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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사는 존재들-139화 (139/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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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우리는 차량을 가지고 정서 형님이 알려준 곳으로 갔다. 비가 엄청나게 내리고 있는 상황이라 독수리는 보이지 않았지만 시야가 좋지 못했다. 어차피 감염체의 공격이 없다고 했으니 지상은 걱정할 것이 아니었지만 예상 외로 하늘에서 공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감염체가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

했지만 모르는 일이었고 솔직히 정서 형님을 완전히 믿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지금 상황에서는 믿을 수밖에 없었다. 익숙하지 않은 지형을 차량으로 신속히 이동했고 목적지를 찾았을 때 우리는 의아했다.

" 여기... 여기...."

" 우리가 처음에 있던 곳이잖아?"

" 여기에 무기는 있었는데 식량도 있었나?"

" 여기 맞아?"

" 지도를 보면 여기가 맞는데.."

" 근처를 뒤져보자."

" 이곳은 확실한데..."

지도에 표시된 집은 처음 우리가 있던 집 같았지만 표시해둔 집이 세 곳에 걸쳐 표시되어 있었기에 모르는 일이었다. 우선 우리가 있던 집은 확실히 조사를 했기에 포기하기로 했고 주변의 다른 집을 확인해 보기로 했다. 집과 집 사이가 거리가 보통이 아니었기에 우리가 확인할 집은 많아봐야 세 곳이 전부였다.

하지만 우리 예상과 다르게 세 집 모두에서 많은 수의 탄약과 무기 식량이 발견되었다. 정서 형님의 말씀은 틀린 것이 아니었다.

" 우리가 왜 못 봤지?"

" 우리야 냉장고나 서랍장만 열어서 확인 했지 이렇게 비밀 문이 있다는 생각은

못 했으니까."

" 정서 형님이 속해 있는 집단 규모가 정말 큰가봐. 식량도 넉넉한데. 연료도

있고."

" 다행이다. 그래도.. 주자장에 픽업 트럭도 있고.."

" 양이 너무 많은데.. 차라리 이 곳으로 다시 옮기는 것이 어때?"

" 흠.. 전에 독수리가 이 근처를 수색했으니 다시 올 리가 없겠지?"

" 한 번 둘러봤던 곳이니.. 다시 오는데는 시간이 걸리겠지."

" 지금 날씨가 좋지 않으니 우리 입장에서는 지금이 기회야. 이곳 물건을 옮기는

것보다 차라리 우리가 이곳으로 오는 것이 편하겠다."

" 또 옮겨야 해?!"

" 그럼 이 물건을 다 옮길래?"

" 여기가 좋군!!"

재효가 투덜거리려고 했으나 물건들을 보고 바로 마음을 바꿨다. 그런 모습에 웃음이 났고 우리는 서둘러 거취를 옮기기 시작했다.

" 그나저나 비가 엄청 온다."

" 와웅... 재난 수준인데?"

와이퍼가 최대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지만 제대로 빗물을 제거할 수 없을 정도로 비가 내리고 있었다.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풍으로 시야도 좋지 못했고 차량에서 나가는 순간 온몸은 비로 젖어버리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풍족한 식량으로 우리는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움직였고 새로이 지내게 될 집을 수리했고 빗물을 받을 수 있는 양동이나 다른 것들을 설치하고 여분의 물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 그래도 우리에게 삼 일의 시간이 있으니 그 전에 독수리만 조심하고 다른

집들을 수색하자. 이미 젖었으니 나와 재원이가 다른 곳을 수색할게. 너희는

남아서 집을 정리해."

" 응."

" 혹시 모르니 독수리를 조심하고."

" 조심해야 하는 쪽은 우리가 아니라 형이야."

" 걱정마."

"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 응.. 수고하고."

나와 박 중사는 차량을 끌고 다른 집들을 수색했다.

" 아무리 봐도 급하게 나간 것 같은데.. 온전한 상태를 유지한 집들이 너무 많아."

" 응.. 그래도 귀금속은 잘 챙겨 갔네?"

" 집들마다 대부분 차량도 그대로고.. 식량도 남은 집들도 많고.. 물론 유통기한이

지나서 먹을 수는 없지만."

" 우리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네."

