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주신전 문명게임-1화 (1/296)

<-- 프롤로그 -->

적당한 일상.

날마다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강한 자극도, 사소한 해프닝도 없이, 그저 하루하루 물 흐르듯 순리에 순응한다.

일에 치여 사는 직장인들이 마음속으로는 '이놈의 회사 빨리 때려 쳐야지!' 하고 부르짖지만, 막상 회사를 나오면 아침에 정장을 입고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지하철로 몸을 싣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 지를, 사회의 구성원 중 하나가 되어 공헌한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뒤늦게 깨닫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하진성은 자신의 일상을 소중히 여기는 편이었다. 흔히 이 시기의 또래와 같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적당히 놀고 지내며 어른이 되는 길을 준비하는 과정. 그는 이런 시간을 인생에 둘도 없는 황금기라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는 죽음을 예감하고 있었다.

'……뭐야 이게?'

사인 같은 건 아무래도 모르겠지만, 그가 살던 이승과의 거리감.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어버린 듯한 불길하면서도 절대적인 예감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꿈을 꾸는 것은 또 아닌 것 같았다.

그때 조금씩이나마 몸뚱이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직 어디가 손이고 어디가 발인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눈꺼풀이 뭔지는 알겠다. 그가 천천히 눈을 떴다.

'……?'

천장도 없이 그저 한없이 새까만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누워있는 바닥은 하얀 대리석과 같았는데 딱딱하면서도 포근함이 느껴지는 감촉이었다.

'잠깐, 이 패턴대로라면?'

굳어있던 진성의 머리가 맹렬히 돌아가기 시작했다. 자신은 죽은 것 같은데 아직 생각이란 걸 할 수 있고, 몸을 움직일 수도 있다. 그리고 새로운 공간에 뚝 떨어졌다.

아아, 이것은 너무나 익숙한 흐름이었다! 비록 겪어보지 않은 일이라 하더라도 어디서 영화 좀 보고, 소설도 좀 읽어본 건전한 소년 소녀의 과정을 거쳤다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그러한 흐름! 이것을 우리는 '클리셰'라고 부른다.

그리고 클리셰에 의거하여, 이제는 응당 '여신'이 나와 줘야만 했다. 그리고 그녀는 '일어나세요, 용사여! 세상이 위험합니다!'라는 대사를 외치겠지.

진성은 기대와 설렘을 가득 안은 채 상체를 벌떡 일으켜 앞을 바라보았다.

"……으잉?"

분명 흑과 백으로 이루어진 낯선 공간이었음에도 진성은 소름끼치는 익숙함에 몸을 떨어야 했다. 바닥에 아무렇지도 않게 널려있는 옷가지들, 빈 과자 봉지와 찌그러진 맥주 캔, 먼지 쌓인 가구들과 접착력이 다해가는 테이프에 의존하여 덜렁거리는 서양 배우 화보, 꽉 차다 못해 터져버린 휴지통이 보였다.

그리고 그런 환경 속에서 헤어밴드로 머리를 뒤로 넘겨 묶고, 펑퍼짐한 분홍색 티와 짧은 반바지를 입은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허공에 떠있는 스크린을 보면서 낄낄거리며 감자 칩을 5초에 한 번씩 규칙적으로 입에다 넣고 으적으적 씹고 있었다.

"……."

진성은 할 말을 잃고 입을 벌린 채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아, 왔냐?"

그녀가 뒤늦게 진성을 발견하고는 말했다. 진성은 자신도 모르게 툭 내뱉고 말았다.

"……실연당했어요?"

"야! 초면에 못하는 말이 없어!"

그녀가 빼액 소리 질렀다.

"……댁은 누구시죠?"

"보면 모르겠냐? 여신님이시다! 엣헴."

그녀가 턱을 들어 올리며 뽐내듯 머리카락을 넘기려 했지만 머리를 묶었다는 사실을 깜빡 한 듯 공허한 헛손질만 나왔다.

진성이 허탈한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세상이 변하긴 변했다지만 제가 아는 여신님의 이미지와는 괴리감이 너무 심한데요."

"시끄러워, 짜식아! 얼른 와서 앉기나 해."

진성은 어깨를 으쓱하며 적당히 바닥에 놓여있는 의자로 향했다. 그때 그의 발밑으로 뭔가가 밟혀 미끄러졌다. 그녀가 으르렁거렸다.

"야, 조심해! 그거 가을 신상이란 말야!"

"……보통은 방바닥에 옷을 던져둔 사람 잘못 아닌가요."

