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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사는 존재들-16화 (16/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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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해가 지기 전 다행이 탄약을 구하러 갔던 인원이 무사히 복귀했다. 다행히 탄이

많이 남아있던 상황이었는지 꽤 많은 탄약을 가져왔다. 전투식량과 소총 몇 정

철조망 등 눈에 보이는 건 아주 싹 쓸어온 모습이었다.

" 엄청난데요.. "

" 응!! 누가 통솔했는지 다들 몸만 가져갔나봐. 두어 번 더 가도 되겠어. "

" 아...그리고 낮에... "

" 정서한테 들었어. 잘 판단한 거니까 너무 죄책감 가지지마. 그 둘 때문에

우리 전체가 위험해 질 수도 있었으니까. 나도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했는데

내 고민을 네가 해결해줬네. "

이미 정서형님에게 들었는지 홍 소령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아마도

홍 소령에게도 신경 쓰이던 무리였으니..

" 아!! 그리고 우리 방 좀 남지? "

" 아..네.. 한개 정도... 그런데 왜... ? "

펜션에는 손님들 받을 수 있는 방이 27개에 관리자용 숙소 3곳이 있었다. 운

좋게 우리도 딱 27식구였다. 관리자용 숙소 2곳은 회의실과 총기탄약 보관으로

쓰고 있어서 방이 한곳이 남는 상황이었다.

" 복귀하다 생존자를 발견했어. 여자 3명인데 용케 살아남았더라고.. "

마침 3명이 트럭에서 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복장들이 평범한 복장이

아니었다. 짧은 바지와 얇은 티를 입은  모습들이었다. 티는 시스룩 형태라

안쪽에 받쳐 입은 속옷색상이 그대로 보였다. 이 날씨에 절대로 저런 복장으로

버틸 수가 없었을 텐데...

" 저런 복장은 뭐며.. 또 어디 있던 분들 이랍니까?. 지금은 좀 풀렸다고 하지만

불과 며칠 전까지 추웠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

" 어....그게.... 원래 군부대 근처에는 그런 곳이 몇몇 있잖아.. 아마도 그런 쪽

에서 일하던 여자들 인가봐.. 이리저리 떠돌다가 점점 추워지고 마침 비어있는

부대 내무실에서 버텼나봐. 급하게 챙긴 옷들도 다 저런 스타일이어서 그나마

최대한 가릴 수 있는 걸로 챙겨 입혔어. "

"  어째든 천만다행이군요.. 여자3명이 살아 남은 것이 정말 기적인데요.. "

화장은 안했지만 홍 소령의 말을 들으니 특유의 느낌이 나는 듯 했다. 세 명다

훤칠한 키에 외모였지만 미란이와 은혜랑 다니다 보니 한없이 높아진 눈이었기에

별다른 느낌은 없었다.  다행히 관리자용 숙소도 쓸 만 했기에 여자 옷  몇 벌을

얻어와 갈아입힌 후 몇 개 안 되는 규칙을 설명해주었다.  짐을 정리한 후

홍 소령과 정서형님 희욱이 누나와 나. 그리고 남자 몇 명이 모여 회의를 진행했다.

" 탄약과 무기는 이제 충분한 편입니다. 지뢰나 크레모아도 상당량 챙겼고

필요장비 또한 넉넉한 편입니다. 내일 일어나서 부비트랩을 설치하도록 하죠. "

" 식량과 연료도 한동안 버틸 듯 합니다. 전기도 아직은 공급이 되고 있고 끊긴

다하더라도 상당량의 연료로 겨울은 버틸 수 있을 것입니다.“

" 그리고..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라디오에서 방송이 잡힌 듯 합니다."

" 정말요!!?? "

" 아네..정확한 말소리를 들은 건 아니었지만 미약하게 방송이 들리는 걸 잡을 순

있었습니다. 내일 안테나 쪽에 연결하여 수신 감도 좀 높여볼까 합니다. "

" 제발 잘됐으면 좋겠네요! 좋은 소식이라도 있으면... "

" 장담할 순 없지만 그래도 생존자들이 있다는 것 만 으로도 희망이 생긴 거죠. "

이제는 꽤 넉넉해진 살림에 뿌듯함을 느끼기도 전에 또 다른 생존자들이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기 시작했다. 홍 소령이 구출해온 여자 3명은 다행이 다른 남자들뿐만 아니라 여자들에게도 활력이 되었다. 처음에는 견제하던 또래의 여자들이 그들이 가져온 옷과 장신구로 인하여 쉽게 친해질 수 있었고 솔로인 남자들은 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밖에서 작업을 도맡아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창 꾸미는 나이에 그들이 가져온 화장품들은 여자아이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주었다.