내가 있던 지역에서는 약탈이 많이 일어났는데 이곳은 그런 모습은 많이 없었다. 아마도 피난에 동참하지 않은 인원들이 마트나 집들을 약탈한 흔적이 있었지만 그것도 많은 것은 아니었다. 치안이 유지될 상황이었는지 아니면 그런 혼란을 예상하고 빠르게 사람들을 피난시킨 것인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다행인 상황이었다. 우선 의복류를 대충 맞는 것들을 가방에 넣었고 주방의 서랍을 뒤져

먹을 만한 것들을 찾았다. 우리와 음식 문화가 다르다 보니 그래도 유통기한이 꽤 길거나 아니면 얼마 지나지 않은 음식들을 찾을 수 있었다. 옷들은 크기가 크기는 했지만 입는 것에는 무리가 없었기에 많은 수를 챙길 수 있었다.

" 그래도 다행이다."

" 응.."

" 왜?"

" 아니.. 정서 형님의 생각이 궁금해서."

" 응? 무슨 소리야?"

" 아무리 같이 지낸 시간이 있어 정이 들었다고 했지만 우리에게 너무 많은 것을

주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 흠... 그런가?"

" 응. 생각이 그런 생각이라면 우리가 형님에게 최대의 적이 될 수 있는 상황인데

그런 우리를 이렇게 도와준다? 말이 안 되는데.."

" 형님도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변한 것 아닐까? 나야 같이 지낸 시간이

없으니 알 수는 없지만.."

" 뭔가 이상하기도 하고 형님도 진화가 됐다면 마음먹고 공격한다면 막을

방법도 없을 텐데."

" 완전히 인류가 멸망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했으니 우리가 남는 것이 인류

생존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서 그런 것 같은데.."

" 하아.. 알 수 없는 분이야."

" 우선 그 일은 나중에 생각하고 물건부터 챙기자. 최대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활용해야해. 잠이야 나중에 자도 되니까 우선은 최대한 물품을

확보하는 일에 신경을 쓰자.

" 응!"

잠이야 삼 일 후에도 충분히 잘 수 있다. 우리에게 허락된 삼 일이라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했고 우리는 멀리까지 있는 집과 상점을 뒤져 필요한 많은 물건을 챙길 수 있었다.

" 그래도 많이 챙겨 왔네요?"

" 응! 상점들이 온전한 곳이 많았고 치약이나 뭐 그런 것을 약탈해간 사람이

없었는지 그런 것들은 많이 있네."

" 와우!! 옷들도 많네!!"

" 우선 대충이라도 말리고 와요. 너무 많이 젖었는데.."

" 응! 빗물 받아놨던 것으로 씻어야하나?"

" 우선 물을 끓이고 있을 께요."

" 응! 고마워."

내가 젖은 상태를 보고 은혜가 물을 끓이고 박 중사와 내가 씻을 물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은혜를 도와 보미와 기태도 움직였고 우리가 가져온 물건들은 미란이와 재효가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 하암..."

" 졸려?"

" 피곤하네.. 그래도 움직여야지.."

" 오늘은 그만 움직이고. 내일 다시 움직이자. 우리가 이동했던 곳과 수색을

끝낸 집들은 지도에 표시를 해두고 중복으로 가는 것을 최소화 하자."

" 응.."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씻기 시작했고 일행이 준비한 식사를 먹고는 일찍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부터 집에는 기태 혼자 남겨두고 나와 박 중사가 한 팀. 재효와 김 중사를 한 팀으로 움직이기로 했다. 여전히 비가 무섭게 내리고 있었기에 독수리에 대한 걱정은 조금 줄어든 상황이었다.

" 이제 이틀 남았어. 어서 움직이자."

" 그런데 우리... 이틀 뒤에 여기계속 있어야 하나? 차라리 차량을 구해서 계속

해서 움직이면서 다녀야 할 것 같은데?"

" 흠.. 우리가 감염체만 상대해야 하는 상황도 아니고 비가 그친다면 우리는

독수리 공격도 감당해야 하는데.. 한 곳에 있는 것은 너무 위험해."

" 이동을 한다고 해도 독수리 공격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 그래도 공격 방법이 꽤 단순해서 위에서 내리치는 것만 잘 피하면 크게

위험하지 않을 것 같은데?"

" 그래도 가속도가 붙어서 위험해. 하지만 봤잖아? 한 번 먹잇감으로 선택하면

물러서지 않는 것을. 여기 계속 있다가 괜히 발각되면 더 위험해져. 감염체도

모인다면 예전 집이야 운 좋게 지하 통로가 있었지만 이 집은 없으니까.

그러니 계속해서 이동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더군다나 무전기에 대령님의

말이 없으니까.."

" 맞아. 무작정 대령님을 믿을 수 없으니까. 우리도 우리 나름대로 살아남을

방법을 강구해야해."

" 아웅.."

