“회? 오케이, 좋아. 잠깐 기다려봐. 일식집 어디 괜찮은 데 있나 좀 보고-”

“아니, 일식집 이런 거 말고요. 그으, 음, 그러니까 제 말은…….”

뜸을 들이던 유해빈이 주저하는 듯하면서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말했다.

“여름인데 바다도 좀 보면서, 근데 바다 보려면 차 타고 가야 하니까, 기분 전환도 할 겸 드라이브도 좀 하고…… 바닷가에서 회 먹고, 그러고 서울 복귀하면…… 그러면 아주 좋은 여름방학의 추억이 될 것 같은데…… 가능?”

“가능.”

“……진짜?”

“진짜.”

“보스는요?”

“너랑 저녁 먹고 들어온다고 말해놨지.”

“음…… 바닷가 가는 줄은 모르실 거 아니에요.”

“애초에 너 맛있는 거 먹이고, 바람 좀 쐬게 드라이브도 시켜주고 오라고 듣고 왔는데?”

“앗…….”

본인이 원하는 그대로 됐는데도 유해빈은 상당히 복잡한 표정이었다. 고개를 갸웃하며 뭔가 몇 마디 중얼거리더니, 이내 결심했다는 듯이 답한다.

“좋아요. 보스가 자비를 베풀어주셨는데 이건 가야지. ……같이 떠납시다, 저 멀리 바다로.”

검지로 먼 곳을 척 가리키는 동작도, 연극 어조로 한 말도 웃음이 나왔다. 안쓰러우면서도 귀엽게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바로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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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식 질문 (1/1)

-질문 내용: 마도 명문 심가의 구성원이 세간에 알릴 수 없는 목적으로 타인에게 위해를 가할 시기

-답변: 미정(未定)

-추가정보: 추후 답변이 변동될 수 있으며 특정 가능한 시기에 질문자 이도진에게 고지

-주관식 질문의 추가정보를 전달합니다.

: 8월 12일 오후 11시 28분 09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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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심이수에게 메시지가 왔다.

-심이수: 선배 좀 갑작스러운데 ㅋㅋ

-심이수: 혹시 오늘 밤에 시간 되나?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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