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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한참이 지나 병사들이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보였다. 아마도
서울로 향하는 줄 알았는데 정확한 상황을 모르고 들어가는 건 위험했다. 하지만
가족이나 연인이랑 연락이 되는 병사가 있는지 꽤 격하게 반대하는 모습도
보였다.
" 흠...꽤나 반대가 극심한데? "
홍 소령이 담배를 하나 권하며 말했다. 하긴 아무리 군대라고 하지만 이런
상황에 알겠습니다. 하고 듣는 것도 이상하지.
" 예상은 했습니다. 아마도 가족이나 연인이랑 연락이 된 병사도 있을 텐데
그들을 두고 자기만 살기위해 움직이는 것도 못할 짓이죠. 그래서 결론은
어떻게 됐습니까? "
" 지금 이야기 중이야. 우선 서울로 가자는 녀석도 있고...대부분이 서울 놈들이라
가자는 쪽이 우세해. 군 생활 내내 많은 정이 들었는데 여기서 딱 잘라
말하기도 그렇고... "
" 쩝쩝...와구와구... "
오랜만에 먹는 일반음식인지 다들 말없이 먹기만 했다. 맛은 솔직히 보장 못하지만 그래도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이 있듯 다들 순식간에 먹어치웠다.
손 중사는 오랜만에 본 여자들이라서 그런지 쉽게 친해졌고 군대를 전역한지
얼마 되지 않은 재효도 병사와 쉽게 친해지는 모습이었다. 난 손 중사에게
다가가 앞으로의 계획을 위해 이들이 가진 물건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했다.
" 우선 두 돈반 트럭이 6대. 렉토나 3대인데 한대는 못 가져 갈듯해서 중간에
버리고 왔어. k-2랑 l-1이 40정 탄이 보관된 양만 3천발정도 수류탄 50발...
M60에..81mm 박격포...40mm고속 유탄.... "
" 도대체 무슨 부대가 저렇게 중구난방으로 무기를 가지고 있는 거예요? "
" 아.. 그냥 올 때 가져 온 거야. 나오기 전에 탄약고도 털고 구출해온 병사
부대에서 가져온 것도 있고.. 급해서 막 가져왔지. "
줄줄이 나열하는 모습에 살짝 어처구니가 없었다. 박격포 따위는 최소사정거리도
있고 무게도 엄청나다. 물론 들고 다니는 무기이지만 차라리 그 무게의 식량을
드는 게 이익 일 테지. 다행이 무기는 꽤 많은 편이었다. 군용트럭은 생각보다
넓어서 많이 들어가니까.
" 너..k-1하나 줄까? 혹시 위급한 일이 생기면.. "
" 네..한정 부탁드려요... "
난 지체 없이 말했다. 발사소리로 인해 감염체가 모일수도 있지만 그래도
없는 것 보다야 나을 거란 생각에서였다. 잠시 후 병사한명이 k-1소총과 탄창
6개를 건 내줬다. 오랜만에 드는 소총이라 감회가 새로웠지만 이건 예비군훈련
에서 대충 쏘려고 받는 총이 아니다. 이런저런 생각에 살짝 긴장감마저 들었다.
" 탄 몇 개 더 챙겨줄게. 우선 그거라도 가지고 다녀. 혹시 모르니까. "
" 고마워요. 이제 우리가 갈 곳을 정해보죠 "
어느 정도 우리의 화력과 능력을 알았으니 그에 맞는 장소를 정해야지.
양양은 휴양지로 펜션이나 리조트가 많이 분포되어있었다. 리조트는 덩치가 커서
감염체 수색에도 많은 시간이 걸리니 한적한 펜션이 좋을 듯 했다. 한동안
엄청난 속도로 생겨난 펜션 덕에 정말 생뚱맞은 위치에 있는 펜션도 많았다.
