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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순간 얼어붙은 몸이 독수리의 울음소리로 인해 깨어났고 우리의 무기가 이층에 있는 관계로 주변의 물건을 던지며 빠르게 이층으로 올라갔다.
" 열어!!!"
" 젠장!!!"
아직 이층까지 올라가지 못한 독수리들은 우리를 따라왔고 패닉 룸에 들어가려고 자세를 취한 애들은 우리를 보고 소리를 질렀다.
" 형!! 뒤에!!"
" 내 칼!!!"
" 퍼억!!!"
" 젠장!!!"
급하게 주변에 있는 물건을 이용해 방어했지만 제대로 방어가 되지 않았다. 그래도 집안에 들어온 독수리는 몇 마리 되지 않았고 재효가 던진 칼을 잡아 주변에 있는 독수리의 목을 그대로 내리 쳤다. 룸 앞의 독수리를 전부 제거하고 나는 일행을 바라보고 외쳤다.
" 푸욱!!!"
" 우선 룸으로 들어가!!!"
" 뭐?!!"
" 위험해!!"
" 우선 들어가!!"
내 외침에 다급하게 다들 패닉 룸으로 들어갔고 두꺼운 문이 닫히고는 다들 바닥에 주저앉았다.
" 하아.. 기태를 믿기를 잘했네.."
" 큰일 날 뻔 했네. 간발의 차이였네."
" 언제 들어 온 거야? 그것보다 어떻게.."
" 갑자기 창문으로 뚫고 들어오던데요?"
다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말을 했다. 육안으로 확인된 녀석은 적어도 셋 이상. 두 마리를 잡기는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더 들어왔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 우선 챙길 것을 챙기고 여자들은 총을 들어. 어차피 소리가 난다고 해도 쉽게
들어올 수는 없을 거야."
" 네.."
" 위급한 상황이 아니면 쏘지 말고 잘못하면 우리가 맞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나와 박 중사가 앞장서서 갈 테니 재효는 뒤에서 잘 보조하고 기태는 중간에
서서 김 중사와 같이 움직이고."
" 응!"
" 문을 열었는데 앞에 있으면 어떡하지?"
" 우리가 들어오는 것을 본 녀석은 다 죽였으니 바로 앞에 있지는 않을 거야.
제대로 이층으로 올라오는 것은 힘든 모습이고 거의 반쯤 날면서 올라왔는데
제대로 오지도 못하니까 제거하는 것은 쉬울 것 같고."
" 좋아!"
" 준비하고.."
우리는 진열을 잡고 문을 살며시 열고 앞을 확인했다. 다행히 바로 앞에 있지 않고 일정 거리를 두고 있는 독수리가 있었고 빠르게 다가가 소리를 지르기 전에 목을 베어 버렸다.
" 푹.."
" 움직여!"
우리를 재빠르게 일층으로 내려갔고 일층에는 적어도 다섯 마리 이상의 독수리가 우리를 찾고 있었다.
" 먼저 가! 박 중사는 내 뒤를 바줘!"
" 응!!"
난 바로 뛰어 들어 순식간에 두 마리를 제거했고 세 마리째를 제거하려고 하자 가장 멀리 있는 녀석이 고개를 들어 엄청난 고음으로 울어대기 시작했다.
" 께에에엑!!!"
" 원래 독수리가 저따위로 울어?!"
" 퍼억!!!"
몸을 돌리며 세 번째 독수리를 제거하자 창문과 대문을 뚫고 들어오는 독수리들이 보였다. 큰 몸집으로 꾸역꾸역 창문으로 들어오기 시작했고 박 중사와 나는 거실에 남아 있는 독수리를 마저 제거했고 창문으로 들어오는 녀석들을 제거한 후에 빠르게 지하로 이동을 했다. 우리를 따라 들어오려고 발버둥치는 독수리도 있었지만 문을 부수는 것은 가능해도 통로로 들어오기에는 독수리 몸이 너무나도 컸다.
" 어서 움직여!!"
우선 재효와 기태가 먼저 들어가고 중간에 여자들이 움직이고 나와 박 중사가 제일 마지막에 움직이기로 했다. 좁은 통로를 꾸역꾸역 몸을 접어가며 들어오는 녀석에게 마약으로 보이는 봉지를 마구 던졌다.
" 그건 왜 던져?"
" 혹시 알아? 취해서 빌빌 될지."
" 참네.."
말은 그렇게 해도 박 중사도 열심히 던지고 있었다. 제대로 터진 마약들은 공중에 흩날리고 있었고 독수리는 숨을 컥컥되며 발버둥치고 있었다.
" 어서 움직이자!"
" 응!!"
