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주신전 문명게임-42화 (42/296)

<-- 현실과 이상의 경계 -->

*

로드가 흑익의 건물까지 찾아가 유니벨을 만나고 동맹을 맺기로 계약한 그날.

"너무 하는 거 아냐? 명색이 왕인데 이렇게까지 두들겨 패다니……!"

로드는 그녀의 팬티를 훔쳐본 죄로 한 시간 동안 방 안에서 그녀의 공격을 피해 다녀야 했다. 실제로 몇 대는 적중하기도 해서 몸 곳곳에 멍이 들었다.

"닥쳐!"

유니벨이 으르렁거렸다.

"한번만 더 대꾸하면 조항을 추가할 테니까, 입다물고 계약서나 쓰셔."

"예이, 예이."

로드가 펜을 잡고 서류들을 끄적거리며 대꾸했다.

'계약서라…… 잠깐.'

그의 망상이 머릿속에서 빠르게 전개되기 시작했다. 서류를 써내려가던 펜이 움직임을 멈췄다.

"……유니벨."

"왜?"

"기왕 나랑 손을 잡고 마틴을 치기로 결심한 거, 큰판을 한 번 만들어 볼래?"

"…또 무슨 소릴 하려고?"

로드가 계약서를 흔들며 말했다.

"이걸 미끼로 쓰는 거지. 내 글과 서명이 들어간 계약서를 마틴에게 보내고, 이렇게 말하는 거야. '로드 폴렌티아가 나와 손을 잡자고 했다. 나는 일단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지만, 당신도 알다시피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 마틴은 수긍할 거야. 네가 날 끔찍하게 싫어하는 건 그 녀석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일 테니까."

"……헤에, 그러니까 이 계약을 보내 마틴의 믿음을 사라는 거지? 이중 스파이?"

"바로 그거야."

로드의 말에 유니벨이 팔짱을 끼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정말 괜찮겠어? 네 말마따나 내가 널 싫어하는 건 사실인데. 오히려 이중 스파이에 당하는 건 네쪽이 될지도 모른다?"

"괜찮아."

로드가 태연하게 말했다.

"나는 널 믿는 내 안목을 믿거든."

"……뭔 헛소리야."

"네가 신뢰할만한 녀석이라는 소리야."

로드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유니벨은 움찔하며 고개를 홱 돌렸다.

"그, 그래, 뭐 아저씨의 신임을 얻을 수 있다 쳐. 그럼 그 뒤에 어떻게 뒤통수를 때릴 건데? 그 아저씨, 은근 경계심이 강해서 암살 같은 건 절대 안 통할걸?"

"그런 뻔한 수는 쓸 생각도 없어."

로드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계약서를 마틴에게 보낼 때, 너희 쪽 사람 말고 내 정보부 요원으로 보내. 본래 도둑 길드 소속이라 신분 세탁은 확실히 해뒀을 테니까 들킬 염려는 없을 거야."

"상관은 없지만…… 정보부 요원을 보내서 뭐하게?"

그녀의 물음에 로드가 손바닥을 강하게 탁 부딪치며 대답했다.

"마틴의 반응을 이끌어낼 거야."

로드의 계획은 특화 병종인 '어비스 스파이'의 능력을 활용하는 것이었다. 로드는 정보부 요원을 흑익의 상단원으로 둔갑시켜 드러그팜 영지 주위에 주둔시켜 놓았다.

로드의 구체적인 계획은 이날 이후, 아로게쓰의 공격이 확실시 된 때부터 진행된다. 그 일로 로드는 마틴과 아로게쓰를 이어주는 제3자의 플레이어가 있을 거라고 추측했다. 그리고 플레이어가 타국의 마틴과 얼굴을 맞대고 계략을 짜기 위해서는 통신 수정구가 필요할 것이다.

로드는 우선 영토를 맞대고 있는 6개국 중에서 아로게쓰와, 아로게쓰의 주적인 오펙투스와 알브헤임은 제외했다. 그리고,

기사의나라 카사르.

상인의나라 유나이티드.

과학의나라 알란드.

