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지력 101에 매력 100, 마나는 0-66화 (66/309)

00066 오마케 #1, #2, #3 =========================

오마케

* 오마케란 : 일본어 おまけ. 가격 할인이나 덤을 말함. 서브컬처에서는 일종의 extra 메뉴를 말함. (from 나무위키)

#1. 그들이 악인이었을 때

‘하아...’

한숨이 나오지만 들려서는 안 된다. 지금 내 물건을 발로 지긋이 누르고 있는 저 백작부인의 귀에 한숨이 들어갔다가는, 저번처럼, 채찍으로 온 몸을 두드려맞을 거다. 그것도 흉터가 남으면 안 된다고 부드러운 채찍으로 말이다.

“으으...”

나는 백작부인의 만족감을 위해 신음소리를 내어준다.

“그래, 밟히니까, 좋지? 응?”

그녀의 얇은 비단 스타킹에 감싸인 발이 내 물건 위를 비비적거린다. 자극에 반응하는 내 물건이 혐오스럽다. 내 물건에서 나온 물이 스타킹을 적시기 시작한다.

“어머나, 이건 뭘까? 비천한 노예의 더러운 물이 귀한 비단 양말을 더럽혔네?”

나는 번뜩 정신이 들어 엎드린다. 빠르게 사죄하지 않으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죄송합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흐응...”

권태로운 신음을 내는 백작부인. 발을 까딱거린다. 나는 천천히 무릎걸음으로 다가가,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고, 혀로 양말 위를 핥기 시작한다.

젠장. 젠장! 그 날, 그 놈들을 만나서 방심만 하지 않았어도! 자신들이 제국 수사기사와 일행이라고 한 그 말을 순진하게 믿어버리지만 않았어도!

그 날, 그들이 건넨 음료를 아무 생각 없이 마셔버린 후, 눈 앞이 약간 가물거린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내 팔다리에는 무거운 쇠사슬이 채워져 있었다. 한참 발버둥을 쳤더니 그 놈들이 들어와서는, 상품에 흠 가면 안된다며 옷으로 가려질 법한 부위에만 채찍질을 했다. 결국 내가 포기하고 입을 다물 때까지.

그놈들은 내 손발을 묶은 채 나를 마차에 태우더니, 중부 평원 어딘가에 세워진 천막으로 데려갔다. 나 같은 사람들이 잔뜩 있었고, 척 보기에도 비싸보이는 옷을 입고 가면을 쓴 남녀들 여럿이 우리를 품평하듯 보더니, 그래. 마치 가축을 경매하듯 우리를 사 갔다.

그 결과가 지금 이거다. 얼굴에 잔주름이 가득한, 좋은 거 먹고 관리받아서 피부는 그나마 좋지만 나이는 들대로 든 백작부인의 발을 핥고 있는 것.

“됐어. 이제 누워.”

나는 얌전히 카펫이 깔린 맨바닥에 눕는다.

다행히 나를 산 백작부인은 나를 그런대로 대해주었다. 묶여 있을 때 들은 소문으로는 잘못 걸리면 후장이 따이는 여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데, 그 날 나를 드로그 금화 몇천 닢이라는 말도 안 되는 가격을 치르고 사서인지 혹시나 깨질까봐 조심조심, 평상시에는 옷도 입고 지내게 해 주었다. 물론 이 짓 할때는 가차없었지만.

다행히 오랜 경험이 있어 내 물건은 이런 대접에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수그러들었다가는 그 날 내내 채찍질당하니까 나는 필사의 각오로 물건을 세웠다. 백작부인의 입가에 미소가 감돌고, 그녀가 내 위로 올라탄다.

“으흑...”

그녀의 감창소리. 하지만 나는, 겉으로는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나는, 속은 얼어붙도록 냉정하다.

섹스가 끝나면 그녀는 내가 아프지나 않은지 다치지는 않았는지 꼼꼼하게 살필 것이다. 이미 나에게 빠져들기 시작했으니까. 조금씩 조금씩 그녀의 마음을 함락시키기 위해 온갖 애를 썼다. 조금만 더 지나면, 백작부인은 오히려 내 눈치를 보기 시작할 거다. 관계의 역전이다.

그걸 토대로 나는 다시 일어선다. 나를 판 놈들, 나에게 약을 먹인 놈들. 그 놈들에게 반드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복수를 하고 말겠다.

“으응! 아흥!”

