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지력 101에 매력 100, 마나는 0-194화 (194/309)

00194 7. 황태자의 암살을 막아라...?! =========================

“소신은 그 무도회장에서 황태자 저하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 황태자 저하의 살해를 협박하는 조직을 찾기 위해 소신과 황태자 저하는 여러 번 만났고, 그 때마다 소신은 황태자 저하의 식견과 명석한 두뇌에 감탄하였사옵니다. 현재 보위에 계신 황제 폐하께서 선정을 펼치고 계시고, 황태자 저하께서 그 뒤를 받치고 계시니, 제국의 앞날이 참으로 밝다라고, 제국의 신민으로서 참 뿌듯한 감정을 지니게 되었지요.”

“...그런데?”

이제는 약간 쉰 것 같은 황제 폐하의 목소리.

“그런 저하에 대해 황제 폐하께서는 탐탁치 않다, 변변치 못하다는 말씀을 수 차례 하셨습니다. 이미 황제 폐하의 말을 한 번 걸러 듣게 된 저인지라 그 말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지요. 폐하, 그러던 도중 저는 여행길에서 들었던 이야기 하나가 생각났습니다. 어느 수련기간 중인 사제가 시골 마을에서 대장장이 견습생으로 들어가게 되며 겪은 일을 이야기해 주었는데요.”

그 이야기를 나와 같이 들은 바 있는 형은 아, 하는 소리를 냈다.

“폐하. 그 수련사제는 대장장이와 그 딸과 잘 지냈으나, 그 두 사람이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알지 못했습니다. 딸의 계략에 의해 대장장이는 그 수련사제를 질투하게 되어, 대장장이와 대립하게 되었고, 결국 수련사제는 그 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 그런데 그 이야기가 왜 지금 나오는가?”

“비슷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황제 폐하. 서로 협력관계이고 사이가 좋았을 사람들 중,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매도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으나, 그 중 하나가 여자 관계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조개처럼, 입을 꽉 다무는 황제 폐하.

“솔직히 말씀드려서 이상의 내용은 추론에 불과했습니다. 어제 낮, 황태자 저하와 만나기 전까지는요. 저하, 그 보석을 가져오셨습니까?”

저하는 그 통신에 사용된 보석을 꺼내놓았다. 나는 설명했다. 저하가 정보가 전달되는 경로를 찾았다고, 그런데 그것이 그와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시동인 누스마였다고, 누스마를 살펴보다가 우연히 그가 하고 있는 묘한 모양의 보석 목걸이를 보았다고, 그 목걸이가 정보를 전달하는 것임을 추정하고, 지금 이 방과 동궁을 중심으로 하여 중간쯤에 만나는 곳이 있는가를 찾았고, 그것이 궁내부 장관의 방이었고, 경비 교대식에 몰래 여장을 하고 그 방에 들어갔고, 방 밑에서 비밀 서랍을 발견했고, 그 서랍 안에 이 목걸이로 정보가 전달되는 보석을 보았다...고. 나는 형을 보았고, 형이 말을 받아 이어서 설명했다.

“어제, 기리인 경은 스스로 미끼가 되어, 내일 황제 폐하에게 보고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정보를 모으겠다고 누스마의 앞에서 정보를 흘렸습니다. 그 미끼를 문 프그단은 수하 마법사 한 명과 함께 기리인 경을 습격했지만, 미리 황태자 저하와 짜고 이를 대비한 기리인 경은 황태자의 호위인 비르히와, 기사단에서 파견한 병력을 이용해 이를 무사히 막아냈습니다. 한편 소신은 그 동안 황태자 저하의 협조를 얻어 궁성에 들어와 궁내부 장관실의 비밀 창고를 털어, 궁내부원과 황실 경비대원 중 저 조직에 포섭된 자들을 추려내었고, 수사기사단 모툼 단장이 지휘하는 수사반이 밤새도록 최대한 조용히 그들을 체포하였습니다.”

