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지력 101에 매력 100, 마나는 0-169화 (169/309)

00169 오마케 #4, #5 =========================

오마케 #4. 기리인 더 지골로

“기리인, 얼른...”

호화스러운 침실. 그냥 호화스러운 정도가 아니다. 넓지 않지만, 은밀한 곳에 위치한 이 침실은 모든 것이 호화스러운 것으로 갖춰져 있다. 장인의 손길로 조각된, 네 기둥과 천장이 있는 침대에, 역시 장인의 손길로 제작된 매트리스가 있고, 역시 장인의 손길이 닿은 부드러운 시트와 비단 이불이 있다. 심지어, 침대의 천장에는 풍경화까지 그려져 있다.

그리고 그 시트 위에 황후 전하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다리를 꼬고 앉아 있다.

“전하, 아름다우십니다.”

“또 그 전하 소리. 둘만 있을 때는 레루르라고 불러달라고 했잖아?”

“그래도...”

레루르는 알까? 내가 일부러 그러고 있다는 걸.

“자꾸 그럴 거야?”

황후, 아 아니, 레루르는 앞으로 일어선 내 물건을 덥석 잡았다. 그리고 그게 마치 손잡이라도 되는 듯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으윽.”

“이런 못된 녀석에게는 벌을 줘야겠는데?”

나를 세워둔 채 그녀는 허리를 숙여 내 물건의 끄트머리를 물었다. 이제는 익숙한 그녀의 애무.

“으흥... 레루르, 많이 늘었는데?”

“우움... 그거야 자기가 많이 연습 시키니까...”

누가 이 사람을 제국에서 가장 고귀한 여성인 황후 전하라고 믿을까. 그간 내가 말과 기교로 함락시킨 많은 귀족 부인들을 차례대로 하나씩 올라가, 마지막으로 레루르를 만난 것이 두 달 전. 애초에 들려온 소문 때문에 나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있던 레루르는 두 번째만에 나에게 함락당했고, 바로 나 없이는 못산다고 하는 말을 할 정도가 되었다. 훗. 이게 다 이 몸의 주체할 수 없는 매력 때문 아니겠어.

“우움... 아움...”

공작가의 여식이었다가 바로 황후가 된 사람 답게 그녀의 잠자리 기교는 좋다고 봐주기 힘든 수준이었다. 나는 학생을 가르치는 마음으로, 그녀에게 내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쾌락을 준 뒤, 잠자리 기술을 하나하나 가르쳤다. 남성기를 애무하는 것은 어떻게 하고, 허리는 어떻게 흔들어야 하며, 자세는 어떻게 잡아야 한다... 이제 열 번 남짓한 만남에 그녀는 그간 많이 연습했는지 ‘많이 늘었다’는 말이 아깝지 않았다.

“폐하도 좋아해? 레루르가 이렇게 기술이 늘... 아얏.”

이빨을 세워 내 물건을 가볍게 물어버린 레루르.

“내가 자기랑 있는 자리에서 그 이 얘기 하는거 안 좋아하는 줄 알면서...”

“그래도 궁금한 걸 어떻게 해. 내가 레루르를 사랑스럽게 여기는 만큼 다른 사람도 그럴 거 아냐.”

준비된 말이지, 물론. 진심이 별로 안 들어있기도 하고. 그리고, 레루르의 눈이 반짝거리는 걸 보면, 준비된 말은 의도한 효과를 내는 모양이네.

“내가 사랑스럽다고 생각해?”

“누가 레루르를 보고 사랑스럽다고 생각하지 않겠어.”

나는 다정하게 레루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입을 맞춘다. 레루르가 내 목을 휘감으며 매달려오고, 우리는 한참동안 키스를 나눈다. 분명 42세라고 알고 있는데, 제국의 기술과 자본이 들어간 미모 관리를 받아서인가, 그녀는 열 살쯤 깎아서 말해도 믿어줄 외모와 몸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녀를 안는 것이 싫지만은 않았다. 자연스럽게 나는 레루르를 침대에 눕히고 올라갔다. 나를 올려다보던 그녀가 칫, 하고 소리를 내며 고개를 돌렸다.

“왜?”