이렇게 세 개의 국가를 3자 플레이어의 후보로 추렸다. 그리고 세 나라에 파견되어 있는 스파이들에게 로드는 이렇게 지시해 두었다.

'본인의 담당 국가에서 어비스 영토로 넘어오는 자들이 있다면 즉각 정보부로 보고하라.'

담당 스파이들의 보고는 정보부의 검증을 거쳐 즉시 드러그팜에 파견된 스파이에게 알려지게끔 했다. 그 스파이는 보고 받은 인상착의를 확인하고, 영지를 감시하고 있다가 보고 받은 것과 똑같은 사람이 드러그팜 성에 들어가면, 로드에게 알리고 행동을 개시하는 것이다.

흑익의 상단원으로 위장한 스파이는 마틴에게 '유니벨과 로드의 서명이 있는 계약서'를 넘기고 마틴이 유니벨을 신뢰하도록 한다.

그리고 상황을 봐서 가능하다면, 마틴을 떠보는 것이다. '여기서 모 나라의 상인을 봤다. 그들과 거래를 트고 싶으니 대화를 하는 걸 허락해 달라.' 물론 이때 마틴의 모든 반응은 스파이의 눈으로 로드가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바얀 때와 동일한 방법으로, 메모리얼 수정구를 작동시켜 그 화면을 녹화한다.

그런데 마틴의 반응은 예상보다 격했고, 스파이는 한쪽 눈을 잃는 희생을 치러야 했다. 대신 그들은 가장 결정적인 단서를 손에 넣을 수 있게 된 것이다.

*

쿠데타 하루 전날.

스카 파치노 체포 후, 로드의 침실.

"……폐하? 여기 계십니까?"

애니록스가 침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어서 와, 애니!"

로드가 손을 흔들며 말했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경건한 자세로 앉아 안주 거리를 열심히 흡입하고있는 베아트리체와, 침대에 누워 뒹굴 거리고 있는 유니벨이 있었다.

"……!"

애니록스의 얼굴이 급격히 달아올랐다.

"치, 침실에 어린 여자분들이……! 폐하의 사생활이 문란한 건 알고 있었지만 설마 소녀들과 2:1 플레이를 즐기실 정도일 줄은!"

"그런 거 아냐!"

로드가 소리 질렀다.

"그, 그런데 이런 놀이를 하시는 중에 저는 어쩐 일로 부르셨습니까?"

애니록스가 그렇게 말하며 옷깃을 여미는 자세를 취했다.

"설마 남녀 숫자를 맞추시려고……!"

콰앙!

그의 머리 옆으로 붉은 탄환이 쏜살같이 날아가 벽에 박혔다.

"……한 번만 더 더러운 개소리 지껄이면 마빡에 꼬챙이 꽂아 버린다."

유니벨이 살기를 풀풀 흘리며 말했다.

"히, 히익!"

"자, 자, 싸우지 말고 이쪽으로 와. 애니.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할 말이 있어."

로드가 웃으며 침대 한쪽 자리를 권했다. 애니록스가 얼떨떨한 표정으로 앉았다.

"한 잔 할래?"

로드가 와인을 들어 올리며 물었다.

"…저, 저기. 앞으로의 계획이라면 나라 일을 논하는 거 아니었습니까? 술은 좀……."

"에이, 아직 얼마 마시지도 않았어. 그리고 나는 알코올이 조금 들어가야 머리가 창의적으로 잘 돌아가는 타입이거든. 술 먹고 당일 쓴 논문으로 금상 탄 적도 있단 말씀!"

유니벨과 애니록스가 동시에 고개를 갸웃했다.

"……논문이 뭐죠?"

"아하하! 아, 아무것도 아냐."

로드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로드의 설명을 모두 들은 애니록스가 움찔하며 놀랐다.

"……저, 정말입니까? 마틴이 공격해 온다구요?"

"응. 마틴이 유니벨에게 보낸 서신에 그렇게 나와 있었어. 하지만 그 서신에 일시와 계획 내용은 없었대. 그저 로드를 칠 테니 너희는 퇴로를 막아라. 라는 내용이 전부였다는군."

