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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사는 존재들-133화 (133/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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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어두웠던 내부는 우리가 들어가자 불이 켜졌고 희미하게 밝아진 내부는 그냥 평범한 방과 같았다. 우리는 스위치를 찾아 불을 켰고 불이 켜지고 환해진 내부를 둘러보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 도대체 이 사람 뭐하는 사람일까.."

" 하하.. 도대체 이것들은.."

마치 무기 박물관을 보는 듯 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많은 무기가 진열되어 있었다. 무기 밑에는 그에 맞는 많은 탄약이 있었다. 한 곳에는 식수 몇 개가 남아 있었고 탄약이 어지럽게 널려진 것으로 보아 급하게 챙겨간 것으로 추정되었다. 식수도 한 박스 정도가 남아 있었고 주변에는 비상식량 몇 개도 널려져 있었다. 내부는 두꺼운 문이 아니라면 평범한 방과 다를 것이 없었지만 한 쪽에 마련된 많은 모니터들로 보아 건물 내부의 감시 카메라를 보려고 만든 곳과 그 옆에는 큼지막한 금고가 마련되어 있었다. 침대는 내가 지금까지 봤던 침대 중 가장 큰 크기였고 벽에 걸린 TV도 굉장히 큰 크기였다. 내부는 간단한 조리가 가능하게 전자레인지와 전기 포트. 그리고 인덕션이 설치되어 있었다.

화장실에는 욕조까지 구비된 원룸이라고 해도 믿을 설비였다.

" 원래 패닉 룸이 이런 식이야?"

" 어.. 원래는 강도나 비상 상황에서 안전하게 있기 위해 만든 곳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 사람은 그런 용도로 만든 것이 아닌가봐.. 어쩌면 원래 만들어진

것을 자신의 취향으로 변경한 것 같기도 한데.."

" 그나저나 무기가 엄청나네. 이 사람 갱단 두목쯤 되나?"

" 두목이 이런 주택가에 살아?"

" 두목도 사람인데.. 뭐 비밀요원인가?"

" 절대 아닐걸.."

" 왜?"

" 아... 이런 용도인가?"

" 하하..."

대부분의 벽장은 유리로 되어 있어 내부를 볼 수 있었고 벽장 안에는 무기가 대부분 이었고 간혹 술이 들어 있는 것도 있었다. 유독 한 개의 벽장은 자물쇠까지 달린 것으로 보아 뭔가 중요한 것이 있을 거란 생각에 부숴서 열었더니 생각지도 못한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 아... 뭐..."

" 그냥...뭐.."

벽장 안에는 각종 성인 용품들이 들어있었고 용도조차 알기 힘든 것들이 한가득 들어 있었다. 아마도 밀회를 즐기기 위한 곳으로 만든 것 같았다.

" 대단하네..뭔가.."

" 어라? 여기에는 그래도 먹을 것이 좀 있네?"

" 응?"

다른 벽장에는 약간의 간식거리로 보이는 것이 들어 있었다. 초코바나 비스킷이 들어있었다.

" 열량이 높은 과자만 있네. 집 주인이 무척이나 뚱뚱했겠다.

" 감염체로 인해 도망간 것은 확실해 보이는데 제대로 챙겨간 것이 없네."

" 우리에게는 다행이지."

" 그나저나!! 비밀 번호가 뭐야?!"

" 응??!"

" 네가 열었잖아! 번호를 기억해야! 문을 닫지!"

" 굳이 닫을 필요 있어? 누군가 안에만 있으면 열수 있으니 여자애들을 이곳에서

자도록 하자. 침대도 여자 3명이 누워도 충분히 넓은 크기니까."

" 그럴까?"

"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문을 열고 있자."

" 그래.."

" 그래도 대단하네. 4자리 숫자를 찍어서 맞추다니.. 그것도 능력이다."

" 하하! 내가 원래 찍기를 잘했지!"

" 자랑은.. 아닌 것 같은데.."

" 하하하!!"

우리는 다시 패닉 룸을 나와 여자애들을 깨워 자리를 옮기게 만들었고 나는 다시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가설 벽이 설치된 구역이라 크게 많은 숫자의 감염체가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혹시나 땅을 파고 올라오는 녀석들도 있을지 몰랐다.

" 그래도 혹시 모르니 내가 밖에 돌아다녀볼게."

"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

" 그래도 가설 벽이 설치된 안전 구역이고 우리가 있던 곳과 비교적 거리가

있으니 크게 위험하지 않을 것 같아."

" 같이 나갈까?"

" 박 중사만 같이 가고 김 중사와 재효는 이곳에 남아서 혹시 쓸만한 것이

있는지 확인해 줘."

