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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력 101에 매력 100, 마나는 0-116화 (116/309)

00116 막간 #6. 편지와 보고서 =========================

막간 #6. 편지와 보고서

1. 수신처 : 제국 수사기사단

<기리인 모스라는 인물에 대한 보고서>

단장님께.

본 수사관은 이번 미틱 시 <치유의 손> 사태를 상기와 같이 해결하는 데 있어 ‘기리인 모스’라는 청년의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에 이 인물의 공훈에 대해 보고하고 조치를 기다리는 바입니다.

그를 만난 것은 북대공령에서 상단의 주선으로 배를 타고 내려갈 때 만났습니다. 시바낙 밭에 대한 정보가 알려질 것을 우려해 북대공이 보낸 병사들을, 그의 신묘한 궁술로 물리쳤습니다. 만약 그가 없었다면 저 이하 톨라츠 미트리클, 에빌로 레페프 3인은 목숨을 부지하기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어 그는 우리의 요청을 받아들여 미틱 시에서 정보 조사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특히, 우연이라고는 해도 그가 알아 온 시바낙의 정제와 정화에 대한 정보는 차후 북대공을 설득하여 불법적인 미틱 시 장악이 아닌 합법적인 상품 판매로 전환시키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그는 본인이 소유하고 있던 마수의 심장을 내놓아 시바낙의 정화가 가능하게끔 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그는 미틱 시 상공담당관 살인 사건 당시 본 수사관을 도와 범인 신문 및 체포에 협조하였으며, 본 수사관보다 먼저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고, 상공담당관 살인의 배후에 사정이 있음을, 그리고 이것이 북부와 중부의 대립이 될 수 있음을 짚어낸 바 있습니다. 자세한 사정은 공식문서로 남기지 않고 정세보고서를 별도로 첨부하였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공식문서로 보고한 대로 이 기리인 모스라는 청년의 공헌은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 있으며, 공식 보고서에 기재된 대로 공훈이 책정되어 보고되리라 믿습니다.

이 별첨 보고서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이 청년 자체에 대한 내용입니다. 미틱 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그는 선함에 대한 의지, 용기, 냉철한 판단력과 추리력, 그리고 놀라운 활솜씨 등을 보여주었으며, 북대공령의 대행자와 본 수사관 사이에서도 담대하게 둘을 중재하는 모습 또한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본 수사관이나 톨라츠, 에빌로와 빠르게 친해지는 한편 같이 일하는데도 전혀 지장이 없었습니다... (중략)

...이대로 두면 그는 그랜드 아카데미와 제국 대도서관 사이의 유명한 알력 사이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이에 관한 조치를 하려 합니다만, 경우에 따라서는 인재를 놓치기 전에 먼저 우리 수사기사단에서 조치를 취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정도로 탐나는 인재입니다.

상세한 보고서는 차후 대면시에 다시 상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에아임 로그푸스 올림.

2. 수신처 : 디트리클 시의 트리클 대신전. (기도를 이용하여 트리클 대신전의 담당 신관에게 직접 전해진 메시지를, 신전 측에서 문서 형태로 정리하였음.)

...(전략)...

이 기리인 모스 군은, 현재 그랜드 아카데미에서 안식년을 보내고 있는 그의 스승인 요안나 이스카와 협력해, 그의 몸에 일어난 이상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라 합니다. 어제 알게된 바로는 그의 조사에 대도서관 측도 관심이 있으며, 본 교단에도 이 인물에 대한 정보가 보고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변수가 생겼습니다. 현재 제가 배속되어 있는 2급 수사기사 에아임 로그푸스 경이 이미 이 기리인 군에 대해 수사기사단에 보고하였으며, 한 걸음 더 나아가 그가 각 세력간의 알력다툼에 휘말리는 신세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 그와 의형제를 맺고 그의 후견인이 되기를 자처하였습니다.

함께 근무중인 수사기사단 소속 마법사 에빌로 레페프 양의 반응으로 보아 기리인 군에게 나타난 현상은 역사상 나타난 적이 없는 아주 특별한 현상입니다. 교단을 위해서는, 에아임 경과 기리인 군과 좋은 관계를 맺고, 그를 통해 기리인 군의 몸에 나타난 현상을 연구하고 교단에서 이에 대한 지식을 쌓고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이 기리인 군이 마법사로서의 자신의 회복을 우선시하고 있으므로... (후략)

3. 수신처 : 제국 그랜드 아카데미 (메시지 스펠을 이용하여 전달된 내용을 이후 문서화하여 정리하였음)

...(전략)... 지금 이 친구의 몸에는 마법 무효화 장이 걸려있는 거나 마찬가지에요. 이런 현상은 제가 알기로 지금까지 존재한 바가 없어요. 있을 수가 없는 현상이니까요. 이 세상에 태어난 생물 중에 마나친화력이 없는 생물은 없잖아요? 그렇기에 마법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그는 지금 그의 몸 주변의 마나가 완전히 반응하지 않는 것 같은 증상을 보이고 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대사건이고 마학(魔學)의 역사를 완전히 새로 쓰게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다행히 그와 함께 연구하기로 약속한 요안나 이스카라는 선생이 지금 그랜드 아카데미에서 안식년을 보내고 있으니까... (중략)...

문제는, 저의 상관인 에아임 경이 그를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을 먹고 그와 의형제를 맺었어요. 그를 이용하거나 압박하여 아카데미가 연구 결과를 독점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분명, 신전과, 대도서관 쪽에도 보고가 들어갔을 거고, 에아임 경과 로그푸스 가문이 그의 후견인이 되어주기로 하였으니까요.

