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화. Chapter 48. 마왕 (3)
홀로그램이 나타나기 전까지 토끼 가면은 이도진 쪽의 상황을 전혀 몰랐다. 모르고서, 그런데도 산을 오르고 있었다.
의도한 게 아니다. 그저 자연스레 발이 움직여서.
‘무슨 일 있나?’
대기하라고 해놓곤 아무 소식이 없다. 어떻게 됐냐고 물어도 묵묵부답. 통신 마법은 작동하고 전투의 소음도 들리지 않으니 신변에 위험이 닥친 건 아니겠지만, 아무래도 걱정이 된다.
명령 불복종, 말썽, 방해, 그런 단어들이 떠올라도 어쩔 수 없다. 걱정되는 마음이 너무 컸으니까.
‘한두 번도 아니고.’
자랑은 아니지만 그랬다. 여태 그의 말을 듣지 않고 멋대로 행동한 적이 많았다. 그러지 말걸, 말을 들을걸, 반성하고 앞으로 달라지자고 다짐하면서도 같은 잘못을 반복하곤 했다.
그가 염두에 둔 그림이 뭔지 알아챌 만큼 자신이 똑똑하고 생각이 깊지 않아서.
그가 제대로 일러주지 않아서.
지금처럼, 그럭저럭 그의 뜻을 알고 있을 때조차도.
한 걸음씩 걸으며 토끼 가면은 문득 생각했다. 자신은 어쩌면 이도진이라는 사람의 속을 썩이고 고생시키기 위해 탄생한 존재가 아닐까? 그게 아니면 도저히 설명이 안 되는데.
‘진짜 그럴지도 몰라.’
유치한 가설이지만 은근히 설득력이 있다. 자조, 낙담, 반성. 그러나 마음 깊숙한 곳에선 은밀한 기쁨. 그녀는 조용히 발길을 이어나갔다.
계속 긴장해 서 있었더니 어깨가 결린다. 그래서 정말 의도치 않게, 손이 무의식적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다음 순간.
“······.”
토끼 가면은 시선을 내리깔았다. 죽은 듯이 멈춰낸, 치가 떨리게 뻔뻔한 오른손이 보인다. 멍청하게도 긴장이 풀린 걸까. 하지 않기로 정한, 절대 해선 안 되는 일을 할 뻔했다.
아무리 목이 타도 소중한 사람을 찔러 나온 피를 마실 수는 없으니까.
지금 하려던 행동은 그것과 거의 같다. 적어도 그녀 자신에게는.
“후우······.”
아쉬움과 자기혐오와 그리움이 담긴 한숨.
그때 메시지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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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더 이블> 13권의 세 번째 서브 퀘스트를 전달합니다.
-클리어 조건: 지금 즉시, ‘전능한’ 이도진에게 달려가 그를 지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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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아아아앙-!
토끼 가면은 있는 힘껏 땅을 박찼다. 홀로그램이 이어서 적어낸 문장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보상이 어쩌고 그런 건 관심 없다. 그딴 걸 살필 겨를조차 없었다.
혹시 방해하는 게 아닐까. 뭣도 모르고 끼어들었다가 일을 망쳐버리는 게 아닐까. 오히려 그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을까. 그런 염려도 하지 않았다.
저기 보이니까.
데보라 디아스, 바히드 나세르, 원가륜. 셋이 이도진을 겁박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그들이 아니라······.
‘마왕?’
눈으로 보고 귀로 들어 내린 판단이 아니다. 토끼 가면은 자신의 변화를 감지했다. 마력과 신체의 감각이 예리해진다. 본능처럼 저들의 정체를 깨닫고, 맞서 싸울 힘이 샘솟는다.
휘오오오오······!
전신의 마력을 찬란히 떨쳐낸 토끼 가면은 이도진 앞에 멈춰 섰다. 그를 위협하는 세 마왕을 가로막듯이.
서브 퀘스트 따위와는 무관하다. 그게 아니었더라도 똑같이 행동했을 거다. 그를 지키지 않으면, 그러면 자신이 여기에 있는 이유가 없으니까.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그녀는 이도진에게 물었다.
<어떻게 된 거죠?>
<대균열을 일으킨 자들. 마왕에게 영혼을 지배당했고, 내 정체를 알고 싶어 해. 누엔, 모시즈, 티엘사.>
<뭘 원해요?>
이도진이 재차 답한다. 가면을 벗길 원치 않으며, 적대 관계를 만들지 않고 본래 계획을 진행하려 한다고.
그리곤 그녀의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협력하겠다는 뜻은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가면을 벗어 달라는 요구에는 따를 수 없어. 그 점을 이해해주겠나?”
