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게 늘어진 그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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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마틴 워커
소속 : 어비스 마피아
직위 : 마피아 보스
종족 : 인간
무력등급 : (B+)*
통솔등급 : (B)
지략등급 : (C)
정치등급 : (C)
B+급 무력형 클래스 입니다.
고유능력 : 대부
오랜 시간 동안 범죄 조직의 우두머리로서 숱한 죽음의 위기를 뛰어넘어온 그의 절대적인 카리스마와 위압감은 사실상 재능의 영역을 뛰어넘어 이능의 영역으로 도약했습니다. 마틴을 상대하는 모든 적에게 일시적인 능력치 감소 디버프를 부여합니다. 마틴과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지면 효과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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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뭐, 뭐야? 이 미친 스탯은! 게다가 B+급 무력형 영웅이라고?'
심지어 같은 무력형 클래스인 베아트리체보다 더 높은 등급이었다. B+급은 대륙을 통틀어도 초반에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 최상위급 영웅이다. 어비스 같은 소국에 이 정도의 괴물이 있었다니!
하지만 로드는 결코 호재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국가 정보창에 나와있는 가신 현황에는 마틴 워커라는 이름은 없었기 때문이다.
가신 현황에는 왕의 세력이거나 왕이 컨트롤 할 수 있는 영웅들이 나타난다. 연구소장 하버트의 이름 또한 처음에는 없었지만, 로드가 그를 기술 고문으로 영입한 후에야 가신 현황에 새롭게 추가된 것처럼 말이다.
즉 저 '마틴 워커'는 로드가 컨트롤 할 수 있는 영웅이 아니라고 봐도 무방했다. 아마도 어비스의 강력한 토착 세력 중 하나인 듯 했다.
저벅, 저벅, 저벅.
그의 걸음걸이가 점점 가까워졌다. 지독한 위압감에 로드는 침을 꿀꺽 삼켰다. 지금은 베아트리체도 없다. 여기서 그가 대뜸 칼부림이라도 부렸다간 끝장이라는 생각에 정신이 아찔해졌다.
"폐하."
마틴이 목례를 했다. 마치 거대한 곰이 눈 앞에서 몸을 숙이는 것처럼 느껴졌다.
"오, 오랜만입니다. 그……."
로드의 시선이 잠시 이브에게 머물렀다. 이브는 다급히 입 모양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숙.부.님?'
"…마, 마틴 숙부님."
"그렇군요. 한 달 만인가요? 오랜만이면 오랜만이겠군요."
휴우. 로드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일단은 무사히 넘어간 듯 했다.
"……그런데 숙부님이 여긴 어쩐 일로?"
"푸흐흐. 그냥 지나가다 들리는 길입니다."
그럴 리가 있나.
저 낮게 깔린 웃음소리부터가 음침한 의도가 담겨있는 것처럼 들렸다. 마틴이 잠시 창밖을 내다보며 여유를 가진 다음 물었다.
"폐하. 오늘 오후에 대외비로 테라 광산에 다녀오셨다고 들었습니다."
부드러운 어조였지만 로드는 바늘로 몸을 쿡쿡 찌르는 듯한 압박감을 받았다.
"……하하. 갑자기 생각이 나서요. 바람도 쐬는 겸사 겸사 한번 다녀와 봤습니다."
"흠, 평소에는 동굴 근처에 가는 것도 더럽다며 꺼리지 않으셨습니까?"
"제가 좀 기분파라서요."
그가 시가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그 느릿하지만 절제된 일련의 동작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자연스러웠다.
"……그것도 그렇고, 이번에 하버트 연구소장을 왕실에 데려오신다고요?"
"네. 이야기를 해보니 제법 유능한 친구인 같아서요."
"그렇군요. 어비스의 과학자와는 한마디도 섞기 싫어하시는 분께서 갑자기 측근으로 앉힌다기에, 조금 놀랐습니다."
후우우. 마틴이 시가 연기를 천천히 뿜어냈다.
