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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사는 존재들-98화 (98/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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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언제나처럼 해는 중천에 떠서 강렬한 열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현관문으로 나가자 군복 차림의 병장 계급장을 달고 있는 남자가 한 손에 A4용지를 내게 주며 말하였다.

" 내일 아침 9시까지 본부대 앞으로 모이시면 됩니다. 자세한 사항은 드린 용지에

적혀 있습니다. 문의 사항은 본부대로 직접 오셔서 문의하시면 됩니다."

" 알겠습니다."

받은 용지에는 대략적인 계획이 써져 있었다. 장갑차와 전차를 선두로 변종 감염체와 상대하기 힘든 변종들을 제거하고 뒤이어서 보병이 진입하는 계획이 주된 계획이었다. 간단한 계획이었다. 너무 간단해서 문제라고 생각했다. 차라리 대량의 장갑차와 전차로 지속적으로 제거를 하고 시간이 지나서 보병을 투입한다면 모를까 모두 투입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 무모한데."

" 간단하네요. 제가 봐도 너무 간단한데요."

" 응. 간단한 계획이 성공할 확률도 높지만 이건 너무한데."

난 종이를 보며 중얼거렸다. 삼일치의 식량과 무기는 공급을 해준다고 했고 그 이상 있을 가능성도 있으니 나머지 식량은 공급이 힘드니 자체적으로 해결하라는 무책임한 말이 써 있기도 했다. 물론 그럴 가능성은 적었지만 그래도 모르는 일이니 준비는 해둬야 했고 가방 안에 이것저것 넣으며 준비를 했다. 은혜도 내 짐을 챙기는 것을 도와줬고 우리 둘 사이에는 침묵이 흘렀다. 자칫 잘못하면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시간. 나는 너무 무거워진 공기가 싫어 애써 밝은 척을 하며 말을 걸었다.

" 우리 나갈까?"

" 준비 다 됐어요?"

" 뭐 챙길 것도 많이 없고 기본적인 물품은 지급해 준다고 했으니 그냥 가도

무방하겠지."

난 은혜의 손을 잡고 나갔고 뜨거운 태양을 피해 바다가 보이는 그늘진 곳에 돗자리를 펴고 앉았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 뜨겁게 달아오른 공기를 옮겨주었다. 자리를 잡고 은혜의 허벅지에 머리를 대고 누웠다. 은혜는 긴 손가락으로 내 어깨를 쓰다듬으며 미소 지었다. 우리는 역시나 말없이 긴 시간을 보냈지만 집에서의 무거운 느낌은 아니었다. 간단한 주전부리를 챙겨와 입이 심심하지 않게 씹으며 그동안 못했던 둘만의 이야기를 나눴다. 어느덧 해가 저물어 날이 어두워져 갔고 우리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사랑을 나누며 밤을 보냈다.

아침 8시 쯤 본부대에 도착하니 수 백대의 차량이 줄지어 서있었다. 한쪽에는 무기와 식량들이 쌓여져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엄청난 숫자의 인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 성함이..?"

" 중사 김 재원입니다."

" 네. 15조입니다. 차량은 저쪽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 네. 혹시 총 몇 조까지 편성되어 있는지 알 수 있습니까?"

" 현재 30조까지 편성되어 있습니다."

난 내가 속한 조로 이동을 하며 주변을 둘러보며 걷다 마주오던 김 중사를 보게 되었다.

“ 일찍 왔네?”

“ 응. 너도 일찍 왔네? 같은 조 맞지?”

“ 맞아. 박 중사도 기태도 재효도. 다른 인원 대부분이 같은 조로 편성되었어.”

“ 일부러 같은 조로 편성을 했나봐?”

“ 아무래도 같이 다니던 인원이랑 다니는 것이 좋겠지.”

“ 한 조당 인원이 몇 명 인줄 알아?”

“ 대략 백 여명.”

“ 30조라고 했으니 그럼 삼 천명의 인원이 참여하는 건가?”

“ 조금 더 된다고 했어. 중화기 부대나 따로 전차부대로 편성된 곳도 있어서

듣자니 거의 오천은 된다고 하던데?“

“ 많이도 왔다.”

“ 필사적이겠지. 마지막이 될 수 있으니..”

“ 다른 애들은 안 왔어?”

“ 이제 슬슬 도착할 시간인데..”

우리는 한 구석에서 담배를 피며 이야기를 나눴다. 어느덧 눈에 익은 인원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인사를 나누고 떠들다 보니 약속된 시간인 9시가 되었다.

