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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력 101에 매력 100, 마나는 0-174화 (174/309)

00174 7. 황태자의 암살을 막아라...?! =========================

들어올려진 판자를 잡고 들어올리자, 사람이 한 명 내려갈만한 너비의 입구가 보였다. 아래 공간은 넓지 않았다. 대략, 뢰다가 가서 서면 딱 들어갈 정도의 크기였다. 내려가서 보는 건 좋지 않을 것 같다. 아래에는 뭔가 종이 같은 것이 꽤 들어있었고, 조그만 나무상자 같은 것도 몇 개 보였다.

“음... 이러면 여러 명이 내려가서 볼 수는 없겠군. 잠시.”

태자 저하는 직접 상체를 그 안으로 집어넣었다.

“저, 저하!”

“가만있자... 이건가. 이거하고... 끙차.”

허리를 편 저하의 손에는 서류다발 하나와 조그만 액자같은 것이 하나 들려있었다. 액자 안에는 내가 봤던 보석들이 총 여섯 개 들어 있었다.

‘정보 확인.’

<물품 정보>

<통신용 목걸이. 아티팩트. 내구도 : 15/15 랭크 : B+>

<약 200보 이내의 거리에서 불빛 신호를 받는 목걸이입니다. 수신 기능만 있고 발신 기능은 없습니다.>

오호. 그게 양방향 발신은 아니구나. 하긴, 받는 사람이 어떤 상황인지 모르는데 불을 함부로 번쩍거릴 수는 없겠지. 만약 필요하다면 프그단 경은 궁성 어디든 갈 수 있을테니 쪽지든 뭐든 전달할 수 있었을테고...

...잠깐? 그럼 굳이 애초에 이런 복잡한 구조를 한 이유가 뭐지? 만나기 힘들어서? 프그단 경이 어디든 갈 수 있다면, 굳이 이런 장치로 정보를 전달받을 이유가 있나? 뭔가 다른 기능이 있는 걸까, 이 목걸이는? 이봐, ‘시스템’, 뭐 아는 거 없어?

<정보 확인의 레벨이 낮아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럼 뭐가 있긴 있다는 거네? 그건 맞는거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말줄임표는 뭐냐고... 아니면, 그냥 서로 모르는 채로 있는 게 나은 것일까. 우리가 프그단 경을 추적해낸 것이 순전한 우연인 것일까. 조금 더 고민해봐야겠다. 그 때, 저하가 목걸이를 가리키며 나에게 물어왔다.

“경, 이것이 경이 봤던 그것인가? 누스마가 하고 있었다는?”

“네, 저하. 이것과 같은 목걸이였습니다.”

“어디 보자...”

저하는 액자 뒤를 보고는, “다행히 밀봉은 아니군.” 하며 액자를 열었다. 그러더니 우리를 보며 말했다.

“레이디 요안나. 혹시, 물체 창조(create object) 마법이 가능할까요?”

“저하, 가능하오나, 그 마법은 4서클입니다. 황궁 안에서 3서클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급수를 낮추어야 하는데 그러면 제대로 된 물건을 만들어내기 어려운 줄로 아룁니다.”

“아뇨, 아뇨. 기능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모습만 똑같이 갖추면 돼요. 누르면 불 들어오게만 하면 됩니다. 메시지 전달은 필요 없어요.”

“저하, 그 말씀은...”

“한 개를 빼돌려볼까 합니다. 괜찮을까요?”

“불이 들어오게 하는 것은 좀 어려울거 같은데...”

이 쯤에서 나서는 게 좋겠군.

“저하, 이 놈들은 양방향이 아닌 것 같습니다. 여기를 보십시오. 누르는 곳이 없습니다. 그리고 저하, 황궁에서 불빛이 반짝일지도 모르는 물건을 가지고 있으면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음... 기리인 경의 추측이 맞는 것 같군. 역시 경은 참 대단해.”

“과찬이십니다, 저하. 어쨌든 선생님, 모양만이라도 똑같이 만들 수 없을까요?”

“그 정도라면 어떻게든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아직 아까 마법을 너무 많이 쓴 피로감에서 회복되지 못해 약간은 창백한 표정의 선생님은, 그래도 다시 한 번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았다.

“물체 창조(create object), 수정(crystal).”