주위에 허허벌판인데 떡하니 럭셔리 펜션이라고 생겨난 것들도 있었기에 우리는
대충 몇 개를 선정한 후 선택하기로 했다. 위치가 좋아도 감염체를 막을 수
없다면 별 소용도 없을 테니까. 다행이 남은 병사 중 한명이 여행을 좋아해 근처 지리를 잘 알고 있었다. 우리는 이동루트와 이동 방식 등 여러 가지를 세심하게 논의 했다. 군용차는 연비가 좋지 못해 중간 중간 주유소에 들러 연료를 보충해야했고 가능한 많은 식품을 챙겨야 했기에 너무 외진 길로 다니기도 무리였다. 점심도 거른 채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겨울이 점점 다가오는지 어느새 해가 넘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이제 남은 건 나갔던 인원이 돌아오는 것 뿐. 출발한지 10시간 남짓이 지났다. 평소 같으면 충분히 승용차로 돌아올 시간이지만 군용차였고 생존자 수색도 해야 했으니 시간이 걸릴 테다. 다들 각자의 숙소 아닌 숙소로 돌아갔고 나도 카라반으로 걸어갔다. 카라반에 쳐져 있는 어닝 밑에 캠핑용 의자에 앉아 담요를 두르고 있는 은혜의 모습이 보였다.
" 오빠!! "
" 왜 안 들어가고 여기 있어. 추운데 감기 걸릴라.. "
" 기다렸지요. "
환하게 웃으며 나를 반기는 은혜의 모습을 보니 지금까지의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었다. 난 가볍게 은혜의 어깨를 감싸며 카라반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재효와 미란이가 외장하드에 저장해 놨던 프로그램을 TV를 통해
보고 있었다. 우리는 나란히 앉아 같이 즐기며 오랜만에 웃고 떠들 수 있는
여유를 만끽했다.
다음날 새벽 군용차 특유의 엔진소리에 잠이 깼다. 아마도 돌아갔던 인원이
복귀한 듯 했다. 4대가 출발했는데 3대만 보였다. 아직 한대는 복귀를 안 한 건지 아니면 못 한지 통신이 안 되니 알 수 없었다. 차량 안에서는 꽤 많은 인원이 내렸다. 가족과 친구 연인.... 긴장이 풀렸는지 서로 부둥켜서 우는 가족도
보였다. 약 50여명이 늘어버렸다. 총인원 70명을 넘어버리는 대인원이 되어버렸다. 차에서 내리는 홍 소령의 모습에 손 중사가 뛰어가 반겼다. 나이가
30대가 넘어도 어린아이 같은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 무사히 오셨군요. 소령님. "
" 아!! 덕분에... 복귀 못 한 한대가 문제야... "
" 조금 늦을 수도 있죠.. 피곤하실 텐데 가서 쉬세요. "
" 우선 가져온 식량이랑 물품들 좀 정리하고 인원이 많아서 잠자리나 물건들이
필요할 듯해서 이것저것 챙겨 왔어. "
다행이 복귀한 인원 중에 못 온 인원은 없는 듯 했다. 15명이 복귀하여 40여명을
구출해서 왔다. 앞으로의 두려움보다 현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복귀하지 못한 인원도 무사히 복귀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몇 시간 후 복귀한 차량에는 5명만 탑승해있었다. 병사 3명은 끝내 식구를 찾지 못해 복귀할 수 없다고 했고 그런 그들을 만류하다 늦었다고 한다. 아마도 자신혼자 살아남기에는 견뎌야할 슬픔이 너무 큰듯했다. 우리는 말없이 그들을 반기며 오전10시에 기상하여 출발할 것 이라고 했다. 몇 시간이라도 잠을 자야 이동에 무리가 없을듯했다. 오전10시가 되어 다들 분주하게 움직였다. 인원이 늘어버린 만큼 최대한 물품을 적재해야 했고 차량 3대는 인원을 나머지 3대는 물품을 싣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동 중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기에 각장의 총기를 점검하는 모습과 나름 쇠파이프 공구 등을 챙기는 모습이었다. 내구력이 좋은 트럭 4대가 선두에 서고 우리차량과 렉토나가 중간에 그리고 나머지 2대의 트럭이 후미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 대...대장님 전방에!! "
학교 정문을 열기 위해 나섰던 인원2명이 급하게 뛰어왔다. 저들이 저렇게 오는
이유는 한 가지 일 테지..
" 감염체 수천이... 저희를 향해 다가오고 있습니다!!! "
" 뭐?!! 다들 총기를 점검하고 탄을 챙겨라!! "
황급히 홍 소령이 명령했다. 나와 홍 소령은 학교 정문 쪽으로 갔고 약 500미터
앞에 다가오는 감염체를 볼 수 있었다. 병사의 말로는 수천이라고 했지만 다행히
그 정도까지는 아닌 듯 했다. 그래도 천오백은 되어 보이는 감염체.. 다들 겁에
질린 채 아무 말도 행동도 못하고 있었다. 아마도 저 정도 감염체는 처음 보는
듯 했다. 뒤따라온 손 중사도 감염체 무리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
" 뭐하고 있는 겁니까!! 다들 식구들은 최대한 학교 쪽으로 가고 나머지
인원들은 차에서 유탄이랑 수류탄을 챙겨요! 주특기 박격포! 맞출 수 있어? "
나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하는 듯 했다.
