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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사는 존재들-125화 (125/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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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철책 하나가 이미 넘어간 상황이었고 두 번째 철책이 위태한 것이 보였다. 변종 감염체까지 나타났으니 저 철책도 넘어가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마지막 철책은 가설 벽까지 설치된 상황이라 시간을 벌수 있겠지만 저렇게 많은 숫자라면 그리고 변종 감염체의 힘이라면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 저 상황인데 2급 경계 태세라면 1급은 도대체 뭐야?”

“ 내부에 들어왔을 경우라던데?”

“ 참네..”

심각한 상황이었지만 그저 바라만 볼뿐 공격을 하지는 않았다. 인원 전체가 이런 상황에 전혀 대비가 되지 않았기에 전투원들이 장비를 챙기는 시간이 필요했기에 우선은 상황을 지켜만 보는 것 같았다.

“ 무전으로 슈트 전투원들은 우선 시간을 벌라고 하네?”

“ 다급한가봐?”

“ 우선은 움직이자.”

우리는 가설 벽을 넘어 철책을 넘고 감염체를 제거하기 시작했다. 우리 주변에는 다른 슈트 전투원들도 있었기에 어렵지 않게 제거를 해갈 수 있었다.

“ 응??!”

“ 왜?!”

“ 저..저기 서있는... 사람이야?”

“ 뭐?!”

감염체 무리 저 멀리 사람으로 보이는 실루엣이 보였다. 약간의 움직임이 보이는 것으로 감염체인지 사람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감염체라면 지금 우리 주변에 있는 감염체와 몰려 있어야 정상이었다. 그리고 서서히 다가오는 움직임은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사람의 움직임이었다. 감염체라고 하기에는 걷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운 움직임이었다.

“ 생존자야?!”

“ 말도 안 돼! 저런 곳에 태연하게 있을 수가 없잖아?!”

“ 너무 자연스러운 움직임인데?!”

“ 가까워진다!”

우리는 감염체를 상대하면서도 혼자서 걸어오는 사람에게 시선을 놓치지 않았다. 서서히 그리고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걸어오는 존재를 보니 알 수 없는 긴장감이 흘렀다. 이제는 대놓고 감염체를 멀리하고는 그 존재를 보기 시작했다.

“ 진짜.. 멀쩡한 사람인데?”

“ 동양인?”

“ 뭐지?”

“ 웃어?”

이제는 완전하게 시야에 잡힌 존재는 우리를 향해 웃어 보이는 것 같았다. 이 더운 곳에서 긴팔에 모자까지 눌러쓴 모습. 무슨 망토 같은 것을 두른 그 존재가 손을 들어오라는 손짓을 하자 믿지 못하는 광경이 보였다.

“ 에엑!!!”

“ 뭐야?!!!”

감염체들은 철책을 넘어뜨리려는 행동을 멈추고는 물러서기 시작했다. 다른 전투원들도 경악에 찬 표정으로 감염체를 바라봤다.

“ 뭐..뭐가...”

그 존재는 다시 손을 들어 앞을 가리켰다. 그러자 뒤로 물러섰던 감염체들이 다시 철책을 향해 달려들었다.

“ 빌어먹을!”

조금 전과 다르게 무서운 기세로 몰아치기 시작했다. 철책은 이미 넘어가기 직전이었고 어디선가 더 많은 숫자의 감염체가 나오기 시작했다.

“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 가는 거야?!”

“ 저 사람 정체가 뭐야?!”

사람들은 당황하기 시작했고 무전에서도 수많은 대화들이 오갔다. 우리 건물에서는 다행히 일반 전투원들이 나와서 싸우기 시작했다. 넓적하게 생긴 총구에서 나가는 레코드판처럼 생긴 탄은 몰려 있는 감염체들 중간을 마치 무성하게 난 잡초 사이를 지나가는 예초기 마냥 깔끔하게 밀고 지나갔으나 순식간에 그 자리가 채워졌다. 아직 감염체를 상대하기 위한 무기가 많지 않은지 화약을 쓰는 탄의 총들도 많이 사용이 되었다. 유탄과 수류탄까지.

“ 쾅!!!”

“ 콰광!!!”

일반 전투원들도 많고 슈트 전투원들도 많은 상황이었지만 감염체의 숫자도 많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전술 비슷한 것을 운용하는 모습이었다.

“ 뭔가 이상하군.”