라고 소심하게 중얼거린 진성은 옷가지들을 피해 살금살금 걸어가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잠시 아무 말도 않고 상념에 빠졌다. 여신에 대한 환상과 사후세계에 대한 판타지가 와장창 깨져나가서 정신을 좀 회복하고 싶었다.

잠시 후 진성이 말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여신님의 이름을 여쭤봐도 될까요?

"이시스야."

"네, 이시스님. 그럼 이제 전 뭘 해야 하죠?"

스크린에서 눈을 땐 그녀가 눈을 깜박거리며 진성을 바라보았다.

"……어라, 낯선 상황일 텐데 엄청 침착하네? 보통은 여긴 어디죠? 전 죽은 건가요? 내 가족들은요? 하면서 호들갑을 떨어야 할 때 아닌가?"

"낯설긴요."

진성이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요즘 남자애들은 이런 상황을 겪으면 일단 '내가 이세계 소환이라니!'를 큰 소리로 외친 다음 '내 히로인은 어딨지?' 하며 주위를 두리번거릴 놈들이라구요."

"……으엑, 뭐야 그게? 무서워."

"그럼 정석대로 갈게요. 여긴 어디죠? 분명 이승은 아닌 것 같은데……."

"맞아. 네가 살던 곳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야. 내가 불렀어."

그 말에 진성의 흐리멍덩한 눈이 다시 반짝 빛났다.

"오오! 그렇다는 건 이세계가 사악한 자들에 의해 위험에 빠져서 저 같은 지구에서 온 용사의 힘이 필요하다던가! 뭐 그런 거군요?"

"……전혀 아니거든. 그런 설정 좋아하는구나?"

진성은 민망함에 얼굴을 붉히며 슬쩍 시선을 돌렸다. 그녀가 킥킥 웃으며 말을 이었다.

"뭐, 그런 경우도 아주 가끔 있긴 한데. 너 같은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꼬마가 가봐야 무슨 도움이 되겠니?"

'……슬프지만 반박할 수 없어!'

이곳에 온 영향인지 기억이 흐릿했기에, 진성은 자신의 프로필을 간단히 떠올려보았다.

나이는 스물 넷, 남중 남고 공대를 나왔으며 현재는 잠시 휴학하고 원룸에 틀어박혀 아르바이트로 취미 생활을 위한 용돈을 벌고 있었다. 취미는 가상현실게임. 특기도 가상현실게임이다.

으음,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백수였다. 본인이 생각해도 정의의 용사 같은걸 할 만큼 대단한 위인은 아니었다.

"……그럼 무슨 일로 저를 부르신 거죠?"

"아아, 그게 말이지."

그녀가 손가락을 빙빙 돌리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리 신들 중에서 어떤 애가 근무 중에 졸아버렸거든?"

"……네?

"근데 걔가 자고 있는 동안 관리하던 세계가 난리가 나버렸거든? 결국 그 세계는 생명 하나 살지 못하는 곳이 되어 버렸거든?"

"얼마나 졸았길래 자기 세계가 파멸하는 걸 모를 수가 있어요?"

"한 800년쯤."

"……아하."

진성이 멍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스케일이 너무 크잖아, 이거.

"하여튼 세계 하나가 소거되는 바람에 우주의 균형을 다시 맞춰야 해서 지금 신들이 또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중이야."

"그것참 고생했겠네요."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야. 이 새로운 세계의 주신 자리를 놓고 신들끼리 다툼이 생겼어. 몇 만 년 만의 새로운 세계라 다들 눈에 불을 키고 벼르고 있거든. 물론 나도 그렇고! 그래서 우리의 오랜 규칙대로, '주신전'으로 정하기로 한 거야!"

진성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흠흠, 대충 익숙한 그림이네요. 그래서 전지전능한 신들끼리 싸우면 승부가 나지 않거나 너무 위험하니까, 신들의 대리인으로 저와 같은 인간이 선택된다는 말이군요?"

"으와, 기분 나쁠 정도로 잘 맞추네. 하여튼 그래."

"클리셰죠 뭐."

진성은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했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썩 내키지는 않았다. 신들의 유희에 인간이 어울려야 하는 것도 그렇고, 이미 만족하고 있던 일상을 깨야 하는 것도 그랬다. 집에 가서 플레이해야 할 가상현실게임은 아직도 많이 쌓여있었다.

"제게 거부권도 있나요?"

"물론 있지. 네가 원하면 기억을 지우고 원래 세계로 되돌려 보내 줄 거야. 영혼의 의사에 상관없이 강제하면 벌금 행이거든."

'고, 고작 벌금행인 겁니까!'