“흥, 나를 사랑스럽다고 말하면서도, 그러면서 이 방을 나가면 또 다른 귀부인을 찾아가겠지?”

다행히 진짜로 화난 게 아니라, 삐진 척 하는 거다. 하지만 여기서 말 잘 해야 한다.

“어쩔 수 없잖아. 레루르를 매일 만날 수 있다면 다른 사람따위 눈에 들어오지 않겠지만, 레루르를 매일 볼 수가 없잖아?”

“그래도!”

“그래도 레루르가 나한테는 제일 귀하고 소중해.”

“치이.”

나는 그녀의, 약간 늘어졌지만 아직은 탄력이 있는 젖가슴을 어루만지며, 다시 키스를 시도한다. 아직 삐진 척 놀이를 하고 있는 레루르는 고개를 홱 하고 돌리지만, 내가 다시 웃으며 부드럽게 얼굴을 돌리자 못 이기는 척 입술을 가져온다. 그리고 입맞춤이 시작되자마자 그녀는 흐물흐물 녹아내린다.

자아... 이제는 어지간히 레루르를 함락한 걸로 보인다. 이제부터는 어떻게 레루르를 이용해 내가 이익을 챙기느냐, 인데... 솔직히 지금이야 내가 젊고 얼굴이 잘 생기고 말도 잘 하고 그것도 잘 하니까 레이디며 귀부인들이 나한테 푹 빠져서 이것저것 갖다바치지, 이 생활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결국은 챙겨서 빠져야 할텐데, 황후를 사로잡았으니 얼마나 챙기면서 얼마나 안전하게 빠져나올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으응... 얼른, 넣어줘...”

그래, 일단은 더 헤어나오지 못하게 쾌락의 늪에 빠트려야겠다. 나는 레루르의 다리를 벌리고, 그녀의 안으로 내 물건을 진입시킨다.

“아응! 아흐응! 너, 너무 커!”

오마케 #5. 인생극장 – 그때, 기리인이 아르논에게 키스했다면?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오늘 우리는 트리클 신의 주재 아래 두 남녀가 사랑으로 만나 하나가 되는 자리에 모였습니다.”

내 앞에는, 트리클 교의 교황님이 예복을 성장(盛裝)하고 서 있다. 그래. 제국의 국교인 트리클 교의, 수많은 사제와 주교, 대사제 위에 서 있는 그 교황님 말이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오오라가 뒤에서 나오는 착각이 나는 그런 인물.

“신 앞에 선 두 남녀가 맺어지는데 있어, 그 결합이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증거나 사실을 아는 이가 있으면, 지금 앞으로 나오십시오.”

그리고, 단상 뒤쪽에 놓인 호화스러운 옥좌에는, 황제 폐하와 황후 전하가 앉아 있다. 황후 전하는 우리를 대견스러운 눈으로 보고 있다. 교황님이 두 번 같은 선언을 더 말하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그럴 수밖에. 교황이 직접 주재하고 황제가 앉아 있는 결혼식에 깽판을 놓으려면 이후에 인생이 참 팍팍해질 테니까 말이다.

“신랑측 증인이 될 남녀는 앞으로 나아오십시오.”

예복을 차려입은, 에아임 형과 테밀 누나가 와서 섰다.

“신부측 증인이 될 남녀는 앞으로 나아오십시오.”

누군지 얘기를 들었는데, 기억은 안 난다. 무슨 귀족가 사람이라고 했는데.

“각 증인은, 이 혼인이 이루어짐에 있어, 신의 뜻에 거슬리거나 감춤이 없음을, 각자의 천칭에 걸고 맹세할 수 있습니까?”

“맹세합니다.”

네 명이 똑같이 말하자, 교황님은 단상을 돌아 앞으로 와서, 우리 둘 앞에 섰다.

“이제 두 사람에게 묻겠습니다. 신랑은 신부를 맞아, 신께서 정하신 날까지 시종일관 같은 마음으로, 신부를 내 몸처럼 아끼고 사랑하며 지켜주겠습니까?”

“네!”