미리 로그푸스 가에 협상을 제의하시는 것이... (후략)

4. 수신처 : 로그푸스 변경백가 가주

...(전략)... 상기하였듯이, 기리인 군에 대해서는 현재 제도의 그랜드 아카데미, 대도서관, 디트리클 시의 대신전이 모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제가 올린 보고서로 인해 이 청년은 어전에서 포상을 받게 될 예정입니다. 더군다나 기리인 군의 몸에 나타난 현상이 역사상 최초임을 제 휘하의 사제와 마법사가 모두 확인하였으므로 그의 주가는 더욱 올라갈 것입니다. 제가 그와 의형제를 맺고 후견인이 되어 줌으로서 그는 어느 세력에서도 독점할 수 없는 인물이 되었고, 그러므로 그를 대상으로 연구하기 위해서는 저와 우리 가문에 계속 협상을 요청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버님. 아버님께서 늘 말씀하셨듯, 냉정하게만 결정을 내린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저는 이 청년이 마음에 듭니다. 제가 막내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런 동생이 있으면 싶었습니다. 아들이 넷이나 되는데도 형님들께서는 저를 귀찮아하지 않으시고 잘 돌봐주시고 제게 귀찮은 일이 생겼을 때 저를 지켜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런 사랑과 애정을 이 친구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순식간에 부모와 장래를 모두 잃어버렸는데도, 선하고, 현명하고, 재미있는 이 친구의 뒤를 봐 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그와 의형제의 연을 맺은 것입니다.

추후 기회가 있을 때 아버님과 형님께도 소개드리고 싶습니다. 마음에 드시리라 믿습니다. ...(후략)...

5. 수신처 : 제도의 관리 거주구역 내 로그푸스 가, 테밀 로그푸스

사랑하는 여보에게.

...(중략)... 그래서 이번에 이 친구와 함께 돌아가게 됐어. 별채에 있는 손님방을 내줄까 해. 사건이 마무리되고 보고와 포상이 끝날 때까지 제도에 있어야 하고, 그리고 이 친구는 적어도 1년 정도 제도에서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한 연구를 해야 하거든.

솔직히 말해 이 친구가 이번 출장의 가장 큰 소득이 아닌가 싶을 정도야. 잘 생겼고, 말도 잘 하는데, 게다가 선하고 영리하기까지 해. 원래는 마법사였는데, 어떤 사건에 의해서 마법을 잃게 되었나봐. 그걸 돌릴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러 제도로 오게 되었대.

사실은 이 친구와 의형제를 맺었어. 능력과 외양이 너무 뛰어난 친구라 이 친구를 아무런 방비 없이 제도에 던져두면 사방으로 끌려다니다가 산산조각 날 거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 마음에 들었기도 하고 말야. 나중에 여보도 만나봐. 여보도 좋아하게 될 거야.

얼른 집에 돌아가서 여보를 끌어안고 입맞추고 싶다. 여보가 자랑하는 토마토 스튜를 먹고 싶다. 보고싶어, 여보. 얼른 갈게. ...(후략. 이후 비슷한 아내바보 메시지가 쭉 이어지고 있음.)...

============================ 작품 후기 ============================

어제 의형제씬을 끝으로 5챕터를 마무리짓기로 했습니다.

나머지는 제도로 가는 길밖에 없는데, 마차타는 얘기 계속 해봐야 지루하니까요.

어제 저는 쓰면서 꽤 잘 나왔다고 만족했는데, 조회수는 오히려 뚝 떨어지더군요.

제가 원하는 것과 독자들이 원하는 것이 많이 다른가? 싶었습니다. 약간 우울...

그래도 '어쨌든 재미있게' 쓰자는 결심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더 노력하겠습니다.

혹시 원하는 오마케가 있으시면 댓글로 신청주시면 연참해 보겠습니다.

이제 6챕터에서는 기리인이 제도로 갑니다. 사건을 몰고 다니는 사람답게 거기서도 열심히 구를 예정입니다.

화이트프레페 님 // 그럴까봐 두 번이나 딥다크 아니라고 썼건만...ㅎㅎ;;

eastarea 님 // 모르시는게 좋을 지도 몰라요 ㅎㅎㅎㅎㅎ

melontea 님 // 챕터를 마무리하는데 좀 훈훈하게 끝내고 싶었습니다 ㅎㅎ

을지가 님 // 스탯의 기준은 16화에 설명되어 있습니다. 특수는 기본적으로는 패시브이며 특정한 상황이 되었을 때 발동하게 됩니다. 일종의 준 액티브라고 봐야겠네요.

냉철이 멍청으로 보인다는 점에 대해서는... 음. 우선 기리인은 10대 남자입니다. 10대 남자는 남성호르몬이 뿜어져 나오는 존재라 충동의 동물에 가깝습니다. 지금 기리인 정도로 행동하는 것만 해도 대단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리인이 너무 냉철한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캐릭터 간 감정선 연결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약간 톤다운 시킨 면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기리인이 냉철을 발휘했다면, 에아임의 의형제 제안이 나오기 전에 스스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게끔 에아임을 유도하려 들거나, 그의 말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매 번 면밀히 계산하며 말했을 것입니다만... 주인공이 그러면 너무 쌀쌀한 분위기의 글이 되지 않을까요.

의견 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더 돌아보며 제 묘사가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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