“ 모든 인원은 각자 위치로 이동하시기 바랍니다.”

“ 10분후 브리핑이 있겠습니다!”

“ 각자 위치로 이동하십쇼!”

여러 명의 병사들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사람들에게 소리치며 말했다. 우리도 슬슬 걸어가며 우리가 소속된 위치로 이동을 했고 그 곳에는 많은 수의 사람들이 보였다. 대부분이 처음 보는 사람이라 어색함이 감돌았고 잠시 후 본부대 옥상에서 확성기를 켜고 한 남자가 말을 시작했다.

“ 자! 여러분! 결전의 날이 왔습니다! 앞으로 다시 인간이 이 땅위를 지배하기

위한 초석이 되는 날입니다! 긴 말 필요 없습니다! 보이면 죽이고 저희는

살아야 합니다! 여러분!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 네!”

“ 그럼 지금부터 전차부대부터 이동을 시작하고 부대 이동이 끝나면 1조부터

이동을 시작하겠습니다! 인원이 많아 시간이 오래 걸릴 듯 하니 다들 통제에

잘 따라 이동하시기 바랍니다!“

본부대 앞에 수많은 전차들이 먼저 이동을 시작했다. 큰 소음을 내며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이동하는 모습이 장관이었지만 전차의 종류가 일정치 않은 모습이었다. 아마 닥치는 대로 굴러만 가면 가져온 것으로 보였고 그 중 몇 대는 얼마 가지도 못하고 본부대 중간에서 엔진이 멈춰버린 것도 있었다.

“ 암울하군.”

“ 그렇게..”

“ 자! 여러분! 저는 15조 중대를 맞은 중대장입니다!”

우리 앞에 서서 말을 하는 남자를 보니 계급은 소령이었다. 비교적 젊은 외모에 그을린 피부가 아닌 하얀 피부를 가진 남자가 우리를 보고 소리치며 말했다.

“ 저희는 도심 00건물 주변 소탕을 책임지게 됩니다. 우선 전차부대가 변종

감염체를 위주로 제거를 시작하고 그 후에 무전을 받고 저희가 움직입니다.

전차부대는 철수하지 않고 일정거리에서 대기하며 혹시 모를 변종 감염체를

대비하기 위해 대기할 것입니다. 그리고..“

중대장이 말한 내용은 별것이 없었다. 그냥 전차가 먼저 쏘고 그리고 나서 우리가 들어간다는 내용이었다. 어차피 감염체가 지능이 있는 존재가 아니기에 작전을 짜서 우리에게 반격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있지도 않았다. 하지만 몇 몇의 감염체는 지능이 있을 것이라 예상되었지만 위에서는 그런 내용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작전을 짠 모양이었다.

“ 위험한데.. 죽기 딱 좋은 작전이야.”

“ 이 중에 몇 명이나 살아서 돌아올 수 있을까.”

“ 우리는 절대 살아서 돌아와야지.”

“ 이제 이동을 시작한다.”

중대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차부대의 이동이 마무리가 되었고 1조를 선두로 모든 인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각자 맡은 구역으로 이동을 시작했고 우리가 이동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였다.

“ 이동을 시작합니다!”

드디어 우리 조도 이동을 시작하였고 길게 늘어선 행렬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각자 지급받은 탄약과 무기를 챙겨 장갑차에 올라탔고 다리를 지나서 도심으로 들어가게 된 시간은 정오를 지난 시간이었다. 우리가 맡게된 구역으로 들어가기 전에 우리는 간단하게 요기를 때웠고 생수통의 물을 마시고 나니 중대장이 맨 뒤에서 소리쳤다.

“ 이제 진입을 시작합니다! 다들 힘내십쇼!”

“ 저 놈은 왜 맨 뒤에서 소리치는 거야? 맨 앞에 있는 인원은 들리지도 않게.”

“ 참네.. 어쩌다 저런 놈이..”

박 중사는 투덜거리며 장갑차 위에 앉으며 말했다. 나도 솔직히 마음에 드는 첫인상은 아니었지만 어쩔 수가 있나. 그래도 현재 소속된 조의 중대장이라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에게 지정된 구역에 도착할 수 있었고 주변을 둘러보며 정찰도 하기 전에 소리를 듣고 몰려드는 감염체를 상대해야만 했다.

“ 분명 전차가 먼저 사격한다고 한 것 아니었나?”

“ 뭐야! 저 숫자는?!!”

