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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사는 존재들-103화 (103/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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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집으로 돌아와 무기와 탄약을 놓고 각자 집으로 돌아가 필요한 물품을 챙겨 돌아오기로 했다. 추가로 들은 설명에 의하면 정찰을 나갔던 인원이 발견한 변종 감염체들이 모여 있는 곳을 발견했고 이동하는 방향이 공항이라는 것이다. 변종 감염체와 일반 감염체 모두가 한 뜻을 가지고 움직이는 모습이라는 소리와 함께..

" 우선 두 시간 후에 여기서 모이도록 하고 각자 집으로 돌아가 물건을

챙겨오도록 한다. 우리 집결지는 이곳으로 등록을 해놨으니 오늘부터는

이곳에서 지내도록 한다."

" 저희는 언제부터 움직이는 것입니까?"

" 아직은 정확하게 모른다. 현재 중대장님이 본부대에서 브리핑을 끝내고

이곳으로 돌아오시기로 했으니 그대까지는 이곳에서 대기하도록."

" 알겠습니다."

" 아시는 것은 없습니까?"

" 현재 엄청난 숫자의 변종 감염체와 일반 감염체가 이곳으로 향하고 있다는

정보 외에는 아는 것이 없다."

" 서..설마.. 이곳을 공격하는.."

"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 처음에 분명 지능이 없다고 한 놈들 아닙니까? 이제 와서!!"

" 진화했을지도 모릅니다. 저와 김 중사. 기태. 재효 모두 능력이 발전한 것도

오랜 시간이 걸려 변한 것이 아닙니다. 저희도 이정도인데 감염체라도 다를

것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 저희는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 현재 공항의 모든 무기와 장비가 분출되었고 자주포나 전차도 입구에 배치된

상황이다. 여차하면 우리 모두 움직여야겠지."

" 차라리 다리 한 곳을 끊어버리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 아직 공격받지 않은 상황이고 괜히 다리를 끊어 우리마저 고립될 상황을

피하고 싶은 거겠지."

" 쳇.. 그러다 다 죽지."

" 우선 다들 움직여!"

" 넵!"

박 중사의 말에 다들 집을 나가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우리도 짐을 챙겨 상황이 변하면 바로 도망갈 준비를 했지만 항상 카라반에 넣어놨던 습관으로 짐을 챙기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카라반에 모든 물품을 챙겨놓고 간단한 짐만으로 생활했던 탓에 카라반이 없으니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 도대체 카라반을 왜 가져가신 거야.."

" 에구.."

다들 가구와 물건들을 한 곳에 적재를 하고 지낼 곳을 만들었다. 우리 집이 가장 큰 집이기는 했지만 30명이나 되는 인원이 지낼만한 곳은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 얼추 정리가 마무리 되자 중대장이 들어왔다.

" 다녀오셨습니까?"

" 네.."

" 무슨.."

" 현재 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도심에 셀 수도 없을 만큼의 감염체가 있다고

합니다. 지금 상부에서는 그곳에 미사일이나 자주포를 쏴서 가능한 많은

수를 제거하고 공격받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상황을 지켜보고 행동하는 것이

좋은지 의견이 분분합니다."

" 이제 결정을 내려도 늦을 판국에.."

" 저는 현재 이곳이 아닌 본부대에 있어야 합니다. 새로 조를 짜서 작전을

세운다고 하니 우선은 그곳에서 머물러야 합니다."

" 이제 와서 무슨 작전을 짠다고 난리랍니까?"

" 그렇게 말입니다."

" 여러분들은 이곳에서 계시고 무전을 잘 듣고 행동하시기 바랍니다. 건투를

빕니다."

" 중대장님도.."

" 그럼.."

중대장은 말을 끝내고 다시 집을 나갔다. 표정을 보니 희망 따위는 없었다. 조를 짜서 작전을 한지 얼마나 됐다고 다시 조를 편성한다는 것이 어이가 없었지만 우리는 그저 병사일 뿐 영관급이 아니었다. 결정을 그들이 하고 우리는 따를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아무리 개인적인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모였다고 해도 군대는 군대였다. 우리는 각자 주변을 경계하고 앞으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작전을 짰다.

" 우선 대령님에게 이제는 물어봐야해. 계속해서 모르고 넘어갈 수 없어. 상황이

좋지 않아."

" 하아.. 도대체 대령님은 무슨 생각이신지.."

" 똑똑!"

" 응? 누구지?"

이미 모일 인원은 다 모여 있는데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우리는 예전 우리를 찾아온 남자라는 생각에 긴장을 하고 문을 열었지만 문 밖에는 뜻밖에 대령님이 서계셨다.

" 대령님?"

" 재원군. 들어가도 되겠나?"

" 네. 물론입니다."

대령님은 차분한 표정으로 거실에 앉았고 우리는 말없이 대령님만 바라봤다.