곧 선생님의 손 안에서 빛이 번쩍이더니 액자 안에 들어있던 수정과 거의 흡사한 색과 모양의 물건이 나타났다. 선생님은 머리가 어지러운 듯 머리를 짚으며 벽에 기댔고, 나는 선생님을 부축하며 얼른 그 물건을 받아 저하에게 넘겼다.

“오오, 훌륭하군. 감사합니다, 레이디 요안나.”

요안나 선생님은 미약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하는 액자 속의 보석을 바꿔치기하며, 약간은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 정도면, 영원히 모를 수도 있겠어. ‘이 놈은 왜이리 연락이 없나’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

저하는 그 보석을 주머니에 잘 집어넣더니, 아까 가져나온 서류로 눈을 돌렸다.

“이건... 음... 지난 추밀원 회의자료, 이건 볼 것 없고... 황실 기사단 인명록, 융파트의 님크 기사단의 인명록, 나스프의 에아뉘 기사단의 인명록...”

황태자 저하는 선 채로 빠르게 인명록을 넘겼다. 동그라미 표시가 되어 있는 것들이 꽤 있었다. 표정이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융파트 쪽에는 동그라미가 꽤 많군. 이거 문제가 심각해질 수도 있겠는데. 이건 그대로 기사단에 갖다줘야겠군. 이 외에도 무슨 서류가 있는지 알아봐야겠는데...”

그때 저 멀리서 음악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태자 저하의 낯빛이 변했다.

“가세. 이제 식이 끝나가는군. 분열 행진을 하고 나면 식이 끝날 거야.”

애초에 약속된 대로 저하는 서류를 나에게 넘겼고, 나는 그 서류를 시녀복 안에 쑤셔넣었다. 설마 여장하고 있는 사람이라도 막 몸수색을 하진 않겠지. 선생님이 심호흡을 하며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는 동안, 나는 저하를 도와 그 아래의 공간을 원래대로 해 놓고, 판자를 닫았다.

“자, 이야기는 가서.”

우리는 재빨리 문을 열고 나가, 복도로 나가서, 열쇠로 문을 잠갔다. 그리고 황태자와 두 시녀로 다시 변신해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숙인 채로 앞으로 걸어가는데...

“황태자 저하.”

흐억.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날 뻔 했다. 저 목소리는 기억에 있다. 나에게 가서 옷을 맞추라고 했던 목소리. 바로 프그단 경이다.

“오, 프그단 경. 분열이 벌써 끝났소?”

“네. 저하께서는 여기서 무엇을 하시는 것인지...”

“아, 이 시녀들에게 뭔가 시킬 것이 있어서 말이오.”

아, 저 사람 왜 저래... 우리한테 주의를 돌리게 하면 어떻게 해... 나는 더 눈을 깔고 고개를 숙였다. 프그단 경은 우리를, 특히 요안나 선생님 쪽을 일별하더니 – 머릿수건을 써도 그 미모는 가릴 수가 없었다 – 웃으며 태자 저하에게 말했다.

“제 기억에는 없는 시녀들이로군요.”

“자네에게 황궁에서 모르는 사람이 있다고?”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 중에는 모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놀랄 노자로구만... 그럼 프그단 경, 이만 가보겠네.”

“살펴 가십시오, 저하.”

우리는 한참을 말소리 하나 숨소리 하나 내지 않고 긴 복도를 걸어, 태자 저하가 거처하는 동궁까지 갔다. 그러고도 모자라 저하의 침전에 들어갔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우리 셋은 그 화려한 의자에 주저앉아 테이블에 널부러졌다. 태자 저하는 숫제 침대에 누워버렸다.

“하아...”

약속이나 한 듯 길게 한숨을 토해냈다. 그러자 저하의 방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형이 말했다.

“성공하셨습니까?”

“물론이죠, 형님. 성공했습니다.”

짝, 짝. 짝. 박수 세 번을 친 에아임 형은 웃으며 말했다.

“다행입니다. 문외한 세 명을 보내서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릅니다. 몇 번이나 내가 갈 걸, 하고 생각하다가, 아냐, 기리인처럼 여장이 잘 어울리지 않으면 안 될 거야... 하고 포기했는데... 기리인, 너 정말 여장이 잘 어울린다?”

악, 진짜! 나는 거칠게 머릿수건을 벗어던졌고, 침대에 누운 저하와 의자에 앉은 형, 그리고 테이블에 엎드린 요안나 선생님까지 모두가 키득댔다. 누가 하고 싶어서 했나. 나는 옷 안에서 아까 저하에게서 넘겨받은 서류를 꺼내 테이블 위에 놓았다.

