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지력 101에 매력 100, 마나는 0-200화 (200/309)

00200 7. 황태자의 암살을 막아라...?! =========================

- 그대가 말했던 대로, 그대에게 협력을 요구하는 것이 맞는 길이었겠지.

이, 목소리는, 프그단! 이 개새끼가! 마법을 잃은 이래 나는 이 때만큼 내가 마법을 쓰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한 적이 없었다. 내가 메시지 스펠을 쓰지 못하니 물어볼 수도, 위치를 잡아낼 수도 없다. 실력있는 마법사라면 이 디트리클 시 어디에서든 보낼 수 있겠지만, 내가 메시지를 보낼 수 있었다면 어딘지 알았을텐데!

- 하지만 그대와 우리의 관계는 이미 틀어질대로 틀어진 뒤이니, 그렇게 되기 힘들겠지. 어차피 우리의 천칭은 어그러질대로 어그러졌고, 어차피 트리클이 우리를 용서해 줄 리도 없다. 이렇게 된 이상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갈 뿐이다.

“기리인? 왜 그래?”

공주마마를 마차에 태우던 황태자 저하가 물었지만, 나는 대답할 겨를이 없이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고 있을 뿐이었다.

- 헛된 노력은 하지 마라. 찾기 어려울 것이다.

나는 이를 까득 깨물고, 황태자에게 속삭였다.

“프그단입니다. 메시지 스펠입니다.”

“뭣?”

“제가 듣고 있겠습니다. 조치를 부탁드립니다.”

“알았다.”

저하는 경비대원 한 명을 찾아 “마법사를 섭외하라!”고 하고, 다른 경비대원 한 명에게 “말을 타고 급히 제도로 달려가라. 경비대원과 친위기사단을 이리로 파견토록 전하라!”고 하면서 자신의 황태자의 인장을 끌러주었다. 이어 다른 경비대원 한 명에게 “이 중에 수사기사단장 플레이크 모툼 경이 있다. 찾아서, 수사기사단을 이리로 즉각 전개시키도록 하라!”고 전했다. 좋은 조치, 필요한 조치다. 그런데 경비대원이 줄어들면... 공백이 생기는 것 아닌가.

- 자네의 세상에는 미안하지만, 자네의 세상은 곧 예전과는 같지 않을 것이다. 세상이 혼란에 빠져들고, 수많은 감춰진 인재들이 드러날 것이다. 그 중에는 자네와 같은 사람들이 나오겠지. 그러면 내 동족들이, 혹은 다른 이종족들이 그들을 이용해 종족의 부활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까득 깨물었다. 이 새끼가. 어디서. 절대 그렇게 되게 두진 않겠다.

- 그러니, 이건 선물이라네.

<위! 5! 4!>

시스템 메시지에 고개를 들었다. 저 높은 곳에서 울룩불룩거리는 한 남자가 아래로 떨어지려 하고 있었다! 제기랄! 아직 황제 폐하는 여기 타지 않았다!

“폐하!”

황제 폐하가 나를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2!>

“안으로!”

제발! 이라는 삼킨 외침을 알아들었는지 황제 폐하와 그를 호위하던 경비대원과 궁내부원들이 다시 대신전 안쪽, 기둥 뒤로 숨었다.

<1!>

“모두 피해애애애애애애!”

내 커다란 외침에 모두들 나를 보았다가, 하늘 방향에서 떨어지고 있는 남자를 보았다.

“꺄아아아악!”

그 남자가 떨어질 곳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급히 물러나자마자 그 위로 사람이 떨어졌다. 타이밍을 못 맞춘 것일까. 바닥에 떨어져 절명한 남자가 퍼억 하고 폭발했다. 다행히, 바닥에 떨어진 남자의 폭발 방향은 주로 위로 날아갔다. 하늘로 검은 핏물과 살점이 폭발했다가, 후두두둑 떨어졌다. “꺄악!” 핏물에 맞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는 사람들이 더욱 뒤로 물러나고, 광장은 텅 비다시피 했다.

...그 남자가 죽은 것을 결코 다행이라 할 수는 없지만, 다행히 황제 폐하와 우리 마차의 사이에는 열 걸음 정도 너비의 텅 빈 길이 생겼다. 재빨리 경비대원들 중 장창을 든 사람들이 그 길 양쪽에 늘어서서 장창을 가로로 들어 사람들이 다가오는 것을 막았다.

“폐하! 얼른 이리 오십시오!”

황제 폐하가, 그 기둥 뒤에서 나오려 할 때였다.

퍼엉!