" 응."

나와 박 중사는 무기를 챙겨 집을 나섰다.  혹시 몰라 수류탄과 권총과 탄약도 챙겨 넣었다. 담벼락도 높고 대문도 튼튼한 상태라 감염체가 온다고 해도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다. 박 중사와 천천히 걸으며 주변을 살폈지만 마치 평화로운 주택가 마냥 한적하기만 했다. 단지 분위기만 한적했지 모습은 확실히 오랜 시간 방치된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문이 열려 있는 우리가 머물고 있는 곳보다 작은. 담벼락도 없는 집에 들어갔다. 이집은 감염체의 공격을 받았는지 거실에는 말라붙은 피가 흥건했고 이미 썩어서 백골이 된 시신도 보였다. 거실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물건들이 이리저리 흩어진 채로 어지럽게 널려 있었고 시신의 손에는 탄약이 떨어진 총이 있는 것으로 보아 필사적으로 방어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던 것 같았다.

" 하아..."

" 여기도 상황이 비슷했나봐."

" 뭐..."

" 집에 먹을 것이나 쓸 것이 있나 살펴보자."

" 응."

우리는 주방과 방을 뒤져 식량이나 물건들을 가방에 담았다. 식량이라고는 얼마 없었기에 큰 수확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단 한 개의 초코바도 아쉬운 상황이었다. 우리는 다시 옆집으로 가서 상태를 확인했다. 옆집은 그래도 농성전을 했는지 창문이 합판으로 덧대어져 있었고 문도 굳게 잠겨 있었다. 가장 약해보이는 부분을 조심스럽게 뜯어 집안으로 들어갔고 비교적 온전한 상태의 집이었지만 안방에는 역시나 머리에 총을 쏴서 자살한 것으로 보이는 시신이 있었다.

" 자살했나.."

" 하아... 혼자서 버텼나?"

" 아니네.."

" 흠..."

침대 옆에 있는 아기 침대 안에도 백골의 시신이 있었다. 누가 먼저 세상을 떠났는지 알 수는 없지만 제대로 보기 힘들었다. 그래도 우리는 살아야 했기에 미안한 마음을 뒤로 하고 집안을 뒤졌지만 건진 것은 없었다. 아마도 먹을 것이 없어 굶다가 자살을 선택한 듯 했다.

" 다른 곳도 들어가 볼 생각이야?"

" 응.. 지금은 하나라도 급한 상황이니.. 날이 어두워지기 전까지는 움직여야지."

" 한국보다 상황이 심각했나?"

" 글쎄.. 듣기로는 미국이 더 괜찮았다고 들었는데.. 이곳만 이럴지도 모르지.

대령님 말로는 안전한 구역이 있다고 했으니."

" 그런가.. 여기 들어가 볼까?"

" 그러자. 꽤 부유한 집이네."

" 지금 우리가 있는 집만 하겠어."

" 하긴.."

넓은 잔디밭을 가진 집으로 차고도 큰 집이었다. 집안에는 역시나 난장판이었고 말라붙은 피가 한 가득이었다. 집안에는 많은 숫자의 시신이 보였고 목이 분리된 시신도 있었다. 그래도 초반에 감염체의 공격을 받았는지 식량을 꽤 있는 상태였고 신속하게 챙긴 후에 다시 집을 나섰다.

" 응??!"

" 왜?!"

" 누군가 있어."

" 뭐?! 감염체야?"

" 누군가라니까.. 사람. 사람.."

" 생존자 인가?"

" 그런 것 같은데... 저기 저 집에서 창문을 통해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데?"

" 그게...보여?"

" 순간적으로 보였어. 지금은 눈치를 챘나? 보이지는 않네."

" 와.. 이런 상황에 어떻게 지금까지 버틴 거야?"

" 버텼을 수도 있고. 아니면 우리처럼 탈영한 인원일 수도 있고."

" 흠..하긴.. 우리도 탈영병이 있는데 다른 구역이라고 없을 수는 없지."

" 적대적 이기보다 그냥 저들도 우리가 신기한가봐."

" 그런것도 느껴져?"

" 아니. 그냥 감으로.."

" 위험하지는 않겠지?"

" 뭐... 크게 위험할 것 같지는 않아. 우선 움직이자."

" 응."

박 중사와 나는 그 후로도 많은 집을 드나들었지만 더 이상 얻은 것은 없었다.

" 이집은... 우리 전에 누군가 왔다 갔나봐."

" 응?"

" 이 물건..오래된 것은 아니지만 이동한 흔적이 있어. 다른 것과 다르게 먼지가

쌓인 양이 거의 없어."

