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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하루 동안의 꿀 같은 휴식이 끝나고 소탕작전을 위한 준비가 시작이 되었다. 무기와 탄약을 점검하고 슈트의 점검을 끝으로 하루는 마무리 되었고 이제 대대적인 소탕 작전의 첫날. 각자 개성에 맞는 무기를 챙겨 지상으로 올라갔다.
역시나 우리 팀은 그대로였다. 팀워크를 위해 가능한 호흡이 맞는 팀을 유지하는 것 같았고 우리 일행은 긴장된 표정으로 길을 나섰다. 군장을 메고 전투를 할 수 없기에 팀 당 한 대의 차량이 지급이 되었다. 상대적으로 소음이 적은 가솔린 차량이었고 차량 내부에 짐을 가득 싣고는 명령을 기다렸다. 곧이어 준장님이 오시고는 우리에게 작전을 설명해 주셨다.
" 자네들은 이 구역을 맡아서 감염체를 제거해야하네. 감염체 숫자는 말을
하지 않아도 알겠지. 몸조심하고 기간은 3일 일세. 주변 정리가 어느 정도
되면 빨강색 조명탄을. 정리가 불가능하고 감염체가 많다면 파란색 조명탄을
사용하면 된다네. 그리고 위기 상황이 온다며 두 개를 동시에 터뜨리면 되고
구출팀은 몇 팀 안 되는 상황이니 선착순일세."
" 알겠습니다."
" 행운을 비네."
" 네."
우리는 간단한 브리핑을 끝내고 마지막으로 물자를 점검하고는 철책을 열고 길을 나섰다. 주변에 있는 감염체는 따로 처리하는 팀이 있기에 신경 쓰지 않고 도시까지 빠르게 이동했다. 익숙하지 않은 풍경과 건물들을 보며 우리는 점점 도시로 긴장하며 들어갔고 역시나 많은 감염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 외국 감염체를 보니 익숙하지 않은데?"
" 농담 그만하고 긴장해. 숫자가 만만치 않다."
내가 긴장을 풀려고 농담을 했지만 기태가 긴장된 표정으로 나에게 말했다. 녀석이 저런 말투를 쓴다는 것 자체가 지금 엄청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재효와 김 중사는 창 비슷한 무기를 들었고 나와 박 중사는 대검 형태인 무기를 들고 자세를 잡았다. 기태도 길지 않은 양손검을 잡고 다가오는 감염체를 바라봤다.
" 저것들... 함부로 다가오지 않는군."
" 왜지? 보통은 미친 듯이 달려들어야 정상이 아닌가?"
" 이곳 감염체는 더 느린 건가?"
" 우선!!"
나는 기다리는 것이 오히려 몸을 굳게 할까 감염체를 향해 달려갔다.
" 기다려!!"
뒤에서 기태가 큰 소리로 나를 막았지만 이미 난 감염체 무리 근처까지 다가온 상황이었다.
" 퍽!!!"
" 죽어라!!!"
일반 감염체야 크게 위협적인 것이 아니었기에 나는 무서운 기세로 감염체를 베어나갔다. 내 뒤를 따라 김 중사와 박 중사가 따라 왔다.
" 무식한 녀석! 뭐가 있는지 알고!"
" 어차피 그놈이 그놈이잖아!"
" 그래도!!"
난 김 중사의 잔소리를 뒤로 하고는 계속해서 감염체를 베어나갔다. 얼마나 감염체를 죽였을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힘이 솟구치는 느낌이 들었다.
" 야야! 진정해!"
" 응??"
" 무식한 녀석.."
" 어라?"
내 주변에는 이미 처참하게 분해된 감염체 시신들이 있었다. 언제 이렇게 많은 감염체를 제거 한 것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시계를 보니 우리가 전투를 시작한지 어느덧 한 시간이 넘어가있었다.
" 몇 분 안 된 것 같은데.."
" 참나.."
" 응?!"
" 왜? 기태야?"
" 변종 감염체다."
" 뭐?!!"
우리는 다시 무기를 다잡고 주변을 경계했다. 우리의 정면에서 뛰어오는 변종 감염체 수십이 보였고 우리는 긴장한 표정으로 그 녀석들을 향해 뛰어갔다.
" 캉!!!"
재효의 창이 변종 감염체의 피부에 부딪히며 나는 소리. 마치 쇠끼리 부딪히는 소리. 골치아프게 됐다.