갑자기, 아무런 예고 없이, 군중 사이에서 폭발이 일었다. 으아악! 꺄아악! 비명과 고함, 사람들의 대이동으로 광장은 혼란에 빠졌다. 시스템! 이번 건?

<감지하지 못했습니다.>

제기랄! 그럼 꼭 시간 맞춰서 폭발시킬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건가?

<그건 아닐 겁니다. 빠르게 터트리면 아까같은 파괴력은 나오지 않을 겁니다.>

다행히, 경비대원들이 밀리기는 했지만, 길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황제 폐하가 다시 우리 쪽으로 다가오기 위해 나섰을 때.

“아악!”

갑자기, 경비대원을 뚫고, 한 여자가 길 안쪽으로 던져졌다. 즉시, 황제를 둘러싸고 있던 경비대원들이 그녀에게 달려가 끌어내려 했지만, 폐하가 손을 들자 그들은 자리에서 멈추었다. ...웬지 저 뒷모습이 눈에 익다. 회색 머리. ‘회색 머리는 뫼르말 가의 특징이지.’ 알리시아 뫼르말 양이다. 거 참. 우연의 일치 치고는 묘하네.

나와, 황태자 저하는, 순간적으로 눈을 마주쳤다. 그리고 둘 다 마차로 눈을 돌렸다. 다행히, 황후 전하와 아를리 공주 마마는 서로 안고 오들오들 떨며 바깥으로는 시선조차 돌리지 않고 있었다.

“알리시아.”

“폐하...!”

“다치지는 않았는가?”

“폐하...!”

가만히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만 흘리는 알리시아 양. 폐하는 조용히, 다가가, 그녀의 앞에 무릎꿇고 그녀를 감싸안았다. 알리시아 양도 주저없이 폐하에게 안겨 눈물을 흘렸다. 그 때였다.

<위험합니다! 3! 2!>

말하지 않아도 알아!

“폐하! 떨어지소서!”

뭔가 이상함을 느낀 폐하가 감싸안은 팔을 풀어내려고 했지만, 알리시아 양은 “폐하...?”라고 말하며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하지만, 멀리서 보는 나에게는 보였다. 다른 사람들이 얼굴이 울룩불룩해 졌다면, 알리시아 양은 배 쪽이었다. 배가 마치 임신한 사람의 뱃속 아이가 마구 발길질을 하는 것처럼 이리저리 움직이듯 울룩불룩하고 있었다! 그제야 그걸 발견한 알리시아 양이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폐하!”

억지로 손을 떼어낸 폐하가 황급히 뒤로 물러났지만,

<1!>

때는 늦었다.

퍼엉!

다른 ‘인간 폭탄’들과는 달리 알리시아 양의 폭발은 철저하게 앞으로만 이루어졌다. 대부분의 검은 피와 살점, 뼛조각은 맨 앞에 서 있던 황제 폐하가 뒤집어썼다. 복부가 마치 커다란 마수의 발톱에 찢겨나간 사람처럼 텅 빈 알리시아 양이 뒤로 넘어가 쓰러지고, “폐하!” 나와 황태자 저하가 황급히 앞으로 달려가자,

서서히, 황제 폐하가, 뒤로 넘어갔다.

- 이걸로 우리의 목적은 달성했다.

이 개새끼가 진짜.

- 우리가 제도에 두었던 우리 일족은 이것으로 거의 잘려나갔지만, 후회는 없다. 기리인 모스. 전장에서 보자.

뚝. 그것으로 메시지가 끊겼다.

“아바마마!”

“황제 폐하!”

병사들이 달려오자, 나는 경비대원들에게 손을 들었다. 경비대원들이 멈춰서자, 나는 배에 힘을 꽉 주고 외쳤다.

“황태자 저하를 둘러싸라! 밖을 보고 원형진을 구성하라!”

그들은 다행히, 새파랗게 어린 놈의 명령이라고 불만을 표시하는 일 없이 밖을 향해 섰다. 그러는 동안 황태자 저하는 옷에 피가 묻건 살점이 묻건 관계없이, 황제 폐하의 머리를 자신의 무릎에 안았다. 황제 폐하의 몸에는 초고속으로 날아온 살점과 뼛조각 등으로 인해 구멍이 여럿 뚫려 있었다. 어떤 구멍은 어린아이의 주먹만했다. 그런 구멍으로 피와 여러 체액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마법사들은 기초적인 인체의 구조를 배운다. 그래야 치유 마법을 할 수 있으니까. 그런 내 지식에 비춰보지 않아도 황제 폐하는 이미 신의 부름을 면하기 어려운 것 같았다.

“아바마마...”

“아제트.”

“네, 아바마마.”

이름으로 황태자를 부른 황제 폐하는, 심하게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뫼르말 가에는... 죄를... 주지 말...”