박 중사와 나는 통로를 향해 뛰어갔고 한 참을 뛰고 난 후에야 일행과 합류하게 되었다. 통로가 좁았기에 덩치 크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독수리가 들어올 수는 없었기에 천천히 이동을 했다. 하지만 아무리 걸어도 출구는 나오지 않았다. 지금까지 걸어온 거리만 해도 1km가 넘는 것 같은데 출구는 나오지 않고 하염없이 걸어가기만 했다.
" 엄청 길다.."
" 언제 나갈 수 있는걸까?"
" 흠... 뒤에서 안 따라오겠지?"
" 따라올 수 없지. 이렇게 좁은데.."
" 조금 쉬었다 가자."
" 그래.."
물 한 모금을 마시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움직이기로 하고 바닥에 앉았다. 차가운 냉기가 올라왔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자리를 잡았다. 간단하게 요기를 때우고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방에 무기와 탄약도 들었기에 상당히 무거운 상태로 움직이는 상황이라 빨리 지쳐가기는 했지만 슈트의 도움으로 속도는 줄지 않았다. 한 시간을 걸었지만 아직까지 출구는 나오지 않았다.
" 도대체 출구가 언제 나오는 거야?"
" 꽤 걸었는데.."
" 출구가 없는 것은 아니겠지? 오랫동안 사용한 흔적이 없는데.."
" 설마..."
" 조금만 더 힘을 내자. 언젠가는 나오겠지."
한 시간을 더 걸었을까. 멀리서 희미하게 빛이 보였고 우리는 서둘러 나갔다. 나가고 나니 큰 호수가 보이는 공원이 보였다. 세 시간을 넘게 걸어서 도착한 곳은 한적한 곳이었다. 위치상 아무리 봐도 안전 구역은 아닌 것 같았다. 그래도 하늘에 날아다니는 독수리가 보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안심할 상황이었다.
" 우선 다시 돌아가자."
" 너무 허허벌판이라 위험해. 여기서 독수리를 만나면 답도 없다."
" 괜찮아?"
" 네. 걱정말아요."
" 응.."
여자들은 확실히 우리보다 빨리 지쳐갔기에 속도를 맞춰야했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 남자들은 최대한 많은 짐을 들고 빠르게 움직였고 여자들은 최소한의 짐을 들고 움직였지만 기본적인 체력차이가 월등했기 때문에 따라오기 벅찼다. 힘든 표정과 움직임이 역력했지만 군말없이 따라오는 것이 고마웠다.
" 우선 가장 가까운 집으로 들어가자."
" 안전구역이 아닐지도 모르는데?"
" 지금 그런 것을 따질때가 아냐. 어서 들어가자."
" 응.."
어둡고 컴컴하고 습한 곳을 계속해서 걸어가는 것은 엄청난 체력이 소모되는 일이었다. 우선은 쉴 곳을 찾는 것이 우선이었다. 하지만 도심으로 들어가자마자 우리를 반기는 것은 엄청난 숫자의 감염체였다.
" 젠장.."
" 안전구역이 늘어나니 한 곳으로 몰렸군."
" 피해가자.."
" 지금은 상대할 여력이 안 돼.."
우리는 돌아서 안전구역인 가설 벽을 찾았고 한참을 걸어서야 가설 벽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가설 벽은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문이 일정 간격으로 만들어져 있었기에 우선 문을 찾아야 했다. 결국 또 가설 벽을 따라 걸어야만 했고 문을 찾아 열고는 가장 앞에 있는 집으로 들어갔다. 안전 구역은 대부분이 주거지역을 중심으로 설치되었기 때문에 상점이 없는 곳이 많았다. 미국은 슈퍼를 가더라도 차를 타고 가야하는 거리가 많았기에 가정집에 식량이 없다면 얻을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었다. 아니 아예 없다고 봐야 했다. 우리가 현재 있는 곳은 평범한 사람들이 사는 지역인지 비슷한 건물들이 일렬로 나열이 되어 있었다. 그 전의 주거 지역보다 건물 사이가 좁았지만 도로는 매우 넓었다.
" 우선 사람이 없어 보이는 곳으로 이동하자. 기태야 느껴지는 곳 없지?"
" 응.. 이 근처는 없어.."
" 우선 들어가자."
" 겉모습이라도 멀쩡한 곳으로 들어가자."
몇 개의 건물은 파손이 심해보였다. 포탄이라도 맞은 듯 심하게 파손된 건물도 있고 약탈을 당한 듯 창문과 문이 파손된 건물도 있었다. 하지만 상태가 온전한 건물은 근처에 거의 없었고 우리는 또다시 걸어서 온전한 건물을 찾아야 했다. 해가 중천에 뜬 상태라 기온이 무척이나 높았고 우리는 그늘도 없는 직사광선을 그대로 맞으며 걸어갔다. 주거 지역 끝 지점 우리가 들어왔던 가설 벽 입구 정반대 편에 도착해서야 멀쩡한 건물을 찾을 수 있었다. 박 중사와 내가 먼저 들어가 내부를 확인했고 안전한 것을 확인 하고나서 우리 일행이 들어갔다.
