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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력 101에 매력 100, 마나는 0-198화 (198/309)

00198 7. 황태자의 암살을 막아라...?! =========================

미리 언질받은 대로 대신전의 3층, 황족들만이 갈 수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미 갑옷과 실내용 창을 든 경비원들이 지키고 있었으나, 그들은 내 얼굴을 미리 언질받았는지 나를 통과시켜 주었다. 그대로 다가가자 궁내부원 한 사람이 나에게 인사하고는, 문을 약간 열고 말했다.

“폐하, 모스 백작이 도착했습니다.”

“들라 하라.”

새삼 긴장을 다지며 안으로 들어가자, 방 안에는 시중을 들어 줄 궁내부원 두어 명과, 황제 폐하의 일가 – 그러니까, 폐하, 황후 전하, 황태자 저하, 그리고 아를리 공주마마 이렇게 넷이 앉아 있었다. 나는 사전에 교육받은 대로, 고개만 숙였다. 이제 일반 백성도 아니고, 기사도 아니고, 무려 단승에다 영지도 없지만 작위를 받은지라, 이제는 황족을 볼 때마다 무릎을 픽픽 꿇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물론 나는 자주 꿇을 작정이었다. 그게 더 안전하니까.)

“황제 폐하를 뵈옵니다.”

“오, 모스 백작. 어서 오게. 오늘이 아니면 일가족이 다 모이기 힘들어서 이렇게 자네를 이 자리에 오라 했네. 황후와 공주에게 그대를 소개시켜주기 위해서 말이야. 황후, 이 청년을 기억하시오?”

“어찌 기억 못하겠어요. 저런 미모의 청년은 한 번 보아도 잊히지 않지요.”

나는 황후 전하가 내민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

“늦었지만, 우리 황태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조직을 잡아낸 것,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군요. 어미로서 자식을 잃는 것은 팔다리가 끊어지는 것보다 큰 아픔일 터, 그를 막아준 모스 백작은 우리 황실과 제국에 큰 공헌을 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과찬의 말씀입니다, 황후 전하. 소신은 그저 제국의 신민으로서 도리를 다하였을 뿐입니다.”

“백작은 우리 오라버니에게 저녁 초대를 받은 적이 있지요?”

오라버니라면 나스프 공작이겠지. 주책맞게도, 나는 그 날 마셨던 꽃향기 나는 맥주를 다시 떠올렸다.

“그러하옵니다, 전하.”

“오라버니가 그대에게 어떤 평가를 내렸는지는 알고 있나요?”

알지만, 내가 지금 그걸 언급하기는 민망하지...

“가만히 두었어도 어떻게든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었을 이라고 했어요. 그랬는데 이렇게 빠르게 큰 공을 세울 줄이야.”

“황공하옵니다, 전하.”

“오라버니는 내심, 아르논과 그대가 이어졌으면 하고 바라는 모양이에요. 그거야 신의 뜻대로 되겠지만... 어머, 주책을 부렸군요. 아무튼 우리 황태자와 앞으로도 친하게 지내주었으면 좋겠어요.”

“여부가 있겠사옵니까, 전하.”

그렇게 고개를 숙이고 난 후 황태자 저하를 보았다. 저하는 웃으며 말했다.

“모스 백작, 내 여동생과는 처음 말해보는 거지? 이름은 아를리라고 해. 이 곳, 디트리클 시의 백작이기도 하지.”

“그래봐야 그냥 이름만 걸어놓은 건데 그 얘기는 하지 마 오빠.”

나보다 한두 살 정도 어려보이는 공주는 톡 쏘는 목소리로 그렇게 이야기하더니, 손을 내밀었다. 나는 지금까지 그랬던 대로 무릎을 꿇고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공주 마마. 기리인 모스라 하옵니다.”

“반가워요. 이렇게 이야기하는 건 처음이군요.

공주는 일부러 약간 새치름한 빛을 띄우려 노력하며 말했다. 헹. 관심없어 보이려고? 다 읽혀요, 이 아가씨야. 나이도 어리면서. 애쓰지 말아요.

“그때 바스 당스 때, 공주 마마와 짝이 되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그런 것 치고는 옆사람과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것 같던데?”