" 젠장!!! 저번과 같은 녀석이다!!"
" 피해! 가능한 정면으로 덤비는 짓은 하지마!"
" 빌어먹을!"
웬만한 힘으로는 변종 감염체를 제거하는 것이 힘들었기에 우리는 녀석들 사정거리를 벗어났다. 하지만 무식하게 뛰어오며 우리를 쫓아오는 감염체를 언제까지 피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 증폭률 5배."
" 우우우우웅!!!!!"
슈트의 증폭률을 상향시키고 검의 초 진동 기능을 작동시키자 검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난 그대로 방향을 돌려 변종 감염체를 향해 뛰었다.
" 야!! 김 재원!!!"
" 형!!!"
" 저!! 무식한 녀석!!"
" 쾅!"
슈트의 증폭기능으로 더욱 빨라진 움직임과 검의 기능으로 저번보다 어렵지 않은 전투가 가능할 것 같았다.
" 푸욱!!!"
" 쿠워워워어!!!"
" 됐다!"
저번과 다르게 공격이 막힌 것은 아니었지만 제대로 들어간 것도 아니었다. 내가 멈춰 서서 변종 감염체를 상대하려고 하자 따라오던 감염체들도 나를 따라서 멈추고는 나를 노려봤다.
" 상대는 여섯이라.."
" 제 정신이냐?!!"
" 기다려.."
" 뭐??!!"
" 육분.. 한 녀석 당 일분.. 그거면 충분하다."
" 뭐라고 중얼.. 아씨!"
" 쾅!"
옆에서 박 중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시 칼을 휘둘렀고 이번에는 정확하게 노리고 최대한 힘을 주어 밀었다.
" 찌이익!!!"
기분 나쁜 소리를 내며 칼은 정확하게 변종 감염체의 몸을 반으로 갈랐고 피부에 닿던 순간 칼과 마주치며 불꽃이 튀었지만 오래 가지는 못했다.
" 뭐?!"
" 한 번에?"
" 퍼억!!!"
" 둘..."
단 두 번의 칼질에 두 녀석의 감염체가 완전히 움직임을 멈췄다.
" 이제.. 넷..."
" 뭐..뭐야 이 녀석?"
" 미치겠군."
나의 상태를 보던 기태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 가끔 저렇게 극으로 가는 성격이 고쳐졌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억누르고 있던
것이었군."
" 뭐?"
" 저 녀석 평소에는 온순하다가도 한 번 흥분하면 극으로 치닫는 성격이라서.
고등학교 때 한 번의 싸움으로 유명해 졌지."
" 왜?"
" 시비건 녀석을 3층에서 던져버렸으니까."
" 앵?!!"
" 조용한 녀석이 터지면 더 무섭다더니."
" 그래서 던져진 사람은 많이 다쳤어요?"
" 중간에 나무에 걸려서 크게 다친 것은 아니었지만 제대로 문제 일으켰지."
" 와... 저 녀석 의외로 무식한 녀석이었네?"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 나는 변종 감염체 전부를 처리하고 돌아왔다. 온 몸에는 전혀 다친 곳이 없이 깔끔하게 말이다.
" 또 온다."
" 젠장!! 지긋지긋하다고!!"
" 야야야!!!"
" 저런 상태면 어떻게 말려야 하죠?"
" 뭐 혼자서 풀리게 나둬야지. 지금까지 쌓인 것이 많았나보네. 지금까지 제 성격
죽이고 살았으니."
" 원래 저런 성격이 아니었어?"
" 군대 다녀오기 전까지 아니 다녀와서 얼마간은 주기적으로 폭발하고 겁 없이
행동하긴 했지. 나이가 들면서 철이 들면서.. 라기 보다 그 때 사귀던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급변했지."
" 아.."
" 남자를 변하게 하는 것은 여자인가."
" 뭐 그 이야기는 재원이가 무척이나 싫어하고 기억하기도 싫어하니 말을 하지
않겠지만 그때 충격이 엄청났던 것은 확실하지."
내가 다 듣고 있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태평하게 나를 보며 이야기를 하는 녀석들을 보니 웃음이 나왔다.
" 미쳤네. 저 녀석. 저 상황에서 웃으면서 싸우네."
" 제 정신이야?"
" 크아아아!!!!"