“ 우선 그동안 내 계획이 궁금했겠지. 제대로 말을 해주지 않았으니 힘든 것도

있겠고. 이제 마무리 단계고 상황이 이러니 말을 해주지. 계획은 일행들이

제주도로 수송기를 타고 피난을 가는 것이라네. 지금까지 정보로는 제주도에

모든 물자와 인력들이 상주하고 있고 다시 우리가 시작해야할 시발점이 되는

지역이라네.“

“ 제주도가 그런 곳이라면 왜 인원들을 모두 수송해가지 않은 것입니까?”

박 중사가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저런 사실을 알고 있다면 보통 사람이라면 생존자들을 제주도로 피난시켜야 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닌가?

“ 문제가 많다네. 우선 피난을 갈 교통편도 많이 없고 현재 제주도 자체가 포화

상태라는 점이라네. 그러니 많은 수의 피난민을 받아줄 여력이 없는 것이지.“

“ 그럼 그 인원들과 저희가 함께 공격을 했으면 된 것 아닙니까? 왜 굳이 이런

작전을 실행한 것입니까?“

“ 하아.. 처음에는 나도 그 점이 의문이었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왜 그랬는지

알 수 있겠더군.“

“ 왜..왜 입니까?”

내가 굳은 표정으로 물었고 대령님은 테이블에 마련된 음료수를 한 모금 마시고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 현재 생산되는 아제는 거의 없는 식량과 물품을 모든 인원이 나눠 쓰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그렇다면 남은 조금은 여유가 있는 인원들은

어쩌겠나? 조금이라도 영역을 넓히거나 아니면 생존자가 줄어야겠지.

어느 쪽이 빠르겠는가?“

“ 빌어먹을..”

“ 그럼..설..마?”

“ 맞네. 감염체도 약간을 줄일 수 있고 남은 생존자도 줄일 수 있는 방법.

바로 말도 안 되는 이 작전의 정체라네. 현재 알아본 바로는 제주도로 오는

인원은 많은 수가 아니라면 받아주는 상황이라 하루라도 빨리 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했고 우리가 갈 교통편을 구하는 것이 급선무였지.“

“ 교통편이라면..”

“ 이번에 온 수송기라네. 말은 물자를 공급하기 위해서 왔다고는 하지만 그

수량도 얼마 없고 선심성 물품이라 생각되네. 한 대는 우리를 위해서 남겨 논

상황이고.“

“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한 대는 우릴 위해 남겨놨다? 말이 되는 소리인가?

“ 이번에 수송을 담당한 파일럿이 내 오랜 친구라내. 그래서 가능한 일이었지.

미리 올 것을 알았기에 오래전부터 작전을 세웠고.“

“ 흠..”

“ 뭐 중간과정을 크게 의미 없으니 생략하도록 하겠네. 이제 삼 일후면 우리는

떠날 수가 있다네. 빠르면 이틀이면 되고.“

“ 네..”

“ 하지만 변수가 생겼지. 변종 감염체가 우리를 공격할 줄을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라네. 그래서 경비가 삼엄해져서 물자는 실어놨지만 정작 이륙을 못하고

있으니 눈치껏 행동해야겠지.“

“ 저희가 해야 할 일은 없습니까?”

김 중사가 대령님을 보며 물었다.

“ 우선 다들 몸을 사리고 있게나. 정보에 의하면 오늘 저녁과 내일 새벽이

고비라네. 이미 가까운 거리까지 감염체가 접근 했다는..“

“ 콰광!!!”

“ 쾅!!!”

“ 응?!!”

“ 뭐지 이 소리는?!”

“ 전차 포 소리와 자주포 소리인가?”

“ 감염체가 접근했군.”

“ 젠장..”

우리는 서둘러 집 밖으로 나가봤고 하늘에는 수 없이 많은 미사일들이 불을 뿜으며 날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 다연장포인가?”

“ 그런 무기가 있는데도 보병만 투입한 거야?”

“ 지금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네. 나는 우선 돌아가 보겠네. 자네들도 상황을

봐서 전투에 참가하지 말고 격납고로 오게나. 지금 바로 이륙을 할 수 없으니

적어도 6시간이 필요하네. 정비가 끝나는 시간인 6시간 후 사람을 보내겠네.

격납고로 출입을 하려면 뭔가 핑계가 필요하니 그 전까지 몸 조심하게나“

“ 알겠습니다.”

“ 행운을 비네.”

“ 네.”

대령님은 타고 온 차량으로 빠르게 격납고로 향했고 우리도 뭔가 준비를 해야 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포성만 들릴 뿐 전처럼 인원들이 확성기로 우리를 모으거나 다른 명령을 하는 인원이 없었다.

“ 콰앙!!!!”

“ 응??!”

제법 큰 소리가 난 후 공항에서 육지로 가는 두 곳의 다리 중 한 곳이 있는 위치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보였다.

