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지력 101에 매력 100, 마나는 0-144화 (144/309)

00144 6. 나 좀 가만 내버려 둬요 =========================

황태자 저하의 능력치가 어땠더라...

<이름          : 아제트 하페르**

나이          : 26

HP           : 2930/2930

힘            : 76

민첩          : 78

지력          : 95

마나친화력    : 81

매력          : 83

지구력        : 69

특수          : 카리스마 88, 철혈 85

스킬          : 분석 Lv. 1>

‘분석’은 또 뭐지? 으음... 전반적으로 매우 우수한 능력치다. 특히 지력 95는... 뭐, 나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말야. 음음. 카리스마에, 철혈에. 분석에. 쉽게 마음을 내 주면 안 되겠다. 탈탈 털려 버리겠어.

“기리인 경.”

“네, 전하.”

“알리시아 양에게 접근한 이유가 무엇인가?”

카리스마 88의 힘인가? 순식간에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마치 어전에서 나를 내려다보며 말하는 느낌. 하.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그럴 거라면 아무도 안 보는 자리를 고르지 말았어야지. 나는 괜히 내 안에서 반발심이 생기려는 것을 억누르며, 하지만 카리스마에 짓눌리지 않기 위해 의지력을 발동시키며 말했다.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선수끼리 이러지 말자고, 기리인 경. 알리시아를 콕 집은 데는 이유가 있을 것 아냐.”

뎅뎅뎅. 위기의 종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리는 느낌이 들었다. 황태자 저하는 지금 확신을 갖고 물어보고 있다. 여기서 더 순진하게 굴면 어떻게 될까. 황태자 저하가 믿어주려나? 아니... 분명 ‘너는 말 섞을 가치가 없다’며 돌려보내거나, 혹은 의뭉스럽다고 화내겠지. 둘 다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이고 말이다. 나는 주도권을 되찾아와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질문에는, 질문으로.

“그 전에 한 가지만 여쭙겠습니다. 알리시아 양이 제 질문에 극도로 당황한 모습을 보인 것은...”

“질문이 혹 혼담에 관한 것이었나?”

“그렇습니다, 저하.”

“그렇다면 자네는 이미 그 답을 알고 있겠군. 그렇기에 나를 기다렸던 것 아닌가?”

“그렇습니다, 저하.”

“어찌 알았는지 모르겠군. 아는 사람이 얼마 없을 터인데.”

“제가 들은 것은 단순한 단서 하나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저하와 알리시아 양을 보니 의문점이 생겼지요.”

“의문점?”

“두 분은 반대하는 결혼을 밀어붙일 만큼 서로를 사랑하는 것 같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한 방 얻어맞은 것 같은 표정을 짓는 황태자. 당신의 그 표정이 내 질문에 대한 답이라는 걸 아시려나.

“지나친 억측 아닌가.”

“저하께서는 그리 말씀하셔도 사람들이 납득할지 모르지요. 하지만 알리시아 양이 그렇게 무서워하는데 과연 사람들이 그 말을 납득할까요?”

“역시... 눈 밝은 사람에게는 보이나 보군. 대본이 훌륭해도 배우가 따라와주지 못하면 극이 쉽지 않지.”

‘띠링!’

<메인 퀘스트(3) - 황태자의 암살을 막아라>

<#1. 단서 수집 - 업데이트!>

<퀘스트 목표

<2) 뫼르말 가문의 여식에 대해 단서를 수집하세요 – 4/4 완료!

- 아카데미 출신의 마법사입니다. 친한 친구 중 하나로 이브 오르테가 있습니다.

- 지금 혼담이 오가고 있습니다. 이 혼담이 밝혀지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습니다.

- 경계하는 이유는 상대가 황태자이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 이들 둘 간의 혼담은 애정이나 정략이 아니며, 알리시아는 이 혼담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띠링!’

<추가 퀘스트 목표 – 달성시 큰 보상이 있으며 연계 퀘스트의 난이도가 낮아집니다.

1) 뫼르말 가문의 여식과 직접 이야기를 해 보세요. - 성공!

2) 황태자와 만나 직접 이야기를 해 보세요. - 목표 변경

-> 황태자에게 황태자의 의도를 털어놓게 하세요.>

하아... 내일 융파트 쪽 이야기만 들으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 어쨌든 나는 ‘유도’가 활성화된 채로 황태자에게 말을 걸었다.

“저하께서는 제가 저하와 알리시아 양 사이의 일에 대해 어찌 알았다고 생각하시는지?”