“ 저 녀석을 잡으면 될 것 같아! 저 녀석이!!”

“ 기다려!!”

나는 감염체를 지나 홀로 서 있는 존재를 향해 달려갔다.

“ 크아아!!”

내가 칼을 들고 힘껏 뛰어올라 그 존재를 향해 크게 휘둘렀다.

“ 쾅!”

“ 피했어?!”

내 공격을 아무렇지 않게 피하고는 가벼운 몸놀림으로 멀어졌다. 이렇게 쉽게 피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에 나는 달려가서 그 존재를 따라잡으러 애썼지만 쉽게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나와 일정거리를 유지한다는 것은 나보다 속도 면에서는 더 빠르다는 것이다.

“이 녀석... 약 올리냐!!”

나는 최대한 스피드를 올려 따라잡았고 뒤에서 칼을 휘둘렀지만 역시나 쉽게 피해버렸다.

“ 증폭률 열 배.”

슈트 증폭률에서 가장 빠른 스피드를 낼 수 있는 배율로 올려서 그 존재를 공격했다.

“ 캉!!”

“ 어라?!”

녀석도 품에서 칼을 들고는 내 공격을 막았다. 그래도 나름 힘을 주어 공격을 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녀석은 전혀 밀리지 않았다. 모자를 깊게 눌러써서 코 위로는 보이지 않았지만 입가에는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은 확실히 보였다. 마치 나를 가지고 노는 듯 한 모습에 보고 난 점점 열이 받기 시작했다.

“ 빌어먹을 자식이!!”

나는 완전히 죽일 각오로 칼을 휘둘렀다. 하지만 그 존재는 내 공격을 완전히 막기보다 흘려버리는 움직임을 보였다. 오로지 힘으로 모든 것을 공격하는 내가 봐도 상대방은 나보다 월등한 실력을 가진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어차피 모자란 실력 힘으로라도 누를 생각으로 근거리에서 전투를 위해 슈트의 증폭률을 높였다.

“ 카앙!!!”

“ 젠장!! 언제까지 피할 생각이야?!”

“ 쾅!!”

여전히 내 공격을 피하기만 할뿐 별다른 공격을 하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이미 철책은 무너졌고 마지막 가설 벽만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 뭐냐 너. 사람이라면 말을 하지?”

“ 풋. 참네”

“ 어라?”

동양인이라 생각했지만 입에서 한국말이 나올 줄은 몰랐다. 약간의 틈을 보이자 녀석을 빠른 속도로 도망을 가기 시작했다. 내가 그를 따라가려고 했으나 이미 털려버린 철책으로 불안해졌기에 우리의 터전이 우선이었다. 나와 비슷한 스피드를 지녔다고 판단되기에 저렇게 멀어졌다면 따라가는 것은 무리였다. 나는 다시 가설 벽으로 돌아갔고 감염체는 처음과 다르게 강한 공격을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 뭐야? 못 잡았어?”

“ 응. 나랑 스피드가 비슷해..”

“ 뭐?! 슈트를 입은 너랑 비슷하다고?!”

“ 나보다 더 빠를 수도 있어..”

“ 뭐야?!!”

“ 그나저나 그 녀석이 없어지니 감염체 움직임이 달라졌네?”

“ 그 녀석이 감염체를 조종하는 것이 확실해졌군.”

“ 뭐지...”

도무지 알 길이 없는 상황이었고 가설 벽을 믿고 우리는 주변의 감염체를 제거했다. 확연하게 달라진 감염체를 처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변종 감염체는 슈트 전투원들이 처리를 했고 일반 감염체는 보병 무기로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다. 새로 개발했다는 무기는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단점이 있다면 일반 사람들이 들고 다니기에는 무게가 너무 많이 나갔고 들고 다닐 수 있는 탄이 한계가 있었고 큰 싸이즈의 무기는 차량이 없다면 이동이 불가능했지만 성능하나는 확실했다. 한 발에 우후죽순으로 쓰러지는 감염체를 보며 그래도 너무 암울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우선 크게 쓸고 지나가는 무기를 사용하고 무리에서 떨어진 감염체를 슈트 전투원이나 일반 전투원들이 처리했다. 시간이 무척이나 걸리기는 했지만 마지막 가설 벽을 지킬수 있었다.

“ 우선 팀을 정해 주변을 경계 및 정찰을 하겠습니다.”