적들이 답하지 않는다. 다만 흥미 어린 눈길로 두 사람을 본다. 그 찰나에 경계심이 비쳤다 빠르게 사라진 걸 그녀는 예리하게 간파했다. 이도진도 안 걸까. 방금보다 더 강경하게 선언한다.
“당신들 손에 달려 있으니 선택해라. 우리의 조력을 얻든지, 아예 모든 걸 무산시키든지. 어느 쪽이든 이 가면을 타의로 벗을 수는 없다. 설령 마왕이 원할지라도.”
인간이 마왕에게 하기엔 너무 겁 없는 말이나 어조가 당당했고, 협박처럼 들리지도 않았다. 당연한 걸 얘기하듯 침착하기만 했다.
······.
짧은 침묵. 그리고 모시즈와 티엘사가 움직였다.
화르륵, 피유우웅-!
그들의 손짓에 피어난 마기가 날았다. 하나는 이도진, 다른 하나는 토끼 가면에게. 힘의 총량은 크지 않았으나 순도만은 아득히 높은 수준이다. 일반적인 방식으로 쳐낼 순 없겠지. 두 사람은 각자 손을 떨쳤다.
퍼엉!
이도진이 먼저 마기를 튕겨 냈다. 잠시 멀어졌던 검은빛이 부드럽게 움직이며 다시 그에게 날아들려 한다.
스아악!
그가 마기를 베어 갈랐다. 철퍼덕. 땅에 내동댕이쳐진 빛이 모래처럼 흩어진다. 거기 닿은 흙이 거무죽죽하게 물들었고, 마기는 결국 완전히 소멸했다. 그리고 토끼 가면은······.
‘뭐지?’
그녀가 맞받아친 티엘사의 마기는 모시즈의 것과 성질이 확연히 달랐다.
적을 공격하거나 가두기 위한 게 아니다. 탐색이라고 표현하는 게 옳겠지.
터억.
사뿐히 아른대던 빛이 토끼 가면의 손에 잡혔다. 그 직후, 청아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내재해있던 티엘사의 의사.
-넌 누구니?
파아아!
질문에 답하지 않고 토끼 가면은 마기를 산산이 으스러뜨렸다. 그러면서 들리지 않게, 자신에게 다짐하듯 일렀다.
‘너희의 적.’
인간의 영웅.
악마의 대적자.
세상을 수호하기 위해 태어난 양대 축 중에 하나.
그녀는 자신이 그러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래도.
비록 인간은 아니지만.
애초부터 목적을 지니고 태어난 생명이지만······.
“이제 시험은 끝났나?”
토끼 가면은 곁을 바라봤다. 그녀를 지키듯이 선 이도진이 세 마왕을 응시하고 있다.
그런 그의 모습을 소중히 새기며, 그녀는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자신의 권리를 다시 한번 되뇌었다.
‘좋아해.’
자신이 어떤 존재이든.
그가 어떤 존재이든.
두 사람이 어떤 관계이든.
그래도 사랑할 수는 있다.
***
띡, 띠리릭.
도어락을 열고 현관에 들어서는데 갑자기 달음박질 소리가 들렸다. 뭐지? 고개를 갸웃한 나는 세아 방을 노크했다.
“나 왔어.”
“응.”
방문은 안 열고 문 안쪽에서 짤막한 대답만 한다.
얘가 또 왜 이러지? 늦게 와서 심술 났나? 얼추 신빙성이 높은 추측을 떠올리며 조심스레 물었다.
“밥은 먹었고?”
“먹었어. 오빠는?”
“나도 먹고 왔지.”
내 가면을 벗기는 건 단념한 마왕들이 균열 너머 세상으로 돌아가고, 자신이 조종당하고 있는 걸 모르는 세 영웅이 정신을 차리고, 나와 윤의성의 주도하에 계획을 더 의논하고, 토끼 가면과 대화도 이래저래 하고, 서연희를 만나서 보고하려니 너무 늦은 시각이라 서울로 복귀했다.
저녁이라기엔 양이 모자라지만 토끼 본인이 만든 음식이라고 가져온 걸 걔랑 둘이 나눠 먹기는 했다.
맛은 살짝 미묘했다. 요리 솜씨는 부족한데, 오래 만들다 보니 강제로 실력이 올라간 느낌이랄까. 걔한테는 이런 말 입도 뻥끗 안 하고 맛있다고 했지만.
어쨌든 오후 열한 시를 넘긴 했어도 세아가 오빠 소리 하는 걸 보니 그렇게까지 기분 상한 건 아닌 듯하고, 그런데 왜 방에서 안 나오고 이러지? 나 들어오기 직전까지는 거실에 있었던 것 같은데. 방 안에서 부스럭거리는, 옷감 스치는 소리도 들리는 것 같고······.