“소신이 지금 처한 상황이 제국 대학과 대도서관의 도움이 필요한 터인데, 마침 제 옆자리에 온 사람이 제국 대학의 교수인 터라 그리하였습니다.”

“흠.”

흠 인지 흥 인지 모를 한 마디를 내뱉은 공주 마마는 살짝 고개를 돌렸다. 헤에. 귀여운 면모가 있네. 여동생이 생기면 딱 저럴 것 같다. 이성으로는 전혀 끌리지 않지만 – 제국의 지엄한 법률을 어기는 것이기도 하고! - 말이다.

그 때, 아래에서 장엄한 오르간 소리가 들려왔다. 정면의 벽에 붙은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에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이 홀 전체가 소리의 공명으로 인해 울리는 느낌이었다. 귀가 찢어질듯한 소리가 나야 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았다. 소리는 크다는 느낌은 주었지만 고통스럽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예배가 시작되었군. 모스 백작, 우선 황태자의 뒤에 앉게. 이야기는 이 예배가 끝난 후 식사시간에 하도록 하지.”

“네, 전하.”

그리고는 폐하가 자리에서 일어나 서셨다. 그 모습을 본, 예배당을 메운 수많은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섰다. 오면서 ‘혹시나 나를 보고 저 놈은 누구야 하는 눈으로 보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 이 3층에는 황가만이 있었고, 나는 황태자 저하의 뒷줄에 앉아있어서 아래에서 올려다보아서는 내가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

보통같으면 황제 폐하에게 고개를 숙여 경의를 표하지만, 이 곳은 신전이다. 황가의 권위가 유일하게 한 수 접어주는 곳이다. 그 접어주는 상대인 교황님이 화려한 예복을 걸치고 나타나자, 모두가 고개를 숙였다. 그의 뒤에는 대사제님과, 향로와 경전, 그리고 천칭을 든 사제들 몇 명이 따르고 있었다. 어이쿠. 흔한 복사마저도 사제가 맡았군. 이 예배가 얼마나 큰 예배라는 걸 말해주는군.

교황님이 단상에 위치하여 두 손을 내밀며 말했다.

“이전에도 공평하였고 앞으로도 공평하실 신의 천칭의 이름으로, 그 공평과 평안이 여러분과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기원합니다.”

모두가 그렇게 이야기하며 자리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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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찬양이고 기도문이고 뭐고 지나간 후, 교황님의 강론이 이어졌다.

“오늘은 특별히 황가가 모두 참석해 주셨습니다. 신앙의 수호자이신 황제 폐하와 그 가족이 이렇듯 신실하시니 신께서 그 가족들에게 가호를 내리시리라 믿어 의심지 않습니다.”

황제 폐하가 자리에서 일어나, 교황님을 향해 목례했다. 교황님은 웃으며 답례한 후 말했다.

“모두가 아시듯, 천칭의 트리클 신께서는 과거 제국이 생기기도 전, 치르낙 대왕의 노력을 어여삐 여기시어 그가 세운 나라를 축복하였고, 이후 그의 후손들이 세운 제국의 국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후손들은 치르낙 대왕이 그러하였듯 신앙의 수호자 역할을 하는데 게으름이나 모자람이 없으니, 이 또한 신의 축복을 받아 마땅한 일이 아닌가 합니다.”

그렇게 치사한 후, 교황님은 복사 역할을 하고 있는 사제 중 경전을 든 사제에게서 경전을 넘겨받은 후, 탁자에 놓여 있던 안경을 집어들었다. 경전 읽는 시간이구나. 지루해진 나는, 아눈을 돌려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 장엄한 천장의 구조를 다시 한 번 살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전에 대신전에 왔을 때는 본당 안까지 들어온 것은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이 본당의 천장은 어땠는지 궁금했다.

다시 말해, 내가 그걸 발견한 건, 순수한 우연이었다.

천장에는 채광창이 있었다. 이 채광창에는 두꺼운, 하지만 색이 들어가지 않은 유리가 끼워져 있었다. 그 채광창을 통해 정오로 다가가는 시간의 햇살이 본당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그림자가 하나 있었다.

