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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사는 존재들-117화 (117/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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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도착한 헬스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정확히 이 건물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내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헬스장의 크기를 가늠해보면 많은 인원이 있다는 것은 확실했다. 헬스장 안에는 많은 사람이 땀 흘려 운동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지만 생각보다 쾌쾌한 냄새는 나지 않았다.

“ 통풍이 잘 되나보네? 눅눅한 공기와 쾌쾌한 냄새가 진동할 줄 알았는데.”

“ 그렇죠? 그리고 운동 기구도 많고 알려주는 사람도 많아서 좋아요.”

“ 응? 따로 코치가 있나?”

“ 따로 코치가 있는 건 아닌데 다른 사람들이 친절하게 알려주더라고.”

“ 흠..”

뭐 그 놈들 생각이야 뻔했다. 내가 헬스장에 들어가자 어제의 사건으로 인해 이미 많이 알려진 내 얼굴을 보고 자리를 피하는 인원이 늘었다. 뭐 나야 조용하게 운동을 할 수 있어 좋기는 했지만.

“ 끙차!”

가장 무겁게 처리한 기구도 내게는 별로 무겁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해봐야 나에게는 운동이 되지 않을 것이고 나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 잠깐 있어봐.”

“ 네? 어디가요?”

“ 훈련장에.”

나는 미란이와 은혜를 두고 다시 훈련장을 찾았다. 다시 들어온 나의 모습을 보고 신혜 연구원이 의아한 표정으로 말을 했다.

“ 무슨 일이신가요?”

“ 혹시 슈트 증폭률을 거꾸로 할 수도 있나요?”

“ 어.. 이론적으로는 가능한데 뭐 때문에?”

“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려고 해도 저에게는 애들 장난 수준이라. 차라리 슈트가

마이너스 증폭이 가능하면 그것을 입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요.“

“ 시험은 해보겠습니다. 그런 생각은 전혀 안 해봤네요. 무작정 증폭률을 높일

생각만 했지.“

“ 부탁드리겠습니다.”

“ 네.”

나는 말을 끝내고 다시 헬스장을 찾았고 은혜와 운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잠시 후 다른 인원들도 몰려오기 시작했고 점점 늘어가는 인원들로 인해 헬스장은 무척이나 복잡해졌고 운동을 끝낸 우리 일행은 다시 방으로 돌아갔다.

“ 대령님에게 다녀올게.”

“ 무슨 일 있어요?”

“ 아니. 그냥 인사차 가는거야.”

“ 네. 다녀오세요!”

나는 방에 미란이와 은혜를 두고 대령님의 사무실을 찾았다.

“ 똑똑.”

“ 네.”

“ 안녕하십니까? 대령님.”

“ 오! 김 중사 아닌가?! 어서 들어오게! 오랜만이구만!”

“ 뭐 그래봐야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 하하! 그런가? 이곳에 있으니 시간이 얼마나 가는지 알 수가 없으니.”

“ 바쁘신가요?”

“ 아니. 괜찮다네! 앉게나!”

“ 네.”

대령님은 이곳에서 전투 작전과 다른 연구에 약간은 관여하고 있다고 들었다. 사람이 부족하니 조금의 지식이 있다면 겸임으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 꽤 바쁜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이런 곳에서 생활하는 것이.”

“ 네.”

“ 듣자하니 슈트 적응 훈련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자랑한다고 들었네.”

“ 과찬입니다. 뭐 적성에 맞나봅니다.”

“ 하하! 그것도 능력이지! 들게나!”

“ 잘 먹겠습니다.”

티 테이블에 차려진 커피와 간단한 비스킷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지하에서 생활하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보급과 생활은 문제가 없었다. 간혹 옥상으로 올라가 주변 상황을 보는 일도 있었고 지금은 비가 오는 관계로 나갈 수는 없다고 들었다.

“ 그래도 어설픈 철책으로 버티는 것이 신기합니다. 괴상한 감염체가 잔뜩

있는데도 말입니다.“

“ 생존자가 보이지 않으니 굳이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는 모양이야. 근무를 서는

인원도 옥상에서 숨어서 지켜보는 것이 전부이니 아마 이곳에 생존자가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는 못한 모양이야.“

“ 다행이군요..”

“ 하지만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수는 없다네.”

“ 조만간 토벌 작전이 있을 것이라 들었습니다.”

“ 맞다네. 이제 일반 사람이 사용하는 무기도 개발이 완료되었고 자네들의 적응

훈련이 끝나면 바로 작전을 실행한다는 했네.“

“ 저희 말고도 다른 슈트 착용자가 많은 상황입니까?”