옆에 앉은 유니벨이 투덜거렸다.

"쳇, 하여간 그 아저씨 조심성 하고는……. 아직 날 완전히 신뢰하지 않는 거야. 안 그래도 지금 상단 건물에 마피아 두 명이 들어와서 날 감시하고 있거든? 얼마나 귀찮은지 몰라."

"……사, 사람까지 붙여두다니 용의주도하군요."

애니록스가 중얼거렸다.

로드가 흠흠 헛기침을 하며 다시 대화를 이어나갔다.

"아무튼, 마틴이 나를 친다는 건 기정사실화 됐어. 우리는 그에 맞춰 대비해야 해."

"그, 그런 이유라면 이렇게 4명만 모일게 아니라 다른 가신들 모두 불러서 비상 회의를……"

"아니."

로드가 깍지를 끼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마틴의 계획을 역으로 이용해 함정을 팔 거야. 함정의 정체를 알고 있는 건 이 4명이면 충분해."

마틴이 로드를 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정확히 어떤 계획으로 칠건지는 미지수였다. 하지만 로드는 이번에 스카 파치노를 잡아들이는 수확을 올렸기에, 마피아의 인지도는 계속해서 떨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틴이 로드를 칠 것이라고 선언했을 때, 이 상황을 완전히 뒤집을 수 있는 한 수는 무엇이 있을 것인가?

"쿠, 쿠, 쿠데타요?"

애니록스가 화들짝 놀랐다.

"……아무리 마틴이라고 해도 그건 너무 막장 아닌가요?"

"왕이 가짜가 아닌지 시험해 본답시고 코앞으로 단검을 던지는 건 막장이 아니고?"

로드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 그건 그렇지만……."

"마틴이 일을 벌일 가능성은 충분해. 그럴만한 힘이 있고, 그런 결정을 내릴 담력도 있거든. 게다가 우리 쪽 친위대 병력은 아로게쓰와 전쟁으로 꽤 줄었어. 마틴 본인의 힘과 마피아 정예 600명이이라면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제압이 가능해."

"하, 하지만 마틴이 왕궁을 칠 명분이 없지 않습니까!"

로드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나도 그래서 지금 당장 쳐들어 올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다고 봐. 하지만 마틴이 '나를 친다.' 라고 했을 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왕궁 장악이야. 일단 어디로 튈지 모르는 나를 붙잡아 두고, 적당히 모함해서 죽이는 게 국민들의 납득도 구하는 최고의 방법이지."

로드가 이어서 작전을 설명했다. 설명을 들을수록, 애니록스의 얼굴이 점점 더 굳어지고 있었다.

"이, 일부로 마틴에게 잡힌다는 겁니까? 너무 위험해요!"

"별로 위험하지는 않아."

로드가 태연하게 어깨를 으쓱했다.

"사실 나, 그동안 마틴에 대해 정말 공부를 많이 했거든. 마틴에 대한 각종 기록과 문헌들을 전부 뒤져봤어. 자고로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건 타겟 소녀에 대한 배경 지식 아니겠냐?"

"……잘은 모르겠지만 예시가 기분 나빠."

유니벨이 더러운 것을 들은 마냥 몸을 움츠렸다.

"마틴은 날 잡아 가둔다고 해도 바로 죽이진 못해. 거부감이 들 정도로 과한 방법은 민중들의 적대감만 키울 테니까. 그 녀석, 생각보다 국민들의 눈치를 많이 살피는 타입이야. 나를 자기를 대신할 욕받이 꼭두각시로 만든 것도 그렇고, 마음만 먹으면 왕좌에 오를 수도 있었는데 굳이 날 대신 왕좌에 앉힌 것도 그래. 그리고 기록을 뒤져봤는데, 실제로 마틴은 숙청을 감행할 때 굵직굵직한 인물들은 공개 처형으로 모두가 보는 앞에서 죽였어. 처형에 대한 명분을 얻음과 동시에 자신에 대한 공포감을 국민들에게 조성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지."

로드의 설명에도 애니록스는 여전히 불안한 듯 했다.

"하, 하지만 앞뒤 생각 안하고 그냥 콱! 죽여버릴 가능성도……."

