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맹 전쟁 -->
로드의 대대적인 선전 포고는 막대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사실상 막을 방법이 없어 보였던 오펙투스-알브헤임-게노세르크로 이어지는 서부 3개국 동맹.
거기에 브레이크를 건 것은 아크의 라인을 박차고 나온 로드였다.
꼼짝없이 멸망 수순을 밟고 있던 알란드와 백제에 어비스가 끼어들어 알란드-어비스-백제라는 아무도 예상 못한 조합의 삼국 동맹이 완성 되었다. 그리고 모든 플레이어가 보는 자리에서 당당히 말렉에게 선전 포고함으로써 3:3의 대규모 전쟁이 성사되었다.
홀 전체가 이 놀라운 소식으로 끓어오르고 있는데, 오딘이 다시 무대로 돌아와 연회 종료를 선언하였다. 그리고는 모든 플레이어들을 에덴으로 돌려보냈다.
다시금 칠흑같은 어둠 속을 지나, 로드가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그의 집무실이었다.
"주공? 주공? 왜 그러는가?"
눈을 뜨자 티아가 걱정스런 얼굴로 어깨를 흔드는 모습이 보였다.
"……아."
머리가 멍했다.
연회장에 있을 땐 이쪽 일이 꿈같더니 이제는 연회장에서의 일들이 하룻밤 꿈처럼 느껴졌다. 그때 티아의 얼굴이 로드의 코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주고옹! 본녀의 말이 들리는가? 정신차리거라!"
"…아. 저는 괜찮습니다."
"음, 안색이 안 좋구나. 피곤하면 잠시 쉬는 게 어떤가?"
"살짝 어지러울 뿐이에요. 그보다 티아."
로드가 자리에서 일어나 크게 숨을 들이 마시고는 말했다.
"지난번에 허무하게 끝난 티아의 첫 출정, 다시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음, 그 말은?"
"이제 거대한 규모의 전쟁이 일어날 겁니다."
책상을 짚은 로드의 주먹이 꽉 쥐어졌다.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병사들을 소집하고 가신들을 불러주세요."
"명에 따르겠다. 주공."
그녀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며 집무실을 나갔다. 로드는 따스한 햇살이 비추는 창가 밖을 바라보았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싸울 수 밖에 없다.
*
로드는 어비스 전역에 소집령을 내렸다. 각 거점 영지에서도 최소한의 수비병을 제외한 병력들을 언더하임으로 집결시키는 중이었다.
"순수하게 공격에만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은 6천명 정도 될 듯 합니다."
로드가 말했다. 그의 양 옆으로 1:1대화창이 나타나 있었는데, 각각 선광과 올리버의 얼굴이 보이고 있었다.
"싸울아비의 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긴 하지만, 7천까지는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선광이 말했다.
"헤헤, 박박 긁어 모으면 어떻게든 5천명은 될 것 같아요."
땡땡이 안경을 쓴 올리버가 말했다.
5천, 6천, 7천이라. 로드는 숫자를 머릿속에 넣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스파이의 정보에 따르면 저쪽도 소집령을 내리고 병력을 집결시키는 중인 듯 합니다. 자세한 숫자는 조금 더 기다려야 나오겠지만 병력 차가 그리 많이 나진 않을 거예요."
오펙투스와 알브헤임, 두 나라 모두 고비용의 특화 병종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병력의 수를 막 불릴 수 있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다만."
로드가 곤란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게노세르크는 벌써 1만을 넘어섰습니다."
"……1만."
"으으."
선광은 그늘이 드리워진 얼굴로 눈을 감았고 알란드는 겁먹은 표정으로 신음성을 흘렸다.
"두 분도 아시겠지만, 앞으로 펼쳐질 전투는 쉽지 않을 겁니다. 다른 플레이어들 모두가 우리의 패배를 점치고 있겠죠. 하지만 그런 예상을 보란 듯이 뒤집어 엎어줍시다. 이길 수 있어요."
로드의 말에 두 플레이어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리고 저들이 병력을 소집하고 전장에 군대가 도착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릴 겁니다. 지금이 병력을 보충할 마지막 찬스에요. 지금부터는 나라의 모든 역량을 군사력을 증강하는데 써주세요."