진성은 다시 검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고민에 빠졌다.

"어, 음. 솔직히 말씀 드리면 저는 그렇게 내키지는 않습니다만… 뭐 신들이 여는 거니까 엄청난 보상이 뒤따르긴 하겠지만 저는 지금 제 생활에 그럭저럭 만족하면서 살고 있거든요."

"후후, 정말이야? 우리가 할 주신전의 종목이……."

말을 잠시 멈춘 그녀의 입가에 짙은 미소가 드러났다.

"…네가 그렇게 좋아하던 게임, 카오스월드라고 해도?"

"……넷?"

진성이 벌떡 일어났다.

"그, 그러니까 제가 아는 그, 그게 맞아요?"

"응. 맞아."

가상현실게임 기업 (주)랜턴의 대표 히트작인 카오스월드(Chaos World).

그것은 근래에 흔히 보이던 캐릭터를 육성하는 RPG 형식의 게임과는 달랐다. 50인의 플레이어가 실시간으로 가상 세계에 접속해 각각 개성 넘치는 판타지 나라의 왕이 되어 자신의 나라를 키워나가게 된다. 그리고 타국의 왕들과 전쟁과 외교를 병행하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되며 최후의 1개국, 즉 통일 제국이 탄생할 때까지 대륙의 역사를 써내려 나가는 서바이벌 형식의 '국가 대전 게임'이다.

국가를 운영하는 스케일의 게임치고는 상당히 빠른 호흡과 전개,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과 놀라운 자유도 등으로 게이머들 사이에서 거대한 돌풍을 일으켰다. 2년 전에는 3차에 걸친 베타 테스트를 전 세계에 생중계하여 게이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사람들이 즐기는 축제로 발전시켰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그러나 인체 실험 의혹으로 인해 게임은 정식 오픈 서비스를 앞두고 폐기되었으며, 제작사인 랜턴 또한 공중 분해되어 흩어졌다.

직접 플레이 하지는 못했지만, 생중계를 지켜보며 정식 오픈까지 마음을 달랬던 게이머들은 허무한 결말에 상당히 아쉬워했다. 진성 또한 그들 중 한 사람이었다.

진성은 떨리는 가슴을 애써 억누르며 말했다.

"하하…… 전지전능한 신들께서 인간들이 만든 게임을 하겠다는 겁니까? 신들도 정말 어지간히 할 일 없나 보네요."

아차, 너무 긴장한 나머지 가시가 있는 말이 나와 버렸다. 진성이 사과하려는데, 그녀는 순수하게 눈을 동그랗게 뜨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할일 없어."

"…으잉?"

"이해는 해. 너희들 같은 필멸자가 보기에는 신들의 유희라는 게 못마땅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우리도 필사적이거든."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눈에는 조금 슬픈 기색이 감돌고 있었다.

"……필사적이라니요?"

"너희 필멸자들은 음식을 먹고 호흡을 하고 잠을 자면서 생명을 유지해나가잖아? 우리는 그런 생명 유지 현상이 필요 없어. 먹지 않아도 자지 않아도 '존재할 수밖에' 없지. 대신 우리도 한 가지 반드시 필요한 게 있어. 그게 바로 '유희'야. 찰나의 즐거움."

그녀는 그렇게 이야기하며 턱을 괴었다.

"……영겁의 삶이라는 건 생각보다 고통스러운 거야. 우리 신들은 샐 수도 없는 세월을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보다 더 많은 세월을 살아가야만 해. 조물주께서는 우리에게 세계를 만들고 우주의 균형을 유지하라는 사명을 맡기셨지만, 정작 우리에게 그 긴 세월 동안 존재하면서 느끼게 될 공허함과 외로움을 해소할 수단을 주시지는 않으셨거든."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고 한숨을 푹 쉬었다.

"우리는 끝없는 허무와 싸워야 했어. 그래서 어떻게든 찰나의 즐거움이라도 얻기 위해, 우리가 우주에 살아 존재한다는 조금의 실제함과 충족감이라도 얻기 위해. 인간처럼 행동하고, 인간과 같은 음식을 먹고, 인간이 만든 영화를 보고, 인간이 만든 게임을 하지."

"어… 음, 어려워서 잘 모르겠지만 어떤 느낌인지는 알 것 같기도 하네요."

그녀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필멸자에게 공감을 기대하지는 않아. 아까 말했던 그 신도 공허감을 이기지 못하고 세계를 끝까지 지켜봐야 의무를 저버린 채 다른 신들 몰래 동면에 들어간 거지. 그 결과로 한 세계가 멸망하고 만 거야."