"그런 변수를 제거하기 위해 두 가지 안전장치를 설치할 거야."

로드가 손가락을 뻗으며 말했다.

"첫째는 모든 정보를 통제하는 것. 심지어 우리 왕실의 가신들까지도 말이야.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건 지금 당장은 우리 넷뿐이야."

"……정보를 통제하는 게 폐하의 안위에 도움을 준다구요?"

"물론이지. 용의주도한 성격의 마틴에게 끊임없이 '우리는 당신의 계획에 당황했어요.' 라던가 '우리는 당신에게 저항할 방법이 없어요.' 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거야. 스카 파치노라는 애송이와는 달리, 마틴에게는 개인이 꾸리는 정보 조직이 있어. 그들이 관찰하기에 천하의 왕실 정보부 애들이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가신들이 허둥지둥 하는 모습을 보면 어떻게 생각하겠어? 완전히 허를 찔렀다고 생각하겠지. 특히나 이브는 어떻게 해서든 날 구하려고 할 거야."

로드는 잠시 멈칫하고는 말했다.

"……이브의 진심을 본 마틴은 더더욱 방심하게 되겠지."

열심히 안주를 먹고 있던 베아트리체가 고개를 들어 말했다.

"…주인님."

"응?"

"이브 언니가 알게 되면 화 낼 거예요."

그 순간 구부정하게 앉아있던 로드가 급히 허리를 펴고 앉았다. 얼굴에는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나, 나중에 개인적으로 용서를 빌어야겠지."

'폐하, 완전히 쫄았어!'

애니록스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그도 로드가 얼마나 이브에게 붙잡혀 살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아, 아무튼! 내 가신들이 당황할수록, 그리고 나를 구하러 필사적으로 노력해 줄수록, 마틴은 본인의 승리를 더 확실시 할 거고 동시에 나에 대한 의심은 옅어지겠지. 그렇게 되면 난 온전히 처형장에 갈 수 있을 거야."

"그럼 두 번째 안전장치는 뭡니까?"

"후후! 이건 심증이 아닌 물리적인 수단인데, 사실상 가장 안전한 장치야. 자세한 건 처형장에서 직접 보라고."

로드가 유니벨을 바라보며 슬쩍 웃었다. 그녀는 '흥!'하고 콧방귀를 끼며 중지 손가락을 내밀었다. …역시 그녀에게 팬티 외에 귀염성은 없는 듯 했다.

"아무튼, 다시 계획을 정리해보자."

로드가 말했다.

"마틴이 쿠데타를 일으킬 날이 언제가 될지는 몰라. 하지만 마틴이 정말로 왕궁을 친다면, 유니벨은 즉시 병력을 이끌고 가서 그가 요구 한대로 우리의 퇴로를 막아. 나랑 베아트리체는 왕궁을 빠져나갈 거야. 마틴이나 다른 마피아들한테 먼저 잡히지 않고, 퇴로를 차단한 유니벨과 맞닥뜨리는 게 포인트지. 그렇게 만나게 되면, 우린 서로 전력으로 싸우는 거야."

"전력으로?"

유니벨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래. 마틴이 네 쪽에 마피아 두 명을 붙였다며? 그들에게 보여주는 거야. 네가 마틴의 요구를 제대로 수행했음을."

"응, 좋아!"

유니벨이 눈을 반짝반짝 하며 말했다. 한 가지 불안한 점은 로드를 보며 눈을 빛내고 있다는 점이었다.

"……기왕이면 마틴이 오기 전에 네가 우리를 제압하는 게 좋겠지. 그리고 애니."

"네, 폐하."

"이번에 드러그팜에서 수고한 녀석이 돌아오고 새로운 정보부 요원을 파견해 뒀지?"

"네, 오늘 새벽에 출발할 예정입니다."

로드는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

"좋아. 애니가 책임지고 이번 건에 대해 정보를 차단해. 그러다가 마틴이 습격하면, 정보부 요원들에게 진짜 상황을 알리고 왕궁을 벗어나 잠적해 있어."

"예."