우리가 여러 곳에서 모인 것처럼 감염체도 우리를 상대하기 위해 모여든 것 마냥 엄청난 숫자로 밀고 들어왔다. 건물 중간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전차가 감염체 무리를 향해 사격을 했지만 무서운 기세로 밀고 들어오는 감염체를 피해 후진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 그냥 밟고 와도 되는 것을 왜 후진을 하는거야?”

“ 무전으로 현재 저희 구역으로 전차가 온답니다! 시간은 5분 정도 소요되니

그때까지만 버티라는 무전입니다!“

“ 빌어먹을!!”

수 십명의 인원이 쏘는 탄약의 숫자도 엄청났기에 쓰러지는 감염체의 숫자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워낙 광범위하게 밀려드는 감염체를 상대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 현재 좌측의 4조와 합류하겠습니다!”

“ 그 사람들은 조금 상황이 괜찮답니까?”

“ 네! 숫자가 많지 않아 쉽게 정리했다고 합니다.”

“ 쾅!!!”

“ 콰광!!!”

“ 아씨! 미리 말 좀하고 쏘면 어디 덧나냐?!”

갑작스럽게 울린 포성으로 머리가 울렸다. 어느새 등장한 전차들이 계속해서 감염체를 향해 포격을 가하였고 확실히 효과는 있었다. 건물이 무너지며 깔리는 경우도 있었고 직격으로 맞으며 육체가 찢기는 경우도 있었다. 화염방사기를 들고 있는 인원도 보였고 기관총으로 사격을 하며 전진하는 인원도 있었다.

“ 이동!! 이동!!!”

“ 전진한다!!”

“ 2시 방향 감염체 발견! 사격한다!”

“ 쾅!!!”

도심 곳곳에서 포성이 울려 퍼졌고 많은 인원이 도시 안으로 집입하고 있었고 우리도 그들을 따라 같이 이동을 시작했다. 우리를 도와주기 위해서 온 4조의 모습도 보였고 인원이 늘자 어느새 그 많던 감염체들의 숫자도 눈에 띄게 줄기 시작했다.

“ 그대로 이동한다! 전진!!”

“ 후방을 조심하고! 전차부대는 포격을 계속해서 하도록 요청해!”

“ 알겠습니다!”

“ 계속해서 이동한다!”

분명 다른 조인데도 불구하고 목소리 큰 사람의 명령에 따라 다른 조들도 함께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중대장이 따로 있는데도 불구하고 묻어가는 모습은 그리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 우리 중대장은 뭐한다냐?”

“ 글쎄..아까부터 안보이던데..”

다른 인원들도 우리 중대장의 능력에 의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시간이 부족했기에 우선은 이동을 하면서 감염체를 제거해갔다.

도시 안으로 들어갈수록 많은 숫자의 감염체가 나왔지만 다른 조들과 합류하고 전차부대의 지원사격으로 어렵지 않게 제거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몇 시간을 쉬지 않고 전투를 하는 것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엄청 힘든 일이었고 하나 둘씩 지처가는 인원이 나오며 전진 속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 계속해서 이동한다!”

“ 중대장님 무리입니다! 몇 시간째 전투를 하고 있는지 알고 계십니까? 지금

이대로 움직이면 제대로 된 전투를 할 수도 없습니다.“

“ 다른 조들은 이미 자리를 잡고 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그건 다른 조들 행동이고! 한 번 더 감염체를 제거하고 자리를 잡아도

늦지 않아!“

“ 젠장...”

“ 저런 녀석에게 내 목숨이 달려있다니.”

“ 뭐에 눈이 멀어 저래? 인원이 많아서 자리를 잡으려면 시간이 걸릴텐데.”

“ 글쎄..”

우리 조 중대장은 무리해서 더 도심으로 들어갔고 이제는 숫자가 줄어든 감염체를 어렵지 않게 상대를 했지만 지쳐가는 인원들이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대로 가다간 감염체에게 죽는 것보다 지쳐서 죽는 것이 빠를 것 같았고 보다 못한 박 중사와 김 중사가 따지듯 물었다.

“ 도대체 언제까지 들어갈 생각이십니까? 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오늘 하루만

싸울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 중대장님 눈에는 지친 인원이 보이지 않습니까?”

“ 중대장의 명령이다! 이동한다!”

“ 네?!!”

다른 인원들도 따지고 들었지만 계속해서 고집을 피우고 있었다. 저 인간은 오늘 하루만 싸우고 말 생각인지 우리들의 체력분배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다들 입에서 욕을 하며 그래도 중대장이니 명령에 따랐지만 다음 감염체를 마주치자 다들 뒷걸음질을 쳤다. 단독으로 움직이고 한 시간도 되지 않아 밀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 와중에 다른 조들은 서로 모여 방어 태새를 갖추고 있었다.