그리고 형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소신은 한편 집으로 가, 기리인 경과 함께 프그단을 체포하여 기사단으로 압송하였으나, 프그단이 자기의 손목을 내놓으며 필사적으로 탈출하는 바람에 그를 잡지 못하였사옵니다. 소신의 불찰이오니 벌하여 주시옵소서.”

한참동안 눈을 꼭 감은 황제 폐하는 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말했다.

“내가 알리시아를 만난다는 것은 어찌 알았는가.”

“경비 교대식에 프그단의 방에 들어갔었을 때, 보석 중 하나를 바꿔치기해 왔습니다. 불이 번쩍이는 것을 황태자 저하께서 보고 계시다가 기록하셨고, 그것이 제국 해군에서 흔히 사용하는 불빛 신호라는 것을 아셨습니다. 그를 통해 라는 암호를 알아내었고, 그것이 ‘내일 알리시아를 만난다’는 내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시점에서 저는 이상의 내용을 한 줄로 꿰는 데 성공했고, 황태자 저하께 말씀드렸지요.”

계속, 황태자 저하는 한참동안 눈을 감고 있었다. 그러다가 눈을 뜨고 말했다.

“기리인 경. 내가 처음 자네를 만났을 때, 내가 부럽느냐고 물었지. 그때 경이 뭐라고 대답했는지 기억하는가?”

“물론입니다, 폐하. 저는 폐하가 부럽지 않다고 말씀드렸사옵니다.”

“그렇지. 황제라는 자리가 참으로 모순되게도, 제국의 만인의 위에 서는 자리임에도 혼자 마음대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경은 그 때 그걸 바로 깨닫고 그렇게 말했지.”

폐하는 길게 한숨을 내뿜었다.

“아들 앞에서 할 말은 아니지만, 나는 제국 최고의 공처가일 것이다. 아내를 사랑한 적이 없어. 매일 혼나기에 바빴지. 내 아버님께서 나스프 공작가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그의 딸을 내 비로 맞은 후 나는 늘 그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궁내부의 일을 간섭해야만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내와 부딪히는 것이 힘들고 불편해서 그냥 떠넘겨 버렸다. 그 결과가 지금이다. 쉽게 말해 나는 제국 최고의 공처가인 셈이지.”

두 손을 들어올려 폐하는 얼굴을 파묻었다. 두 손 사이로 착잡하기 그지없는 말소리가 흘러나왔다.

“정말 우연히 그녀를 만났다. 대략 1년전 쯤이다. 마흔여덟 평생동안 이렇게 가슴떨리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렇게 매력적인 여자는 아닌 것 같은데... 뭐 어떠리. 서로 좋으면 됐지.

“처음으로 곁에 두고 싶었다. 후궁으로라도 삼고 싶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기리인 경, 자네가 지적했던 대로 나스프 공작가에서는 그걸 받아들일 리가 없겠지.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아, 입도 떼 보지 못하고 있던 차에... 아들의 혼담 소문이 들린 것이다. 내가 못되게 굴었다면 아마 그 때문일 거다. 나는 능력이 없고 입장이 약하고 용기가 없어 그녀를 내 곁에 두지 못하는데, 아들은 입장이 자유로우니 혼담을 내세우면 통과될 수 있겠구나... 그래, 기리인 경. 경의 말 대로 질투가 맞을 것이다.”

“아바마마...”

저하가 애타게 불렀지만 황제 폐하는 그대로, 얼굴을 가린 채 그대로 있었다.

“아바마마, 소자는 아바마마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해할 수 있다고.”

“네, 아바마마. 아바마마가 그 동안 궁에서 어마마마에게 어떤 대우를 받으셨는지 소자 자라면서 보고 자랐으니까요. 아마 제가 제일 많이 보았을 것입니다.”

“그런가...”

“소자는 아바마마의 편입니다. 아바마마를 도와드릴 것입니다.”

“참...”

그대로 얼굴을 가린 채, 황제 폐하는 말을 꺼냈다.

“내가 하찮은 질투에 사로잡혀 눈이 어두워진 동안, 황태자와 기리인 경, 그리고 에아임 경이 모든 일을 처리했군. 하아... 겉모양에만 집착해 조용히 해결하려 했던 내가 바보였군...”