" 흠..."

" 이 근처에 사람이 많은가봐?"

" 모르지.. 그래도 가설 벽이 설치되었으니 적어도 많은 숫자의 감염체가 올 리가

없으니 상대적으로 안전하겠지."

" 그럼 위험한데.. 감염체보다 더 위험한 것이 생존자일 수 있는데."

" 더 위험한 것은 우리가 먹을 식량이 얼마 없다는 거야."

" 응?"

" 우리보다 빨리 이곳에서 자리를 잡았다면 분명 우리처럼 다른 집들을 뒤지고

다녔을 텐데 우리가 지금 머물고 있는 집에서 멀어질수록 얻는 것이 없는

상황인데.."

" 아!! 어쩐지.."

" 우선을 돌아가자. 저들을 자극하지 말고 모른척하고 돌아가자."

" 그래.."

우리는 다시 방향을 돌려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제는 주변을 둘러보기보다 혹시나 다른 생존자들이 있는지 확인을 하면서 왔다. 역시나 많지는 않지만 곳곳에서 생존자들의 기척이 느껴졌다. 하지만 우리를 바라만 볼뿐 별다른 행동은 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자국민이 아니다 보니 제대로 대화도 될지도 의문이었고 우리나 그들이나 서로의 생각을 알 길이 없기에 섣불리 행동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감염체도 위험하지만 생존자도 위험한 것은 마찬가지다.

" 몸사리고 있어야 하나.."

" 바로 집으로 돌아가지 말자. 적어도 우리가 어디서 나왔는지 아직은 모를 것

같으니 빙빙 돌다가 빠르게 뛰자!"

" 응.. 괜히 집이 알려지면 곤란하지."

" 그런데 왜 이 근처에는 생존자가 많이 없지?"

" 그래? 아까 그곳이 얻을 것이 없나봐?"

" 모르지... 이곳에 뭔가 다른 것이 있을지도.."

" 무서운 소리 하지마. 지금도 불안해 죽겠는데.. 아마도 그곳에 처음 상태가

온전한 상태라서 사람들이 모였을 수도 있자나!"

" 그랬으면 좋겠는데..."

" 설마 그때 서울처럼 비둘기 같은 녀석들이 우리를 공격..."

" 젠장..."

" 응??!"

" 저기..."

" 미...미안!!"

이곳 하늘에는 비둘기가 아닌 독수리처럼 보이는 새들이 하늘에서 원을 그리며 돌고 있었다. 멀리서 보이기는 했지만 분명 온전한 상태는 아니었다. 원을 그리며 돌고 있던 독수리들은 우리를 보고 엄청난 속도로 활강을 하며 우리를 공격해 왔다.

" 퍽!!!"

" 미..미친!! 엄청난 크기야!!"

" 무시무시한데..."

" 너 그 표정이 지금 무섭다는 표정이야?"

" 뭘 그리 당황에 저것들 공격 형태는 그냥 위에서 활강하는 것이 전부인 것

같은데.. 지금처럼 내려오기 직전에 뒤로 물러나거나 그러면 간단하게

피할 수 있는데?"

" 어?! 정말이네.."

" 무게가 많은데 저런 속도로 내려온다면 방향 전환이... 어라?!"

" 젠장!!"

땅에 엄청난 속도로 부딪혔는데 잠시 정신을 잃었는지 쓰러져있던 녀석들이 다시 정신을 차리고 우리에게 날아오기 시작했다. 도로 바로위로 날아오는 녀석을 피하는 것은 무척이나 힘들었다.

" 그래서 사람들이 밑에서만 지내는 것이었군!"

" 쾅!"

정면으로 날아오는 녀석을 칼로 그대로 내리 찍었다. 머리가 깨진 녀석은 다시 일어날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산지사방에서 몰려드는 녀석들을 상대하기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었다.

" 우선 튀자!!"

" 응!!"

우리는 주변에 보이는 가정집 아무 곳이나 들어가 문을 닫았다. 하지만 녀석들은 창문으로 돌진하고는 날지 못하고 뛰면서 달려들었다. 하지만 덩치가 커서인지 이리저리 부딪히며 다가오는 녀석들은 크게 위협적이지 않았고 비교적 쉽게 처리가 되었다.

" 쾅!!!"

" 마지막인가.."

" 아니..밖에서 한 가득 우리를 기다리는 녀석들이 있는데.."

" 와우... 오늘 안에 나가긴 글렀네.."

" 빌어먹을.."

하늘에서 우리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원을 그리듯 날고 있는 녀석들을 보고 힘든 밤이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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