로드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대체 저 남자가 뭐길래 왕실 일에 이렇게까지 왈가왈부를 하는 건가?
"달라지셨군요."
마틴이 문득 말했다.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말입니다."
"……!"
로드는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기분을 느꼈다. 하마터면 태연한 연기가 무너질 뻔 했다.
"하하하! 그, 그런가요? 저는 잘 모르겠는데요."
마틴은 말없이 느긋하게 시가 연기를 들이마셨다. 그리고는 코로 연기를 내뿜으며 시가를 창 밖으로 던졌다. 그와 동시에 소매 밑으로 단검 하나가 쑥 나타나더니 그 팔이 대뜸 휘둘러졌다. 후우웅! 단검이 쏜살같은 속도로 로드를 향해 날아왔다.
'…헉!'
로드는 너무 놀라서 앉은 자세 그대로 굳어져버렸다.
단검이 그의 코앞까지 날아온 순간, 갑자기 슬로우 모션처럼 시간이 느려지는 듯한 착각이 일며 몸이 부웅! 떠오르는 부양감이 느껴졌다.
이내 로드의 몸은 열려있는 집무실 문 밖으로 내팽개쳐졌고 로드가 있던 자리에는 베아트리체가 앉아있었다. 그녀가 본인의 단검을 꺼내 마틴이 날린 단검을 쳐냈다.
티잉! 마틴의 단검이 날아가 벽에 박혔다.
"……허억!"
로드는 떨리는 숨을 내뱉으며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정말로 죽는 줄 알았다.
마틴이 끌끌거리는 웃음 소리를 냈다.
"맞출 생각은 없었는데 과한 반응이군. 날 민망하게 만드는 구나, 꼬마야."
베아트리체가 험악한 표정으로 마틴을 노려보았다.
"……저는 폐하의 그림자. 주인을 지켜내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푸흐흐! 이제는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느냐, 많이 컸구나. 반응을 보고 싶어 장난 좀 쳐본 것이니 너무 예민하게 굴지 말거라."
그렇게 말하며, 마틴이 등을 돌려 로드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무례를 사과 드립니다, 폐하. 순간 폐하와 다른 사람이 아닐까 생각하여 시험해본 것입니다만, 역시 폐하가 맞는 것 같군요."
'이 개자식이……!'
우드득! 로드는 저도 모르게 이를 갈았다. 연기고 뭐고 화가 급격히 치밀어 올랐다.
"……사실 당신이 누구든 상관없습니다."
저벅, 저벅. 마틴이 느린 걸음걸이로 집무실에서 걸어 나와 로드를 지나쳐가며 말했다.
"부디 눈밖에 나는 일은 하지 말아 주시길."
마틴은 그 한마디만 남기고 왕궁 복도를 걸어나갔다. 복도에 있는 왕궁 경비들 누구도 그를 저지하지 못했다.
"폐, 폐하! 괜찮으세요?"
이브가 허겁지겁 다가와 물었다.
"난 괜찮아."
로드가 멀어져 가는 마틴의 등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야 마지막 한 조각 퍼즐까지 모두 맞춰졌다.
이브가 로드의 파격 인사인 하퍼트의 영입을 '그 사람'이 싫어할 것이다라고 평한 것. 비정상적으로 언더하임의 병력과 왕궁 경비가 적은 것. 상업지구에서 빨간 머리 소녀가 허수아비 왕실이라고 칭한 것. 대륙 최고의 광물 테라를 채굴할 수 있음에도 재정 상황이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 모든 나침반의 바늘이 하나의 진실을 가리키고 있었다.
'로드 폴렌티아'는 그저 왕의 자리에 앉아있을 뿐, 진정한 어비스의 통치자가 아니었다. 실질적인 이 나라의 지배자는 저 마틴이었으며, 로드는 꼭두각시로 앉아있을 뿐이었다.
'……그렇단 말이지.'
로드의 눈빛이 스산하게 빛났다.
*
"흥."