#2. 절세 ‘미녀’ 기리인

미틱 시에서의 마지막 날 밤. 우리는 한껏 떠들고 웃으며 술자리를 가지고 있었다. 이런저런 화제가 쏘아낸 화살처럼 왔다가 날아가고, 왔다가 날아가기를 반복하다가, 어느새 화제는 내 얼굴에 이르렀다.

“아니 그러니까, 기리인이 미남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고. 미남 중에서도 여러 과가 있잖아? 속눈썹도 굵고 남자답게 생긴 과가 있는가 하면, ‘꽃미남’ 과도 있잖아. 기리인은 확실히 후자라니까?”

형의 열변.

“에아임 씨 말이 맞습니다. 아마 기리인 군이 여자로 태어났었으면, 나라를 뒤흔들 정도의 미녀가 되지 않았을까요? 기리인 군, 아니 기리인 ‘양’을 두고 전쟁이 일어난다거나...”

술이 들어가니 느물거리기 시작하는 톨라츠 아저씨.

“여자가 되었을 때 나보다 더 예쁘면 속상할 것 같아.”

아주 미미한 미소로 엄청난 말을 던지는 에빌로 누나. 그런데 이 사람들이 보자보자 하니까.

“안주 더 가져올까요? 왜 가만 앉아있는 사람을 잘근잘근 씹고 그러세요.”

“씹다니? 엄연한 사실을 얘기하는 건데?”

그러더니 갑자기 형의 눈이 빛났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때 도망갔어야 했다.

“저기, 에빌로. 혹시 짐 중에 화장품이 있나?”

“있죠. 설마... 제가 생각하는 그걸 생각하고 있나요?”

“그거 재미있겠는데요?”

세 사람은 그간 쌓아온 찰떡궁합을 과시하듯 주어를 빼 놓고도 의사가 서로 소통되는 놀라운 광경을 보여주었다. 문제는 내가 거기에서 배제되어 있다는 거였다.

“뭐, 뭐, 뭐가 재미있는...”

“기리인 군. 미안합니다.”

으억! 갑자기 톨라츠 아저씨가 나를 꽉 잡았다! 아! 아프다!

“아, 아저씨! 왜 이러세요!”

“기다려봐, 기리인. 에빌로, 혹시 이 친구가 입을만한 옷도 있을까?”

“어... 글쎄요, 좀 큰 로브가 있긴 할텐데...”

...그 후의 일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잔뜩 술에 취한 세 사람은 나를 꽉 붙들고, 얼굴에 분칠을 하고 뭐를 막 바르더니, 어디서 났는지 가발까지 하나 꺼내왔다. (“수사를 하다 보면 변장을 해야 할 때도 있는 거야.” 누나의 말이었다.) 나를 속옷바람으로 만들더니, 누나의 가슴 속옷 하나를 꺼내서는 그 안에 뭔가 뭉쳐넣더니 나에게 입히고, 그 위에 누나의 로브를 덮어씌웠다. 아 진짜!

“왜들 이래요 정말! 너무하네!”

...그런데 세 사람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형과 아저씨는 입을 헤 벌리고 금방이라도 침을 흘릴 것만 같고, 에빌로 누나의 표정도 많이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다.

“세상에...”

“우와...”

“뭐, 뭐에요. 왜들 그래요?”

“기리인.”

형이 진지하게 내 손을 잡아오며 말했다.

“앞으로 조심해라. 너 여장하면 어디론가 팔려가기 딱 좋겠다.”

“에?”

“정말 나보다 예쁠 줄이야... 상처받았어...”

“대체 왜들 이러세요?”

“이렇게 하지요. 기리인 군. 1층에 가면 입구에 거울 있는거 알지요? 큰 전신거울. 거기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고 오십시오. 그러면 우리가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 알 겁니다.”

그나마 신을 섬기는 사람이어서인지 아저씨가 제일 회복이 빨랐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형이 다시 진지하게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조심해라, 기리인.”

뭘 조심하라는 건지 참. 나는 조심스럽게 방을 나와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누나의 로브가 작아서 자연스럽게 내 걸음걸이가 조신하게 바뀌었다. 뭐야 이 로브. 꽉 끼고 착 달라붙고. 애초에 로브는 야외 활동을 전제하고 만드는 건데 이건... 아우! 불편해! 하지만 확확 걸었다간 옷 찢어먹겠다! 아, 이래서 레이디들이 조신하게 걷는 거구나.

무사히 나는 1층에 도착했다. 슬슬 취객들의 술자리가 마무리되려고 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거울 앞에 섰다.

아.