그때 눈치를 챘다.
나는 무심결에 웃음을 띠면서 세아에게 물었다.
“맞다, 유리랑 옷은 잘 샀어?”
“응.”
“뭐 샀는데?”
“······.”
대답 없이 침묵. 얼마 지나지 않아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잦아들더니 달칵, 세아가 문을 열고 나섰다.
평소 집에서 잘 때 입는 잠옷 차림이다. 새 옷이라고는 흔적도 없고, 슬쩍 고개를 빼서 방 안에 옷이 널브러져 있는지 엿보려고 하니까······.
“어딜 봐.”
세아가 약하게 쥔 주먹이 내 가슴팍에 툭 닿았다. 나는 엄살을 피우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말했다.
“아야. 그렇다고 때리냐?”
“표정 이상하게 하면서 방 훔쳐보려고 하니까 그러지.”
아니, 말을 그렇게 하면 내가 무슨 나쁜 사람처럼 들리지 않나?
하지만 세아의 눈초리가 워낙 강경해서 뭐라 해명은 못 하고 나는 궁금한 것만 물었다.
“옷 뭐 샀어? 나도 보여주라.”
“싫어.”
“너, 어? 옷 산다고 삼십 만원이나 받아 가놓고서 야박하게 안 보여준다고? 그러고 보니까 남은 돈 어딨어. 빨리 반납해.”
“다 썼어.”
스리슬쩍 눈길을 피하는 걸 보니 거짓말이다. 꽤 남은 것 같은데. 하긴 말만 그렇게 한 거지 돌려받을 생각도 없긴 했고.
“진짜 안 보여줄 거야?”
“어차피 내일 보잖아. 다시 입기 귀찮단 말이야.”
이것도 거짓말이다.
귀찮아서가 아니라, 괜히 룩북처럼 보여주려니까 민망한 것 같다.
“알겠어. 내일 일찍 일어나고.”
적당히 넘어가기로 한 나는 내 방 쪽으로 향했다. 갈아입을 옷 챙겨서 샤워부터 하고, 서연희에게 통신으로라도 보고를 하려고.
한데 내가 방에 들어가려 하던 그때, 세아가 생각지도 못한 소식을 말해줬다.
“옷 사다가 그분······ 그 사람 만났어.”
“누구?”
“연희 이모.”
“진짜?”
세아가 뭔가 못마땅하다는 표정으로 계속 이어서 말한다.
“나랑 유리 옷 고르고 있는데 사주고 갔어. ······오빠 말 잘 들으라던데.”
“그래? 옷도 사주면서 말한 건데, 그럼 나 앞으로 기대 좀 해도 되나?”
“요새 잘 듣고 있잖아.”
도끼눈을 뜨며 세아가 반론한다. 애가 기분이 좀 안 좋아 보이는데. 더 말하면 괜히 내가 덮어쓸 것 같아서 나는 그쯤 해서 대화를 마무리했고, 그러다 하나 생각난 게 있어 마지막으로 세아를 불러세웠다.
“근데 이세아 씨.”
“왜?”
“연희 이모가 너 옷 사줬다면서.”
“응.”
“근데 어떻게 돈을 다 썼어?”
“······.”
세아의 동공이 일순간 흔들렸다. 그러다 겨우 변명거리를 생각해냈는지 말한다.
“돈 다 쓰고 나서 사준 거야.”
“너 옷 고르고 있었다며. 돈을 다 썼는데 사지도 않을 옷은 왜 고르고 있지?”
“············.”
상당히 긴 침묵.
안 되겠다 싶었는지 세아가 막무가내로 답했다.
“오빠는 지금 그게 중요해?”
“됐고, 돈 남은 거 빨리 내놔.”
뚜벅뚜벅 걸어간 나는 세아 쪽으로 손바닥을 펴 내밀며 요구했다. 우물쭈물하던 세아가 중얼거리듯 답한다.
“다 썼다니까······.”
그리곤 줄행랑.
방문이 콰앙 닫혔고, 웃음을 머금고 샤워를 마친 나는 내 방 침대에 누워 서연희에게 연락했다.
[집에 왔어?]
“세아 옷 사줬다면서요?”
[아, 세아가 말해줬어? 너랑 해빈이 줄 거 산다고 백화점 갔다가 만났는데.]
생글거리며 답한 서연희가 쇼핑백 몇 개를 내보인다.
“그게 다 뭐예요?”