“ 가설 벽은 얼마나 버틸 것 같습니까?”

“ 현재 같은 공격이 온다면 크게 위협적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만약.. 조종 하는 녀석이 온다면요?”

“ 그때는... 아마...”

정확한 상황판단을 하기에는 어려웠다. 그 사람이 얼마나 감염체를 조종할 수 있는지 얼마나 세세한 것까지 가능한지 알 수 없었다. 나와 제대로 싸우지 않은 것이 내심 마음에 걸렸지만 저런 녀석이 분명 더 있을 것 같았다. 지금까지 경험에 의하면 가끔씩 이지만 누군가의 명령을 받는 느낌이 들었던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 저희도 처음 겪는 일이라..”

“ 게릴라 전술 외에는 생각한 작전이 없었군요.”

“ 솔직히 그렇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공격해 올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고 이곳을

알고 공격해 올 거란 생각도 못했습니다.“

“ 하아..”

너무나도 평화로운 곳이라 그랬던 것인가? 제대로 된 방어를 계획하지 않았던 것이다. 철옹성 같은 곳이고 외부로의 출입을 은밀하고 최대한 자제를 하면서 생활했기에 이곳이 발각되리라는 생각은 못했던 모양이었다.

“ 그래도 사람들이 훈련이 잘되어 있고 무기와 탄약이 충분하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은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많은 피해를 입었는데 바로 공격오지는

못하겠죠.“

“ 아닌 것 같네요.”

기태는 고개를 돌려 먼 곳을 바라봤고 그곳에는 또다시 밀려오는 감염체가 보였다. 조금 전과 다르게 변종 감염체도 많고 일반 감염체의 숫자도 월등했다.

“ 우선 최대한 밖에서 방어합니다! 최대한 이곳으로 오는 감염체를

줄여야합니다!”

우리는 신속하게 가설 벽을 나가 멀리서 다가오는 감염체를 제거해갔다. 역시나 누군가의 명령을 받는 것인지 우리 앞에서 속도가 줄었고 그 틈을 노리지 않고 우리는 엄청난 화력을 쏟아 부었다. 일반 감염체야 어떻게 되겠지만 후방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변종 감염체는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마도 우리의 탄약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거나 틈을 노리는 것 같은데 좋지 못한 생각이었다.

“ 후퇴!! 후퇴!!! 후방 지원 사격!”

“ 아군 근접 위험을 감수 한다!”

“ 뭐?!”

“ 후퇴!!”

우리는 신속하게 가설 벽 뒤로 숨었고 어디선가 많은 미사일이 날아와 감염체를 쓸어버렸다.

“ 집속탄?”

“ 효과적인데? 누군지 생각은 잘했네.”

“ 와우..”

엄청난 화력으로 순식간에 감염체는 제거가 되어갔고 우리는 제거되지 못한 나머지 감염체를 정리해갔다. 하지만 기태의 감각에 어딘가 있는 감염체로 인해 우리는 다시 들어오게 되었다.

“ 생각보다 숫자가 많군.”

“ 위기입니다. 저런 식으로 공격해올 줄이야.”

“ 저... 중대장님..”

“ 왜 그런가?”

“ A구역과.. 연락이 두절되었습니다..”

“ 뭣이?!!”

“ A구역이면 누가 있는데?”

“ 일본입니다.”

“ 우리랑 가장 먼 구역에 있네.”

“ 원래 우리랑 사이가 좋지 않잖아.”

“ 이런 상황에서 가장 멀리 있네..”

“ 다시 한 번 연락을 해보게나!”

“ 몇 번이나 했지만 연락이 없습니다! 다른 곳에서도 A구역과 연락이 두절됐다고

합니다!“

“ 미치겠군.”

“ 그곳에는 가설 벽이 없었지 아마?”

“ 그래도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가 좁아서 쉽게 밀릴 곳은 아닙니다!”

“ 하아..”

“ 우선 돌아가며 경계를 서고 물자를 꺼내오도록!”

“ 알겠습니다!”

“ 현 시간부터 1급 경계 태세를 명령합니다. 전투원들은 전원 전투와 경계근무에

참여하고 비전투원은 방에서 대기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합니다.“

“ 현 시간부로 지휘권은 준장님에게 양도됩니다.”

언제 나왔는지 우리 곁에서 보이는 준장과 강 중령님과 대령님이 보였다. 표정이 심각한 것이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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