"알겠습니다!"
"…한가지 개인적인 질문이 있습니다. 로드 님."
선광이 자신의 팔랑거리는 앞머리를 옆으로 넘기며 말했다.
"아, 네. 말씀하시죠."
"지난 일을 자꾸 끄집어내서 미안합니다. 무도회에서의 일 말입니다만, 로드 님은 굳이 우리와 함께 할 필요 없이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이런 결심을 한 거죠?"
선광은 못내 그때 일이 궁금했었다.
자무카 사건 이후로 두 사람은 소원한 사이가 되었고, 어비스와 알란드의 관계 또한 전쟁에 끼어들 정도로 돈독한 커넥션이 있는 건 아닌 것 같아 보였다. 즉, 로드가 움직일 동기가 부족하다는 생각이었다.
"그거야…"
로드가 씩 웃었다.
"해볼만한 전쟁이라고 생각했었으니까요."
"……"
이런 상황에서도 여유가 느껴지는 미소였다.
선광은 생각했다. 걸출한 프로 출신도 아니고 별다른 커리어도 없는, 그냥 잔머리나 좀 굴릴 줄 아는 게이머라고 여겼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와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기분이었다.
"아무튼, 앞으로도 계속 연락하면서 정보를 공유하……"
"폐하! 큰일났습니다!"
벌컥! 문이 열리며 애니록스가 들어왔다.
로드가 두 사람에게 양해를 구하듯 팔을 들어올렸다.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1:1 대화창을 종료했다. 파밧! 전방의 시야를 가리던 시스템 창이 사라지며 애니록스의 얼굴이 보였다.
"애니. 무슨 일이야?"
"애니록스입니다. 흑사회가 퍼들스퀘어로 쳐들어 왔습니다!"
"……흑사회가?"
"예. 수비 병력이 언더하임으로 빠진 틈을 노렸습니다. 놈들은 야습으로 퍼들스퀘어를 함락시키고 성문을 걸어 잠갔습니다."
"……하아, 역시 이것들이 걸리적거리네."
로드가 턱을 괴며 중얼거렸다.
"흥, 그러게 내가 말했지?"
애니록스의 뒤로 유니벨이 따라 들어왔다. 전시라 그런지 그녀는 평소 입던 정복 차림이 아닌, 몸에 달라붙는 재질의 전투복을 입고 있었다. 그녀가 벽에 등을 기대며 팔짱을 꼈다.
"바보야, 아무리 병력이 급해도 그렇지. 영지성에 수비 병력을 백명도 안 남기고 죄다 차출해 버린 건 대체 무슨 생각인건데? ‘자, 병력 빼놨으니 먹어주십쇼.’ 하는 것도 아니고."
로드의 시선이 시야 끄트머리의 지휘관 창으로 움직였다. 준비는 끝냈지만 아직 써보지 못한 어비스의 새로운 전력.
본 게임에 앞서 후환을 제거함과 동시에, 시현해 보고 싶은 게 있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네가 되찾으러 가 줄래? 유니벨."
유니벨이 눈을 깜박거리며 자신을 가리켰다.
"내가 가라고?"
로드가 고개를 끄덕이며 애니록스를 보았다.
"애니, 흑사회 패거리의 수는?"
"삼백명 정도 입니다. 영지민들을 차출하면 더 늘어나겠지만요."
"좋아, 천명을 붙여줄게. 괜찮지?"
"……"
유니벨은 대답 대신 로드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왜 그러지? 살짝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
"야, 팬더."
"응?"
"…공성을 해야 할 상황인데 천명? 겨우 천명으로 퍼들스퀘어를 점령하라고? 시발 너 지금 나 벌주는 거냐? 앙?"
유니벨이 성큼성큼 다가와 책상에 손을 내리쳤다. 그 박력에 로드가 ‘헛!’ 하고 몸을 움츠렸다.
"저저번 공략 때는 2500명 동원했지? 그리고 그 엘프 거유한텐 5000명이나 줬으면서! 나한텐 천 명으로 해결하라고? 뭐야, 이거! 지금 사람 차별하는 거야?"