"그리고 우리가 포섭했거나 우호적인 클랜들에게 말해둬. 절대 섣불리 움직이지 말고 처형 일까지 때를 기다리라고. 내 신원은 안전하고, 처형일 때 마틴과 승부를 볼 테니 준비하라고 하는 거야."

"알겠습니다."

애니록스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렇고 마틴 아저씨는 언제 올까?"

유니벨이 물었다.

"마틴이 날 처형시킬 명분을 얻을 때 까지는 오지 못하겠지. 아직 시간은 충분할 거야."

"그런데 너 법정에서 아저씨를 이길 수는 있는 거야? 거기서 져버리면 모든 계획이 말짱 도루묵이잖아."

로드는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다.

"마틴은 카사르와의 관계를 부정할 수 밖에 없어. 그리고 그 관계를 부정하는 순간."

로드의 입가에 음침한 미소가 지어졌다.

"내가 이긴다."

*

'변수가 많긴 했지만, 어떻게든 여기까지 왔군.'

로드가 세운 전략에서 벗어난 점은, 하필이면 마틴이 드러그팜에 새로운 요원이 파견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 즉 전략을 세운 바로 다음날 왕궁을 침공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확실히 로드의 예상을 뛰어넘는 행동력과 결단력이었다.

아직 전략이 완전히 가다듬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로드를 비롯한 모두가 정말로 당황했고 이상한 변수도 생겼지만, 결국 4명 모두 각자의 임무를 잘 수행해냈다.

특히 애니록스는 정보부 요원들에게 사정을 말해 준 다음 잠적시키고, 로드의 계획대로 우호적인 클랜들에게 로드 처형일이 계획의 시작이라고 말해주었다. 이브가 의회 소집령을 내렸을 때, 클랜들이 불참을 선언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로드는 회상을 끝내고 유니벨을 바라보았다.

마틴의 분노한 모습을 감상하며 생글생글 웃던 그녀가 마침 로드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가 눈을 귀엽게 찡긋해 보였다.

'하, 미친. 저런 꼬맹이 따위에게 설레다니. 정신이 없어서 그런가…….'

로드가 본인의 뺨을 탁탁 치며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충격에 빠져있는 마틴을 바라보았다.

'자, 다시 장군이다. 이제 어떻게 할 거냐? 마틴.'

========== 작품 후기 ==========

날씨가 많이 춥네요. 모두들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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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듯 / 감사합니다!

사람인생 / 그렇군요, 독자님들이 글을 읽는 호흡도 생각했어야 했군요. 츤츤하지만(?) 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lineata /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또 마틴이 직접 참여하는 무대를 만드는게 목표였습니다. 그냥 공개해 버리면 이런 강력한 군중 효과를 얻을 수 없었겠죠. 로드의 계획은 마틴을 언더하임으로 끌어들인다. 그리고 왕의 처형이라는 최고의 이슈 무대에서 마틴의 반박을 카운터치고 증거를 공개한다. 언더하임에 있는 모든 군중을 마틴의 적으로 만들고, 언더하임안에서 마틴을 붙잡는다. 라는 그림이 만들어 져야죠. 그냥 공개해 버렸다면 마틴은 카사르를 등에업고 드러그팜에 계속 짱 박혀 있었을 겁니다. 로드의 목표는 마틴을 여기서 붙잡는 겁니다.

Lgb / 틀린 말씀은 아니네요. 극적인 효과를 높이려고 네 사람의 대화 내용은 나중에 공개됐니까요. 음, 앞으로는 좀 더 개연성도 있고 극적인 효과도 높은 방법들을 공부해 오겠습니다.

dsklfjkjfkls / 의견 감사합니다.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봐야 겠네요.

Yin25 / 앞으로도 재밌게 즐겨주시길

바마카타 / 박쥐짓이 아니라 원래부터 유니벨은 로드의 편이었답니다.

연차암 / 장문의 정성 가득한 코멘트 감사합니다. 으아아, 멘탈 힐링 하고 가요.

ppk12 / 비밀친구의 카운터인 비밀경찰 ㅋㅋㅋㅋ

Noist / 정주행 고생하셨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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