이 모습들을 끝까지 지켜보고 있던 유니벨이 쓰러져 있는 로드를 향해 차가운 시선을 던졌다.
"꼴좋다. 갑자기 안 하던 짓거리 하더니."
"……."
"유니벨, 그만."
이브가 타이르듯 말했다. 하지만 로드를 노려보고 있는 그녀는 시선을 거둘 생각이 조금도 없어 보였다.
"마틴 아저씨의 말대로야. 이제 와서 괜히 우리를 위하는 척, 속죄하는 척 위선 떨지 말란 말야. 당신은 그럴 구실도, 힘도 없으니까."
그렇게 말하는 유니벨의 진홍빛 눈동자가 타오르듯 이채를 발했다.
로드는 화가 나긴커녕, 죄에 몸이 짓눌리는 기분이었다. 애초에 로드는 그렇게 섬세한 성격이 아니었다. 평상시 같았으면 '내가 한 짓이 아니니까.'하고 넘어갔겠지만 이상하게도 지금은 그런 게 잘 되지 않았다.
로드가 침묵을 지키자 그녀는 등을 돌렸다.
"충고하나 할까? 살고 싶으면 그냥 왕궁에 처박혀서 쥐 죽은 듯이 지내. 그게 너 자신이나, 이 나라를 위하는 길이니까."
"……유니."
밖으로 나가려던 유니벨이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베아트리체가 음산한 기운을 흩뿌리며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사과해."
"뭐?"
"……주인님께 사과해."
"싫은데."
유니벨이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아? 덤으로 말하는 건데, 너 여전히 마틴 아저씨 앞에선 꼼짝 못하더라?"
베아트리체의 청자색 눈동자가 서슬 퍼런 빛을 뿜었다.
"그럼 죽어."
슈슉! 누가 말릴 새도 없이 베아트리체가 단검을 꼬나 쥐고 달려들었다. 번개처럼 휘둘러진 그녀의 단검이 유니벨의 목덜미에 박히려는 순간, 간발의 차로 유니벨의 손에 붉은 막대가 나타났다. 카가각! 단검이 막대에 긁혀 올라가며 거친 소리를 냈다.
"재밌네."
유니벨이 웃었다.
"……!"
베아트리체의 눈이 부릅떠졌다. 어느새 유니벨의 발이 눈앞까지 날아와 있었던 것이다.
후우웅!
베아트리체는 다급히 머리를 젖혔다. 그녀의 눈 위로 유니벨의 다리가 소름 끼치는 파공음을 내며 지나갔다.
유니벨은 발차기의 반동을 이용해 몸을 빙글 회전시키며 왼손을 움직였다. 붉은 빛이 한번 번쩍이는 듯 하더니 그녀의 손가락 사이로 분필과 같은 형태의 붉은 막대들이 나타났다.
그 모습을 포착한 로드의 눈이 번쩍 뜨였다.
'……마법?'
슈슈슛! 붉은 섬광이 일직선으로 날아왔고 빠르게 상체를 일으킨 베아트리체가 단검을 역수로 잡아 위 아래로 그었다.
쩌저적! 쇄도하던 붉은 막대들이 정확히 반으로 갈라져 흩어졌다. 잔해가 바닥에 닿기도 전에 두 소녀가 동시에 달려들어 서로의 머리를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투콰악!
서로의 다리가 엑스 자로 교차해 부딪치며 맹렬한 충격파가 일어났다. 로드가 큭! 하는 신음을 뱉으며 팔을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서류들이 허공으로 비산했으며 책장의 책들이 충격으로 우르르 떨어져 내렸다.
"둘 다 그만해요!"
이브가 외쳤다. 하지만 그녀들은 이미 완전히 전투에 몰입해 버렸는지 그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듯 했다.
챙! 챙! 챙! 콰앙!
혜성을 연상케 하는 시뻘건 붉은 꼬리와, 단검의 예리한 은빛 궤적이 허공에서 치열하게 맞부딪쳤다. 조금의 양보도 없는 육탄전이었다. 싸움을 지켜보는 로드의 동공이 놀라움으로 커졌다.