“조사하여 처리하도록 하겠사옵니다. 그보다, 얼른 신관을...!”

힘없이 떨리는 손을 들어올려 황태자의 말을 막은 황제 폐하는, 이미 초점을 잃은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제트... 믿고 맡기겠다... 잘 부탁...”

“네, 아바마마, 심려치 마시옵소서.”

“모스 백작...”

나도 황급히 무릎을 꿇었다.

“폐하...!”

“황태자를... 잘... 도와...”

“심려치 마시옵소서. 소신 저하를 몸과 마음을 다해 보필할 것이옵니다.”

“안...심...”

한 번, 두 번, 가슴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한 후, 폐하의 손이 떨어졌다.

“아바마마!”

“폐하!”

황태자 저하가 울음을 터트리며 이미 절명한 황제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그러는 동안, 나는 주변을 살폈다. 나는 황태자, 아니, 이제 곧 황제가 될 분의 신하로서, 이 분의 감정적 슬픔을 함께 해 주는 것보다, 이 분을 혼란에서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때, 두 사람이 경비대원의 원진 밖으로 다가왔다.

“폐하, 소신 모툼이옵니다.”

“길을 열어주세요.”

경황이 없는 황태자 저하를 대신해 내가 그렇게 말하자, 경비대원 한 명이 옆으로 비켜서자, 모툼 경과 에아임 형님이 경비대원들의 원진 안으로 들어왔다. 두 사람은 들어오자마자 큰 충격을 받고 무릎을 꿇었다.

“폐하!”

“어찌... 이런...”

황태자 저하는 황제 폐하의 머리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다가, 문득, 조심스럽게, 머리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금은 슬퍼할 때가 아니다. 상황이 엄중하다. 우선 아바마마의 유해를 황궁으로 옮길 것이다. 모툼 경, 기사단 병력은 언제 도착하는가?”

“아까 천장에서 화살이 날아가기 시작했을 때 기사단의 마법사를 이용해 통신을 보내두었습니다. 곧 현장에 도착할 것입니다.”

“그래. 이 모든 사람들을 잡아두는 것은 의미가 없을뿐더러 불가능하다. 모툼 경. 지금 황궁 경비대장이 공석이다. 그러므로 경이 황궁 경비대원과 수사 기사단을 지휘하도록. 에아임 경, 모툼 경과 황실 기사단을 지휘하는 린베크 변경백과의 연락에 만전을 기하도록.”

“저하.”

내가 말을 걸자, 저하는 나를 보았다. 나는 그 얼굴에 어린 표정을 잘 알 수 있었다. 내가 부모님의 사망을 알았을 때, 마음이 텅 빈 것 같았던 그 마음이었다.

“기리인, 무슨 일인가?”

“저하. 프그단은 ‘세상을 혼란에 빠트리겠다’고 하였습니다. 프그단의 지배력은 지금 중부와 남부 기사단에 미치고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체포는 아직 시간상 이루어지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 그런데...?”

“그들을 이용해 세상을 혼란에 빠트리게 하려면, 소신의 생각에 서로간의 충돌을 유발할 것으로 생각되옵니다. 당장 이들에 대한 정보 수집이 필요합니다.”

에아임 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내가 수사기사단의 정보를 관장한다. 내가 그 정보를 유심히 보도록 하지.”

“부탁하네, 에아임 경.”

이어 황태자 저하는, 얼굴을 손으로 한 번 쓸어낸 후, 정자세로 서서 말했다.

“아바마마의 마지막 말은 나에게 ‘믿고 맡긴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 유언을 지키고자 한다.”

모툼 경과, 에아임 형과, 나는 즉시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황제 폐하 만세! 만세! 만세!”

============================ 작품 후기 ============================

7챕터의 끝입니다.

수도에서의 정치 드라마도 대략 이것으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오늘이 200편이네요. 뭔가 산봉우리를 하나 오른 것 같습니다.

선작수가 좀 더 빠르게 늘었으면 좋겠지만,

전작에 비해 추천수가 훨씬 많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시는 분도 많아서 참 좋습니다.

모두 제 글을 찾아서 읽어주시고, 선작, 추천, 코멘트, 쿠폰 주시는 여러분들 덕입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eastarea 님, 카드보험 님 // 오금은 무릎 뒤입니다. 아프긴 하지만, 영 좋지 않은 곳은 아닙...ㅎㅎ;;

화이트프레페 님, jin-matient 님 // 모스라는 성은 아무런 생각없이 지었는데... 나방하고는 관계없...ㅋㅋ;;

RRSS 님 // 통화권이 가까워서 다시 연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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