난 더욱더 광분해서 감염체를 죽여 갔다. 뭔가 가슴속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느낌이 좋았다.
" 증폭률 열 배."
" 꾸에엑!!"
전보다 빨라진 스피드를 이용하여 움직였다. 증폭률 열 배까지는 스피드가 그 후에는 힘이 좋아지는 배율이었기에 가능한 빠르게 움직이고 싶었다.
" 샤아아악!"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스피드. 주변 사물이 순식간에 지나가며 칼을 휘두르자 손에 걸리는 느낌이 달랐다.
" 털썩."
육체가 분해되며 떨어지는 소리만이 내 귀에 들렸다. 주변에 나를 둘러쌓고 있는 많은 숫자의 감염체 따위는 두렵지 않았다. 점점 포악하게 잔인하게 변하며 살육을 즐기는 모습을 보다 못한 기태가 외쳤다.
" 그만!! 위험해!"
나의 상태를 지켜보다 이제는 도가 지나쳤는지 김 중사와 박 중사가 내 곁으로 뛰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 그만! 그만해!"
" 뭐가 위험하다는 거야? 난 이미 저 녀석들을 압도하고 있는데?"
" 정신 차려! 지금 네가 하는 행동은 그냥 죽이는게 좋아서 하는 행동으로 밖에
보이지 않아!"
" 어차피 죽여야 하는 것들 아닌가? 뭐가 문제지?"
" 네 표정을 봐! 아무리 감염체라고 해도! 넌 지금 즐기는 표정이란 말야!"
" 응?!"
" 정신 차려라. 이제 나이도 있는데 또 이성이 날아가면 쓰겠냐?"
기태가 내 곁으로 다가와 말했다. 기태 특유의 웃음 표정이 내 정신을 돌아오게 했다.
" 미안."
" 사과는 나중에 하고 우선 주변 감염체부터 처리하자. 박 중사가 큰소리치는
바람에 주변 감염체가 죄다 모였나보다. 목소리도 우렁차지."
" 하하!"
" 다들 조심하고."
" 물론!!"
김 중사의 마지막 말과 함께 우리는 주변 감염체를 제거해갔다. 제 정신을 차린 나도 감염체를 베어 갔다. 중간 중간 느껴지는 손끝에 느껴지는 느낌이 자꾸 가슴 한 곳을 자극하는 기분이 들었지만 애써 무시하고는 감염체를 베어갔다.
" 이제 마무리네."
" 슈트가 대단하긴 하네. 예전과 확실하게 다르네."
" 그래도 무리하면 안 돼. 슈트를 벗고 근육통에 찌들어서 움직이지 못 할 수도
있으니까."
" 조명탄?"
" 응? 붉은 색이면.."
" 말도 안 돼! 벌써 정리가 됐단 말야?!"
" 우와..."
" 감탄만 하고 있을 시간이 없어.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많으니 정리를 하자."
" 응."
우리는 다시 차량에 올라타 우리의 할당구역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조금 전의 감염체가 우리 할당 구역의 대부분이었는지 많은 숫자의 감염체는 보이지 않았다. 다행스럽게 각개격파를 하면서 숫자를 줄여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감염체를 베어나가면서 느껴지는 느낌이 나를 힘들게 했다. 심장의 박동수가 빨라지고 어딘가 짜릿한 느낌이 드는. 깊게 심호흡을 하며 안정을 취하면서 감염체를 제거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느낌은 들지 않았다.
‘ 슈트를 입고 이렇게 싸운적이 없어서 그런가?’
그동안 감염체로 인해 받은 스트레스가 한 번에 폭발했을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 뭐 내가 이렇게 흥분한 것도 한 두 번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노숙에 적당한 건물을 찾기 위해 움직였고 이동하는 중에 두 개의 조명탄이 한꺼번에 터지는 것을 보았다.
“ 저쪽은 힘든가 보다.”
“ 하아..”
“ 제법 멀어서 가기는 힘들 것 같네.”
“ 응..”
지금 바로 이동을 해도 힘들 것이라는 판단에 우선 우리 몸부터 챙기기로 했다. 식당으로 보이는 크지 않은 건물을 찾았고 1층으로 된 건물은 깨어진 유리창과 출구가 너무 많아 방어가 힘들 것이라는 판단에 그냥 지나쳤다.
============================ 작품 후기 ============================
이번 편은 조금 짧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