" 이번에는 화장품도 챙겨 와야 하겠어요.“

" 그러게...이런 상황에 ..여자들은 대단해... "

" 그래도 덕분에 활기차게 변했네요.. "

물론 여자들이 매우 관심이 있어서 다가간 것은 아니었다. 새로운 사람들이랑

가장 빨리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남자들이 술을 마시며 빨리 친해지는 것과 같이 여자들도 예전 사회에 있었을 때 누구라도

관심 있는 물품이었으니 약간은 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였지만

나쁜 상황이 아니었으니 그저 바라 만 봤다.

" 나왔어.. "

마치 회사에서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가장마냥 문을 열고 들어오며

말했다.

" 오빠!! "

" 응?? 어??!!! "

언제나처럼 집에 들어온 나를 반기는 은혜였는데 오늘은 좀 다르다. 자세히 보니

화장을 짙게 한 모습이었다. 아마도 매일 민낯만 보이다가 한 번쯤은 꾸미고

싶었던 모양인데 화장만으로도 완전 다른 사람인 듯 했다.

" 내가 잘 못 들어왔나.. 모르는 사람이.. "

" 아!! 오빠!! "

" 하하!!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네!! 예쁜데!! "

" 히히!!! "

요 근래 심할 정도로 애정표현이 늘어난 은혜였다. 미란이 조차 저런 행동은

처음이라며 신기해 할 정도로.. 같은 침대에 누워 자는 것도 익숙해진 듯

편한 복장으로 나를 민망하게 하게도 했다. 여자들은 잘 때 상의 속옷을 안 입고

자는 경우가 많다. 은혜도 지금까지는 챙겨 입고 자는 편이었다. 어제도 침대에

누워 평소처럼 서로 껴안고 자는데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 응??? "

" 오빠 왜?? "

" 아니..평소랑 느낌이..아.!!! "

" 그냥 자!!! "

내가 이유를 눈치 채자 내 등을 꼬집으며 말했다. 이제는 완전히 나를 믿는지

예전보다는 더 편하고 오래된 연인처럼 행동하는 모습이었다. 오늘도 은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편히 잠들었다. 오랜만에 오후까지 늦잠을 잤다. 한동안 많은 작업과 방어라인 구축으로 피곤해서 돌아가면서 하루정도는 작업을 빼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솔직히 우리의 행동반경을 넓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할 때였다. 감염체가 들이 닥친다 해도 한 달 이상 농성이 가능할 듯 했다. 중간 중간 크레모아와 지뢰를 매설했고 거리를 두고 인계철선을 이용하여 일종의 알람형태로 지뢰를 매설했다.

" 끄아앙!!! 오랜만에 푹 잤다!!! "

내가 일어나는 모습을 느낀 은혜가 몸을 돌렸다.. 은혜도 잠이 상당히 많은

편이라 틈 만나면 잠을 청하는 모습이었다.

" 아가씨..이제 일어나시죠? "

" 웅...조금만 더 잘래요.. "

내가 볼을 찌르며 말하자 얼굴을 돌리며 웅얼거렸다. 점점 추워지는 날씨라서

방도 제법 쌀쌀한 기운이 감돌았다. 이불속에 파묻혀 자는 모습이 한없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이었다. 어차피 할일도 없어 가만히 누워 살짝 열려있는

커튼사이 바닷가를 바라보았다. 잘 보이지 않았지만 눈이 내리는 듯 했다.  이제

점점 겨울의 문턱에 다가가는 듯  하루가 다르게 매서운 추위가 몰려오고

있었다. 난 아직도 이불속에서 탈출하지 못한 은혜의 옆구리를 찔렀다. 간지럼을

타지 않아 별다를 반응이 없었다.  몇 번을 찔렀지만 미동조차 없는 모습에 난

또 장난기가 발동했다.