“폐하...”

약간의 안타까움을 담아 에아임 형이 폐하를 부르자, 폐하는 얼굴에서 손을 뗐다. 그러더니, 무릎에 손을 짚고, 머리를 숙였다.

“미안하다.”

황급히 나는 무릎을 꿇었다.

“폐, 폐하... 어찌...”

“내가 눈이 어두워, 이미 모든 것을 해결한 충신들에게 폭언을 하고 그들을 매도하였다. 아들아, 미안하다. 에아임 경, 기리인 경, 미안하네. 사과하겠네.”

“어찌... 군주는 무치(無恥)라 하였습니다. 폐하. 거두어주소서.”

“아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 지도자는 필연 오류에 빠지기 마련이다. 아들아, 기억해두거라.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는 것은 자신을 약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게, 한 순간에 공명정대한 황제 폐하의 모습을 회복한 폐하는, 말했다.

“기리인 경, 일어서게.”

내가 일어서자, 폐하는 나를 보며 힘이 없게나마 미소를 지었다.

“자네, 이제 보니 간은 고향에 두고 온 것 아닌가? 내 앞에서 내 숨겨진 연인 얘기를 하면서 살인멸구의 겁도 나지 않았나?”

“솔직히 지금 제 셔츠의 등은 온통 식은땀으로 젖었사옵니다, 폐하.”

이 정도는 괜찮겠지? 내 생각대로 폐하는 가볍게 웃었다. 기분이 약간 나아진 모양이다.

“아까는 내가 험한 말을 했지만, 자네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자네가 아니었다면 저들을 결코 잡아내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군. 고맙네, 기리인 경. 자네 덕분일세.”

‘띠링!’

<메인 퀘스트(3) - 황태자의 암살을 막아라 - 클리어!>

<#18. 보고 - 완료>

<황제에게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를 말하고, 그의 인정을 받았습니다. 또한 황제의 내밀한 비밀을 알게 되었으며, 그를 통해 황제를 압박하여 황제로부터 양보를 받아내는 성과 또한 얻어내었습니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성공적으로 줄타기를 해낸 당신의 성과를 축하합니다.>

<주 보상 – 황제로부터 수령하세요.>

‘띠링!’

<당신의 메인 퀘스트 해결 과정을 총 평가한 결과,

1) 단서를 본 시스템보다 더 빠르게 찾아내어 퀘스트를 월반한 것

2) 프그단에게서 이종족의 단서를 찾아내어 메인 퀘스트의 추가 힌트를 얻은 것

3) 조사 과정을 하나의 실로 꿰어 황제의 비밀을 알아내고 황제를 압박한 것

이 세 가지가 높이 평가되어, 본 시스템으로부터 추가 보상이 주어집니다.>

<평가중...>

하아... 나는 티나지 않게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다. 제도에 도착한 이래 숨가쁘게 달려왔던 일이, 어긋나지 않고 무사히 마무리가 되었다. 시스템의 메시지는 또 한참 시간 걸릴 모양이다. 점이 점점 늘어나는 걸 보니... 내가 메시지를 읽고 있는 동안, 황제 폐하는 잠시 뭔가를 궁리하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아침부터 전투기가 계속 날아가는 소리가 들리길래 엄청 불안해했는데...

알고보니 블랙이글스 공군 에어쇼팀이었다네요... ㅎㅎ;;

찾아서 읽어주시고, 선작, 추천, 코멘트, 쿠폰 주시는 여러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힘을 얻어 씁니다.

eastarea 님 // 감사합니다!

RRSS 님 // 글쎄요? 엘프 이야기는 메인 퀘스트에 들어갔으니 또 나오지 않을까요? ㅎㅎ

쇠황조롱이 님 // 그런 거죠. 발로 뛴 황태자가 제대로 상황을 보고 있었던거죠.

두부세모 님 // 그래도 스스로 잘못을 깨달으니 구제불능은 아닌듯요 ㅎㅎ

화이트프레페 님 // 그러게요? ...그의 마성의 매력은 이종족에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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