“저하, 이 서류는 에아임 경에게 넘기는 것이 좋겠지요?”

“그래, 그리 하는게 좋겠어. 형님, 몇 가지 서류를 가져왔는데,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님크 기사단과 에아뉘 기사단의 인명록이 들어 있었습니다.”

형은 대뜸 인상이 변했다.

“기사단 인명록은 기밀까지는 아닙니다만, 꽤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지요. 반역과 연계될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나는 페이지를 몇 개 넘겨, 이름에 동그라미가 쳐져 있는 것을 보여주었다. 형의 표정이 확실히 딱딱하게 굳었다. 저하가 일어나 파이프를 문 채 – 요안나 선생님을 생각해서인지 불은 붙이지 않았다 – 다가오자 형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저하, 이런 정보가 들어온 이상 더 이상은 저 혼자 수사를 이끌어가는 것은 무리라 사료되옵니다. 적어도 플레이크 모툼 경에게는 사실을 밝히고 협조를 구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저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렇게 하세요. 대신 아직도 조직의 전모가 밝혀지지 않았으니 본격적으로 뒤집어엎거나 들쑤시는 것은 하면 안됩니다. ...모툼 경이 제일 잘 알겠지만 말입니다.”

“그리 하겠습니다, 저하.”

저하는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기리인 경, 경에게는 또 도움을 받았군. 내가 경에게 해 줄 것이 없는 게 안타깝군. 고맙네. 자네 덕에 오늘 성과가 가능했네. 자네가 아니었으면 레이디 요안나를 만나지도 못했을 것이고, 프그단 경의 방을 지목하지도 못했을 것이고, 이렇게 서류들과 신호 보석을 찾아내지도 못했겠지.”

“지나친 예의이시옵니다, 저하. 저하를 돕는 것은 제국 신민으로서의 마땅한 의무이옵니다.”

“아니, 그대는 그 이상으로 해 주었어. 고맙네, 기리인 경. 내가 보위에 오르든 그 전에든 내가 꼭 그대에게 보답하겠네.”

‘띠링!’

<메인 퀘스트(3) - 황태자의 암살을 막아라>

<#13. 수색 - 성공!>

<프그단 경의 방에서 기밀 서류와 정보가 전달되는 것으로 보이는 보석을 찾아내었습니다.>

<1) 시녀로 여장을 하세요. - 완료!>

<2) 프그단 경의 방에서 정보를 전달받는 장치, 혹은 비밀 통로를 찾아내세요. - 완료!>

<숨겨진 추가 조건 : 정보 전달 장치 중 일부와 서류 일부를 확보하여, 연계 퀘스트의 난이도가 하락합니다.>

<퀘스트 보상 : 연계 퀘스트로 이어집니다.>

<메인 퀘스트(3) - 황태자의 암살을 막아라>

<#14. 네놈을 추적해주마>

<이제, 황태자의 목숨을 노리는 ‘조직’이 어떤 것인지, 혹은 정말로 융파트와 나스프가 연합한 것인지, 그 실체를 추적하기 시작해야 합니다.>

<다행히 전 단계에서 성공적인 퀘스트 완료로 난이도가 하락하였습니다.>

<1) 그들이 보내는 정보를 보석으로 수신하세요.>

<2) 기밀 서류를 분석하세요.>

<3)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조직의 구성원을 추적해야 합니다.>

<난이도 : A>

<퀘스트 보상 : 연계 퀘스트로 이어집니다.>

쉬워진 게 A냐...? 그리고 아직도 연계 퀘스트가 남았어? ...하긴, 저하의 암살을 막으려면 완전히 조직을 뿌리뽑기 전까지는 무리겠지.

============================ 작품 후기 ============================

조금 늦었네요. 감사합니다.

주말에는 아무래도 딸내미 아들내미를 위해 봉사해야 하다 보니...

16일 정오 연재는 한 번만 건너뛰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만큼, 다음에 연참해서 보충하겠습니다. 아무래도 연참 타이밍을 또 잡야야 하지 시포요.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덕입니다.

eastarea 님 // 뭐 일 끝나고 또 데이트하러 가면 되죠 ㅎ 후원쿠폰 6장 정말 감사합니다.

화이트프레페 님 // 이제 또 알아봐야죠 궁내부 장관이 어느정도 가담자인지 ㅎ 확실히 소속돼 있는 것 같긴 하네요.

Xiayu 님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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