" 푹!!!! "

난 아무렇지 않게 속옷을 입지 않은 은혜의 커다란 바스트에 손가락을 찔렀다.

마치 물 풍선을 찌른 듯한 느낌이었지만 상당히 오랜 시간 눌리는 느낌이었다.

" !!!!!!! "

은혜가 차마 소리는 못 지르고 놀란 눈으로 벌떡 일어났다. 이제는 꽤 농염한

스킨쉽까지 즐기는 상태로 발전했다. 은혜도 싫지는 않은 듯 평소에도 나에게 잘

맞춰주는 편이었다.

" 또...또.... 엉큼 늑대로 빙의 하셨구만! "

" 오오.. 이렇게 벌떡 일어나다니!! 자주 애용해야 겠구만!!! "

" 치!!! 이젠 잘 일어날 거다 뭐!! "

" 아냐..이제 안 일어나도 돼..  내가 좋은 방법을 알았으니까.. 히히"

" 누구 좋은 방법인데!! "

은혜도 이제는 별다른 경계심이 없는 듯 말했다. 난 이마에 살짝 입술을 맞춘 뒤

침대에서 일어났다.  닫혀있던 커튼을 치자 하늘에서는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얼마나 많은 양인지 한 치 앞도 보기 힘들 정도였다.

" 와....!!! 눈 오네? "

" 응.. 이제 완전한 겨울이다.. "

눈이 오는 풍경이 좋은지 한참을 창밖을 바라보던 은혜였다.

눈이 오는 모습을 보고 좋아하는 여자들과는 반대로 우리는 걱정부터 앞섰다.

시야가 너무 좋지 않아 근무에 지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시야라면 감염체가

펜션 근처로 올 때까지 보이지 않을 것이다. 매설한 지뢰들도 감염체에 반응하지

않거나 오작동 할 수도 있었다.

" 근무가 거의 의미가 없군요.. 그렇다고 안 설수도 없고.. "

" 하.... 금방 그칠  눈은 아닌데.. "

옥상에 담배를 피러온 나는 정서형님과 마주쳤다. 담배 피는 것을 싫어하는 은혜라 옥상에서 피는 방법을 택했던 것이다. 얼마나 내린지는 몰라도 적설량이

상당한 듯 눈이 발목까지 덮어버렸다. 주차장 쪽에서도 여러 명이 눈을 치우는 모습이 보였다.

" 차라리 허리까지 쌓여서 감염체들도 묻혀버렸으면 좋겠네!! "

" 하하!! 그러게요 형님! 올 거면 왕창 오는 게 좋겠죠!! "

우리가 장난삼아 내뱉은 말이 얼마나 후회되는 말이었는지 느끼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원...원래 강원도가 이렇게 눈이 많이 오는 곳이었나...? "

" 얼마 전까지 그렇게 오던 비가...이제는 눈으로 바뀐 건가.. "

이제는 발목 넘어 까지 묻혀버릴 정도였다. 아무리 치워도, 치워도 계속해서

쌓이는 눈에 다들 질려버린 듯 했다.  주차장에 설치된 텐트위의 눈만 치우고

다닐 수 있는 길목만 눈을 치운 뒤 우리는 방으로 들어왔다.

" 장난이 아닌데... "

" 그렇게 형... 이렇게 눈 내리는거 처음 보는데.. "

서울, 경기에서 벗어나 본적이 없는 나와 재효가 질려버리듯 말했다. 다행이

눈발은 약해졌지만 계속해서 내렸다.