‘?!’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지금? 저기에? 무슨 그림자가 있을 수 있지? 설령 지붕을 청소하더라도 지금같은 대예배때는 하지 않을 것 아닌가? 잘못 본 것 아닌가? 그 그림자는 채광창 옆의 기둥으로 숨어들었다. 지금은 여기서는 보이지 않지만, 잠시 손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뭐지. 유리에 뭔가를 하고 있는데, 뭘까? ...여기서는 너무 먼데, 될까?

‘정보 확인.’

<거리가 너무 멀어 정확한 확인이 불가능하나, 유리에는 어떤 종류의 마법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

즉시 나는 일어나 황태자 저하에게 속삭였다.

“저하, 여기서 나가셔야 합니다. 지붕에 누군가 올라와 있습니다.”

“알았다.”

저하는 내 기대대로 바로 일어나 황제 폐하에게 다가가려 했다. 그 때였다. 아무 소리도 없이, 내가 지켜보고 있던 채광창에 동그란 구멍이 열렸다. 마치 유리가 녹아내린 것처럼 사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그림자가, 그 구멍을 통해, 안쪽으로 석궁(crossbow)을 조준하고 있었다. 제길! 하필이면, 저 뚫린 채광창이 우리의 바로 건너편이다!

“엎드려!”

나는 그렇게 외치며, 황태자 저하를 바닥으로 굴리며 그 위를 덮쳤다. 타앙. 쐐애애액! 피잉!

“폐하!”

“괜찮다. 빗나갔어.”

다행히 늦지 않게 내 말에 반응해 준 황제 폐하가, 황태자를 덮치고 있는 내 옆에 엎드려 있었다. 즉시 궁내부원들이 황제 폐하와 황후 전하, 공주 마마를 덮쳤다. 나는 슬그머니 고개를 드는 척을 했다가, 다시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 아니나다를까, 쐐애애액! 제 2의 석궁 화살이 날아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텅!

그 화살은 황태자 저하가 앉아 있던 보좌를 맞추고 튕겨나갔다. 그제야, 아래의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 쐐애애액 하는 특징적인 소리는 절대 오인할 수 있는 소리가 아니다. 모두가, 화살의 소리라는 것을 눈치챈 거다.

“폐하! 여기서 나가셔야 하옵니다!”

“알겠다. 기어가는 것이 안전하겠군.”

“잠시, 소신이 먼저...”

나는 옥좌의 뒤로 기어가, 옥좌를 번쩍 들고 황제 폐하의 곁으로 이동했다.

“의자를 방패로 삼을 것이옵니다. 앞으로 지나가소서.”

“고맙네, 모스 백작. 자네에게는 늘 도움을 받는군.”

황제 폐하와 황후 전하, 그리고 황태자 저하와 공주 마마가 문을 나섰고, 나는 아직 몰라서 의자를 여전히 든 채 – 무거워 죽겠다! - 문으로 이동했다. 아래의 소란이 점점 소요(騷擾)에 가까워지기 시작할 무렵, 우리는 모두 문 밖으로 나가는데 성공했다.

“저하!”

궁내부원들과 경비대원들이 달려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중구난방이다. 지도자들을 아직 선출하지 못해서 대응이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느낌이 든다.

“우선 마차로 가자.”

그렇게 황제 폐하의 명이 떨어지자, 궁내부원 한 명이 마차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황가와, 덤으로 낀 나 주변으로, 궁내부원들과 경비대원들이 엉성하게 둘러싸고, 한 덩어리의 원형 진(陳)을 구성한 채, 여자들의 드레스 때문에 약간 빨리 걷는 정도로만, 우리는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 때였다.

============================ 작품 후기 ============================

절단신공! 내일 낮에 뵙겠습니다!

늘 찾아서 읽어주시고 선작/추천/코멘트/쿠폰 보내주시는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초보 글쟁이는 여러분들의 선추코쿠를 보며 큰 힘을 얻습니다.

내일이나 늦으면 모레 자정에 200편이 되겠네요. 많이도 썼다 싶습니다. 모두 여러분 덕입니다.

카드보험 님 // 언제 한번 오마케로 그런 나이스보트 엔딩 모음을 써볼까 싶네요! ㅎㅎㅎ;

eastarea 님 // 그럼요, 한 번 자고 떠나보내기에는 너무 아까운 여자잖아요? ㅎㅎ

화이트프레페 님 // 물론이죠. 그런 건 속으로만 생각하는 거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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