“ 다리 한 곳을 끊어 버린 거야?”

“ 원래 이럴 계획이 없던 것 아닌가?”

“ 콰앙!!!”

“ 젠장!”

수 십발의 미사일이 우리 머리 위를 날아 육지로 향하는 모습이 보였다. 비가 내리는 상황에 우리에게 좋은 여건은 아니었지만 이제는 작전을 바꾼 것 같았다.

이미 늦은 감이 많이 있었지만 지금이라도 이런 작전을 실행한다는 것은 좋았지만 분위기가 이상했다. 아무리 장거리 공격을 하는 상황이지만 주변이 너무 조용했다. 비록 미사일 소리와 도심으로 떨어지는 포격음이 있었지만 무언가 너무 조용한 것이 문제였다.

“ 이상하군.”

“ 응.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아.”

“ 어라?”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난 군복이 아닌 다른 복장을 한 인원들이 빠르게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 보였고 그들은 본부대로 향하고 있었다.

“ 왜 반대로 가지? 보통은 다리를 향해야 하는 것이 정상아닌가?”

“ 군복도 입지 않고..”

“ 젠장! 우리도 이동한다!”

“ 왜? 무슨 일이야?”

박 중사가 다급하게 인원들을 향해 소리쳤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다시 외쳤다.

“ 전에 우리에게 왔던 남자 기억 안나? 섬을 접수하겠다는? 아마 지금 그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저 공격도 본부대에서 하는 것이 아닌 그들이 하는 짓일

지도 몰라. 대령님도 저 공격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는 표정이었잖아?“

“ 너무 빠른데?”

“ 저들로써는 지금이 기회지. 조직력을 약해졌고 본부대에 불신이 가장 큰 지금

저들이 하려는 행동에 힘을 실어줄 인원들이 많아질 수 있지.“

“ 난장판이군.”

“ 우리도 조심히 있어야겠다. 괜히 불똥 튈 것 같은데.”

“ 공항에 빈집이 있나?”

“ 응. 왜?”

“ 이곳은 위험해. 우리도 옮겨야겠어.”

“ 하지만 대령님이 우리에게 사람을 보내기로 했는데 이곳에 우리가 없다면 먼저

떠날지도 모르는데..“

“ 우선 우리가 지낼 곳을 정한 후에 대령님에게 우리 위치를 알려줘도 늦지 않아

6시간의 여유가 있으니 그 전에 지낼 곳을 정하고 우리 위치를 알려줄 인원이

움직이자.“

“ 그래. 차라리 움직이는 것이 좋겠어.”

“ 다들 짐을 챙겨라! 이동한다!”

비가 내리고 있어 이동에 어려움이 있었다. 단순히 군인만 모인 집단이라면 이동속도가 빨랐겠지만 우리는 일반 여성도 있는 상황이었다.

“ 대령님이 홍 소령님도 챙기셨겠지? ”

“ 당연하겠지? 의사이신데 중요한 위치지.”

“ 하아..”

기태가 홍 소령님이 걱정되는 듯 물었다. 이곳에 와서 제대로 인사를 한 적도 없는데 걱정이 되기는 했지만 그들이 이곳을 장악한다고 해도 의사인 홍 소령님은 중요한 인물이었기에 큰 위험은 없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우리는 짐을 챙겨 내리를 비를 맞으며 이동을 시작했고 체온이 떨어질 것을 대비하여 여자들은 제법 단단히 옷을 챙겨 입혔다.

“ 주변에 빈 집은 많아?”

“ 이곳 근처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 적어도 공항 근처로 가야해.”

“ 공항근처에? 그곳에 주거지역이 있어?”

“ 주거지역은 없지만 골프장이 있어서 그곳으로 가는 편이 안전할 것 같아.”

“ 하긴.. 누가 이런 상황에 공항 근처에 있다고 생각하겠어.”

주변 지리와 전술에 능한 박 중사가 우리를 지휘했고 우리는 박 중사를 따라 가능한 빠르게 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가 있는 곳에서 골프장 클럽 하우스까지는 직선거리로 4km가 넘었기에 힘든 시간이 예상되었다. 겁에 질린 표정의 은혜를 보며 나는 웃으며 말했다.

“ 너무 걱정하지 말아. 정 힘들면 말해. 내가 업고라도 갈테니까.”

“ 걱정말아요. 그래도 걷는 것은 자신있어요!”

“ 다행이네. 하지만 너무 무리하지 말아. 비를 맞으며 무거운 가방을 메고 걷는

것은 생각보다 엄청난 체력을 소모하니까.“

“ 네! 걱정말아요!”

내가 걱정하는 것을 아는 듯 웃으며 말을 했지만 미소 뒤에 보이는 불안감은 어쩔 수가 없었다. 우리는 묵묵히 이동을 시작했고 무심한 하늘은 우리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은 비가 계속해서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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