"무, 무슨 소리야! 이번 전투는 그리 어렵지 않을 거고, 실질적으로 네가 할 일은 뒤처리 정도야!"
로드가 재빨리 팔을 휘저으며 말했다.
"그리고 널 보내는 이유는 그동안 전장에서 동 떨어진 생활을 했었으니까, 이번 기회로 얼른 감을 잡으라는 내 따뜻한 배려라고나 할까? 흠흠."
"……배려?"
그녀가 미간을 모으며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
그 모습이 귀엽게 느껴져서 로드는 저도 모르게 그녀의 정수리에 손을 올렸다. 그녀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무슨 짓이야!"
그녀가 발 뒤꿈치를 들어 로드의 손가락을 덥석 깨물었다. 로드가 ‘끄아아악!’ 하는 비명을 내질렀다.
"으으으, 그렇다고 진짜로 무냐?"
"자업자득이야."
그녀가 빨간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등을 돌렸다.
"…다녀온다."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로드가 씩 웃었다. 투닥거리긴 해도 말은 잘 듣는다니깐.
*
그리고 며칠이 지난 저녁.
퍼들스퀘어 영주본성.
"역시 고향이 좋구만! 하하하하!"
흑사회의 두목인 건마와 그의 간부들은 연일 영주성에서 복귀 기념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길다란 목재 테이블 위로 먹음직스러운 음식들과 술들이 한 가득 놓여 있었다.
"히야, 이렇게 쉽게 퍼들스퀘어를 수복하다니! 난 꼼짝없이 산적으로 살아야 하는 줄 알았잖아!"
"제가 말씀 드렸지 않습니까? 곧 기회가 올 거라고."
흑사회의 군사인 흑운이 그의 말을 받았다.
"아? 그래, 그래! 역시 배운 녀석은 뭔가가 다르다니깐? 큰 돈을 들인 보람이 있어. 하하하!"
"송구합니다."
"…거, 근데 흑운아."
건마는 잠시 본인의 흉악한 외모와 어울리지 않게 소심한 표정을 지었다.
"…놈들이 다시 성을 뺏으러 오면 어, 어쩐다냐?"
"로드 폴렌티아도 당장 움직이긴 부담스러울 겁니다. 수비병들의 대부분을 수도로 빼돌렸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왕실도 상황이 급하다는 겁니다. 당분간 이곳은 안전할 테니 안심하시지요."
"그, 그렇겠지?"
건마가 언제 그랬냐는 듯 히죽 웃었다.
"지긋지긋한 산적 생활을 청산해서 정말 기분이 째지는구만! 역시 난 영주 체질이야! 자, 자!"
건마가 잔을 높게 들어올렸다.
"오늘밤도 거하게 마시고 다 같이 죽어보자고!"
다른 간부들 또한 그를 따라 하며 건배를 외쳤다.
시끌벅적한 술자리는 계속되었다. 거친 조직원들답게 한 시도 쉴 틈 없이 술이 들어갔다. 결국 흑운은 잠시 화장실을 간다며 자리를 비웠고, 간부들은 군사 양반이 영 술을 못한다며 웃어댔다.
그렇게 술자리가 무르익어가는 도중이었다.
쾅!
"두, 두목! 여기 계셨습니까?"
"뭐야? 한참 마시고 있는 거 안 보여?"
"지, 지금 이러실 때가 아닙니다! 상황이 심상치가 않아요!"
다른 간부들이 투덜거렸다.
"에라이, 신통 다 깨게…"
"별일 없으면 내 밑으로 다 뒤질 줄 알아! 딸꾹!"
건마가 간부들을 다독였다.
"그만! 그만! 기분 좋은 자리에 왜들 그리 얼굴을 붉히는가? 술이 좀 들어갔으니 나가서 찬바람이나 좀 쐬자고."
"예, 두목!"
건마와 간부들이 투덜거리며 밖으로 나왔다.
"대체 무슨 큰일이길… 엉?"
"……어어?"
그들의 입이 떡 벌어졌다.
영주성에 내려앉은 스산한 어둠 아래로, 눈으로는 샐 수 없는 수많은 불빛들이 조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출렁이는 하나의 불빛 바다와 같았다.