"……그, 그렇군요."

신들의 유희는 시간 때울 겸 하는 장난이 아니라 그들의 공허함을 견디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었다. 진성은 필사적이라는 그녀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를 오해한 것 같아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이시스가 환하게 웃으며 손뼉을 짝! 쳤다.

"자! 우울한 이야기는 여기서 끝! 그래서, 할 거야? 말 거야?"

"저, 저기…… 몇 가지만 물어볼게요."

"응. 뭐든 물어 봐."

"카오스월드는 원작처럼 가상현실에서 진행되는 건가요?

"에이, 설마! 명색이 주신전인데 그렇게 스케일이 작겠니? 카오스월드의 시스템과 세계관을 바탕으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할 거야. 그리고 너희 인간들이 익숙하도록 그 세계의 율법과 규칙은 카오스월드의 시스템으로 대체되겠지. 너희가 게임에서 쓰던 지휘관 창도, 플레이어간 통신 시스템도 그대로 유지 돼. 큰 차이는 없을 거야."

진성은 가슴이 두근거리다 못해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얼마나 기다려왔던가, 베타 테스트 영상을 몇 번이나 돌려 봤던가, TV로만 봐야 했던 그것이 실제 세상에 구현된다니!

"아, 그러면 카오스월드에서의 죽음은 저의 완전한 죽음을 뜻하는 건가요?"

"후후! 만화를 너무 많이 본 거 아니니? 우리가 그렇게 인정사정없는 줄 알아? 카오스월드에서 죽으면 기억을 날려버린 채 네가 살던 곳으로 되돌려 보내준다. 그것이 룰이야. 원래 넌 그 세계에 있어서는 안 되는 존재니까."

진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최후까지 살아남은 1인은 소원을 하나 들어주고, 새로운 세계의 '조율자' 자격을 얻게 돼. 물론, 조율자 자격은 네가 거절할 수도 있어."

진성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조율자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별로 관심은 없었다. 만약 우승한다면 소원만 빌고 조율자 자격은 거절할 생각이었다.

"어때?"

"……솔직히 조건이 너무 좋아서 의아하기까지 할 지경인데요. 뭔가 리스크 같은 건 없나요?"

"흐으음, 리스크라고 하긴 뭣하지만……."

그녀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네가 순수하게 게이머로서 게임을 하고 싶다는 마음에 주신전에 참여한다면 아마 견디기 힘들지도 몰라."

"……네?"

"너희의 게임을 본떠서 창조한 세계라고는 하나, 그것 또한 가상이 아닌 실재하는 것. 원래 주신전은 조율자가 될 만한 자격을 갖춘 인간을 뽑는 의식이기도 해. 앞으로 너는 인간들을 다스리는 왕이자 지도자로서 리더쉽과 힘, 지혜와 용기등의 자질들을 시험 받게 될 거야. 수많은 시련을 겪게 될 거고, 그릇이 작다면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버텨내기 벅찰지도 모르지. 어때? 넌 그 중압감을 견뎌낼 각오가 되어 있어?"

그녀의 푸른 눈동자가 이채를 발했다. 척추를 타고 흐르는 은은한 긴장감에 진성은 침을 꿀꺽 삼켰다.

"……뭐, 제가 왕이 되어본 것도 아니고 그런 시련이라는 것도 뭔지, 각오를 하라고 해도 잘 모르겠지만요."

이미 가슴에 잔뜩 불을 질러놓고는, 시련이라던가 중압감 같은 말들을 들먹여봐야 무슨 망설임이 있겠는가. 진성은 결심을 굳히고는 말했다.

"왕이든 뭐든, 세계에 속한 한 명의 인간으로서 최선을 다해 힘껏 살아갈 각오는 되어 있습니다."

결심했다. 이제, 일상을 깰 때가 왔다.

그녀의 몸이 팟! 하고 사라지더니 진성의 앞으로 불쑥 나타났다. 그리고는 손을 내밀며 말했다.

"날 주신으로 만들어 줄래? 하진성."

그녀가 싱긋 웃으며 물었다. 처음으로 보는 제대로 된 여신다운 모습이었다. 진성도 마주 웃어주며 그녀의 손을 맞잡았다.

"힘껏 해보겠습니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이번 77페스티벌에 참여해봅니다!

세계관은 제 전작인 '왕들의게임'과 부분 동일하며, 후속작은 아닙니다. 주인공도 장르도 바뀌었네요. 전작을 모르셔도 이번 작품을 즐기시는데에는 전혀 무방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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