" 대답해! 맞출 수 있냐고!!! "
" 준비하는 동안 얼마나 다가오는지가 관건입니다. 300미터 이상만 되도
맞출 자신 있습니다. "
아마도 훈련사격은 멀리 쏘는 것만 해봐서 근거리는 자신이 없는 듯 했다
" 그럼 렉토나 타고 뒤로 가서 쏴! 우리가 보이는 곳에서 준비되는 되로 2발
사격 후 저 빨간 깃발을 흔들 때 마다 한발씩 추가로 쏴! 그리고 유탄사수!
빨리 준비해서 박격포 2발 사격 후 남은 감염체 무리 중 많은 쪽에 발포한다!
나머지 병사들은 수류탄 2개와 가능한 많은 탄창을 챙겨오고 한명은 혹시나
부족한 탄에 대비해 우리가 쏜 탄창을 들고 트럭으로 가서 탄창을 채워오도록!"
정신 못 차리는 손 중사와 홍 소령을 뒤로 한 채 내가 명령을 했다. 이어 정신을
차린 소령이 소리쳤다
" 다들 재원씨 이야기를 듣지 않았나! 어서 움직여!!! "
" 김 상병 나랑 가자!! "
다급하게 김 상병과 손 중사는 차량으로 움직였다.
" 고맙네... 덕분에 정신이 번쩍 드는구만.. "
" 아닙니다. 제가 소령님이 있는 게 괜한 짓을 한 듯 하군요. "
" 아니야. 어째보면 자네가 나보다 군인 같네..하하하!!! "
멋쩍게 웃어넘기는 홍 소령. 다행이 내가 한 명령들로 인해 기분이 나쁜 것
같지는 않았다. 훈련이 잘되어 있는 듯 다들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반격포를
들고 안전사정거리까지 물러난 병사들은 준비된 후 바로 2발을 쐈다.
"펑!!!! .........펑!!!!!!!! "
길지 않은 시간차로 2발이 서로 다른 곳에 떨어졌다. 꽤 똘똘한 놈인지 같은
곳에 쏜 게 아니라 최대한 많은 감염체를 사살할 수 있는 곳으로 떨어뜨렸다.
하지만 넓게 포진된 형태가 아니라 절반이상이 살아남은 모습이었다. 우리는
빨간 깃발을 흔들어 몇 발을 더 감염체 무리에 사격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된
후 유탄사수가 유탄을 쏘기 시작했고 엄청난 소리가 나면서 감염체들이 쓰러져
갔다. 그래도 최후는 보병이 처리한다고 나와 홍 소령과 몇몇 병사들이 교문을
넘어 조준사격으로 감염체를 처치하기 시작했다. 난 누구총인지도 모른 총을
처음 사격하여 몇 발이 빗나갔지만 이내 영점을 잡고 하나하나 사격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꽤 많은 숫자가 남아 우리가 밀리기 시작하였으나 박격포를
쏘러간 병사와 유탄 병사 등 몇몇이 합류하면서 어렵게 감염체들을 정리해갔다.
" 젠...장....별로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닌데.. "
난 꿈틀거리며 나에게 다가오는 여자 감염체 머리에 사격한 후 중얼거렸다.
내가 쏜 감염체는 절대 이 근방 사람이 아닌 듯 했다. 상당히 젊은 여자에 짧은
핫팬츠에 군데군데 찢어진 스타킹. 진한 염색머리에 한쪽만 남아있는 킬 힐 등..
상의는 거의 찢어진 채 가슴의 절반이 노출되어있었고 있으나 마나한 브래지어가
어깨에 걸쳐서 있었다.
" 어서 이동하자! 지금 이 소리를 듣고 더 많은 감염체가 올지도 몰라! "
홍 소령은 크게 소리치며 움직였다. 다들 아직 가시지 않은 충격을 뒤로 한 채
급하게 트럭에 탑승하여 이동을 시작하였다.