"뭐, 뭐야? 이 놈들은!"
"반란입니다! 두목! 영지민놈들이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조직원의 외침에 건마가 인상을 찌푸렸다.
"하, 반란? 저것들이 잠시 못 본 사이 간땡이가 부었구나! 반란에 가담한 자들의 수는 얼마나 되느냐?"
"그, 그게……"
조직원이 땀을 삐질 흘리며 말을 이었다.
"난을 일으킨 자들은 이곳에 사는 영지민들 전원입니다…"
"……뭐, 뭐라고?"
건마가 난간을 짚으며 아래를 바라보았다. 밤을 밝히는 무수히 많은 횃불들 사이로 창을 비롯한 쇠붙이들이 보였다. 이해할 수 없다. 분명 이곳에 오자마자 영지민들이 소유한 무기는 전량 회수했을 터였다.
"……아무래도 무기 창고가 털린 것 같습니다."
"아니, 미친! 무기 창고가 털리더라도 저 많은 수를 무장시키는 게 어떻게 가능하단 말이냐?"
건마가 시선을 돌렸다. 벌써 영주성의 입구 부근까지 반란군들에 의해 밀리고 있었다. 일반 영지민들은 정규 군사 훈련을 받지 않은 오합지졸일 터였지만 전투에 잔뼈 굵은 조직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개인 전력의 차이는 의미가 없을 정도로, 두 군세의 기세가 달랐다.
"영지의 백성들은 들으라!"
확성구슬을 사용한 듯, 정체 모를 남자의 목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우리가 땀 흘려 수확한 보리 낱알은 우리의 것이 아니었다! 우리가 가진 이 한 몸조차 온전히 우리의 것이 아니었다! 두 눈은 놈들의 재산을 지키는 감시견으로, 두 팔은 놈들의 땔감을 마련할 도끼로 쓰였다! 그들은 우리에게 뱀 문신이라는 노예 낙인을 새기고, 이 영지에 가두어 혹사시켰다! 그저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위해서!"
호소력 가득한 목소리가 밤공기를 타고 널리 울려 퍼졌다.
"우리가 얼마나 자유를 절실히 갈망해 왔던가! 힘들게 되찾은 자유를 또 다시 놈들이 차지하게 내버려 둘 것인가?"
"아니다!"
"또 놈들의 독재에 목숨만 연명한 채 두발 짐승처럼 살아갈 것인가!"
"아니다!"
"흑사회를 죽여라!"
"건마를 끌어내라!"
흥분 가득한 외침 속에 다시 한번 남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자유의 대가는 작은 행동에서부터 나온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이 음성을 듣고 있는 그대들 한 사람 한 사람일지어니, 평범한 사람도 규칙과 무리를 따를 때 비로소 변혁을 꾀할 수 있다! 민초여, 단결하라! 그리고 투쟁하라!"
"와아아아아아!"
귀청이 찢어질 것 같은 함성이 대기를 진동시켰다. 고양된 반란군들이 마침내 흑사회 조직원들의 방어선을 뚫고 성 안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두목! 보고 드립니다!"
전보가 속속들이 도착하고 있었다.
"왕실의 토벌군이 오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수는 대략 천명 정도! 선봉장은 유니벨 풀하우스라 합니다!"
건마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젠장! 하필 이럴 때…! 저 새끼들 보다 정규군을 먼저 막아야 해! 놈들은 어디까지 왔느냐?"
"……그 그것이, 지금 성문을 통과하고 있는 중이라 합니다. 반란군들이 성문을 열어줘서……"
"뭐라고? 아니 대체 우리 병력들은 뭘 하고 있단 말이냐?"
"지금 성에 나와있는 저들이 전부입니다. 나머진 모두…… 당한 것 같습니다."
건마가 다리에 힘이 풀려 휘청거렸다. 모든 일이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졌다. 대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단 말인가?
그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이대로 앉아 죽을 수는 없다! 문을 닫아라! 무기를 들어라! 누가 누굴 끌어낸다는 것이냐! 내가 이 영지의 영주다!"
"예! 두목!"
간부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건마는 구석에 놓아두었던 자신의 애도를 들었다.
