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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사는 존재들-74화 (74/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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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남자는 다시 평온은 되찾고는 말을 이어갔다.

" 이 섬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자급자족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많지는

않지만 무기 생산도 가능한 상태입니다. 시설도 부족하지만 인원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만 명이라고 해봐야 실질적으로 생산에 투입되는 인원은 이 천도

안 되는 상황이니까요."

" 허.."

" 지금까지 살아남으셨으니 상황은 잘 아실거라 생각됩니다. 주기적으로

몰려오는 감염체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밀고 들어오는 감염체를 상대하느라

생산과 소비가 겨우 평형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여기서 감염체가 밀고

들어오는 기간이 짧아지거나 아니면 숫자가 늘면.. 어려워집니다."

" 점점 어려워지는군요."

" 네. 분명 대한민국에 있는 인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감염체는 어쩐지 줄어드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초반에 수백의

감염체가 몰려와 수 백번을 막았지만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 흠.. "

" 저희가 지금 계획하고 있는 것은 대 인원으로 전투를 계획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감염체를 늘려버리는 결과를 보여줬으니까요. 소수의

인원으로 여러 곳에서 게릴라 전투방식으로 제거해 갈 계획입니다. 일반

감염체만 있다면 상대하기 수월했겠지만 변종 감염체도 있는 상황이라

일반 병사로는 한계가 있는 상황입니다."

" 그래서 저희와 같은 사람들을 모아 시간이 걸리더라도 안전하게 감염체를

상대하는 계획이군요."

" 네. 지금까지 그래도 많은 진전이 있습니다. 보통은 이렇게 급하게 생존자를

근무나 작전에 투입하지는 않습니다. 시간을 두고 지켜보고 혹시나 잠복기에

있는 감염체가 있는지 확인을 하고 믿을 만한 실력인지 검증하는 시간도 필요

하지만 여러분들은 예외적으로 실력을 보증하는 분이 계시기에 가능한 빨리

투입되는 것입니다."

" 그럼 저희는 언제부터 작전에 들어갑니까?"

" 예상은 10일 정도 후에 가능합니다. 아직 배정받은 장갑차도 없고 무기도

지급해야 하고 이것저것 설명을 들어야 하는 것이 많기 때문에 바로 투입은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 알겠습니다."

" 그럼 인원은 저희 4명이 전부인가요?"

" 아닙니다. 다른 팀에서 몇 명을 빼와서 충원됩니다. 보통 한 팀당 인원은 6명에

서 많게는 10명 정도로 이뤄져 있습니다. 장갑차 한 대와 개조된 트럭 한 대가

기본 편재입니다. 물론 장갑차 두 대로 이뤄진 팀도 있습니다만 대인원 구출이

확실한 상황에 투입이 되고 대부분은 소형 트럭으로 구성되어 움직입니다."

" 그럼 저희는 가능하다면 장갑차 두 대 편재를 해주셨으면 좋겠네요."

" 네?"

내 말에 설명을 해주던 남자가 놀라며 말했다.

" 보병 수송 장갑차라면 수송이 목적이고 산악이 아닌 도심을 질주해야하고

가능한 소음이 적은 차륜형 장갑차겠죠? 기동력도 월등하고 좀비가 수류탄이나

급조 폭발물을 설치하는 놈들이 있을 리가 없으니 기존 장갑차에서 최소한의

장갑만 둘러도 감염체가 철판을 뚫을 수 있는 놈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으니 궤도차량으로 수색을 할리 없고 무식하게 대구경의 기관총을 달고

다니느니 비슷한 구경의 기관총을 달고 많은 양의 탄약을 싣고 다니는게 이익

일테고 인원도 무장만 하지 않았다면 10여명 정도는 탑승이 가능한 모델이

많으니까요."

" 자..잘 알고 계시네요."

내말에 남자가 당황스러운 모습으로 말을 했다.

" 어차피 수색과 구출이 목적이라면 한 번 나가서 구출할 인원이 없다면 최대한

많은 숫자의 감염체를 제거하고 올 생각입니다. 그러니 화력을 충분히 지원해

주신다면 남들 두 번 나가서 없애는 양을 한번으로 줄여드리죠."

" 너.. 굉장히 열정적이다?"

" 이제 더 이상 끌려 다니는 일은 지긋지긋해. 반격할 상황이 되었으니 지금까지

당했던 것을 배로 갚아주도록 하지."

" 알겠습니다. 상부와 이야기 해보고 말씀드리죠. 더 필요하신 것은 없습니까?"

" 지금은 없습니다."

" 알겠습니다. 오늘은 그냥 전반적인 설명을 듣고 끝날 것입니다. 내일부터는

무기와 전투복을 받으실 겁니다."

" 네."

남자는 파일을 챙겨서 나갔고 다른 사람이 들어와 앞으로의 생활과 이곳의 규칙등 여러 가지를 설명해주었다.