얼마나 분칠을 했는지 내 얼굴은 희고, 입술은 새빨갛게 칠해져 있었다. 누나가 가져와 씌운 검은 긴 생머리 가발은 오히려 내 얼굴을 도드라지게 했다. 늘 나는 내 얼굴이 좀 더 날카롭게 생기지 않았다는 게 불만이었는데,

여장을 하니,

나조차도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내가 이쁘다.

“어? 거기 뉘슈?”

웬 혀가 꼬부라지는 아저씨의 말. 나는 누가 말을 걸었는지 보려고 고개를 돌렸다.

그게 그 날 내가 한 마지막 실수였다. 레이디들이 그렇게 하듯, 머리가 물결치게끔, 우아하게 머리를 돌린 것.

“네?”

... 그 날 주점 ‘머물다 가는 바람’에서 서로 난투극을 벌인 취객 일곱 명이 시청 경비대에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즉결심판에 넘겨졌다. 술에 잔뜩 취해 횡설수설을 벌인 그들은 “천사가 나타났다!” “천사님! 어디 가셨어요!” 등등의 헛소리를 하며 서로 천사의 손을 잡아보겠다고 시청 지하에 갇혀서도 서로 싸워댔다고 한다...

#3. 성별이 바뀐 세상과 극한의 바람둥이 기리인

“아앗, 아, 안 돼, 안 되는데...”

나는 에밀리 누나를 더 강하게 끌어안는다. 수사 기사로 단련되었을 누나의 팔 힘은 분명 나보다 더 셀 터인데, 누나는 나를 밀어내지 못하고 그냥 말로만 저항하고 있다.

“그만 포기하세요. 벌써 며칠째인데...”

내 손이 스륵, 은밀한 곳을 스치고, 에밀리 로그푸스 제국 2급 수사기사는 내 품 안에서 퍼득거린다.

“꺄윽!”

“누나의 입이 거부해도 몸은 솔직하군요. 벌써 흥분하기 시작했는데요?”

“아, 아냐! 그만!”

“그만? 그럴까요 그럼?”

나는 은근슬쩍 팔을 풀고 에밀리 누나를 놓아준다. 누나는 안도감과 당혹감, 그리고 흥분이 뒤섞인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왜요? 그만하라고 해서 그만했는데.”

“너무해...”

“뭐가요?”

“좀 전에 토리 언니랑 한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아, 들렸어요?”

이럴 때는 약간 뻔뻔하게.

“너어-!”

“그래도 누나를 잊지 않고 이렇게 왔잖아요. 싫으면 갈까요?”

다시 손으로 누나의 허리를 끌어안는다. 누나는 팔로 나를 밀어내려 하지만 그 손길에는 여전히 힘이 들어가 있지 않다.

“못됐어, 신을 섬기는 토리 언니도 타락시키고... 남자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에빌로마저 함락시키더니.. 이제는 유부녀까지...”

“아까 말했듯이, 누나의 입은 나를 거부하지만, 누나의 몸은 솔직한걸요.”

내 손길이 누나의 은밀한 곳을 가볍게 스치고, 누나는 간신히 비명을 참아낸다.

“에밀리 누나.”

“으, 응?”

필살기 시전!

“예뻐요.”

순진한 표정으로 웃으면서. 누나의 얼굴이 확 붉어진다. 그대로 나는 누나를 확 끌어당기며 입을 맞춘다.

내 품 안에서 녹아드는 제국 2급 수사 여기사의 몸을 느끼며 나는 생각한다. 제도로 가는 길은 물론이고, 가서도 심심하진 않겠구나.

“으흐응!”

============================ 작품 후기 ============================

재미삼아 써 봤습니다.

기리인이 악의 소굴로 굴러떨어져 성노예로 팔린 경우,

기리인이 술김에 여장을 당해 난리가 난 경우,

그리고 기리인 빼고 모두가 여자인, 좀 더 야겜에 가까워진 경우.

제 안에 있는 흑염룡이 깨어나기 전에 오마케는 쉬도록 하겠습니다.

이러다가 딥 다크 스토리로 빠져들까봐 걱정이네요 ㅎㅎ;;;

취향 타는 소설 읽어주신, 그리고 읽어주고 계시는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선작, 추천, 코멘트, 쿠폰 주고 가시면 더 열심히 더 재미있게 쓰겠습니다.

(리코멘)

화이트프레페 님 // 원래 계획에 없었는데 형의 조카나 형수의 동생 같은거 만들까 하고 진지하게 고민중입니다.

subbidese 님 // 정말 감사합니다. 님의 코멘트가 많은 격려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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