나는 겉으로나마 씩씩하게 대답한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그 날, 아르논의 반짝이는 눈빛을 피하지 못하고 그녀를 끌어당겨 입맞춘 후, 모든 것은 마치 이렇게 되기라도 되어 있었다는 듯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그 다음인가 다다음인가 만났을 때 아르논은 귀엽게 나를 유혹했고, 나는 그녀와 잠자리를 같이 했다. 그런데, 정말 우연히도 그 날 덜컥 아이가 들어서고 말았다.

황태자 암살 음모를 추적하는 동안 나는 나스프 공작, 아니 이제는 장인어른에게 불려가 죽을 정도로 혼나고, 얼른 식장을 잡는 등의 일을 하며 동시에 불안해하는 아르논도 달래야 했다. 와중에 암살 음모까지 추적해야 했으니 그 때는 정말 몸이 세 개라도 모자랐다. 다행히 모든 것이 잘 끝나고, 황제 폐하가 단승 자작위까지 내려주어서, 이제는 우리 둘의 혼인을 막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신부에게 묻겠습니다. 신부는 신랑을 맞아, 신께서 정하신 날까지 시종일관 같은 마음으로, 신랑을 내 몸처럼 아끼고 사랑하며, 그를 보살피겠습니까?”

“네.”

수줍은 듯한 아르논의 대답. 그녀는 배가 부른 것이 표가 나기 시작하는 지금에도 가끔 수줍은 모습을 보여준다.

“두 사람이 맹세하였으므로, 본 주례는 신께서 내려주신 천칭의 균형의 권능으로, 두 사람의 혼인이 원만히 성사되었음을 선포하며, 신의 이름으로 두 사람의 혼인을 축복합니다.”

교황님의 손이 하얗게 빛났다. 눈이 부실 정도의 그 하얀 빛은 우리 둘의 머리 위에 올려져, 곧 온 몸이 하얗게, 아까 교황님 손에 있을 때만큼은 아니지만 희게 빛나기 시작했다.

“이제 신랑은 신부에게 입맞추십시오.”

뒤쪽 자리에 앉은 젊은 귀족들을 중심으로 오오~ 하는 장난스런 소리가 난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그녀를 향해, 그리고 그녀는 나를 향해 돌아선다.

그 순간.

저 뒤에 서서, 온갖 감정이 소용돌이치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요안나 선생님이 눈에 들어온다.

나는 필사적으로 감정을 관리한다. 여기서 굳은 얼굴, 슬픈 얼굴을 하면 안 된다. 모두의 눈 앞이다. 게다가, 내 앞에는 아르논이 나를 바라보고 서 있다...

나는 조심스럽게 아르논의 베일을 젖힌다. 하얀 드레스에 대비되는 그녀의 까무잡잡한 피부와 은색의 머리카락은 최고의 공을 들여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 그녀가 눈물을 글썽이는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어쩔 수 없다.

여기에서 돌이킬 수는 없다.

나는 그녀를 가볍게 안으며 부드럽게 입맞춘다.

내가 갈 수도 있었던 다른 인생의 길이여, 이제 안녕히.

============================ 작품 후기 ============================

베스트에서 떨어졌어요 ㅠㅠ 어째 조회수가 떨어지더라..

뭐... 하루에도 몇 번씩 목록 새로고침 하던 일이 줄어들어서 좀 낫다는 생각은 듭니다.

그리고 저번 챕터가 너무 방대해진 면이 없지 않다고 생각도 합니다.

다음 챕터에 좀 더 바짝 조이고 열심히 달려가 보겠습니다.

안되면 또 뭐 날잡아서 연참 한번 하죠 뭐 ㅎㅎ

그래도 읽어주시는 여러분이 있으니까.

오마케 #4는 딥다크 전개를 원하신 몇 분들의 요청으로 썼습니다 ㅎㅎㅎ;

오마케 #5는 아르논과 본편에서는 저러기 힘들 것 같아 그냥 좀 써 봤습니다.

화이트프레페 님 // 남들 모르는 노예 하나쯤 있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요? (뭐래니)

melontea 님 // 그거죠. 이 세계관에서는 인과응보가 크게 작용하니까요. ㅎㅎ

eastarea 님 // 그러면서 이제 마법 되치기에 대해 연구하는 거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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