"…어어?"
갑자기 눈앞의 애도가 여러 갈래로 갈라진 것처럼 보였다. 순간 머리가 핑 돌며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가 한쪽 무릎을 털썩 꿇었다. 다른 간부들도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며 하나 둘 쓰러지고 있었다.
"이제 약효가 듣는 모양이군요."
고개를 든 건마의 눈동자가 튀어나올 듯 커졌다. 흑운이 그를 향해 비릿한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있었다. 흑운의 뒤에는 허름한 농사꾼 복장을 하고 있는 자들이 일열로 쭉 서있었다. 어느새 창가 쪽도 같은 복장의 사람들이 기어서 들어오고 있었다.
"…흑운! 설마 네놈이!"
"네. 접니다. 제가 배신했습니다."
흑운은 무표정한 얼굴로 주위에 쓰러져 고통스러워 하고 있는 간부들의 등을 검으로 찌르기 시작했다.
푸욱! 푸욱! 푸욱! 푸욱!
그들이 고통에 겨워했지만 흑운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의 고통을 더 늘리려는 듯, 바로 목을 치는 게 아닌 등을 수 차례 찌르고 있었다. 그의 뺨에 붉은 핏물이 연달아 튀었다.
"정확히는 배신이 아니겠군요, 두목. 저는 처음부터 당신을 노리고 잠입했으니까요."
푸욱! 푸욱! 푸욱! 푸욱!
건마의 표정이 분노에서 점점 겁에 질린 표정으로 변해갔다. 도저히 재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흑운은 마지막 간부까지 손수 칼로 찔러 없애고는 품에서 뿔테안경을 꺼냈다. 몸체는 빨간색이었고, 안경 알마저 붉그스름한 코팅 처리가 되어 있었다.
흑운은 멋들어지게 안경을 쓰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마치 신음과 같은 한숨을 토해냈다.
"좋군요."
"……큭!"
하얗게 질린 건마가 엎어진 채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그가 물러나는 속보보다, 흑운이 저벅 저벅 다가오는 속도가 더 빨랐다.
"……네, 네놈들! 대체 뭐 하는 놈들이냐? 대체 우리에게 왜 이러는 것이냔 말이다!"
건마가 쥐어짜내는 목소리로 외쳤다.
"우리는 민초의 검이자 민초의 의지."
흑운의 검이 예리한 빛을 내며 들어올려졌다.
"혁명단입니다."
핏물이 분수처럼 튀어 올랐다.
========== 작품 후기 ==========
앞서 보신분들 죄송합니다 ㅠㅠ 앞에 3키바 정도가 누락이 되었네요.
내용상 중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내용이 끊겼다고 느끼실수도 있기에 남깁니다.
다음편에도 공지로 띄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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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을가암요 / 넵, 감사합니다!
Digimon0002 / 맞습니다. 정면승부 보다는 이런저런 적을 뒤흔드는 능력이 뛰어나죠
akksi / 당하는 입장에선 몹시 빡칠듯 ㅋㅋㅋ
시카! / 맞아요. 무력이 아쉽지만 유틸은 우수합니다
로리콤MK / 이, 이것이 바로 기승전로리! �
아스칼 / 총 여섯국이 싸우는 진흙탕 싸움 ㅋㅋㅋ
무꾸914 / 넵 일종의 플레이어 룰이죠. 규칙입니다. 4국 동맹을 하면 모든 플레이어들의 다굴을 받게 됩니다.
섹시파워 / 멸치 삼인방 ㅠㅠㅠ
벌레 / ㅠㅠ
Xedrions / 비트에 몸을 맡겨라!
@Speedwagon / ...아크, 당신은 대체...... 방금 발X라는 단어를 본것 같은데 제 눈의 착각이겠지요?
@ㅇㅈㅂㅇㅂ / 여기서 이기면 정말 우승에 성큼 다가가는 거죠 ㅎㅎ
@빛과하늘 / ㅠㅠ 구르는 주인공
gzmf / 크으 15편에 헤어졌던 독자님 맞죠? 찾아와 주셨군요! 감사합니다 ;ㅅ; 후원도 감사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