'대체 뭐야. 저 꼬마는? 베아트리체와 호각이라니?'
유니벨이 후방으로 짧게 뛰어오르며 왼팔을 휘둘렀다. 파파파팟! 네 개의 파스텔이 허공을 붉게 칠하며 베아트리체에게 쇄도했다.
베아트리체의 반응 또한 신속했다. 단검을 쥔 오른손이 순간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빠르게 움직였다. 로드의 눈에는 그저 단검을 위로 긋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 동작만으로 서로 다른 방향에서 날아오던 막대들이 모조리 반으로 갈라져 바닥에 뒹굴었다.
"싸움 중에 무슨 생각하는 거야!"
유니벨이 소리쳤다.
아까 그 공격이 전부가 아니었다. 유니벨의 반대쪽 손으로부터 시간차로 날아온 붉은 막대들이 베아트리체의 어깨와 복부, 다리에 박혔다.
그녀의 몸이 엄청난 속도로 뒤로 날아가 벽에 부딪쳤다.
쿠쿠쿠쿵!
책장이 무너졌으며 찻잔들이 바닥에 떨어져 깨져나갔다. 베아트리체가 피를 왈칵 토했다. 꽤나 데미지가 있는 듯 했지만 그녀의 오른발은 이미 다음 도약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마안!"
순간, 좌중을 압도하는 외침에 유니벨과 베아트리체가 동시에 움찔하며 멈췄다. 이브가 사납게 눈을 부라리며 소리쳤다.
"둘 다 너무 도가 지나쳐요! 여기가 어느 안전이라고!"
"……�."
유니벨의 팔이 파르르 떨리는가 싶더니 이내 축 늘어냈다. 다시 돌진하려던 베아트리체 또한 천천히 단검을 잡은 팔을 아래로 내렸다.
유니벨은 혀를 한번 쯧 하고 차더니 고개를 돌려 베아트리체를 보았다.
"실망했어. 감정에 휘둘리는 암살자라는 건 정말 형편없네."
"……."
"그리고 네가 왜 저 변태왕을 감싸는 지 이해가 안 돼."
등을 돌려 밖으로 나가던 유니벨의 시선이 잠시 로드에게 머물렀다.
"세상에서 이 사람을 가장 끔찍하게 증오해야 하는 건 너잖아. 바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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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유니벨 풀하우스
소속 : 어비스 흑익
직위 : 흑익 상단주
종족 : 인간
무력등급 : (B)*
통솔등급 : (D)
지략등급 : (E)
정치등급 : (C+)
B급 무력형 클래스 입니다.
고유능력 : 트리거 - 붉은실의 맹약
그녀는 마력의 고유 진동수를 컨트롤 하여 마나 그 자체를 폭탄으로 둔갑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돌연변이와 같은 권능에 눈을 뜬 순간부터, 마법사로서의 가능성은 모두 잃어버렸습니다.
폭발의 위력과 발동 시간을 컨트롤 할 수 있으며, 그녀는 자신이 일으킨 폭발에 대해 1/4만큼의 피해만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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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기 ==========
이걸로 어비스의 주력 3영웅이 모두 나왔네요.
오늘도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비평이나 의견은 감사한 마음으로 받지만 욕설이나 비난은 자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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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b /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쿠죠죠타로 / 모독죄로 죽이기엔 유니벨의 세력이 아직 너무 막강하네요 ㅎㅎ / 넵, 왕이 죽으면 아무리 세력이 막강해도 게임오버입니다! / 암살자들을 쓸 수는 있지만 특성연구급으로 특화하는건 무리입니다. 시스템어시스트가 들어가거든요! /
힘든듯 / 감사합니다~
gzmf / 맞습니다. 사실상 정보쪽이 플레이 난이도는 제일 어렵긴 하죠!
헬크랩 / 왕들의게임아닌지요? 제 전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