" 응? 오히려 눈이 더 내리면 좋은 거 아냐?  이정도 적설량이면 보통

사람이라도 걷기 힘들 텐데 걷는 것도 겨우 할 정도의 지능을 가진 감염체가

이런 눈 속을  터벅터벅 걸어 다닐 수나 있을까? "

우리가 대책을 마련하자고 건의하자 홍 소령이 말했다. 어째보면 맞는 말이기도

했다. 눈을 치운 곳도 이제는 꽤 조심스럽게 걸어 다녀야 하는데 전혀 손이 가지

못하는 일반도로는 어느 수준인지 감이 왔다. 매설한 부비트랩이 오작동 하지 말기를 바랄뿐 이었다 . 그나마 인계철선형태로 매설한 게 많아 위로 아닌

위로가 되기는 했다. 며칠간 눈이 약하게 내리다 말다를 반복했다. 펜션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얼마 전 홍 소령이 구출해온 여성3명중 한명이 철기와 좋은 관계로 발전했다는 말이 들렸고 이제는 서로서로 의지해 가며 생존터전을 가꾸기 시작했다. 각자 전공했던 사회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많은 이에게 도움이 되도록 했고 여자들은 살림이나 식사에 신경 써 최대한 낭비 없는 식사를 준비했다. 어느덧 다들 친해지고 서로의 사정을 알고 지내며 가족을 구출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가족이... 친구를 구출하지 못한 사람은 친구가..애인을 구출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애인이 생겨버렸다.

" 오오!! 철기 요새 깨가 쏟아진다면서??!! "

" 이거 이거!! 쑥맥 인줄 알았더니!! 카사노바 기질이 있구만!!! "

다들 철기를 보면서 장난삼아 한마디씩 던지곤 했다. 그런 행동들이 싫지만은

않은 듯 철기도 웃으며 넘겼다.

" 철기야! 잘 어울리는데?! "

" 하하!! 소대장님!! 그런 말 소대장님한테 듣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

" 뭐..."

주차장을 둘러보다 들어가던 중 펜션 입구에 마련된 일종의 로비에 앉아있던

철기를 보고 한마디 던졌다. 처음 구출해온 옷차림을 보고 약간의 선입견을  가진 나였지만 평소 옷 입을 걸 보니 그냥 20대 중반의 여자일 뿐이었다.

시골 청년 같은 이미지의 철기와 약간은 날카롭게 생긴 여자 친구와는 묘하게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한동안 눈이 내려 식량을 구하러 가지 못했기에 우린 어느

정도 눈이 그친 후에 트럭에 체인을 감고 나갈 준비를 했다.  아무리 식량이

넉넉하다고는 하지만 최대한이라도 많이 구해놔야 추운 겨울 조금이라도

풍족하게 먹으며 지낼 수 있기에..

" 아씨!!! 이게 체인이냐!!! "

" 와...장난 아니다... "

아는가... 군용트럭의 체인은...그냥 쇠사슬이다...것도 겁나게 두꺼운...무거운..

한참을 낑낑되며 체인을 연결하고는 그냥 한대만 가지고 나가기로 했다.

어차피 그동안 많이 구해온 것도 있지만 멀리 나가지도 못할 테고 일종의

순찰형태 이기에 많은 인원이 나갈 생각도 없었다. 정서형님이 펜션에 머물기로

했고 나와 홍 소령과 3명이 더 장비를 챙겨 나갔다.

" 다녀 오십쇼! "

배웅하는 인원을 뒤로 한 채 느린 속도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승차감이 안 좋은 군용차에 체인까지 달고 가니 죽을 맛 이었다.

" 컥..컥... 우리 지금 차타고 가는 거야? "

" 도착하기도 전에 멀미나서 기운 빠지겠네! "

다들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평소보다 한참을 더 걸려 먹자골목에 도착했다.

이제 입구 쪽은 거의 물량이 없어 안쪽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좁은 길이었지만 군용차답게 무식하게 뚫고 나갔다.

" 응?? 잠깐!! 정지!!! "

골목길 사이로 보인 바퀴자국. 생존자가 있다는 증거였다. 근처에 우리 말고

또 다른 생존자가 있다는 것이다. 차를 세운 뒤 주위를 살핀 후 골목길 쪽으로

들어갔다. 바퀴자국위에 눈이 내린 흔적이 없는 걸로 보아 얼마 되지 않은 듯

했다. 중간 중간 사람 발자국도 보였다. 아마도 그들도 먹을 거나 생필품을 찾아

가게를 뒤진 듯 했다.