“ 전진한다! 그대로 사격!”

“ 후퇴! 후퇴! 건물 뒤에 더 많은 감염체가 있습니다! 함정 인 것 같습니다!”

“ 감염체가 함정은 무슨! 그런 지능도..”

“ 저희 뒤로 감여체가 나타났습니다!”

“ 좌우에서도 나타납니다!”

“ 젠장!”

너무 복잡한 건물 숲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감염체를 보고 우리는 가장 약해보이는 곳을 지목해 이동하기로 했다.

“ 사격하면서 이동한다!”

“ 중간부대가 이탈했습니다!”

“ 대열이 흩어집니다!”

“ 안 돼!!! 모여!! 모여!!! 흩어지면 안 돼!!”

박 중사가 힘껏 소리쳤지만 소총 소리에 죽어 버렸고 인원들이 흩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 좌측으로 뚫고 지나간다! 가장 많은 숫자는 후미니까 10시방향으로 이동하며

뚫고 간다!“

“ 장갑차들은 가능한 최대 속도로 이동한다!”

“ 쏴!!! 유탄!!!”

“ 쾅!!! 쾅!!!!”

“ 후방에서 계속해서 밀고 들어옵니다!!”

“ 다른 인원은 뭐하고 있는거야?! 다른 조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 다른 조들은 다시 이동하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 젠장!! 그럼 아까 4조가 있던 곳으로 이동한다!”

“ 무슨 소리야! 그대로 전진한다!”

“ 네?!!”

멍청한 중대장이 말도 안 돼는 명령을 내렸지만 이미 다들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다. 우리는 중대장의 말을 무시하고 넓은 공터가 있는 4조 방향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감염체들에게 둘러쌓여 빠져나오지 못한 인원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여기저기서 처절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 살려줘!!!”

“ 저리가!! 저리가란말야!!”

“ 나도 데려가!!!”

“ 그냥 이동한다.. 틀렸어..”

“ 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을 버리고 빠르게 그 지역을 벗어났다. 엉망진창의 싸움이 끝나고 약간의 여유가 생겨 인원을 점검하니 1/3에 가까운 숫자가 보이지 않았다. 다들 감염체의 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고 얼굴에는 좌절감과 허탈함이 느껴졌다.

“ 도대체 중대장은 뭐하는 녀석이길래 말도 안 돼는 명령을 내려서!”

“ 참아..”

“ 뭘 참아? 그냥 우리도 다른 조와 같이 자리를 잡았으면 이렇게까지 피해를

입지 않았을 것 아냐?“

“ 젠장!”

살아남은 사람들은 이제 확실히 우리 중대장을 신용하지 않기 시작했고 중대장의 명령도 없었지만 우리는 자리를 잡고 밤을 지새울 준비를 했다. 하지만 중대장은 우리의 그런 행동을 보고 제재를 가했다.

“ 뭐 하는 건가? 우리는 이곳에서 지내지 않는다.”

“ 하지만 더 이상 이동하면 해가 지고 더 위험한 상황이 옵니다. 지금 자리를

잡고 대비하지 않으면 내일 저희는 더 힘들어집니다.“

“ 다른 건물이나 도심에서 자리를 잡고 기다리며 감염체를 제거한다.”

“ 말도 안 돼는 소리 하지 마십쇼. 밤 새 전투를 한다면 저희는 하루도 제대로

못버티고 전멸합니다.“

“ 말이 많다! 중대장이 명령하는데!”

제대로 명령을 듣지 않자 계급으로 누르는 모습에 참았던 화가 폭발했고 박 중사가 그 중대장 앞으로 걸어갔다.

“ 뭔가?”

“ 뭐긴... 살고 싶어하는 인원 중 한명이지. 미안하지만 당신 명령을 따를 수

없을 것 같아.“

“ 뭐?!!”

“ 제대로 상황파악도 명령도 내리지 못하고 뒤에서 소리치는 중대장은

필요 없다고. 그러니 그 자리에서 물러나..“

“ 어디서! 중사가!”

“ 내가 봤을 때 당신은 소령이 아냐.. 그 정도 짬인데 얼굴이 너무 깨끗하고

아까 보니 제대로 소총도 못 잡던데. 낙하산 아냐?“

“ 뭐?? 뭐?!!”

당황하는 모습을 보니 제대로 잡은 듯 했다. 박 중사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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