[나중에 선물 줄 거니까 지금은 비밀. 아무튼, 어떻게 됐어? 자세히 듣고 싶은데.]
나는 그녀에게 답했다.
남은 배신자의 이름.
배신한 목적과 동기.
마왕들의 개입과 대치 상황.
대균열 계획을 속행하기로 한 것, 종전보다 구체화한 안건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렀다.
“토끼 걔요.”
[응, 토끼가 왜?]
이 말을 섣불리 해도 될까.
하지만 서연희도 알아야 할 일이다. 내가 추측한 걸 그녀도 알아야 해.
나는 망설이면서도 알렸다.
“마왕이랑 관련이 있는 존재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녀 덕분에 가면을 벗지 않고 끝날 수 있었지만.
오늘 겪은 일, 토끼의 대응, 마왕들의 반응까지.
그 모든 걸 종합하면······ 그런 결론을 내리는 게 타당했다.
***
현지 시각으로 10월 30일 토요일, 오전 열 시경.
미합중국 대통령, 에블린 그레이스의 눈앞에 두 개의 홀로그램이 떠올라 있었다.
자상한 인상의 중년 남성.
그 어떤 미사여구로도 온전히 표현하기 어려운, 너무나도 아름다운 여성.
‘온화한’ 모시즈.
‘우아한’ 티엘사.
균열 너머 세상을 지배하는 두 마왕이, 영웅 에블린 그레이스에게 이른다.
-우리에게 말해주지 않았잖니.
-그 애는 누구니?
그들이 묻는 건 팬텀의 이인자에 대한 정보가 아니다. 누엔이야 워낙 귀찮은 걸 싫어해 완벽히 돌아갔으나 이 둘은 다르다. 저들은 지금 그녀를 문책하고 있다.
팬텀의 토끼 가면.
소드 퀸과 몽상가의 합공마저 이겨냈다는 강자.
어째서 팬텀의 이인자에 대한 것만 알려주고 그녀는 언급하지 않았는지, 그걸 책하고 있는 거다.
에블린 그레이스는 침착하게, 정중한 어조로 답했다.
“명확히 확인된 바가 없으나 저들 조직의 핵심은 아닌 것으로 파악됩니다. 행보를 결정하는 건 팬텀의 보스와 당신들께서 만난 흰 가면의 사내, 그 둘입니다.”
그래서 굳이 말하지 않았다. 단순히 무력이 강할 뿐 결정권은 없고, 시시콜콜 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모시즈가 옅게 웃는다. 티엘사는 눈을 반짝인다.
그리고 두 마왕이 말했다.
-네가 우리를 속였다곤 생각지 않아. 다만 너조차도 잘못 알고 있어.
-그냥 강해? 그 애가? 하아······.
티엘사가 자아낸 한숨. 그녀가 의문처럼 말을 이었다.
-인간에게 이십 년이면 길긴 해. 그래도 너무 빠르지 않아?
모시즈에게 던진 질문. 그가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너희는 지나치게 해이해졌구나. 과거 우리와 대적했던 너희라면, 결코 그 아이를 몰라보진 않았을 텐데.
에블린 그레이스는 알았다. 두 마왕은 지금, 진심으로 안타까워하고 있다.
자신들과 싸운, 심지어 승리한 자들이, 고작해야 이십여 년 만에 이토록 허무하게 몰락하고 만 것을.
-우리가 왜 그 흰 가면 쓴 애를 혼내지 않고 물러났는지 알려줄까?
-혹여 짐작 가는 바가 있느냐.
티엘사와 모시즈의 질문.
에블린 그레이스는 알지 못하겠다고 답했고, 두 마왕이 마침내 진실을 일렀다.
-동물의 가면을 쓴 여아. 그 아이는, 진정으로 우리를 죽일 수 있는 존재더구나.
-균열을 열기 전에 한 번 더 살펴보려고 해. 히티인지, 블라셰인지, 아니면 다른 누구인지, 아직 모르겠거든.
그리고 통신이 꺼졌다.
홀로 남은 방 안. 책상에 앉은 에블린 그레이스는 시선을 돌렸다. 그녀의 입가에 짜증과 조소가 함께 깃들었다가, 곧바로 자취를 감춘다.
이미 패배한 쓰레기들의 한심한 투정을 들어주는 일은 언제나 지루하고 곤욕이어서.
“너희도 그렇게 생각하나?”
책상 한쪽에 놓인 자그마한 액자. 그걸 보며 혼잣말처럼 한 질문이었다.
액자에 담긴 사진을 에블린 그레이스는 가만히 바라봤다.
한 명의 남성과 한 명의 여성이 환하게 웃고 있다. 마치, 영원히 행복할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