“ 대략 100여명이라고 들었네. 자세한 상황은 내 권한으로 알 수가 없었으니.”

“ 네.”

“ 그리고 준장을 조심하게나.”

“ 네?”

“ 이곳 책임자 이기는 하지만 뭔가 구린 냄새가 나네. 아직 이곳 분위기를 전부

파악한 것이 아니라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모르니 함부로 캐묻고 다니는

상황은 아니지만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그리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네.“

“ 저도 눈치껏 좋은 사람은 아니라는 것은 느꼈습니다.”

“ 이곳은 우리말고도 다른 국가 소속의 건물이 많네. 우리가 돌아다니도록

허락된 곳은 이 건물이 전부이지만 다른 건물에는 뭘 하는지 알 수가 없으니

가볼 수도 없고 말일세.“

“ 통행이 금지된 구역 말입니까?”

건물들은 지하에서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 구조였고 우리가 생활하는 곳을 제외하면 일반 사람의 통행이 가능한 곳은 얼마 없었다. 지문 인식으로 통행이 가능한 곳이 많았기에 우리는 들어가는 것은 어려웠다. 그리고 입구를 지키고 있는 과하다 싶은 정도의 근무병들 또한 문제였지만 별 관심이 없었기에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다.

“ 자네가 잡은 감염체나 다른 감염체를 연구하는 곳이겠지.”

“ 네.”

“ 하지만 그에 비해 출입금지 구역이 너무 많아.”

“ 지금은 딱히 위험이 되는 것이 아니니 지켜보고 있는 편이..”

“ 그래야겠네. 우리도 온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 자꾸 캐묻고 다닌다면 의심을

살 것이고 좋은 눈으로 보지 않겠지.“

“ 저는 우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 그러게나. 다들 잘 지내고 있나?”

“ 네. 아직은 고전하고 있는 인원도 있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습니다.”

“ 다행이구만. 어서 적응이 되고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야지.”

“ 어? 돌아갈 수 있는 것입니까?”

“ 몰랐나보군. 이곳은 엄밀히 말하자면 각국에서 안전한 장소를 전세로 빌린

곳이라네. 상황이 나아지면 갚아야 하는 것도 있고 이곳에서 발견된 발명한

제작된 모든 것들은 미국에서 우선권을 갖고 있는 조건하에 다들 지내고

있는 것이네.“

“ 대단한 착취군요.”

“ 급한 사람은 따로 있으니까. 그래도 싸게 먹히는 전세라고 생각되네.”

“ 그럼 슈트는..”

“ 슈트 자체는 각국에서 공통적으로 개발한 것으로 알고 있네. 개량은 자체적

으로 하는 것이고. 그리고 개량 중에도 데이터는 지속적으로 보고를 해야

하고.“

“ 그럼 토벌 작전에는 전부 참여하는 것입니까?”

“ 조건은 우리가 준비가 끝난 시점에서 미국이 원하는 시간에 5번의 전투만

진행하면 되네.“

“ 5번이나..”

“ 원래는 10번을 요구했다고 들었는데 준장이 반대했다고 들었네. 다른 국가도

비슷하고.“

“ 흠..”

“ 자네도 들었지 않은가? 우리에게 얼마나 시간이 남았는지를..”

“ 네..”

“ 하루라도 빨리 우리는 이곳에서 약속된 전투를 끝내고 이동을 해야하네.”

“ 지금까지 한 번도 전투를 한 적이 없습니까?”

“ 1번은 했다고 했네. 뭐 작전 자체는 성공이라고 했으니. 근처 도시에 있는

감염체의 대부분을 제거했지만 어디선가 몰려오고.. 죽이면 몰려오고..“

“ 난장판이 따로 없겠습니다.”

“ 아참! 그리고 이런 곳이 몇 군데 더 있다고 하네. 한국에도 있다고 했는데..”

“ 네?!!”

“ 뭐 정확한 곳은 모르지만 그래도 각국에 이런 곳이 몇 곳은 있다고 들었네.

연락할 방법이 없으니 정확한 사정은 모르지만 사태 초반에 계획하며 급하게

만든 곳이 있다고 하네. 대략적인 위치는 알지만 정확한 위치는 아무도 모르고

있다네.“

“ 찾아야 하는군요.”

“ 우리가 이쪽에서 일이 끝난다면 그곳을 찾아서 거점으로 삼고 감염체를 상대

해야겠지.“

“ 시간이 부족하군요.”