" 제발 씻고 싶다.."
" 하아.."
" 끈적거려서 미칠 것 같아."
" 에구.."
땀에 쩔어 있는 상태라 간단한 샤워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절대적이었지만 식수도 간신히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 샤워는 꿈같은 이야기였다. 주거 지역 안에
마련된 수영장이 있었지만 식수로는 힘들 것 같았고 비가 왔으니 어느 정도 채워졌을 것 같아 가보기로 했다.
" 물은 있기는 한데..."
" 절대 못 쓰겠지.."
" 그렇겠지..."
수영장 안에는 물이 가득 차 있었지만 물속에 있는 것들이 문제였다. 사태 초반 수영장 안에 감염체를 넣고 태운 것인지 감염체가 타고 남은 육체의 일부분들이 담겨져 있었다. 덕분에 악취도 발생했기에 아무리 씻는 물이라지만 사용은 힘들 것 같았다.
" 다른 곳을 찾아보자."
" 오면서 다른 곳은 본 적이 없는데.. 보통 이런 주거 지역에는 일정 구역에만
공용 수영장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 다른 구역으로 넘어가야 한다는거야?"
" 다른 구역이라기보다 거리가 상당하다는 거야."
" 흠.."
" 비라도 오라고 기도라도 해야겠지..?"
" 구름 한 점 없는데.. 힘들겠지..
" 쩝..."
" 돌아가자..."
" 뭐라고 말해야 하나.."
" 없다고 해야지... 쓸 수 있을 상태가 아니라고.."
" 하아.."
우리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다시 돌아갔고 우리를 기다리던 일행은 우리가 빈손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고 실망한 모습이었다.
" 미안.. 전혀 쓸 물이 없어.."
" 어쩔 수 없지. 수고했어."
" 뒤뜰에 유아용 수영장이 있던 것 같은데.. 물이 좀 있으려나?"
" 확인 해봐."
재효가 뒤뜰에 있는 유아용 풀장을 확인 했지만 물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물이 있었다고 해도 워낙 뜨거운 날씨였기에 남아 있을 리가 없었다.
"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으니 다른 집들도 확인해 보자."
" 응.."
남아 있는 인원들은 창문을 가렸고 나와 박 중사는 옆집과 옆집을 넘어 집집마다 확인을 했다. 소량이긴 하지만 먹을 것도 조금 구했고 입을 만한 옷도 구했지만 물은 구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슈트를 입은 상태라고 해도 지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 아무리 슈트라고 해도 무적은 아니군."
" 지치는 것을 조금 늦춰주는 것이 전부지.. 순간적인 힘을 낼 수는 있지만
피드백이 좀 큰 날도 있더라."
" 몇 집만 더 보고 갈까?"
" 해가 지기 전까지는 보고 가자. 다들 힘드니까."
" 응.."
상대적으로 체력적인 여유가 있는 나와 박 중사가 계속해서 집들을 수색했고 많지는 않지만 소량의 식량도 얻을 수 있었다. 냉장고에 한 가득 들어있는 식수도 구했지만 워낙 뜨거운 지역이라 냉장고 안이라고 상하지 말라는 법은 없었기에 조금 마셔보고 확인해 보기로 했다.
" 괜찮네.."
" 다행이다. 이 정도면 일주일은 버티겠다."
" 다른 곳도 마저 살펴보자."
하늘은 우리를 버리지 않았는지 집들 중에 작은 수영장을 가진 집이 있었고 비교적 깨끗한 물이 차있었다.
" 먹지는 못해도 쓸 수는 있겠지?"
" 생존 키트에 식수로 쓸 수 있는지 확인 하는 것이 있지 않아?"
" 아!! 맞다!!"
" 그리고 집 안에 락스나 소독액이 있다면 몇 방울 떨어뜨리고 시간을 두고
기다리고 윗물만 떠서 사용해도 된다고 들었는데.."
" 이쪽으로 옮겨 올까?"
" 그러자.."
이 많은 물을 떠서 옮기는 것은 힘들었기에 우리는 지낼 곳을 옮겼고 주변 정원에서 나무를 잘라와 불을 피울 준비를 했다.
" 혹시 연기를 보고 감염체가 몰려들지 않겠지?"
" 안전구역이니까 큰 위험은 없을 것 같은데.. 문제는 독수리겠지?"
" 시야에 잡히는 녀석들은 없으니 빨리 물을 데우고 들어가자."
" 응.."
우리는 주방에서 큰 통을 꺼내와 임시로 끓일 수 있게 화로를 설치했고 물을 끓이면서 씻을 물을 준비했다. 혹시나 연기를 보고 독수리가 몰려들 수도 있었지만 불을 피우는 초반을 제외하면 연기가 거의 나지 않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