" 바퀴자국이 크지 않아.. 승용차인가 본데? "

" 네.. 일반 suv라고 해도 이것보다 큰 사이즈일 텐데.. 그리고 체인도 안 감고

왔나 봐요.. 체인 구할 여력도 없었겠지만.. "

꽤 여력이 없는 생존자 듯 했다. 일반 승용차로 이런 눈길이라니..4륜 이라도

힘든 적설량이었고 감염체라도 만나면 기동력도 현저히 떨어질 텐데 위험을

감수하고 나온 듯 했다.

" 좋은 결과일지...아니면 괜히 우리위치만 노출되는 건 아닐지.. "

홍 소령이 말했다. 저들이 우리가 온 길을 역으로 따라온다면 위치도

노출될뿐더러 자기들 보다 좋은 환경이라면 저들도 살아야 할 테니 좋은 마음을

가질리는 없을 듯 했다. 그렇다고 도움을 요청한다고 해서 우리도 넉넉한 편은

아니었고 더군다나 이제는 남는 방도 없었다.  우리는 대충 가게들을 뒤져 몇 개

안 되는 물건들을 건져서 나왔다.

펜션에 도착한 우리는 정서형과 희욱누나를 불러 이야기를 했다. 물론 같이 간

일행들에게도 철저히 비밀로 부탁했다. 괜히 분위기만 흐릴 수 있기 때문이다.

" 역으로..우리가 가보는 건 어떨까요..? "

" 형님... 위험한 도박일수도 있습니다.. "

" 그렇긴 한데.. 저들이 식량을 찾아 나왔는데도 승용차를 끌고 나온걸 보면

상황이 좋지 않을 수도 있고.. 이렇게 눈이 왔는데도 나온걸 보면 확실한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우리 위치를 안다고 해도 꽤 고생 좀 할 걸.. 비탈길도

많고 중간에 부비트랩에..우리가 시야도 더 넓으니,.."

" 그렇다면 한번 가보도록 하죠. "

홍 소령도 가보는 쪽에 힘을 실었다. 난 크게 내키지 않았다.  마음 한구석에서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 그럼 바로 출발하죠. 혹시 모르니 4륜 일반 승용차로 출발하도록 하죠. "

군용차 말고도 이래저래 몇 대정도의 SUV가 확보되어있었기에 은밀히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다행히 군용트럭보다는 훨씬 빠른 속도로 도착할 수

있었다. 걷기 보다는 차안에서 천천히 살피면서 움직여 혹시 모를 감염체를

대비하기로 했다.

" 꽤 멀리서 온듯한데... 한참을 왔는데 아직도 안 보이네.."

" 눈길이고 그래서 시간은 걸렸지만 실제 거리는 얼마 안 됩니다. 15km정도

이동했습니다. "

운전석에 앉은 철기가 이야기 했다. 난 조수석을 밟고 올라가 선루프를 이용해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상체는 더럽게 춥고 하체는 그나마 따뜻한 상황이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듯 했다.  한참을 더 달려서 우리는 생존자캠프로 보이는 집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도 펜션을 이용하여 캠프를 구축한 듯 했다. 내부가 훤히

보이는 형태인데 커튼조차 없어보였다. 그리고 마당한곳에는 드럼통을 이용해

불까지 피우고 있었다.

" 저렇게 해도 안전 한 건가? 아니면 불을 무서워해서 안 오는 건가? "

" 저들은 무언가 새로운걸 알고 있지 않을까요..? 우선 멀찌감치 지켜본 뒤

다가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방어도 허술해 보이고...  무언가 느낌이 좋지

않습니다. "

" 그렇군..."

망원경을 이용해서 한참을 살피는 홍 소령이었다. 괜히 다가갔다가 흑심을 품고

공격해 온다면 우리가 불리했다.

" 허허...저런!!! "

" 왜 그러십니까? "

" 저런...몹쓸 녀석들을 봤나...같은 사람끼리... "

홍 소령은 무언가 본 듯 화를 억누르는 모습이었다. 선루프 위에서 담배를 피고

있던 나도 망원경을 이용하여 펜션 내부를 살펴보았고 이내 충격에 휩싸였다.

============================ 작품 후기 ============================

하하..주말에 강원도 여행이 잡혀있는 상황인데 눈이 1m터 가까이 왔네요.

오늘 내일도 온다고 하는데.. 체인이라도 하나 구입해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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