며칠간 바쁜 시간을 보냈다. 소총과 전투복을 지급받고 수색지역과 위험지역 따위를 숙지하고 새로 제작된 차량이 도착하여 설명을 들었다.

" 한 대는 일반 장갑차 이고 한 대는 원래 구급용으로 사용하던 차량이라

뒷부분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 운전에 신경을 써주시고요. 한 대는 일반

장갑차라 다른 점은 거의 없습니다. 두 차량 모두 장갑을 최소화했고..."

" 결국 새로 만든 것은 아니라는 말이네?"

" 제대로 된 공장도 없는데 어떻게 새로 만들어."

" 저.. 한 대는 사용하던 것을 수리한 것이고 한 대는 새것입니다."

" 네?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았던 것이 있다고요?"

" 지금까지는 우리 군이 가지고 있던 것을 사용했습니다. 저 한 대는 원래 구급

차량이라 그대로 사용하려고 했는데 감염체와의 전투에는 부상자가 없으니.."

" 하긴.."

감염체와 전투에는 부상자가 있을 리 없었고 있다고 해도 생명에 크게 지장을 받는 경우가 드물었을 것이다. 단순히 물려도 변하고 상처입어도 변해버리는데 미래의 감염체를 해독제도 없는데 미쳤다고 후송할 리가 없지 않은가?

" 우리나라 기종이 아니네요?"

" 네. 다른 나라 군에서 두고 간 모델입니다. 뭐 이야기 하자면 길지만 참고로

저 기종은 예비 부품은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았던 것도

있습니다. 호환도 되는 것도 거의 없어서."

" 알겠습니다."

우리는 몇 가지 주의사항을 듣고 다시 훈련을 하기 위해 훈련장으로 가서 지급받은 총기 점검과 영점을 맞추는 작업을 했다. 쉴 틈 없이 돌아가는 하루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어느덧 시간은 그들이 약속했던 10일이 지나가고 있었다.

" 우선 팀 리더는 김 중사님이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새로 투입되는 인원인

정 동민 하사와 유 호준 하사입니다."

" 잘 부탁드립니다."

" 아닙니다. 저희가 잘 부탁드립니다."

" 그리고 김 기철 상병과 김 남호 상병입니다.둘다 전차 운전병입니다."

" 잘 부탁드립니다."

" 잘 부탁드려요."

" 이제부터 여러분 여덟 분이 한 팀입니다. 서로 협력하여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 오늘은 마지막으로 휴식을 취한 후 내일 아침 06시 00시청 옆에 있는 건물로

수색을 진행하겠습니다. 현재 그 곳에 생존자가 있을 확률이 높은 상황이라

내일 아침 바로 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필요한 탄약과 식량은 미리 적재 했으

니 오늘은 내일을 위해 휴식을 취하도록 하시죠."

" 알겠습니다."

" 드디어 내일이군."

" 응. 기다려지는군."

" 도대체 뭐가?"

" 감염체들이 도망가는 상황이."

" 지능도 없는 녀석들이 도망치겠냐."

" 아닌 것을 알지만. 지금까지의 한풀이랄까."

" 참네."

" 자자. 들어가기 전에 다들 담배나 한 대씩 피고 들어가시죠!"

" 네!!"

이제는 새롭게 팀이 된 인원들과 우리는 몇 분간의 이야기를 끝내고 내일을 위해

각자의 숙소로 돌아갔다.

약속된 시간이 되어 차량을 트레일러에 싣고 다리를 건너기 시작했다. 항속거리가 1000km가 넘었지만 최대한 연료를 아끼기 위해 트레일러로 싣고 갈 수 있는 최대한의 도로까지 이동을 했고 비상연료까지 적재를 끝내고 우리에게는 마지막인. 감염체는 첫 번째로 마주하는 검문소를 통과하여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장갑차 위에서 주변을 감시하며 빠르게 이동을 시작한지 한 시간이 지나 생존자들이 있을 법한 곳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천천히 이동을 하며 한 두 마리의 감염체를 장갑차로 밟으며 이동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생존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 보통 한 번 수색을 나가면 얼마나 있다 옵니까?"

" 보통은 2박 정도 있다가 복귀합니다. 확률이 높은 지역은 하루 정도 더 있기는

하지만 그 이상은 잘..."

" 흠.. 이런 수색으로 생존자들을 많이 구출 했나요?"

" 처음에는 많았지만 요새는 솔직히 몇 명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색이라기보다 감염체를 제거하는 쪽에 가까운 작전이죠."

" 흠.."

나와 같이 장갑차 위에서 기관총을 잡고 경계하고 있는 유 하사에게 물었다. 생존자 수색을 하기에는 솔직히 공항에서 가까운 거리였고 고층 건물이 많은 곳이라 감염체들도 숨기 좋은 곳이였기에 생존자들이 지내기에는 무리가 있어보였다.