“누군가 일러줬으니까 알았겠지.”

“그럼 저에게 어떤 것을 바라고 알려줬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나는 평상시같으면 꿈도 못 꿀 행동, 그러니까 황태자와 말 게임을 하는 행동을 하고 있었다. 내가 미쳤지, 하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나는 황태자의 지력 95에 걸었다. 저 정도의 지력이라면, 이런 추리 게임을 싫어할 리가 없다. 특히 특기에 ‘분석’ 같은 걸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음... 자네가 세운 공훈과는 별개로 자네에게 메리트가 있다면, 자네가 신인인 데다가 수도의 사람들과는 관계가 적기 때문에, 의심하지 않다고 된다는 점이겠군.”

“정확합니다, 저하. 저에게 일러주신 분도 그 점을 장점으로 보셨습니다.”

“그래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이런 무익한 시도 같은 것을 중단하라는 것인가?”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 분께서는 태자 저하를 걱정하셔서 이러시는 것입니다.”

“흥, 역시 그랬겠지. 자네와 에아임 경을 동시에 부릴 수 있는 사람이면서, 자네의 메리트를 이용하기에 좋은 사람은 아바마마밖에 없을 줄 알고 있었다.”

크으. 대단하다, 대단해. 나는 간만에, 요안나 선생님 이래, 간만에 지적으로 비슷한 수준의 사람을 만나는 기분이 들었다.

지금껏 만났던, 예를 들어 아르논 양이나 알리시아 양 같은 사람들은, 대화를 유도해 이야기를 끌어내기가 쉬웠다. 하다 못해 나스프 공작마저도 약간의 아부가 곁들여지자 허허 웃으며 경계심을 풀지 않던가. 하지만 저하는 다르다. 저하는 내가 그렇게 하듯이, 약간의 단서에서 진실을 추론해내고 있었다. 여기서 내가 솔직하게 나오지 않는다면? 오히려 저하의 심기를 거스릴 수도 있다. 나는 짧게 심호흡을 한 후, 말했다.

“저하. 폐하께서 저와 에아임 경을 부르신 것은 어제였습니다.”

“그 분께서 뭐라고 하시던가?”

“저하의 혼담 소문을 걱정하셨습니다.”

“그야 그럴 테지. 안 그래도 나스프 공작가가 황가의 사돈집안으로 권력이 강해진 이 시점에, 뫼르말 백작가 같은 나스프 공작가의 입김이 닿는 집안의 여식을 상대로 삼았다고 뭐라뭐라 하시지 않던가?”

“그러셨습니다, 저하. 더불어, 공작가가 궁내부 사람들을 장악하는 바람에 믿을 수 있는 눈과 귀가 없다는 점을 안타까워하셨습니다.”

“그래서 자네를 보내신 거군.”

“맞습니다, 저하.”

“자네의 첫 춤 상대가 내 사촌 아르논이었지. 두 번째 왈츠 상대가 알리시아였고. 춤 후에 그녀들과 담소를 나눈 것은 혹 알아챌 수 있는 것이 있을까 하고 가십을 모아본 것 아닌가?”

...내가 만약 나중에 어떻게 풀려서 공직생활을 한다 해도 당신 밑으로는 안 가야겠는데, 정확하게 보고 있는걸. 나를 보고 놀랐던 사람들의 기분이 이런 걸까?

“전하께서는 참으로 영민하십니다.”

“가식은 집어치우고, 자네는 이 혼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띠링!’

<추가 퀘스트 목표 – 달성시 큰 보상이 있으며 연계 퀘스트의 난이도가 낮아집니다.

2) 황태자에게 황태자의 의도를 털어놓게 하세요. - 업데이트!

-> 황태자는 당신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파악한 혼담의 전모를 황태자에게 말하세요. 진상을 정확히 추론해 낼 경우 황태자가 당신을 신뢰하며 이야기를 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아, 진짜. 힘든 사람이네.

“황제 폐하께서 제게 이 일을 맡기셨다는 것은 저하의 혼담이 폐하의 의지도 아니고 정략도 아니란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오늘 제가 이 자리에서 확인한 것은 알리시아 양과 저하 사이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혼담의 양대 이유인 사랑도 집안도 아니라면?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겠지요.”

“흐음. 그리고?”