" 퍽!!! 퍽!!! "
박격포와 총소리를 듣고 서서히 몰려드는 좀비들을 군용트럭들이 앞에서
밀고 나갔다. 내 픽업트럭이었으며 생각도 못할 행위였지만 역시 군용답게
무식하게 밀고 나갔다. 어느 정도 달리자 감염체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한적한 휴게소에서 차량을 정차한 뒤 주변을 정찰하기 시작했다. 다행이 근처에 감염체는 보이지 않았으나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몇몇은 계속해서 순찰을 지속했다. 다들 승차감 안 좋은 군용차에서 힘들었는지 지친 기색이 확연했다. 지금은 안전하게 돌다리도 두들기며 갈 때가 아니다.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목적지까지 이동을 해야 했다.
" 이 속도라면 3시간은 걸릴 듯합니다. 근데 도착해서 머무를 곳을 찾는데
얼마나 걸릴지는... "
" 그건 거기서 생각하죠. 우선 다들 체력적으로 지쳐갈 테니... 그전에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 "
" 흠..."
나와 홍 소령 손 중사와 분대장 2명이 모여 대책을 논의 했다. 한시라도 빨리
지낼 곳을 찾아야 한다. 군용트럭의 속도는 60이상 내기 힘들었기에 서둘러
출발했다.
" 요새 오빠가 바쁘네.. "
며칠 손 중사와 이야기 하는 시간이 길었던 터라 은혜와 이야기할 시간이
적었다. 더군다나 손 중사가 여자다 보니 은근 질투도 하는 듯 했다.
" 우리가 묶을 곳만 찾으면 좀 여유가 생길거야. 그러니 너무 그러지마 "
" 피..... "
내가 살짝 애교석인 말로 받아쳤다. 상황을 알았기에 크게 반박할 말은 없었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아쉬운 거였다.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와 이런저런 잡담을 주고
받으며 운전을 했다. 이제는 이 큰 덩치에도 익숙해져 어렵지 않게 속도를
낼 수가 있었다. 우리는 중간 중간에 휴게소나 건물이 보이면 가능한 많은
물품을 챙겼다. 생존자를 구출해 올 때도 이미 가지고 있던 물품을 많이 챙겨온 듯 했지만 인원이 인원인 만큼 티클 모아 태산이라고 가능한 챙겨두는 게 좋았다. 생각보다 이동이 오래 걸렸다. 이미 해가 저물어 갈듯 했다. 한 번의 감염체와 전투가 많은 시간을 잡아먹었고 이동하면서 중간 중간 멈췄던 것이 화근이었다. 해가 지고 나서 어두워지고서는 방어선을 구축하기는 어려웠다. 서둘러 근처 건물들 중 지낼 만한 곳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이미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여 불안감이 극에 달했던 터라 다들 제대로 된 건물을 찾기는 힘들었다. 어쩔 수 없이 다들 차에서 잠을 자기로 하고 순번을 정해 불침번을 서기로 했다.
" 오늘밤 아무 일도 없어야 할 텐데... 다들 지쳐서 이 와중에 감염체라도 들이
닥치면 전멸 수준 일텐데.. "
홍 소령이 담배에 불을 붙이며 말했다. 누구나 같은 생각일 테지만....
우선 운전을 한사람들은 첫 근무로 편성했고 후에 병사와 남자2명 정도로 짝을
지어 조를 편성했다. 솔직히 우리는 카라반에서 자도 됐지만 다들 힘들게
잠드는데 우리만 편하게 자기 미안해서 차에서 자기로 했다. 다음날 해가
뜨면 불침번이 모두 깨우기로 하고 다들 힘들게 잠이 들기 시작했다.
다행히 밤중에 감염체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해가 뜨자마자 우리는 차에 시동을
걸어 바로 이동을 시작했다. 많은 펜션과 리조트가 있었지만 펜션은 규모가 너무
작아서 모든 일행이 가기는 무리였고 리조트는 너무 큰 건물이라 수색에 난항을
격을 것이란 판단에 펜션 중 괜찮은 곳 몇 곳을 봐두며 이동을 했다. 대부분의 펜션은 담벼락이 없다. 그냥 공터에 한 두 채만 덩그러니 지어진 것이 대부분이었다. 경계선을 구분한다 해도 미관을 위해 낮은 담벼락이 전부였다. 이런 곳은 방어를 위해 보수하는 시간이 더 걸렸다.