" 정지."

" 끼익!"

급하게 정지하자 다들 긴장을 하기 시작했다. 장갑차에 부착된 열 감지 카메라에 뭔가가 잡힌 모양이었다.

" 전방에 감염체가 있습니다!"

" 전원 사격 준비!"

" 기관총 준비!"

감염체라는 소리에 다들 소총을 쥐고 탄창을 준비했다.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 몰랐지만 소총을 쏘는 순간 소리로 인해 분명 많은 숫자가 몰려올 것이었다.

" 숫자는 약 백!"

" 밀고 가야하나?"

" 어차피 장갑차라 별 무리는 없지 않을까?"

" 우선 몰려드는 것을 보고 판단하자."

" 응."

서로 연결된 무전기로 무전을 주고받았고 다들 매서운 눈으로 주변을 감시했다.

" 우측에도 감염체 포착!"

" 저희 뒤쪽에도 있습니다!!"

" 함정인가!!"

" 감염체가 함정도 파?!"

" 종종 있는 일입니다! 아무리 궤도차량보다 소음이 적어도 장갑차입니다.

소음으로 몰려들 때 예전처럼 일렬로 몰려드는 것이 아닌 포위하는 형식으로

몰려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 젠장."

" 시야에 포착되면 전방에 유탄을 3발 씩 사격하고 우현에서 오는 감염체만

사격하고 밀고 들어간다!"

" 알겠습니다!"

" 시야에 잡힙니다!"

" 사격!!"

" 쾅!!"

최대한 전방에 감염체를 줄여 우리가 나아가는 속도를 확보해야 했고 혹시 몰라

우측에서 접근하는 감염체를 소총으로 조준하고 사격을 했다. 하지만 움직이는 장갑차 위에서 정밀하게 사격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했기에 가능한 단발로 쏘며 이동을 시작했다.

" 어서 밟아!!"

" 갑니다!!!"

우렁찬 디젤 엔진음을 내며 장갑차는 빠른 속도로 이동을 시작했고 일반 차량과 다르게 감염체를 밟고 지나가도 차량에 무리가 없었다.

" 이대로 이곳을 벗어난다! 벗어나기 전까지 주변을 감시하고!"

" 알겠습니다!"

" 적어도 5km이상 멀어진다!"

" 네!"

" 혹시 모르니 연료량을 체크하면서 이동한다! 너무 무리해서 이동하지 말고!"

" 탕!! 탕탕!!"

" 사격중지!"

시야에서 점점 멀어지자 김 중사가 사격중지 명령을 내렸고 우리는 멀어지는 감염체를 보고 순간적으로 움츠렸던 근육들이 풀어지는 기분을 느끼며 늘어졌다.

" 하아.."

" 워.. 역시 도심인가. 바로 나타나네."

" 긴장을 늦추지 말고! 주변을 경계한다!"

" 네!!"

여하튼 지금은 나보다 명령체계가 위인 김 중사니까 존대를 써주면 명령에 착실하게 따랐다. 10여분쯤 지나 감염체와 멀어지고 우리는 다시 주변을 수색했지만 생존자들의 흔적은 발견할 수 없었다.

" 흔적이 있기는 하지만 상당히 오래된 흔적입니다."

" 이상하네. 분명 생존자들이 있을 확률이 높은 지역이라고 했는데."

" 이런 곳을 생존자들이 어떻게 버텨? 도대체 이곳을 지정한 놈은 누구야."

" 매번 이런 식입니다. 덕분에 지금까지 수색조로 지정된 인원들이 피해가

컸습니다. 감염체의 공격으로 사망한 사람보다 이런 수색으로 사망한 사람이

더 많을지도 모릅니다."

" 참네. 세상이 변했어도 일 처리 못하는 놈들은 꼭 있네."

" 이런 고층 건물이 즐비한 곳에 어떻게 생존자들이 버텨."

" 여기서 30분 정도만 더 가면 호수가 있습니다. 차라리 그 곳으로 가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하긴 사람이 지내려면 물이 필요하니까."

" 우선 그곳으로 이동을 한다."

" 네."

" 이동할 수 있는 거리는?"

" 트립상 약 1000km입니다."

" 어라? 항속거리가 그대로 남았네?"

" 제원상 항속거리는 처음 무장상태와 중량으로 결정된 것입니다. 현재는 무게가

많이 줄어든 상태라 아마 더 달릴 수 있을 것입니다."

" 새 것이니까 가능하겠지. 수리한 차량은 아닐걸."

" 예비연료도 있으니 수시로 파악하며 움직이겠습니다."

" 알았어. 우선 천천히 이동을 하면서 호수쪽으로 간다."

" 알겠습니다!"

우리는 다시 이동을 시작했고 돌아가면 탄창에 탄약을 채우며 언제 올지 모르는 감염체를 상대할 준비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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