“ 하아..”

대령님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고 나는 별 말없이 비스킷을 입에 넣고는 일어났다.

“ 그럼 바쁘신데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뭘.. 언제든 들르게나.”

“ 네. 저도 뭔가 듣는 것이 있다면 알려드리겠습니다.”

“ 조심하고. 어쨌든 자네는 이곳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원 중 한 명이니.”

“ 네.”

난 대령님의 방을 나와 다시 내방으로 향했다.

방으로 돌아가니 은혜는 방에 없었고 나는 재효의 방으로 가봤다. 재효의 방에는 은혜와 미란이가 수다를 떨고 있었고 곧이어 보미도 들어왔다.

“ 오늘은 이곳에서 반상회가 열렸네.”

“ 내일부터 일반 사람을 대상으로 감염체 호신술하고 산에서 먹을 수 있는 식물

하고 야생동물 요리법을 알려준대요.“

“ 그래? 가서 들어 보려고?”

“ 네. 배워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언제까지 이곳에서 생활할 것도 아닌데

뭐라도 배워두는 것이 좋겠죠.“

“ 그래..”

“ 그런데 오빠는 빈둥거리는데 왜 재효오빠는 아직까지 훈련을 하는 거야?”

“ 내가 빈둥거리는 거라며? 재효가 정상이야.”

“ 흠..”

미란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방송으로 나를 찾기 시작했다.

“ 김 재원 중사님은 지금 바로 훈련장으로 오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 김 재원...“

“ 나를 찾네.”

“ 어서 가 봐요.”

“ 빈둥거린다고 혼나라!”

“ 걱정마. 허락 맞고 나온 거니까.”

나는 재효의 방을 나와 빠르게 훈련장으로 걸어갔다.

“ 찾으셨나요?”

“ 네. 무기 제작도 완료되고 말씀하셨던 기능도 작동이 가능해서 불렀습니다.”

“ 네.”

“ 무기는 이쪽에 마련이 되어있으니 우선 슈트를 입고 확인해보시죠.”

“ 알겠습니다.”

슈트를 입고 간단한 작동 법을 설명 받고 기능을 작동 시키자 걷는 것도 힘이 들 정도로 무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 최대 10배까지 무겁게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재는 중사님 몸무게 만큼 무겁게

한 상태이니 익숙해지면서 늘려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 하지만 그렇게 증폭률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은 몸에 좋지 않고 훈련에도 지장을

미칠 것입니다. 가급적 사용을 자제해 주시는게..“

“ 뭐. 지장이 있을 상태까지는 가지 않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 알겠습니다. 하지만 저희 판단으로 지장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 기능은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들겠습니다.“

“ 네.”

“ 그리고 말씀하신 무기가 도착했습니다.”

“ 와! 정말 마음에 드는 모양이네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비슷하게 만든 것에 놀랐다. 무게도 묵직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 기능은 그대로이고 지속시간도 변함이 없습니다. 약한 부분을 보강하느라 내부

배터리를 더 이상 넣을 수가 없어서 시간을 늘리지는 못했습니다.“

“ 감사합니다. 이 정도로 만족합니다.”

난 새로 받은 칼을 휘두르며 말을 했다.

“ 초 진동 기능을 넣었기 때문에 날카로움은 크게 좋지 못합니다. 베는 것보다

사용하는 모습을 보니 찢는 쪽에 가까워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여분은 칼날은 이쪽에 보관중이고 이곳의 색깔이 검정색으로 변하면 칼이

기능을 하지 못합니다. 참고해 주세요.“

“ 네.”

“ 그럼 잘 사용하시고 나중에 뵙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무기 인계를 마친 인원이 나갔고 나는 칼을 들고 훈련장에서 적응 훈련을 하였다. 바람을 가르고 나는 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지며 꽤나 기분이 좋았다.

마이너스로 떨어뜨린 슈트로 금방 지쳐갔다. 하지만 운동효과는 생각보다 꽤 컸고 연구원들도 이 기능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지 별 말이 없었다.

얼마간을 더 연습을 하고 있다 연구원이 이제는 돌아가야 할 시간이라며 연습을 중단 시켰고 나는 아쉬움을 느끼고 훈련장을 나왔다. 슈트는 평소에도 착용이 허락이 되었지만 절대 증폭을 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만약 슈트를 입고 저번처럼 싸운다고 하면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나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이야기하는 연구원들을 안심시키고는 방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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