다들 계속해서 옮겨 다니는 것을 힘들어 하는 것을 알았지만 현재로써는 감염체와 독수리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감염체만 있다면 뭐라도 해보겠지만 우리가 가진 자원과 능력으로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독수리를 방어할 방법은 없었다.

" 기운내자. 그래도 우리는 먹을 것이라도 있으니까."

" 뭐!! 다시 예전처럼 살아야지!"

" 옮겨 다니는 것은 상관없는데 예전처럼 캠핑 카 없나? 그래도 미국인데.."

" 아!!!"

" 어딘가 있을 텐데?!!"

" 흠..."

" 왜??"

" 뭐.. 어딘가 찾아보면 있을 텐데.. 그만한 연료가 없을걸? 한국에서야 주유소가

산지사방에 진짜 한 집 건너 한 집에 있는 상황이고 끌고 다니는 형태라 크게

문제가 없었는데 미국은 그런 모델이 많이 없고.. 있다고 해도 지금은 끌고

다닐 차량도 부족하고...버스 형태의 캠핑 차량은 연료가 많이 먹어서.."

" 뭐.. 없는 것보다 좋지 않을까?"

" 그렇기는 한데.. 뭐 없는 것 보다 좋겠지."

미국이야 땅덩이가 크다 보니 한국보다는 캠핑 문화가 훨씬 잘 발달 되어 있었기에 구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지는 않았다. 인원수도 많은 것도 아니니 큰 문제는 없겠지만 그래도 지속적인 연료를 소모하는 것도 문제고 이동 거리가 큰 국가다 보니 걸리는 것이 여러 가지였다. 하염없이 쏟아지는 밖을 보고 집을 뒤지면서 챙겨온 담배를 입에 물었다. 정말 얼마 만에 피는 담배인지 모르겠다.

" 후..."

한 모금 깊게 빨아 당기자 머리가 띵해지며 온몸이 나른해 졌다. 정말 오랜만에 몸속으로 들어오는 니코틴이라 약간은 어지러웠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 도대체 몸에도 좋지 않은 담배를 왜 펴요?"

" 응?? 그냥..."

" 얼씨구?"

내가 담배를 피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지만 그래도 많은 잔소리를 하지는 않았다. 지금은 구하는 양도 거의 없고 하니 지금은 별 말을 하지 않았다. 익숙하지도 않은 곳에서 생활하는 것도 힘들고 솔직히 이곳에서 살아남는 것은 한국보다 더 힘들 것 같았다. 우선은 익숙한 지형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너무 넓은 것이 문제였다. 환경 좋은 곳에서 농사를 짓고 살 수도 없고 그럴만한 능력도 없었다. 더군다나 지금은 사막지형에 지내고 있으니 더욱 문제였다. 차라리 한국의 한적한 곳이 더 살기 좋았다. 우리 입장에서는 말이다. 다시 한국에 돌아가도 문제인 것이 감염체가 엄청 남은 상태이고 제대로 방어가 가능할지도 의문이었다. 그러던 중 강한 폭발음이 들린 후에 엄청난 연기가 치솟는 모습이 보였다.

" 설마.."

" 지금 건 상당히 큰데..."

" 이 정도 거리에서도 연기가 보일 정도면.."

" 설마.. 완전히 폭발한 건가?"

" 무전기 켜고 대령님에게 무전해봐!!"

" 했는데 답변이 없어!!"

" 젠장... 뭐지?"

" 그래도 구역이 넓으니 우리 구역은 아니었을 거야.."

" 그랬으면 좋겠는데.. 생각보다 폭발이 큰 것 같은데.."

" 너무 걱정하지말자. 걱정이 걱정을 끌고 온다고 했으니.."

" 빌어먹을.."

" 응?!!!"

" 왜?!?!"

" 전투기...가 지나갔어??"

" 뭐?!!"

" 정말 전투기야?"

" 그런 것 같은데.. 뭔가 멀리서 지나갔는데.. 확실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전투기인 것 같은데.."

" 이런 날씨에 전투기가 떠?"

" 모르지.."

" 전투기가 폭격하고 간 거야?"

" 아닌 것 같은데... 뭐가 뭐지?"

" 그래도.. 전투기가 지나갔다는 것은.."

" 어딘가 제대로 돌아가는 곳이 있다는 거겠지?"

" 하지만 우리가 지낼 곳은 여기지.."

" 에라이!!"

전투기가 지나갔다고 재효가 말을 했지만 정확히 본 것이 아닐지도 모르고 그래봐야 우리가 지낼 곳은 여기다. 어딘가 안전한 곳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은 대부분의 일행이 반쯤 포기한 상태고 차라리 우리가 만드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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