" 빌어먹을... 이렇게 많은 숙소 중에 지낼만한 곳이 한곳도 없다니.. "
" 아직 시간이 많습니다. 좀 더 찾아보도록 하죠. "
벌써 몇 번째 허탕인지 홍 소령이 입에서 거친 단어들이 튀어나왔다. 몇 군데
괜찮은 곳에 가보면 방어가 불리하거나 방이 몇 개 되지도 않아 일행들이
지내기 어려운 곳이 대부분이었다. 어떻게라도 지내보려 했지만 구조상 이 많은
인원이 지내기엔 무리가 따랐다. 그렇게 몇 시간을 해매다 괜찮은 곳을 찾았다.
해변앞쪽 도로를 끼고 언덕 중간에 지어진 펜션이었다. 펜션까지 길목은 2차선
정도의 차도가 전부였다. 낮은 언덕이었지만 전부 깎아버린 것이 아닌
콘크리트로 대충 덮어버린 느낌이었지만 입구만 잘만 막으면 감염체들이 올수
없었을 듯 했다.
" 평소 같으면 이런 펜션에 절대 안 놀러 올 텐데..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는
굉장히 유용하네요.. "
" 그렇게...다른 펜션에 비해 차도를 앞에 끼고 있어 위치상도 별로고 특별히
내세울만한 장점은 없는 것 같은데... 장사가 잘 되나? "
" 그래도 규모도 꽤 있고 하니 유지는 됐겠죠. "
나랑 재효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차량을 주차장에 주차했다. 꽤 많은
차량이 주차장에 들어갔지만 여유가 있었다. 아마 언덕이 넓은 형태라 덮어버린
콘크리트 위에 건물을 증축하기보다는 주차장으로 쓰는 듯 했다.
" 나랑 김 병장 분대가 한 팀 그리고 손 중사와 전 병장 분대가 한 팀으로
움직이자 손 중사는 주위를 살피고 입구를 막을 방법을 생각하고 우리는
건물에 들어가 감염체를 확인해 보자. 다들 긴장하고 재원씨는 여기 남아
전체적인 상황을 봐주게나. "
" 네. 몸 조심 하시고요. 무슨 일 생기면 바로 들어가겠습니다. "
" 별일이야 생기겠나. 감염체가 있었다면 엔진소리를 듣고 나왔겠지. 그래도
혹시 모르니 옷장 속 까지 뒤지고 나오자! "
홍 소령과 김 병장 분대가 빠르게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난 손 중사를 도와
주위를 살폈다. 다행히 입구를 제외하고는 제법 높게 솟은 콘크리트와 그 위에는
일반철제 펜스가 둘러서 설치되어 있었다. 펜스는 잘만 보강하면 꽤 튼튼할 듯
했다. 20여분이 지나 건물 내부를 수색하던 홍 소령이 돌아왔다. 다행이 안에는
감염체가 없는 듯 했다.
" 사무실에 보니 방이 약 25개가량 되는군. 5층 높이고 각층마다 4~5개 방인데
일층만 방이 7개야. 관리자가 묶는 숙소도 있고.."
우선 22 명의 병사와 우리일행 그리고 손 중사와 홍 소령까지 방은 여유가
있었다.
" 그런데 방 배정을 어떻게 하죠.. 이런 펜션은 층마다 구조가 틀려서 괜히
잘못했다 불만만 커질 수도 있을 텐데요... 제비뽑기라도 해야 하나요.. "
" 그 방법 외엔 딱히 없는 듯 하군. "
우리는 방 키를 죄다 모아 남는 탄통에 넣고 몇 번 흔들었다. 홍 소령과 커플로
이루어진 병사는 자진해서 1층을 쓴다고 나서서 2층부터 배정을 시작하였다.
" 난 201호... "
" 우린 304호네.. "
서로 뽑은 방 번호를 따라 이동을 시작했다. 4명의 병사를 입구에 세운뒤 다른
병사들은 빠르게 짐을 이동시켰다.
" 젠...장....501호야... "
" 걸어 올라가야 하나... "
내가 뽑은 키 번호는 501이라고 적혀있었다. 전기도 안 나오는데 걸어서 5층
까지 가려니 죽을 맛이었다. 그러나 우린 방에 들어간 후 힘든 기색이 사라졌다.
============================ 작품 후기 ============================
다행입니다. 그래도 부족한 글을 좋아하시는 분이 계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