“또한 폐하께서 걱정하시는 것과 달리 오히려 뫼르말 가와 나스프 가의 사이는 썩 좋지 않으며, 저하의 계획이 어떤 것인지는 짐작만 할 뿐이나 나스프 가의 세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스프 가가 뫼르말 가에게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고, 당분간 그렇게 될 것 같기 때문입니다. 이 시점에서 남부의 권력 관계는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는데, 황태자 저하께서 개입하신다면 걷잡을 수 없이 변화하겠지요.”

“호오. 거기까지 파악했단 말인가.”

내친 김이다. 어차피 여기서부터는 논리적 도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저하께서 내키지 않아하는 알리시아 양에게 혼담 이야기를 하게 하셨다면, 그것은 영구적일 수는 없을 겁니다. 아니, 영구적이려고 생각하셨으면 혼담을 빠른 단계에 공개하셨겠지요. 일시적으로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만 하자 이런 생각이셨고, 알리시아 양에게 그걸 납득시키셨던 것이겠지요.”

“흐음. 계속 해보게.”

가타부타 확인해주지 않는 황태자 저하. 아, 짜증나려고 한다.

“저는 황태자 저하께서 무리하게 변화를 촉발시키는 이유가 있을 것으로 짐작할 뿐입니다. 하지만 저하. 저는 황제 폐하께 한 가지 사실을 들은 것이 있사옵니다.”

황태자 저하가 눈빛을 반짝인다.

“그것이 무엇인가?”

역으로 질문한다.

“저하께서는 혼담이 추진되는 것을 몇 명에게 말씀하셨사옵니까?”

“몇 명 안 된다. 경의 생각대로, 극도로 통제하였으니까.”

“그러하시다면 저하께서 이 혼담 이야기를 꺼낸 것은 단 하나의 이유밖에는 없겠군요. 정보가 어디로 새어나갔는지를 추적하여, 그 배후에 누가 있는지, 누가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 알아보시기 위함이 아니십니까?”

저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훌륭하군. 그대의 짐작이 맞다.”

“또한, 그들로 하여금 행동에 나서게 하기 위함이겠지요.”

“그 또한 맞다.”

“제가 들은 사실에 대해 말씀드려야겠군요. 폐하께서는 혼담이 진척되는 것을 막지 않으면 저하를 암살하겠다는 협박장을 받으셨습니다.”

“뭣이라?”

역시 거기까지는 몰랐나 보군.

“그러니 이 시점에서 저하와 저의 이해관계는 일치합니다. 저는 황제 폐하로부터, 저하의 암살 협박을 한 조직을 찾으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저하께서는 그 조직으로 정보가 어떻게 흘러들어갔는지 알아내는 한편, 그 조직을 격동시켜서 행동에 들어가게끔 하시는 것이 목표이셨을 겁니다.”

‘띠링!’

<추가 퀘스트 목표 – 달성!

2) 황태자의 시험 – 통과

황태자는 단서들을 조합해 진상을 추론해내고 황태자의 의도까지 짚어낸 당신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며, 동시에 황제 폐하의 명임을 밝힌 당신에 대해 신뢰하기 시작합니다.>

‘띠링!’

<조건을 만족하여 메인 퀘스트에 변화가 생깁니다.>

<메인 퀘스트(3) - 황태자의 암살을 막아라>

<#1. 단서 수집 - 클리어!>

<성공적으로 단서를 수집하여, 궁극적인 목표인 황태자 저하의 신뢰 획득에 대성공하였습니다. 이후 남은 조건은 불필요하다 판단하여 퀘스트를 성공 처리합니다.>

<황제 폐하에게 퀘스트의 성공을 보고하세요. 보상이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당신은 제도 사교계에 성공적으로 데뷔하였습니다. 당신의 사교계 평판이 상승합니다. 당신은 이후 추문에 휘말리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사교계 참석자, 즉 귀족들로부터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후우. 길었던 퀘스트가 하나 끝났는데, 이게 그저 메인 퀘스트의 1장에 불과했다니. 소름 끼친다.

============================ 작품 후기 ============================

정말 감사합니다. 모두 읽어주시는 여러분들 덕입니다.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이문세 님 후원쿠폰 2장 정말 감사합니다. 더 힘내서 열심히 쓰겠습니다.

얼룩야옹이 님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화이트프레페 님 // 이브 씨 또 등장할 수도 있을 거 같은데 말이죠 ㅎㅎ;; 감사합니다!

체크필통 님 // 지능이 95라 황제보다 똑똑하니까요 ㅎㅎ; 감사합니다!

eastarea 님 // 아직 포기하지 않았을지도? 감사합니다!

melontea 님 // 이번 편 보시고 황태자에 대한 생각이 바뀌셨을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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